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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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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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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년, 23세의 율리스 나르덴이 스위스 르로클(Le Locle)에 자신의 이름으로 시계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유럽은 식민지 개척과 함께 대서양과 태평양 등 새로운 해상 항로의 개발로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를 잇는 새로운 무역로가 열리던 시대입니다. 거대한 범선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면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하던 시대이며 이들에게는 험한 바다에서 지도에 그려진 항로를 따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정확한 시계가 필요했습니다. 율리스 나르덴은 이들을 위한 마린 크로노미터 시계를 만들었고 이것은 오늘날까지 율리스 나르덴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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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 쿼츠 쇼크로 주춤하던 율리스 나르덴은 롤프 W. 슈니더(Rolf W. Schnyder)에 의해 부활의 전기를 마련합니다. 그는 과학자이자 역사학자, 발명가인 마스터 워치 메이커 루드비히 외슬린(Ludwig Oechslin)과 함께 율리스 나르덴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천문학을 시계로 옮겨놓은 천체 시계, GMT 퍼페추얼 캘린더, 프릭, 소나타 등 '테크니컬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한 시계들을 비롯해, 2003년, 2004년 올해의 시계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2006년에는 첫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세상에 선보이는 등 시계에 관한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달려가는 선도자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율리스 나르덴의 이런 행보는 점점 '시계'에서 '예술'의 영역으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율리스 나르덴을 대표하는 시계들은 그 아름답고 유니크한 자태에도 불구하고 가격대를 보면 일반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여서 율리스 나르덴을 소유한다는 것이 점점 힘들어 질 것만 같다는 '뱁새의 비관'을 하게 됩니다.
 
다행히 오늘 리뷰할 시계는 이런 율리스 나르덴의 제품군 중에서 그나마 보통사람(?)들이 소유 가능한 가격대의 제품 중 하나인 '듀얼타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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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타임 42mm'는 기존의 40mm 모델들 대체하여 나왔습니다. 최근의 오버사이즈 경향을 반영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듀얼타임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제2 시간대를 표시하는 GMT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로고에는 특이하게 ± 표식이 함께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율리스 나르덴 듀얼타임'의 유니크함을 표현해 주는 상징입니다.
 
2개 이상의 시간대를 표시해 주는 GMT 시계는 시계 브랜드라면 당연하게 보유하고 있는 라인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의 GMT 시계들이 제2 시간대를 표시하기 위해 보조 시침을 추가하고 회전 베젤에 도시의 이름이나 24시간을 표시해 복잡해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듀얼타임은 이 시계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이것이 GMT 시계인지도 모를 정도로 심플하게 보입니다. 바로 듀얼타임 같은 모습을 다른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이유는 이 매커니즘에 율리스 나르뎅이 특허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어느 시계와 비교할 수 없는 듀얼타임 만의 독특한 장점입니다.
 
듀얼타임의 GMT 기능은 표면상으로 단순하고 심플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구현하기 위한 메커니즘은 컴플리케이션급의 복잡성를 갖고 있습니다. 
 
GMT 기능의 시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 거주하면서 유럽이나 미국의 시간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가 첫 번째이며, 한국을 떠나 외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현지 시간을 표시해 줄 시계를 착용하는 경우가 두 번째입니다. 듀얼타임은 두 번째 경우에 더 적합한 컨셉을 가진 시계입니다. 9시 방향의 창을 통한 24시간계는 한국 시간대에 고정해 놓고 +,- 버튼을 통해 시침을 조정함으로써 외국 현지에서 시간을 간편하게 조정하는 것입니다.
 
해외 여행시 국경을 넘을 때 시간대가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비행기를 타야만 국경을 넘을 수 있습니다만 외국의 경우 그냥 도로를 달리다 보면 다른 나라에 와 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같은 경도상에 위치한 나라더라도 '썸머타임'을 적용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오갈 경우 시간대가 틀려집니다. 이럴 경우 시계를 손목에서 풀지 않고 편리하게 버튼 하나만으로 시계의 시간을 현지 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편리하고 매력적인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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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리스 나르덴 웹사이트에 있는 듀얼타임 42mm 모델들 >
 
 율리스 나르덴의 듀얼타임 컬렉션은 듀얼타임 42mm(Dual Time 42mm), 듀얼타임 레이디(Dual Time Lady), 이그제큐티브 듀얼 타임(Executive Dual Time),  이그제큐티브 듀얼타임 레이디(Executive Dual Time Lady), 쿼드라토 듀얼타임(Quadrato Dual Time) 등 5개의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페이스 모습이나 케이스의 사이즈, 재질별로 다양한 모델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 리뷰에 소개된 모델(243-55-91)이 가장 기본형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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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FICATIONS

 

Reference : Dual Time 42 mm (Model No. 243-55-91 )
Case Material : Stainless Steel
Dial Color : Silver (Silvered sunray-brushed)
Movement : UN-24, (Automatic, 34 Jewels, 42 hours Power-reserve)
Functions:   Hours, Minutes, Seconds Subdial, Dual Time, Big Date Display,
Crystal Material:   Anti reflective Sapphire
Case Diameter : 42.0 mm
Case Thickness : 12.0 mm
Caseback : Staiinless Steel
Water Resistance : 100m
Crown Material : Stainless Steel, Protected
Bracelet / Strap Material : Alligator Leather - Blue
Buckle type : Folding Cl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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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타임은 드레스 워치라 하기엔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이 강하고 스포츠 워치로 부르기엔 엘레강스합니다. 2시 방향의 빅데이트 창은 처음 볼 때는 조금 어색해 보였지만 계속 보고 있으니 별 거슬림은 없습니다. '여행'이라는 컨셉에 충실한 기능성에 소박한 인상이 시간대가 다른 곳을 편안하게 여행하는 지적인 중년 남자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Case
 
 
42mm 사이즈에 심플한 유광 베젤은 크게 인상적인 무엇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뭔가 불만 요소를 집어 내기가 힘든 보수적이고 안정감 있는 형태입니다. 케이스의 형태는 듀얼타임의 최초 모델로부터 거의 변화가 없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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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40mm 모델과 비교해도 케이스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40mm 모델의 경우 센터세컨드의 UN-22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있으며, 42mm의 경우 서브세컨드의 UN-24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ETA 2892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무브먼트의 지름은 같습니다. 베이스 무브먼트의 직경이 같은 상태에서 케이스의 사이즈가 커졌기 때문에 GMT창과 빅데이트가 좀 더 가운데 위치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이얼 밸런스를 고려하면 GMT창은 좀 더 왼쪽(빨간 원형 위치)으로, 빅데이트 창은 좀 더 2시 방향(화살표 방향)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요즘 무브먼트의 변화 없이 케이스 사이즈만 크게 만든 페이스리프트 모델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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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얼타임 40mm 모델. 사실 정식 이름은 GMT± Big Date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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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mm 구형은 경우 9시 방향 GMT창 아래 친절하게 'HOME TIME' 표시를 해 주고 있는데, 42mm 신형에는 없어졌습니다. GMT창의 시간 설정을 어느 나라로 설정하느냐 결정하는 것은 쓰는 사람 마음일 테니까요.
 
이 밖의 변경된 부분은 솔리드백에서 씨스루백으로 바뀌었으며, 시리얼 넘버가 케이스백에 새겨져 있었던 것이 좌측면에 패치 형태로 바뀐 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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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유광 처리에 부드럽게 곡선을 그린 베젤, 크라운 가드, 2단 러그는 율리스 나르덴의 명성에 걸맞은 케이스 가공 상태를 보여주며 독특한 패치 스타일의 시리얼 넘버는 시계의 품격을 높이는 멋진 장식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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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 보면 왼쪽 스트랩에서 러그를 따라 베젤과 사파이어 글래스를 넘어 다시 베젤과 러그, 스트랩으로 이어지는 곡선과 두께감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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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반사 코팅의 사파이어 글래스는 약간은 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사파이어 글래스는 베젤의 곡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마치 하나의 둥근 곡선을 만들어 낸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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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일체형의 크라운 가드는 둥글동글한 부드러움이 돋보입니다.
 
스크류 다운 방식의 크라운는 좀 작은 편입니다. 작동시 약간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스트류를 풀면 그 상태에서 수동으로 태엽을 감을 수 있습니다. 1단 빼서 빅데이트 날짜창을 위/아래로 조정하며 2단 빼서 시간을 조정합니다. GMT 조정 버튼이 좌측으로 가 있기 때문에 크라운을 통한 시계의 조정 기능이 원활해 진 것은 분명합니다.
 
용두의 표면 가공 상태는 부드럽게 잘 가공되어 있으며 UN 로고가 로얄블루의 반투명한 색상 아래 인그레이빙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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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좌측면에는 패치 형태의 시리얼 넘버가 나사로 고정되어 있고 위 아래로 GMT 시간을 편하게 조정할 수 있는 + - 버튼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듀얼타임 만의 핵심 기술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시침이 한시간 간격으로 전진, 후진 합니다. 언듯 보면 9시 방향 창 속의 숫자가 움직일 것만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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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l & Hands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2각형 모양의 다이얼입니다. 듀얼타임의 첫인상을 어색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인데 코룸(CORUM) 시계에서 각인시켜 놓은 디자인이어서 왜 율리스 나르덴이 이런 형태의 디자인을 채용했는지 궁금한 부분입니다. 구형에도 없는 부분이고 듀얼타임의 다른 라인에는 적용되지 않는 형태의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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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는 율리스 나르덴이 사랑하는 색상인 만큼 기본 모델에 인덱스와 핸즈는 블루 색상을 채용했습니다. 저도 이부분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실버 다이얼에 햇살무늬가 브러쉬 처리 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6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에서부터 뻗어 나가는 모양입니다.
 
시 인덱스는 마치 젓가락 두짝을 살포시 올려 놓은 모양입니다. 6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은 구형에 비해 더 고급스러워 진 느낌입니다. 가장자리 쪽으로 야광의 돗트 인덱스와 분 인덱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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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에 율리스 나르덴 로고와 듀얼타임 로고가 위치해 있습니다. 6시의 서브다이얼과 비교해 좀 빈약해 보이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패치 형태로 해 줬으면 더 럭셔리하고 멋져 보였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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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시마린 다이버의 패치형 로고 >
 
빅데이트는 이름답게 확실한 시인성을 보여줘 시원시원하며 다이얼 사이에 끼워진 싸이클롭스를 통해 보여지는 GMT 시간도 잘 보입니다. 다만 약간 각도를 기울이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있지만 특별히 불편한 점은 못 느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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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꼴 형태의 시침, 분침은 구형에 비해 좀 더 두꺼워졌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원형 모델에 더 가까워 진 모습입니다. 요즘 잘 채용되지 않는 스타일의 핸즈인데 듀얼타임의 전통성을 이어 간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생각하면 실버 다이얼은 시인성 측면에서 불리한데 블루 색상의 테두리에 수퍼 루미노바로 처리해서 좋은 시인성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도 시원스런 야광 성능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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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ment
 
 
장착된 UN-24 무브먼트는 ETA 2892-A2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율리스 나르덴의 엔트리급 모델은 2892 무브먼트를 에보슈 상태로 구입해 훌륭히 수정해 쓰는 경우가 많으며 이 모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정된 2892 무브먼트 위에 GMT와 빅테이트 모듈을 달았습니다.
 
모듈 때문인지 무게감은 좀 나가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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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듀얼타임의 GMT 모듈은 특허가 나 있는 율리스 나르덴 고유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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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얼타임의 오리지널 특허 디자인 >
 
 
하지만 케이스백의 사파이어 글래스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2892 베이스의 플래이트 뿐이라 항상 리뷰를 쓸 때 마다 아쉽습니다.
 
케이스백은 씨스루백 스타일로 6개의 나사로 조립되어 있습니다. 특이하게 나사의 위치는 상하로 3개씩 몰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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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스 나르덴 로고가 음각된 로터는 그레이 색상으로 루테늄(ruthenium) 이란 금속이 코팅되어 있습니다. 특유의 강인하고 중후한 색감에 광택이 있어 만년필이나 고급 액세서리 등에서 사용량이 늘고 있는 금속입니다. 루데늄(Ru)은 백금 계통의 금속으로서 견고하지만 깨지기 쉬운 성질이 있어 백금 및 필라듐의 경화 합금제로 사용되면 장식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금계통의 귀금속으로는 백금(Pt) 팔라듐(Pd) 이라듐(Ir) 오스듐(Os) 로듐(Rh) 루데늄(Ru) 등 6개의 금속이 있습니다.

듀얼타임 42m의 로터는 이 밖에 블루, 블랙 색상의 로터가 있는데 PVD 코팅한 로터입니다.

 

 

 

Strap & clasp
 
 
다이얼의 색상과 맞춰 스트랩 역시 블루 색상의 악어가죽 스트랩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러그 쪽에 두툼한 패드가 삽입되어 두께감이 상당합니다. 지난번 리뷰한 맥시마린 다이버 시계의 러버 스트랩처럼 러그 쪽이 두껍고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형태의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사이즈는 21/18mm 입니다. 21mm 러그 사이즈는 요즘 시계에서 많이 채용하는 사이즈입니다. 끝으로 갈수록 좀 더 얇아 보이는데 손목 쪽이 가늘어 질수록 더 착용감이 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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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향 D버클은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우아하게 광택을 낸 모습입니다. 
 
버클 끝의 양쪽에 나사모양의 버튼을 살짝 누르면 부드럽게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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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타임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큰 매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좀 어글리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습니다. 지난번 율리스 나르덴 런칭 행사를 통해 봤던 문스트럭이나 프릭의 감흥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듀얼타임은 너무나 무난하고 소박하게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계을 많이 봐 오면서 첫인상과 시간이 지난 후의 느낌이 다를 때가 많다는 것은 체험해 온 저는 이 시계에 대해서 좀 더 많은 리뷰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처음 볼 때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시계가 한달 정도 지나면 너무 복잡해 보이고 쉬 질리는 경험을 몇번 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참 올드하고 구리다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최고의 만족감을 주는 시계도 있습니다.

 

어쨋든 며칠 지나는 사이 첫느낌과는 많은 변화가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기능이 좋아서 일단 편리성이 우수하고 계속 보고 있으니 어색해 보이던 1시의 빅데이트창이나 9시의 제2 타임존이 익숙해지고 편하다는 느낌으로 바뀝니다. 시인성도 좋고 사이즈나 색감도 그냥 무난히 오랜 시간에도 질릴 것 같지 않아 "괜찮네!" 라는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 왔습니다. 혹시 이 시계를 처음 본 느낌이 저처럼 별로인 분들은 며칠 계속 봐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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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창 속의 노스텔지어...

 

칙칙한 장마가 끝나면 어디론가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까? 누군 어느 남태평양의 바다에서 한없이 게을러 지고 싶을 것이고 또 누군 유럽 어느 고풍스런 길거리에서 아름다운 여성과의 만남을 기대할 지 모르겠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비즈니스 때문에 외국 호텔에서 덩치 좋은 백인과 입씨름을 해야 할 수도 있겠군요. 하긴 요즘은 1년 내내 외국을 나갈 일이 많아졌습니다. 외국을 나가다 보면 현지 시각과 한국 시각을 같이 표시해 줄 GMT 시계 하나 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런 면에서 듀얼타임은 기능적으로 확실히 우월한 편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GMT 창의 시간은 자국의 시간에 맞춰두고 당신이 어디에 있더라도 버튼 하나로 간단히 시간을 조정한다는 최초의 발상도 재미있거니와, 어느 시계보다 깊은 곳에 새겨진 동그란 GMT 창 속의 시간을 보고 있노라면 와슬린이 감춰놓은 히든 코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혹시 외국의 어느 파티에서 진탕 술을 마시고 즐겁게 몸을 흐느적거리다가 한순간 이방인의 외로움이 엄습하거든 9시 방향의 동그란 창 속을 들여다 보기 바랍니다.

 

창 속에 당신이 돌아가야 할 '그곳'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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