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하이엔드급 고가 시계 위주로 다루었던 까닭에
실생활에 더 친숙하고 접근 가능한 중저가 시계에 대한 지식이
참 부족하다는 걸 실감합니다.
에포스도 제겐 그런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시계가 아닌 역사부터 다시 훑어 봐야 했습니다.
에포스 본사의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는 1925년 스위스 발레드주 계곡에서 제임스 오베르(James Aubert)란 엔지니어로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는 크로노그래프와 미닛 리피터에 관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무브먼트 제조사인 발주(Valjoux)나
랑데홍(Landeron: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스위스 뉘샤텔에서 1875년에 시작한 브랜드인데 1966년 문을 닫았네요)의 엔지니어로 일했고
그의 사촌 쟝 오베르(Jean
Aubert)와 사위 장 피옹(Jean Fillon)에 그 기술을 전수했다고 하는군요.
현재 장 피옹은 에포스의 대표적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래 분이십니다.
지금의 에포스는 1980년대 초 쿼츠 무브먼트의 광풍 속에 피터 호퍼(Peter Hofer, 아래 사진)란 시계 전문가가 그의 부인 엠마와 함께
1983년에 에포스사(Montre EPOS SA)를 설립하면서 다시 시작됐습니다. 에포스란 이름도 이때부터 쓴 것 같습니다.
그는 주라 산과 발레드주 계곡 근처의 워크샵을 돌며 시계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러 가지 기계식 시계를 선보이며 창립자 제임스 오베르의 가족인 장 피옹과 협력하게 됩니다.
피터 호퍼는 2002년 은퇴하면서 시계 기술자 가문의 우르슬라 포스터(Urslar Forster)와 그녀의 남편 탐디(Tamdi)에게 회사를 넘기고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우림FMG에서 2010년부터 수입, 갤러리어클락(Gallery O’Clock)을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갤러리어클락에서 클래식 라인으로 소개하는 에포스 시계는 주라 산맥과 발레 드 주의 워크숍에서 생산되고 그렌첸에서 조립합니다.
무브먼트는
스위스 무브먼트를 사용하는데 주로 ET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특별한 기능과 장식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새로운 작품들은 장 피옹의 워크숍에서 탄생되는데 주로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 역사적인 빈티지 무브먼트로 제작한다고 합니다.
유니타스(Unitas)의 베이직 칼리버나 이제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페슈(Peseux)의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제작하고
모든
피니싱은 핸드메이드 인그레이빙을 더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ETA의 역사를 보면 ETA가 발주, 페슈, 레마니아를
흡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사 자료에서 내세우는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987년 스켈레톤 핸드와인딩 칼리버 P.7040과 UT6497의
재생산
1988년 레귤레이터 모듈을 가진 칼리버 P.7046 개발
1989년 파워리저브 인디케이션을 가진 칼리버 P.7046 개발
1990년 ETA 2892-2 셀프와인딩 칼리버를 스켈레톤 버전으로
소개
1991년 문페이즈 레귤레이터 모듈 P.7046 개발
1989-1992년 에디션 마누스(MANUS)와 협력한 훈데르트바세?(Hundertwasser) 회중 시계 개발
1997년 문페이즈가 있는 풀캘린더 모듈 칼리버 UT6497 개발
2000년 빅데이트 칼리버 UT6497 개발
2002년 ETA2894를 기반으로
8시 방향 스몰 세컨드와 날짜가 있는 무브먼트 개발
2003년 역사적인 8일 파워리저브 무브먼트인 ref.3340 에디션 안티퀴테(Antiquite) 재생산
2005년 플라잉 투르비용 모델인 ref.3375 소개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나 에포스의 시계는 외국에서는 미국 달러 기준으로
700달러에서 비싸도 20,000달러를 넘지 않는 가격대의 시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대체로
클래식합니다. 디자인이 적당한
가격대의 클래식한 시계를 찾는다면 에포스가 제격인 듯 합니다.
컬렉션 구성은
좀 재미있습니다.
남성 컬렉션의 경우에는 브랜드 이니셜인 EPOS를 두 번 반복해 총 8개 컬렉션으로 구성했습니다.
여성 컬렉션은 남성 컬렉션에서 다이얼이나 인덱스 색을 바꾼 정도로 컬렉션 구분은
안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회중 시계도
생산하는데 Ref.2004(아래 회중 시계 사진)를 보면
유니타스 6497-1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남성 컬렉션으로
돌아가서 살펴보면
Elegance 엘레강스
– 토노형 시계
Passion 패션 – 무난한 드레스 워치들
Oeuvre d’Art 외브르
다르 – 스켈레톤 포함
Sophistiquee 소피스티케
– 실버 다이얼에 블랙 카운터 등의 요소
Emotion 이모션 – 코인 베젤을 가진 케이스
Perfection 퍼페션
– 직사각형 케이스
Originale 오리지날르
– 정사각, 직사각, 토노, 라운드 등 다양한 버전
Sportive 스포티브
– 다소 굵은 베젤,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담은 스포츠 시계
각 컬렉션과 제
주관적인 의견으로 간략한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컬렉션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
과거 선보인 시계들과
지금 유행하는 시계들을 잘 버무린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브레게 핸즈나 기요셰 다이얼, 까르띠에의 로마자나 레일로드 스케일처럼 이것이 에포스 시계만의 특징이다!라고 말할만한
특징적인 디자인을 콕 집어서 얘기하기란 힘들 듯 합니다. 다만 앞서 말한 데로 기능 대비 가격대가 우수한 시계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타임포럼의 지노님께서
‘에포스는 현존하는 브랜드 중 가격 대비 최고 품질을 제공한다. 다만 디자인이 약하고 변화가 없어 발전이 더딘 것이 흠. 무브먼트 피니싱은 동급 최고다’
라고 언급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이 리뷰에서 소개할 시계도 그런 시계(Ref. 3391.832.22.20.27) 입니다. 남성 시계 중 이모션 컬렉션에 속합니다.
http://www.epos.ch/collection/gents/emotion/3391.htm
같은 계열의 시계 중에는 날짜 부분을 표시하는 핸즈 끝에 달 모양을 단 것도 있습니다.
<Ref.3391>
직경 41mm로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 시계는 4391과 동일한 디자인에 날짜 표시 핸즈의 끝을 빨간 색으로 가시성을 높였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는 원래 실버색과 이 시계처럼 골드 PVD 버전으로 소개하고 다이얼은 블랙과
화이트로 소개됩니다.
다이얼 판에는 스탬핑 기요셰 무늬를 담았고 인덱스도 아플리케로 부착했습니다.
두 단으로 되어
있는 베젤과 러그,
양파 모양의 어니언
크라운을 닮았지만 조금 작고 통통한 크라운, 그리고 측면에 부분적으로 들어간 세로 요철은 클래식한 멋을
더해줍니다.
스틸 소재에 골드 PVD 코팅은 골드 시계 못지 않은 포스입니다.
기능을 보면 클래식한
디자인에 알찬 기능도 품고 있습니다.
12시 방향에 월과 요일, 6시 방향에 문페이스, 로마자 인덱스 안쪽에 날짜 표시도 하는 캘린더
시계입니다.
무브먼트는 ETA 2892-A2 DD를 탑재했습니다.
남성 버전과 여성 버전에 모두 동일한 무브먼트가 들어갑니다.
ETA 2892-A2는 폭 25.60mm, 높이 3.60mm의 크기, 볼베어링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로 에타크론 레귤레이터 시스템,
21개의
주얼, 28,800vph의 진동수를 가진 ETA의 대표적인
무브먼트죠.
원래 ETA의 것과 비교하면 브릿지는 페흘라주가 들어가 있는데 로터에는 제네바 스트라이프가 들어가 있는 반면
에포스화한 무브먼트는 메인 플레이트 가장 자리에 사선의 패턴이 더 들어가 있고 로터의 중앙 부분에도 요철을 넣었고
제네바 스트라이프가 아닌 페흘라주로 마감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 ETA보다 더 많은 정성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지요.
여기에 6시 방향의 문페이즈 모듈을 더 추가했습니다. 50미터 기본 생활 방수도 제공하고 케이스백으로 무브먼트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계식 시계의
즐거움을 선사하면서도 가격은 218만 원 선으로 기능에 비한다면 착한 가격입니다.
http://www.galleryoclock.co.kr/brand/timeView.asp?page=1&brandno=572&p_idx=1824
비슷한 기능과
가격대의 시계를 살펴 보자면
오리스의 아트릭스
컴플리케이션(Atrix Complication) 라인이나 루이 에라드의
1931 컬렉션에서 소개하는 문페이즈 라인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오리스의 아트릭스
컴플리케이션 중
사진의 01 915 7643 4051-07 5 21은 케이스는 42mm로 1mm더 크고 무브먼트는 SW 200-1 베이스로
사용했습니다.
루이 에라드 1931 컬렉션은 에포스와 거의 유사한 디자인으로도 선보였었지만
최근 컬렉션에서는 문페이즈를 새롭게 바꿨습니다. ETA 2824 뒤브와 데프라즈 9000 모듈로 스틸은 물론 골드 소재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두 에포스보다는 높은 가격대입니다. 물론 무브먼트의 급이 틀리긴 하지만 말입니다.
청명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다른 계절에 비해 조금은 푸르고 맑은 하늘 사이로 보이는 달을 손목에 담고 싶을
때, 문득 이 시계를 떠올릴 수도 있겠습니다.
시계 자료 / www.epos.ch
시계 협찬 / 우림 FNG 갤러리어클락
시계 사진 촬영
/ Studio 2R 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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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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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오빠
2013.05.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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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ze
2013.06.24 11:33
음 에포스 모델 종류가 다양하군요~ -
(Ω)
2013.07.02 11:24
에포스도 여기서 처음 알게된 브랜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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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card
2013.07.19 21:44
에포스 .. 오리스와 함께 저도 참 좋아하는 브랜드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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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ozium
2013.10.25 15:49
리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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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2013.10.27 22:1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시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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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참치
2014.04.14 18:38
가격대에 비해 상당히 고급스럽고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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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칸
2014.04.30 21:27
리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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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taker
2014.05.06 13:12
좋은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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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resh
2014.07.18 02:31
유익한 리뷰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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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먹자
2014.07.21 23:41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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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
2014.07.29 17:07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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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grade
2014.08.19 01:45
용두 부분이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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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kMC
2014.10.04 22:09
트리플 캘린더에 문페이즈까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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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
2015.01.20 14:20
리뷰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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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1887
2015.03.03 17:54
문페이즈 위주의 멋진 리뷰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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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ris
2018.07.24 09:35
epos 란 브랜드는 들을때 생소했는데.. 이런 브랜드였군요. 관심을 더 가져봐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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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스
2019.01.02 08:57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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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2019.11.15 13:40
리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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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1999
2021.02.03 23:02
생소한 브랜드인데 새로운 역사와 시계를 알아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전체
- A.Lange & Sohne
- Audemars Piguet
- Ball
- Baume & Mercier
- Bell & Ross
- Blancpain
- Breguet
- Breitling
- Buben Zorweg
- Bulgari
- Cartier
- Casio
- Chanel
- Chopard
- Chronoswiss
- Citizen
- C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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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ger Dub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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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nn
- Stowa
- Suunto
- Swatch
- TAG Heuer
- Timeforum
- Tissot
- Ulysse Nardin
- Vacheron Constantin
- Van Cleef & Arpels
- Zenith
- Etc
에포스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우림이 수입한다니 더 믿음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