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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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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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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출시한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기본 모델 

2016년 바젤월드에서 첫 선을 보인 해밀턴(Hamilton)의 브로드웨이(Broadway) 컬렉션은 뉴욕의 마천루에서 영감을 얻은 특유의 모던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출시와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전 세계서 브로드웨이 컬렉션이 가장 먼저 출시된 국가 중 하나가 또 한국입니다. 오랜 세월 재즈마스터와 아메리칸 클래식 컬렉션이 강세를 보인 우리나라에서는 이 둘의 장점을 이어가면서 보다 남성적이고 스포티한 제품군을 찾는 수요가 존재했고, 이러한 니즈에 어쩌면 정확하게 부합하는 컬렉션이 바로 브로드웨이였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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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미 펜실베니아 랭캐스터에서 탄생한 해밀턴은 1970년대 초반 현 스와치 그룹의 전신인 SSIH에 합류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을 대표하는 시계제조사였습니다. 이러한 태생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미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와 해밀턴의 인연은 60여 년간 지속되었으며, 현재까지 총 4백편이 넘는 영화에 해밀턴의 시계가 직간접적으로 언급되거나 등장할 만큼 영향력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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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스케치 

영화로 대변되는 할리우드와 달리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연극, 뮤지컬과 같은 공연예술의 성지라 할 수 있는데요. 미국의 대중문화예술계 전반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다양한 후원을 아끼지 않아온 해밀턴으로서는 브로드웨이에 헌정하는 의미를 담은 동명의 컬렉션을 런칭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여겨졌을 터입니다. 이들은 이미 1890년대에 출시한 포켓 워치 시리즈에도 ‘브로드웨이 리미티드(Broadway Limited)’라는 이름을 사용한 선례가 있으니, 브로드웨이를 현대적인 손목시계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것에 일종의 명분도 갖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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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데이 데이트 오토(좌)와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신제품(우)

브로드웨이 컬렉션은 직경 43mm의 오토 크로노(Auto Chrono)와 직경 42mm의 데이 데이트 오토(Day Date Auto), 직경 40mm의 데이 데이트 쿼츠(Day Date Quartz) 크게 3가지 라인업으로 구축되었으며, 2016년 최초 블랙 다이얼 버전에 이어, 2017년 버건디 컬러 다이얼, 그리고 2018년에는 다크 블루 다이얼 바탕에 그린 컬러를 임팩트 있게 추가한 새로운 컬러 베리에이션 모델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번 타임포럼 리뷰를 통해서는 지난 7월 2일자로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브로드웨이 뉴 컬러 다이얼 신제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토 크로노와 데이 데이트 오토 제품군이 우선적으로 출시되는데, 이중에서 오토 크로노 신제품에 집중해 리뷰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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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신제품 Ref. H43516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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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신제품 Ref. H43516641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는 2016년 런칭 초반 기본 블랙 다이얼 버전을 리뷰로 다룬 적이 있어 사실 추가로 언급할 내용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이얼을 제외한 기본적인 스펙은 이전 제품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새롭게 바뀐 다이얼의 느낌이 사뭇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촬영된 사진을 위주로 이전 버전과 비교해가며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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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와 그린이 조화를 이룬 투-톤 컬러 다이얼을 두고 해밀턴은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와 임페리얼 그린(Imperial Green)으로 각각 명명하고 있습니다. 생소한 표현만큼이나 컬러감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블루 컬러는 일반 조명 아래서는 꽤 어두워 흡사 네이비에 가깝게 보이고(더 어두운 환경에서는 다크 그레이톤으로 보이기도), 스팟 조명 아래서는 또 제법 채도가 밝은 블루로 비춰집니다. 배의 갑판을 연상시키는 세로로 줄무늬 패턴이 새겨진 다소 메탈릭한 느낌도 선사하는 임페리얼 블루 다이얼 위로 12시와 6시 상하 카운터 바탕은 또 동심원 형태로 스네일 패턴 처리해 다이얼을 여러 각도에 따라 비춰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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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굵직한 스트라이프 패턴과 여기에 포개지는 크로노그래프 더블 카운터 테두리, 그리고 다이얼 외곽 챕터링만 채도가 낮은 다크한 그린 컬러(해밀턴식 표현으로는 ‘임페리얼 그린’)로 처리해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올해 시계 업계의 대세 컬러는 단연 ‘그린’입니다. 다이얼은 물론 베젤, 심지어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전체까지 그린 컬러를 강조한 브랜드가 있을 정도인데요. 브로드웨이 신제품 역시 업계의 이러한 그린 컬러 트렌드를 어느 정도 의식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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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과 원이 조화를 이룬 다이얼의 디테일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하나 겉도는 요소 없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마감 상태 또한 리테일가 대비 적정한 수준을 보여줍니다. 니켈 도금 인덱스와 핸즈는 각각 테두리를 폴리시드 가공해 좀 더 고급스럽고 깔끔한 느낌을 주며, 시와 분, 그리고 크로노그래프 핸드의 레드 팁에만 화이트 컬러 수퍼루미노바를 도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워 마커(인덱스)에 수퍼루미노바를 생략한 건 좀 의외지만 그렇다고 이상해 보일 정도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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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출시한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버건디 컬러 다이얼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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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내 런칭 행사 당시 해밀턴 CEO 실방 돌라(Sylvain Dolla)와 해밀턴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배우 다니엘 헤니(Daniel Henney)가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버건디 다이얼 모델을 착용한 바 있다. 

지난해 출시한 버건디 컬러 다이얼 버전의 경우 버건디와 다크 블루 투-톤 컬러 조합이 신선하다는 반응과 국내 소비자 취향에는 너무 과감하다는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린 바 있습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여느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개성적인 컬러 조합이었기에 상당히 인상적으로 봤고, 해밀턴 특유의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브로드웨이 컬렉션의 디자인 코드와도 잘 어울린다고 봤지만 말이에요. 반면 2018년 새롭게 추가된 프러시안 블루 & 임페리얼 그린 다이얼 버전은 전작보다 훨씬 더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요즘 시계 업계에서 가장 핫한 두 컬러, 블루와 그린을 함께 사용했으니까요. 꽤 전략적인 베리에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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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43mm 크기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전체 새틴 브러시드 가공 후 테두리 부분만 폴리시드 처리했습니다. 이는 스틸 브레이슬릿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반면 타키미터 눈금이 새겨진 고정 베젤부 상단은 폴리시드 가공해 다소 블링한 효과를 줍니다.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의 전체적인 마감 상태는 2백만 원대 중반인 시계의 가격대를 감안하면 딱히 불만을 품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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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크로노그래프 외 날짜와 요일 표시 기능을 갖춘 자동 칼리버 H-21를 탑재했습니다. 2011년 데뷔한 H-21 칼리버는 범용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대표주자인 ETA/밸주 7750을 기반으로 스와치 그룹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수정, 코스메틱 가공해 해밀턴에 우선적으로 공급해 왔습니다. 워낙 세월에 의해 충분히 검증된, 내구성과 작동 안정성이 우수한 워크호스인 만큼 개성은 부족하지만 신뢰감을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수리 및 유지 관리의 부담감도 덜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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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ETA/밸주 7750 보다 파워리저브가 60시간으로 대폭 개선된 점도 언급할 만 합니다. 전면 글라스 소재와 마찬가지로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로터 중앙에 해밀턴 브랜드 로고를, 톱 브릿지에 해밀턴을 상징하는 이니셜 H 로고를 모노그램 패턴으로 레이저 각인해 나름대로 눈요기가 됩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도 실용적인 100m까지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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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본적으로 무브먼트의 두께 자체가 있는 편이기에 케이스의 두께감 역시 어쩔 수 없습니다. 이는 ETA 7750 혹은 7753 베이스라면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부분인데요. 그럼에도 중량감 있는 견고한 헤드 케이스와 두툼하게 사용된 메탈 브레이슬릿의 조화로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잡고 있기 때문에 착용감은 좋은 편입니다. 만약 브레이슬릿이 3연 링크로 구성되지 않고 더 얇고 많은 링크로 연결돼 있었다면, 그리고 중량감이 지금보다 덜했다면 아마도 손목 위에 올렸을 때 본체만 너무 툭 튀어나와 보여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을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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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그래프는 20~30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컴플리케이션입니다. 그 쓰임새와는 별개로 기능 자체가 시계와 어울렸을 때 멋스럽고, 샤프한 남성미를 연출하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요. 시원스럽게 쭉쭉 뻗은 뉴욕의 스카이라인에서 영감을 얻은 해밀턴의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는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에 특유의 도회적인 세련미를 가미한 디테일로 현대 젊은 남성들의 보편적인 취향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언뜻 무난해 보이지만 쉽게 질리지 않는 외관과 로버스한 무브먼트, 2백만 원대 초중반의 접근성 좋은 가격대까지 이 시계가 왜 짧은 기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되었는지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요소들입니다. 새로운 블루 & 그린 투-톤 컬러 다이얼 버전은 기존 버전의 인기를 이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제품 촬영: 
권상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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