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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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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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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케이스의 가로 혹은 세로 한쪽을 살짝 누른 듯한 오벌(Oval) 케이스는 라운드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개성적인 모양을 지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세로가 길게 만든 오벌 케이스는 폭이 좁은 브레이슬릿과 연결해 여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므로 여성용에서 종종 사용됩니다. 반대로 가로가 긴 형태는 1960-70년대 남성용 스포츠 워치에서 가끔씩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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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파 피게의 밀레너리는 가로 긴 오벌 케이스입니다. 가로, 세로 방향에 따라 남성, 여성용으로 딱 잘라서 나눌 수 없지만, 가로형태를 남성용에서 자주 보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최초의 밀레너리는 블랙 다이얼에 뚜렷한 야광 아라빅 인덱스를 올렸고, 남성용 위주로 전개되었습니다. 물론 지름이 작은 모델도 있었지만 남성용이 라인업이 주도했었죠. 안타깝게도 2000년 초, 중반에 유통된 이 같은 밀레너리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오벌 케이스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너무 평범했다는 게 이유일 듯합니다. 이후 오데마 피게는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와 협업, 실험적인 AP 이스케이프먼트의 투입 등으로 밀레너리에 새로운 방향성을 주입했고, 최근에는 기조를 재변경해 여성용으로 적극 활용 중입니다. 아무래도 남성성이 강한 로열 오크 보다는 부드러운 오벌 케이스가 여성용으로 적합해 보이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밀레너리도 남성 모델 주도로 시작되어 가로가 긴 형태이다 보니 여성용으로 응용했을 때 특유의 남성미가 엿보입니다. 여성용이지만 뭔가 중성적인 느낌인데, 아주 여성스러운 모델을 만들지 않는 오데마 피게로는 이런 느낌이 더 어울리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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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로 긴 타원을 중심으로 베젤, 러그가 배치됩니다 베젤, 러그가 상당히 재미 난데 둘 다 이층 구조입니다. 러그와 베젤이 접하는 위치는 표면 가공의 난이도는 물론, 그 난이도만큼 보기에도 즐거움과 화려함을 줍니다. 이미지의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일 경우 화려함이 더욱 강해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죠. 정면과 달리 측면과 케이스 백은 비교적 수수합니다. 측면은 헤어라인으로 화려함을 자제했고, 크라운에 블루(모델에 따라 핑크 사파이어) 사파이어 카보숑 가공을 했지만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닙니다. 케이스 백도 모델명 같은 디테일을 빼면 역시 톤 다운된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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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무브먼트가 화려하기 때문일 겁니다. 밸런스 휠을 다이얼면에 배치한 수동 무브먼트 칼리버 5201은 오픈 워치 기법을 통해 한껏 자체를 뽐내고 있습니다. 구형 밀레너리에 원형 자동 무브먼트가 탑재된 것과 달리 케이스를 꽉 채우는 오벌형 무브먼트를 탑재합니다. 불필요한 공간이 없지는 않지만 케이스 형태를 따른 무브먼트라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울러 다이얼 면, 케이스 백 할 것 없이 무브먼트가 그대로 노출되므로 꼼꼼하게 코트 드 제네브, 페를라주 같은 피니시로 여성들에게도 하이엔드 기계식 시계 즐기는 법을 강요(?)합니다. 케이스 백에서는 기어 트레인 일부를 노출시킨 디자인도 확인이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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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칼리버 5201 위에 비대칭 형태로 배치됩니다. 밸런스 휠, 스몰 세컨드, 시, 분을 표시하는 메인 다이얼이라는 세 개의 원을 기하학적으로 구성해 개성을 만들어 냅니다. 메인 다이얼은 자개 소재에 오버사이즈 로만 인덱스를 다시 한번 비대칭으로 늘어놓아 피아노 건반을 연상시켜 역동적으로 보입니다. 스몰 세컨드 다이얼도 크기가 다른 도트 인덱스로 구성하고 있어 여성적인 느낌을 주는군요. 밸런스 휠은 브릿지 방식으로 고정되며, 브릿지는 로듐 도금해 은빛인 다른 부분과 달리 금빛을 띕니다. 소재 혹은 색상을 달리한 이유는 여성용을 위한 디테일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타임 온리의 수동 시계라 크라운 포지션은 매우 간단합니다. 크라운을 빼지 않았을 때 포지션 0, 한 칸 당기면 포지션 1이 됩니다. 포지션 0에서는 수동 와인딩으로 스무스하게 태엽을 감을 수 있습니다. 남자가 조작하기에는 크라운이 약간 작을지도 모르나 여자라면 큰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한 칸 당기면 시간 조정입니다. 베이스 무브먼트의 영향인지 포지션 0에서 포지션 1 사이의 구간이 좀 멉니다. 시간 조정 역시 와인딩처럼 특별한 느낌은 없습니다. 파워리저브는 54시간으로 이틀에 한 번 꼴로 감아주면 되는데, 수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여성용 모델이라니. 여성들에게는 자동 무브먼트도 불편함 때문에 종종 거부되는 마당에 오데마 피게는 기계식 시계를 강요하는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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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락 가장 위 이미지는 SIHH 2017 오데마 피게 부스 내부입니다. 무지개 빛 스트랩이 달린 많은 밀레너리가 벽면 한쪽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밀레너리는 다양한 소재와 스트랩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홈페이지에서는 스트랩 교체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있군요. 가로가 긴 오벌 케이스는 그만큼 폭이 넓은 스트랩을 매치해야 하니 소재의 질감, 패턴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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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mm 지름의 케이스지만 긴 쪽인 가로 길이가 기준입니다. 세로는 그보다 짧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게 크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페미닌,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여성시계와 달리 크게 여성스럽지 않은 차별화가 장점입니다. 그렇다고 여성시계의 화법을 아예 무시한 것은 아닙니다. 다이아몬드 세팅, 스트랩, 디자인의 화려함은 적절하게 수용되어 있죠. 하지만 이러한 외관 요소보다는 시계의 본질을 보면 확실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의 기계적 아름다움을 가득 담아낸 수동 무브먼트는 우리가 여성용 시계를 만들면 이렇다라는 듯 자기주장을 확실히 펼치고 있는 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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