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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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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조회 10144·댓글 114

 

얼마 전, 친한 후배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자기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예물시계를 뭘 해야하냐고 가격은 1000만원 정도로 어떤게 좋으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갑자기 폭풍남자님의 글(https://www.timeforum.co.kr/index.php?mid=FreeBoard&page=4&document_srl=4276514)도 떠오르더군요.

그래도 친한 후배이니 만큼 성심성의껏 컨설팅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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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슨 벵거(Arsene Wenger)에게 시계 소개를 해주는 IWC 사장 조지 컨(George Kern)

이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줬답니다.

 
 

현재 시계가 여러개 있느냐, 돌려찰 생각이냐, 실제 착용할 생각이냐, 어떤 용도로 착용할 것이냐, 평소 복장은 어떻게 되느냐, 키나 손목둘레는 어떻게 되느냐, 남의 시선은 신경을 쓰느냐, 브랜드는 신경을 쓰느냐 등등 여러가지로 물어봤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예물시계로 자주 착용할 생각은 아니고, 관혼상제 같은 일이 있을 때 착용할 좋은 시계”였습니다. 이렇게 답변이 오면 후보군은 상당히 많이 줄어듭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드레스워치이니 원하는 가격대에서 3개 정도의 좋은 시계들로 꼽아서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추천을 해준 날, 쇼파드의 LUC 1937을 리뷰를 위해서 처음으로 실제 만져보고 착용하고 작동시켜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후배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아까 얘기한 후보들에다가 쇼파드 LUC 1937 추가해라.”
“넵.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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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ard Animal World Collection

 

 

 

까르띠에, 피아제, 쇼파드.

 

정말 훌륭한 기계식 시계들을 만들고 있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보석 브랜드라고 되어있는 비운의 브랜드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예물시계로 추천해줄 시계들을 처음 생각할 때, 쇼파드라는 브랜드는 선뜻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본래 많이 좋아하는 브랜드이고 특히 LUC 드레스워치들은 더할나위 없이 우아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쇼파드의 시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이 진정한 Manufacturer의 시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조금 깊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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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주인공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Chopard LUC 1937 Classic Chronometer
 

 


 
 
쇼파드는 Louise-Ulysse Chopard에 의해 1860년 설립되었습니다 [1]. 현재의 쇼파드는 고급 시계 및 보석 브랜드로 받아들여지지만, 쇼파드의 설립 목적은 정확한 회중시계 및 크로노미터를 개발하는데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 점은 지금까지도 별로 변한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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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ard LUC 회중시계들. 오랜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Fleurier에 생산시설 기반을 둔 쇼파드는 2010년 바젤에서 쇼파드의 150주년 기념 모델로 이번에 리뷰한 LUC 1937을 발매하였습니다.

 

LUC 1937의 1937 이라는 숫자는 쇼파드 창립자의 손자인 Paul-Andre Chopard가 회사가 최초 설립되었던 유라(Jura) 지방을 떠나 제네바(Geneve)로 회사를 옮긴 해입니다. 쇼파드라는 브랜드에게는 의미가 있는 연도요 숫자입니다.


150주년 기념으로 발매한 시계는 L.U.C 1937만이 아닙니다. 쇼파드는 LUC Louise Ulysse the Tribute, L.U.C 150 All in One, L.U.C Engine One Tourbillon 모델들도 함께 발표했는데, 여기서 LUC 1937 이외에 주목해야할 모델은 LUC Louise Ulysse the Tribute 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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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 Louise Ulysse the Tribute

 

 


이 시계는 쇼파드의 창업자 Louise-Ulysse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계 중 하나로, 회중시계로 전환이 가능한 시계입니다. 때에 따라서 손목시계에서 시계 부분을 떼어내고 브레이슬렛을 연결해서 회중시계로 사용할 수도 있지요. 이러한 획기적이고도 재미있는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2010년에 처음 발표되었을 때, 미디어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죠. 여러가지로 감탄을 금치 못하는 시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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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시계로 변신 완료!

 

 

 

 

또한 이렇게 회중시계와 손목시계간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독특함 외에도 이 시계가 주목을 받은 이유중 하나는 바로 다이알의 아름다움입니다. 옻칠한 세라믹 (laccuered ceramic) 다이알의 디자인은 마치 과거 Louise Ulysse가 직접 디자인한 듯 클래식하며 Dauphine hands와의 조화 역시 뛰어납니다. 1940년대와 1950년대의 스타일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다이알의 모습은 진정 클래식한 시계의 다이알 모습이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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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취향일런지 모르지만 다이알은 정말 심하게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 LUC the Tribute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울릴 수 있는 시계는 아닙니다.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단지 150개만이 생산된 한정판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국내에는 1점 들어온 것이 판매가 되어서 이제는 새 상품은 구할 수가 없습니다), 18K 화이트골드의 케이스가 시계 가격을 매우 높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이 시계의 사이즈는 49mm로써 회중시계로는 적합하지만 손목시계로는 아무나 착용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판매되기 이전, 저도 매장 방문했을 때 이 시계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꺼내서 착용해보았는데, 그 순간 만큼은 캡틴 어메리카가 부럽지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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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크고 아름다운 방패를 보라구!!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이 발매된 LUC 1937은 그보다 훨씬 접근성이 쉬운 시계입니다. 우선, 회색판의 LUC 1937은 1937개 한정이지만, 은색과 흰색 다이알은 한정판이 아닌 정식 LUC 라인업의 시계로, Tribute 한정판보다 훨씬 쉽게 구매가 가능할뿐더러, 18k 화이트골드가 아닌 스틸 시계로 가격접근성도 좋고, 무엇보다 사이즈가 42mm로 훨씬 많은 사람들이 드레스워치로 손쉽게 착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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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드에서 제공해준 공식 이미지 사진

 

 


 


다이알에는 일반적인 쇼파드의 LUC 라인 시계들과 다르게, "Chopard"라는 브랜드를 그냥 쓰지 않고, "L.U.Chopard"라고 적었습니다. Louise-Ulysse Chopard를 기리기 위한 모델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LUC 1937은 2010년 발매 당시에는 하얀색 자기(porcelain) 다이알과 회색 새틴(satin) 다이알의 2종류가 출시되었고, 곧 이어 은색 새틴 다이알도 추가되어 모두 3가지의 다이알 종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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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 1937 삼총사?

 

 


쇼파드 매장에서 제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기술의 한계가 위의 사진과 너무 차이나는군요. ㅠㅠ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란 이런 것인가 봅니다.. 그냥 감안하고 계속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른쪽의 회색판에 빨간초침을 가진 것이 1937개의 한정판입니다. 용두가 4시 방향에 위치한 것이 독특하죠 (방수는 50m 입니다). 가운데가 이번에 리뷰한 흰색 자기판, 왼쪽이 은색판입니다. 사진에서는 흰색과 은색의 차이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만... 실제로 봐도 그리 큰 차이가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옆에 놓고 보지 않는 이상은요. 다만 차이점은 은색판은 satin brushed 가공이 되어있기 때문에 표면이 sun-ray 가공이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약간은 matte한 느낌이 나는 다이알입니다. 하지만 흰색판은 그냥 아무런 잡티 없이 깔끔한 흰색의 다이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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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프로페셔널이 찍은 사진으로 보시죠.. 이쪽이 본래 시계의 모습을 더 잘 보여줍니다. ㅠ

 

 

 

 

 

자기 다이알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야하겠습니다. 1937의 다이알이 일반적인 소재가 아니라 자기라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에나멜 다이알 같은 약간은 특별한 질감을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받아본 다이알은.. 에나멜 같은 느낌의 질감은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깨끗한 느낌의 다이알이긴 하지만, 다른 시계의 일반적인 다이알과 무엇이 다른가.. 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바로 옆에 다른 다이알의 시계를 놓고 보면, 아 이것은 질감이 조금 매끈하고 다르구나..라는 것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에나멜 다이알과 같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조금 다른 정도였습니다. 그나마도 이 시계 하나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냥 시계의 소유자 본인만이 가까스로 알아채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미세한 차이 정도라고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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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톰한 인덱스

 

 

 

 

그러나 다이알에서 그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인덱스와 브랜드 로고 등이 새겨진 부분입니다. 도톰하게 올라온 인덱스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만, 분명 종종 착용자의 눈을 즐겁게 해줄 요소였습니다. 이렇게 작은 디테일한 부분들이 시계 소유자에게는 만족도를 올려주는 결과를 자주 가져옵니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the Tribute 모델처럼 로만 인덱스 바깥쪽의 마커에 빨간색이 조금씩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입니다. 저는 the Tribute 모델의 그 살짝 들어간 색감이 매우 마음에 들었는데 이 LUC 1937에서도 적용되었으면 했거든요. 그러나 아마도 LUC 1937은 보다 더 클래식한 정장용시계의 모습이라 색 사용을 절제했을거라 생각합니다. 타임온리인 the Tribute과 다르게 LUC 1937은 이미 6시에 날짜창이 있으니 조금은 더 복잡한 모습이기도 하고요.
 

 

남성 패션에 있어서 절대 원칙이라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원칙을 꼽자면 바로 “Understatement”와 “Discretion”입니다. 이 중에서 Understatement, 즉, 절제의 미학은 남성 패션에서, 특히 정장과 같은 “Conformism”이 중요한 패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한 남성이 착용할 정장용시계라면, 그 모습에 있어서도 역시 Understatement가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한 모습이라면, 비록 붉은색의 포인트가 없는 다이알이라도, 클래식한 로만 인덱스와 독특한 Dauphine 핸즈와 실용적인 날짜창이 이루어내는 조화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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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처리된 러그와 베젤, 그리고 새틴처리된 케이스 옆면

 

 

 

 

 

케이스와 러그의 모습은 크게 특별한 모습은 없습니다. 클래식한 정장용 시계의 전형이라고 할까요?

유광과 무광처리가 번갈아 들어간 케이스의 가공은 훌륭하고 모양 자체도 특별히 튀지 않는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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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의 두께는 11.39mm로 살짝 두꺼운 편입니다. 42mm 라는 케이스 크기를 생각하면 그리 두껍지는 않습니다만, 4.95mm의 얇은 무브먼트가 사용된 시계치고는 두껍습니다.

 

그것은 가능한한 얇게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쇼파드가 이정도 크기의 시계에는 이정도 두께가 있어야 좋다는 생각으로, 의도적으로 두껍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42mm 라는 사이즈도 정장용 시계치고는 거의 마지노선에 가까운 큰 크기입니다. 이러한 크기가 주는 효과에 대해서는 뒤에 또 적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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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 버클

 

용두와 버클에는 LUC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버클의 마감 역시 뛰어나지만, 그보다 눈을 사로잡는건 바로 악어 가죽줄의 질입니다.

위의 케이스와 러그를 보여준 사진을 다시 한번 보아주세요. 가죽줄의 질감이 제대로 나와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많은 시계들을 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쇼파드의 가죽줄은 제가 본 것들중 가장 좋은 가죽줄 중의 하나입니다. 오죽하면 리뷰를 위해 같이 오신 쇼파드 직원분께 가죽줄만 따로 구매하고 싶다고 사이즈와 가격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니까요.

 

바깥쪽의 가죽줄 질이 훌륭한 것도 있지만, 제가 반한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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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도 아낌없이 악어가 발라져 있는 가죽줄

 

 

바로 이 줄이 양면 악어가죽줄이었기 때문입니다.


전 사실 이렇게 가죽패턴이 작은 악어가죽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가죽줄 안쪽에서 손목에서 나오는 땀 등의 오염을 방지해주는 가죽으로 사용된다면 그건 너무나 좋을것 같습니다. 아무리 제가 손에서 땀이 많이 나고 한다 하더라도 악어가 생활하는 공간보다는 훨씬 쾌적한 환경일테니까요. 일반적인 소가죽줄에 땀이 차고 오염되어서 냄새가 진동하는 그런 상황은 안벌어질것만 같습니다..

 

물론 아직 이런 양면 악어가죽줄을 장기간 사용은 못해봐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쇼파드는 어서 저에게 악어가죽줄 하나만 적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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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잠시 이야기가 샜군요.

그럼 시계를 뒤집은 김에 무브먼트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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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 1937에 처음 사용된 LUC 1.010 무브먼트

 

 

 

LUC 1937에 사용된 무브먼트는 L.U.C. 1.010 자동 무브먼트입니다.

쇼파드의 자동무브먼트라면 보통 1.96이나 3.96 마이크로 로터 자동무브가 보통 생각나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1.96 무브먼트를 매우 좋아합니다. 이유는 뭐 보시다시피 매우 아름답기 때문인데요, 한가지 주저하게 하는 점이라면..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의 경우에는 언제나 로터의 와인딩 효율에 대한 의문이 들고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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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ard 1.96 Movement

 

 

 

저도 1.96 무브먼트를 실제 착용하고 생활해본적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가끔 3.96 무브먼트의 효율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들은적이 있습니다. 1.96과 3.96의 무브먼트 배열과 설계는 거의 동일하므로 마찬가지이겠죠. 그리고 그 점은 로터의 크기가 작아 무게와 토크가 적게 나오는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의 태생적 한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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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 1.010 Movement

 

 

LUC 1.010은 풀로터 무브먼트입니다. 저도 리뷰를 위해서 며칠간 착용해본 것은 아니라 이 무브먼트의 와인딩 효율성까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리뷰를 위해서 시계가 받아보았을 때, 시계 자체는 멈춰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말 와인딩 효율이 좋고 민감한 시계는, 시계를 가방에 넣고 이동하는 움직임에도 와인딩이 되어서 시계가 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LUC 1.010 무브먼트는 그정도로 민감한 와인딩 효율을 가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리뷰를 위해 이리저리 돌려보고 움직였을 때, 로터의 움직임은 기민했고, 와인딩효율이 엄청나게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충분한 정도로는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풀로터의 무브먼트인데 마이크로 로터보다는 효율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LUC 1.010의 파워리저브는 60시간입니다. 7days 같은 롱 파워 리저브까지는 아니더라도 60시간의파워리저브는 꽤 긴 시간입니다. AP의 Cal. 3120과 같은 파워리저브이네요. 60시간이라는 긴 시간은 금요일 저녁에 시계를 풀어놔도 월요일 아침까지 시계가 멈추지 않고 가고 있을 시간입니다. 그만큼 사용자에게 더 많은 편의성을 제공해줄 수 있는 무브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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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lay back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의 마감 수준은 과연 쇼파드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깔끔한 디자인의 플레이트와 각 플레이트 사이의 앵글라쥐가 둥글고 유려하게 마감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앵글라쥐는 일반적으로 전부 다 수작업입니다. 그러나 그 수작업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것이 있고 낮은 것이 있는데요, 크로노스위스의 25주년 레귤레이터 무브먼트를 보면 플레이트의 앵글라쥐는 직선적으로 깎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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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oswiss Regulateur 24, C. 112 Movement

 

 

 

그러나 쇼파드의 무브먼트 앵글라쥐는 플레이트의 옆면이 곡선으로 둥글게 깎여나가 있습니다. 둥글게 깎은 앵글라쥐가 무조건 더 고급인 것은 아닙니다. 같은 직선적으로 깎은 앵글라쥐라도 그 표면을 어떻게 처리했느냐에 따라 그 난이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쇼파드처럼 곡선적인 앵글라쥐에는 기본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KIF 내진장치의 사용, 마이크로 레귤레이터와 같은 작은 부분도 이 무브먼트는 신경써서 만든 고급 무브먼트임을 단적으로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또 하나 LUC. 1.010 무브먼트의 특징은 브릿지의 배열입니다.

잠시 다른 무브먼트를 들여다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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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A의 무브먼트 중 하나인 2801 수동 무브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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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hronometrie.com/eta2824/images/eta2824c.jpg

 

 

 

그리고 이것은 많이 아시는 범용 무브먼트 ETA 2824의 와인딩 모듈을 제거한 모습입니다.

 

 

자동감기 모듈이 제거된 2824의 모습은 2801과 판박이입니다. 왜냐하면 2824 무브먼트 자체가 2801 수동무브먼트를 베이스로 해서 만들어진 무브먼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결과로 로터와 와인딩 모듈이 플레이트 윗부분을 덮고 있고, 무브먼트의 브릿지등 아랫부분은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동무브먼트에서 파생되어서 나온 자동무브먼트는 꽤 많습니다.

 

 

 

하지만 LUC 1.010 무브먼트는 다릅니다. 평평한 플레이트 위에 바로 로터만이 올라와있죠. 메인 기어 트레인과 자동감기 기어 트레인 모두 탑 플레이트 밑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 무브먼트는 수동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동무브먼트로 설계를 한 무브먼트라는 이야기입니다.

덕분에 자동무브먼트에서는 와인딩 모듈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플레이트 배열이 눈에 잘 들어오고

모듈을 얹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얇은 무브먼트 설계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무브먼트를 보다 보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자사무브먼트라고 광고를 하지만 실제로는 그 브랜드의 아래에서 생산한게 아니라 그룹 안의 무브먼트를 생산하는 공장이 하나 있고, 그곳에서 각 브랜드별로 “자사”무브먼트를 공급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확인된 정보는 아니지만 꽤 흥미로웠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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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erai Cal. P.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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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ier 1904-PS

 

 


“Val Fleurier는 LHM그룹 (Lange, Jaeger, IWC)과 합병되기전 방돔그룹 (Panerai, Cartier, Vacheron)이 뇌샤텔/라쉬드퐁에있던 까르띠에 공장을 개조해 생긴 무브공장인데 지금은 리쉬몽 중위권 브랜드 인하우스무브먼트를 디자인/생산하는 회사입니다

 

IWC에서는 에잇데이즈 포토피노나 작년 SIHH에 공개됬다가 무브 불안정때문에 내년으로 출시가 연기된 포토피노 듀얼타임 무브를 디자인/생산, 까르띠에에서는 Calibre de Cartier 무브 디자인/생산, 파네라이는 다이얼 케이스 무브제작부터 조립을 전부다 그회사에서 해줍니다

 

얘네 무브들의 공통점은 크고 듀얼베럴이고 프리스프렁이 아니고 리저브가 긴게 많고 로터밑 브릿지가 평평합니다” [3] [4]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다른 레퍼런스를 살펴보아서 Val Fleurier 라는 무브먼트 제작회사가 방돔그룹의 무브먼트 공장이라는 것은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LHM 그룹 내에서 실제로 무브먼트를 생산해서 각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는지는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쇼파드의 공장 위치가 Fleurier에 위치하고 또한 LUC 1.010의 모양도 Val Flerier에서 생산된다고 하는 무브먼트들과 비슷해보이는 면이 있기 때문에 (자동무브먼트 설계, 롱 파워리저브, 평평한 로터 밑 브릿지 등) 혹시 이쪽과 연관이 있지는 않은가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러나 간단히 알아본 바에 의하면 Val Fleurier와는 관련이 없을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쇼파드는 LHM 그룹과는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비상장회사이며, 무브먼트 역시 Fleurier Quality Foundation을 통해 Bovet, Parmigiani, 그리고 Vaucher Fleurier와는 관련이 있어도, Val Fleurier와는 관련이 없어보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Vaucher Fluerier의 무브먼트들과도 비교를 해보았습니다만 (Vaucher는 Parmigiani에 들어가는 무브먼트도 생산합니다), 무브먼트의 생김은 일견 비슷해보일지라도, 직경과 두께등, 코스메틱 수정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스펙부터가 달랐습니다.

 

즉, LUC 1.010은 쇼파드만의 무브먼트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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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의 핵심적인 부분. 로터의 두께와 함께 안쪽의 톱니들도 같이 보입니다. 쇼파드의 유려한 브릿지 마감이 잘 보이는 사진.

 

 

 

밸런스휠과 이스케이프먼트가 위치한 곳의 모습입니다. 플레이트 밑 부분에 돌출되어있는 톱니바퀴들이 보이고, 로터의 두께부분도 보입니다.

이 사진이야말로 LUC 1.010 무브먼트의 아름다움을 잘 잡아낸 사진이라고 생각됩니다.

 

곡선으로 처리된 플레이트의 앵글라쥐 역시 단면으로 깎은 것이 아닌 곡면으로 둥글게 깎아낸 수정 평태가 보일 것입니다. 주요한 부분에는 보석 옆에 골드샤통까지 쓰여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프리스프렁 밸런스가 아닌 것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차피 크로노미터로 정확한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라는 것으로,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달래봅니다.

 

 

LUC 1.010 무브먼트의 플레이트 밑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사진은 구하지 못해서 위 사진에서 보이는 톱니가 왜 두개가 겹쳐져 있는지는 아직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사진에서 보이는 바로는 꽤 독특한 구조인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것은 자사무브먼트 소유에 대한 허영심을 일정부분 더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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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계는 손목에 올려봐야 그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LUC 1937은 정장용시계로는 살짝 크기가 큰 편입니다. 42mm의 크기도 그렇지만 11.4mm의 두께 역시 시계가 살짝 캐주얼해지는데 일조를 합니다. 다이알과 케이스의 생김새는 클래식한 전통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전체적인 크기에서는 현대적인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IWC의 포르투기즈 같이 아주아주 큰 오버사이즈 드레스워치까지는 살짝 가지 않은 모습입니다. 베젤 두께도 있으니 너무 커보이지는 않는 모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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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착용샷

 

 

 

17.5cm 둘레의 손목에 착용을 해본 모습입니다. 드레스셔츠를 입고 있다면 셔츠 손목 안에 아주 쉽게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잘 들어갈만한 두께와 모양입니다. 그러나 여름에 캐주얼 반팔에 착용을 하더라도 무리한 모습이 아닙니다.

 

이렇게 캐주얼한 모습도 가지고 있는 것은 역시 시계의 직경과 두께가 전통적인 정장용시계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150년 동안 고급 크로노미터 시계를 만들어오던 브랜드에서, 자사무브를 달고 15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정장용시계.. 라고 하면 보통 어느정도 가격대를 생각하실까요?

 

 최근 고급시계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또 지금도 가격인상계획이 잡혀 있는 브랜드들이 있는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고가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아무리 그래도 쇼파드의 시계인데 상당히 비쌀거라고만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물론 LUC 1937의 가격이 싼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리테일가격들을 생각할 때, 쇼파드가 책정한 가격은 제법 괜찮은 가격으로 보였습니다.

 

 

LUC 1937에는 3가지 다이알 베리에이션이 있고, 다이얼마다 가격이 다릅니다.

먼저 1937개 한정판인 회색판에 빨간초침은 1300만원대, 은색판은 1200만원대, 그리고 이번에 리뷰한 흰색 자기판은 가장 저렴한 1100만원대입니다.

 

그래서 리뷰의 서두에서 언급한 후배에게도 추천할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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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드의 LUC 1937은 매력적인 시계입니다.

클래식한 다이알을 가진, 약간은 사이즈가 크지만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정장용시계이지만, 어느정도의 캐주얼한 차림도 소화내낼 수 있는, 활용성이 높은 시계입니다. 그리고 파워리저브 60시간의 크로노미터는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주말동안 풀어놓아도, 월요일 아침까지 정확한 시간을 보여주고 있을 시계입니다.

 

예물시계와 같이 좋은 정장용시계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하나 늘었습니다. 
 
 
 

 

 

 


리뷰협조:

우림FMG


촬영협조:

2nd Round Studio.

Photographer 김두엽 님

 

 

 

 


[1] http://en.wikipedia.org/wiki/Chopard
[2] http://www.chopard.com/en/luc/luc/luc-louis-ulysse---the-tribute-161923-1001.aspx
[3] http://gall.dcinside.com/list.php?id=watch&no=740229
[4] http://www.europastar.com/magazine/highlights/1002198110-val-fleurier-responds-to-richemont-s-movemen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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