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IZEN Eco-Drive Minute Repeater 리뷰
CITIZEN
Eco-Drive Minute Repeater BL9008-31A
기계식 시계 애호가들이 쿼츠 시계를 공격할 때 단골 메뉴 중 하나가 배터리 문제입니다. 쿼츠 시계에 사용되는 1회용 배터리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에 반해 기계식 시계는 스프링과 기어만으로 동력을 얻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쿼츠 시계의 매력은 투르비용 10개를 달아도 따라오지 못하는 정확성에 기계식 시계라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요구했을 크로노그래프, 퍼페츄얼 캘린더, GMT, 알람, 미닛 리피터 등의 기능을 너무 쉽게 해결해 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싼 비용으로...
오늘 리뷰해 볼 시티즌 에코-드라이브 미닛 리피터 시계만 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크로노그래프 기능은 제외) 기능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 기능들이 기계식 시계에 있는 것들이라면 그 시계의 가격은 억대를 넘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계의 공식 판매가격은 1,033,000원 입니다.
시계 분야에서 스위스에 대항할 경쟁력을 갖춘 나라는 그나마 일본 하나만 남은 것 같습니다. 일본의 시계 브랜드로는 세이코, 카시오, 시티즌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1970년대 일본 시계는 쿼츠를 앞세워 스위스 시계를 절명의 위기로 까지 몰고 갔던 역사가 있습니다.
시티즌(CITIZEN) 역시 시계 분야에서 많은 족적을 만들어 오고 있는데 시티즌이란 이름은 특이하게 1924년 도쿄의 시장, 신페이 고토(Shinpei Goto)가 지었습니다. 시계가 부유한 엘리트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세계 누구라도 착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회사명을 시티즌으로 명명했다고 합니다. 그 해 첫 회중 시계를 생산합니다. 1931년 첫 손목시계를 출시하였고, 1956년에는 세계 최초로 충격방지기능을 가진 ‘파라쇼크(PARASHOCK)’를, 3년 후 일본최초 방수 시계인 ‘파라워터(PARAWATER)’를 개발하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전자 시계 개발에 주력하여 쿼츠 시계 시대를 주도했으며, 현재 시티즌의 에코–드라이브(Eco-Drive)는 시계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어떤 빛에서도 충전이 가능한 에코-드라이브는 배터리 폐기로 인한 환경 오염을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는 친 환경적인 기술로 일본 환경 연합의 ‘에코 마크’를 수여받았습니다.
2003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4.4mm의 두께의 에코-드라이브 기술로 이루어진 정교하고 세련된 스틸레토(Stiletto)시계를 출시하는 등 시티즌은 혁신적인 기술과 정통 클래식의 절묘한 조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전세계 사람들로부터 지지와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티즌의 에코 드라이브는 이름에서 연상되듯 기존의 수은, 카드뮴 등이 들어간 1회용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쿼츠 방식의 시계입니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쿼츠 시계에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시계를 생각해면 세이코의 키네틱(Kinetic)과 시티즌의 에코-드라이브가 떠오릅니다. 키네틱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으로 쉽게 설명하면 기계식 시계의 로터가 움직이면서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시티즌의 에코-드라이브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으로 사무실에서 쓰는 전자계산기부터 태양광발전기에 이르기까지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둘 다 반영구적으로 사용가능한 친환경 시스템입니다.
에코-드라이브에서 중요한 점은 적은 빛으로 얼마나 많은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냐는 것인데, 이 시계의 무브먼트인 G900의 경우 30W 형광등 밑에서 40분 정도 충전하면 하루 정도의 작동 시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완전충전 후에는 9개월 정도 작동을 한다고 하니 (충전과 작동 시간은 시계마다 다릅니다) 시계가 고장나지 않는 한 멈출 일은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하루도 빛이 없이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티즌의 에코-드라이브 컬렉션은 참으로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미닛 리피터 라인은 가장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미닛 리피터 기능을 가진 기계식 시계라면 최소 2천만원 이상의 고가 시계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닛 리피터를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쿼츠 시계가 아니면 불가능 할 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GMT, 알람, 퍼페츄얼 캘린더까지 다양한 체험을 가능케 해 준다는 것이 이 시계의 최대 매력입니다.
리뷰할 모델 BL9008-31A 은 보는 것처럼 골드 케이스에 다크브라운 스트랩을 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미닛 리피터 라인은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시계의 느낌을 다 가지고 있는데 골드 케이스 모델은 좀 더 드레스 워치 쪽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 시계의 무브먼트 G900은 에코-드라이브로 구동되는 쿼츠 무브먼트입니다. 하지만 외관상 구현되는 모습은 아날로그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오차는 월 평균 ±15초 이내 이며, 디스플레이된 기능들은 시, 분, 초, 로컬타임(시,분, 오전/오후), 날짜, 년도(최근 윤년부터 경과된 년도 수),월,일 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추가 기능들은 미닛 리피터, 퍼페츄얼 캘린더, 알람, 로컬타임(30분 단위로 세팅 가능), 로컬 타임 알람, 초침 수정, 各 침의 기준 위치 세팅 경고, 시간 세팅 경고, 기준위치 체크, 충전부족 경고와 충전 방지 기능이 있습니다. 연속 작동 가능 시간은 완전 충전시 약 9개월 정도이며, 배터리가 부족할 경우 초침이 2초 간격으로 작동시작하며 이렇게 5일 정도를 배터리 절약모드로 작동 한 후 완전 정지합니다.
참 다양한 기능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이얼도 다른 어느 시계와 비교해서 복잡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핵심 기능은 역시 미닛 리피터 기능입니다. 미닛 리피터 기능은 버튼(B)를 1초 정도 누르면 작동합니다. 작동 장면, 특히 소리는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아래 사이트로 가서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 저기 찾아 봤는데 여기가 제일 잘 해놨더군요.
http://www.citizen.com.hk/en/about-us/technology/minute-repeater/what-is-minute-repeater
더불어 각 기능들에 대한 자세한 조작 방법은 너무 분량이 많아져서 생략합니다. 시계를 처음 받았을 때 기능과 버튼이 많아 꽤 숙지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이 시계를 살 사람이라면 구입 후 꼭 작동 방법에 관한 매뉴얼을 읽어 보기 바랍니다.
Case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도금 케이스는 41mm 사이즈입니다. 동글동글한 인상의 유선형 라인이 돋보이고 단순한 베젤에 41mm보다 커 보입니다.
두께 14mm로 평균적인 두께를 갖고 있습니다. 측면 라인 역시 무난한 곡선미를 갖고 있습니다. 곡면형 사파이어 글래스는 측면에서 보면 왜곡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이것은 바깥면이 볼록하고 안쪽면이 평면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 안쪽면이 바깥면과 같은 곡면을 가진 글래스는 이 정도로 왜곡되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즉 글래스 형태가 돋보기처럼 볼록렌즈 형태라는 뜻인데 제조비용 절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태양광을 모으기에 더 좋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냥 혼자서 추측해 봅니다. ^^;
크라운과 버튼 역시 동글동글 곡선미가 돋보입니다.
케이스백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입니다. 도금한 케이스를 한 시계의 경우 알러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부에 직접 닿는 케이스백은 대부분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씁니다. 가운데 시티즌 에코-드라이브 로고가 각인되어 있고 주변으로 시계에 대한 정보가 새겨져 있습니다.
Dial & Hands
에코-드라이브 시계의 다이얼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이얼 바로 아래 태양광 집광판이 있기 때문에 다이얼이 반투명 디스크 형태의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투명 다이얼에서 벗어나 합성수지, 세라믹, 진주층, 자연석, 메탈 등 많은 재실들이 에코-드라이브 다이얼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시계의 경우 가운데 원형 바퀴살 문양 아래로 보이는 연회색 부분이 태양광 집광판 부분입니다. 그 가장자리로 화이트 색상의 불투명 다이얼이 있고 그 위에 인덱스가 보입니다. 기능이 많은 만큼 복합적인 형태의 다이얼 구조이나 시각적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3시 부분의 영구초침 서브 다이얼이 있으며 7시 부분에 서브다이얼은 로컬타임입니다. 다이얼에 새겨진 인덱스는 퍼페츄얼 캘린더를 위한 것으로 윤년에서 몇 년 차인가를 보여주면 주위로 12개월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기능은 시간조정시에만 로컬타임 시침, 분침이 퍼페츄얼 기능으로 전환되어 표시됩니다.
4시 방향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같이 생긴 것은 로컬타임의 오전/오후(AM/PM)을 표시해 줍니다.
큼지막한 시침, 분침은 시인성 좋고 가운데 부분이 야광도료 처리되어 있습니다. 중앙에 센터초임처럼 생긴 긴 바늘은 평상시에는 날짜를 가리키는데 모드 조정시 우측으로 이동하여 2시와 5시 사이에 있는 모드 마크를 가리키게 됩니다. H-AL은 현재 시간 알람 조정 모드이며 그 아래 ON/OFF 표시 마크가 있습니다. 그 옆에 L-TM은 로컬타임 조정 모드를 가리킵니다. L-AL은 로컬타임 알람기능으로 역시 ON/OFF 표시 마크가 있습니다. 그 옆에 0-SET은 제로 세팅 모드입니다.
야광은 시침, 분침과 홀수 타임대 인덱스의 바깥쪽에 돗트 형태로 있습니다. 야광 성능은 스포츠 시계 정도로 뛰어난 야광 성능은 아니며 평균적인 드레스 워치 야광 성능 정도입니다. 시침 분침의 야광은 면적이 넓어 쉽게 보이는데 돗트 야광은 너무 작은 것 같습니다. 사진은 촬영 후 포토샵에서 약간 밝기를 높였습니다. 실제 보이는 모습이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Strap & Buckle
악어 가죽 무늬의 다크브라운 소가죽 스트랩으로 사이즈는 21/18mm 입니다. 그런데 스트랩의 버클 구멍이 난 쪽은 17mm 입니다. 시각상으로 별 차이는 못 느끼고 스트랩 고리에 꼽기에는 편합니다. 스트랩은 꽤 두껍고 가운데 패드도 뻣뻣한 것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디플로이언트 버클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윗면만 옐로골드 도금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에코-드라이브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손목에 착용한 모습입니다.
착용감은 나쁘지 않으며 커 보이는 케이스로 인해 존재감은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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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시계와 쿼츠 시계의 경계에서...
마무리하면 이 시계는 친환경에 쿼츠의 정확함과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한 시계입니다. 하지만 도금 케이스와 방수 성능, 스트랩 품질 등은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냥 쓰기 편하고 가격 착한 시계를 갖고 싶다면 쿼츠 시계는 많은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시티즌 에코-드라이브 미닛 리피터 모델은 많은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시계임에는 분명합니다. 문제는 공식 가격이 100만 원대 라는 것인데, 100만원이면 기계식 시계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모델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그 돈으로 기계식 시계에 입문하느냐 화려한 스펙의 쿼츠 시계을 사는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관한 문제일 것입니다만...
가끔은 착용하기 무난한 스펙 좋은 쿼츠 시계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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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