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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migiani ::

Tonda 1950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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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미지아니가 시계 브랜드란 것을 알고 있다면 당신을 '시계 좀 안다'는 사람으로 인정해 드립니다. 그만큼 대중에게는 아직 파르미지아니는 생소한 브랜드입니다. 반대로 시계 마니아 사이에서는 파르미지아니 팬이 꽤나 많은데 이유는 소위 말하는 빅3 또는 빅5에 도전하는 브랜드 중 가장 근접한 후보 중 하나가 바로 파르미지아니이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자리를 놓고 도전과 수성의 피말리는 싸움을 보며 스릴과 재미를 느끼는 것은 비단 스포츠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대중은 자연스레 챔피언보다 도전자에 더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되고 파르미지아니가 이에 화답하듯  야심차게 내 놓은 'Tonda 1950'은 경쟁 브랜드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웰메이드 타임피스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모델명에서 'Tonda'는 이탈리아어로 '원형'을 뜻하며. '1950'은 미셀 파르미지아니가 태어난 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르미지아니 톤다 1950'은 미셀 파르미지아니의 이름과 혈통과 생년을 동시에 담아낸 자신의 정체성과도 같은 컬렉션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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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다 1950은 매력은 어느 브랜드의 심플 워치와도 차별화되는 유니크함을 갖췄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미적 완성도를 이뤄 냈습니다. 또한 파르미지아니 특유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더불어 놀라운 반전의 뒷태를 보는 묘미도 재미있습니다.


파르미지아니는 시계 부품들, 무브먼트를 구성하는 컴포넌트, 다이얼, 케이스 등은 각 파트의 전문 매뉴팩쳐에서 제작되어 100% 인하우스 완성 과정을 거칩니다. 톤다 1950 또한 무브먼트에서 다이얼의 인덱스 제작까지 전 과정이 인하우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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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분을 유광 처리한 18k 로즈골드 케이스와 심플한 베젤의 단아한 디자인은 도도한 아름다움에 시간을 초월할 듯 품격과 화려하지만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절제미가 돋보입니다.


피보나치 수열의 등각나선에서 모티브를 따 온 칼파 라인의 러그에 알파 핸즈는 언듯 봐도 파르미지아니임을 알아 볼 수 있는 아이코닉 디자인입니다. 둥근 접시를 네개의 러그가 살포시 떠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런 디자인의 장점은 다이얼이 커 보이고 착용감이 좋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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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사이즈는 직경 39mm, 두께 7.80mm로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 2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다이얼은 독특하게 'Grained white' 컬러와 'Graphite' 컬러를 채용하고 있는데 여타 하이엔드 브랜드의 드레스 워치가 대부분 화이트/실버/블랙의 다이얼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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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케이스와 두 종류의 다이얼. 그래서 톤다 1950은 네가지(?)다. ^^ >



7.80mm의 케이스 두께는 시계로서는 매우 얇은 두께입니다. ‘톤다 1950’은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파르미지아니만의 프로파일(시계 측면)을 잘 유지하고 있는데 4개의 러그를 따로 만들어 케이스에 부착하는 고전적인 드레스 워치 케이싱 방법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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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미지아니 플로리에의 로고가 새겨진 크라운은 지름 5mm의 평균적인 크라운 크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케이스 위쪽으로 살짝 가려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 약간의 돌출된 부분을 당겨 주면 크라운을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세심한 배려입니다. 방수는 30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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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의 'Grained white' 컬러는 사진에서 보듯 베이지 컬러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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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blasting 처리된 다이얼 위로 만들어낸 독특한 질감과 색감은 마치 질 좋은 종이처럼 느껴집니다. 그 위에 파르미지아니 로고와 서브 다이얼의 인덱스는 마치 연필로 그린 듯 한 느낌을 주기에 몹시 아날로그적입니다. 파리미지아니만의 이탈리안 감성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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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단위 인덱스조차 없는 심플한 다이얼 위로 시 단위 인덱스는 12개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6시 방향의 서브 다이얼 역시 5초 간격으로 듬성듬성 인덱스가 표시되어 있을 뿐입니다. 너무 심심해 보인다 싶어 리뷰용 사진 위로 분단위 인덱스를 한번 넣어 보는 시도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주위로부터 핀잔만 듣고 파르미지아니의 디자인 능력이 나보다 우월하다는 결론만 얻었습니다. ^^;


델타 핸즈라 불리는 시침, 분침은 뚱뚱한 알파 핸즈(Alpha Hands) 스타일로 독특하게 하이엔드 드레스 워치에 흔하지 않은 루미노르 야광이 적용되어 있는데 이것은 파르미지아니의 전 컬렉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알파 핸즈를 파르미지아니는 독특한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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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위의 모습이 좀 심심하다고 느낀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시계를 뒤돌려 보는 순간 일순간에 사라집니다. 케이스백을 꽉 채운 잘 피니싱된 무브먼트의 모습은 화려하며 역동적입니다. 남자의 이상형은 낮엔 요조숙녀 밤엔 요부라 했던 말이 있지만 톤다 1950 이야 말로 정숙한 앞태와 섹시한 뒷태를 가진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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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다 1950에 사용된 무브먼트는 PF 700 입니다. 당연히 파르미지아니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이며, 가장 큰 특징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마이크로 로터를 채용한 울트라 슬림 오토매틱 무브먼트라는 것입니다.


무브먼트는 0단-수동감기, 1단-스톱세컨드 기능이 없는 시간 조정 기능을 갖고 있으며 로터는 단방향 감기 방식입니다. 29석, 21,600 vph(3 Hz)에 42시간 파워리저브(1 배럴)를 갖고 있습니다.


지름 30mm, 두께 2.6mm의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인데 마이크로 로터를 채용한 무브먼트의 장점은 역시 수동 무브먼트가 주는 아름다움에 오토매틱 무브먼트가 주는 편리함을 함께 가지고 있으면서도 무브먼트의 두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풀 로터 방식의 오토매틱 무브먼트가 넘기 힘든 두께의 벽을 마이크로 로터 방식을 통해 해결한 것입니다. 마이크로 로터 방식의 단점은 역시 풀 로터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인데 이 무브먼트의 경우 마이크로 로터를 950 플래티늄으로 만들어 좀 더 효율 높고 내구성 높은 구조로 완성해 냈습니다. 마이크로 로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비중이 높은 금속을 써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사항인데 하이엔드 워치 메이커의 경우에도 대부분 골드 소재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950 플래티넘을 썼다는 것은 마이크로 로터의 소재로 가장 좋은 소재를 사용했다는 뜻이고 가장 비싼 소재를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톤다 1950을 최고의 시계로 만들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또한 마이크로 로터를 구동시키는 방식 역시 좀 더 개선된 점들이 엿보입니다. 아무리 개선된 마이크로 로터 시스템이라고 풀 로터의 효율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요즘 유행하는 롱 파워리저브를 채용하지 않은 것은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로 로터 방식에 롱 파워리저브는 궁합이 잘 맞아 보이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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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 무브먼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니켈 실버 소재로 만들어진 메인 플레이트를 샌드 블라싱 방법을 사용한 후 로듐 도금처리를 하였습니다. 또한 무브먼트 내부의 컴포넌트들을 연결하는 브릿지들 또한 샌드 블라싱 처리한 후 광택 처리와 로듐 도금을 하여 완성시켰습니다. 그 위에 페를라쥬와 제네바 스트라이프 문양으로 아름답게 잘 피니싱 된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유려한 톱 플레이트의 곡선미와 그 사이로 시원스레 보이는 기어들의 배열이 마음에 듭니다. 


파르미지아니는 앞으로 이런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에 캘린더 기능을 장착해 새로운 모델을 발표할 예정에 있으며, 캘린더 기능이 추가되어도 현재 슬림 케이스의 직경과 두께를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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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미지아니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스트랩에 있습니다. 에르메스에서 제조한 스트랩을 장착하는데 파르미지아니는 에르메스에 무브먼트를 제공하고 이렇게 에르메스로부터 스트랩을 제공 받습니다. 에르메스가 만든 스트랩의 실제 모습은 어느 스트랩보다 뛰어난 색감과 질감과 쫀득쫀득한 부드러움을 갖고 있습니다. '역시 에르메스다' 라는 감탄이 나옵니다. (그동안 사진 잘찍는다 자부했는데 이건 실제보다 좀 못나온 듯 합니다. ^^;) 스트랩의 느낌이 너무 좋아 스트랩의 가격을 살짝 물어봤더니 100만원 가량 될거라 합니다. 헉~!! 다시 한번 '역시 에르메스다' 라는 탄식(감탄이 아닌)이 나옵니다. 하지만 2천만원이 넘는 시계에 100만원짜리 스트랩은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러그의 모양이 독특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드레스 워치보다 폭이 넓은 스트랩을 장착하게 됩니다. 러그 쪽에서 폭이 급격하게 좁아지며 마치 일자 스트랩 처럼 느껴집니다. 케이스 지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스트랩 때문에 안정감있고 더 남성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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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나치 수열을 형상화한 러그의 모습과 통일성을 이룬 버클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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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착용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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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워치 메이커의 전쟁에서 각 브랜드들은 매년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놀라운 컴플리케이션 기능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파격적인 발상의 메카니즘을 장착한 시계들을 선보이곤 합니다만 사실 이런 시계들의 가격이란 게 단순히 시계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덥석 그 시계를 사기에는 절대로 불가능한 경제적 능력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하이엔드 워치 메이커의 타임 온리 심플 워치 모델은 대중이 선망하며, 꿈 꿀 수 있으며, 구매 가능한 영역의 시장입니다. 대부분 골드 소재의 케이스를 가지고 있으며 가격은 2천만원 중반에서 비싸게는 3천만원대 초반까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델의 가격은 2천만원 정도에 책정되어 있습니다.  가격에서 상당한 매리트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물론 이 가격이면 웬만한 브랜드의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구매할 수 있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무엇을 선택하냐는 완전히 구매 당사자의 취향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을텐데요. 하이엔드 워치 메이커의 심플 워치는 복잡한 기능이나 외형적인 성능으로 평가되는 영역은 아닐 것입니다. 이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품격이나 격조의 문제이며, 워치 메이커의 이력과 철학이 녹아든 미적 취향이 나와 맞는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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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생인 미셀 파르미지아니가 자신의 회사를 세운 건 1976년입니다. 26세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회사를 세울 정도로 파르미지아니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파텍 필립 등의 시계 복원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복원 전문가로서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고 드디어 1996년 산도즈 재단이 회사의 대주주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시계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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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파르미지아니>


 

그리고 미셀 파르미아니는 이제 60을 넘긴 노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최고의 워치 메이커이자 불가능에 도전한 복원 전문가 파르미지아니가 노년에 내 놓은 '톤다 1950'의 의미를... 왜 '톤다 1950'을 이렇게 타임 온리의 심플 워치로 만들었을까? 젊은 시절 패기와 열정으로 더 복잡하고 더 화려한 시계를 만들려는 욕망에서 벗어나  노년에 '시계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신만의 관조(觀照)를 담아낸 것은 아닐까? 


당대를 같이 살았던 시계 장인이 자신이 떠난 뒤에도 대중들로 하여금 자신을 오랫동안 기억시키는 방법은 자신이 만들었던 최고의 컴플리케이션 워치가 어느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뉴스 따위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이 만든 시계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게 만들어 그들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다이얼을 매일 손목위에서 바라봐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미셀 파르미지아니가 이런 생각으로 '톤다 1950'을 만들었다면 그는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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