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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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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마술사라 불리며 하이테크 세라믹 분야에 집중해 온 라도(Rado)가 바젤월드 2016을 통해 새로운 컬렉션 '하이퍼크롬 1616' 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세라믹 케이스가 아닌 금속 소재의 티타늄 모델이 소개되어 시계 애호가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라도의 하이퍼크롬은 라도의 최상위 라인으로 라도의 상징과도 같아, 그동안 세라믹 케이스 모델 위주로 컬렉션을 구성하고 있었기에 이 라인에서 금속 케이스 제품은 신선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하이퍼크롬 1616은 티타늄 모델과 함께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 모델도 함께 발표되었기에 라도의 방향성이 완전히 바뀐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약간의 변화라고나 할까요. 변화의 단초는 최근 세계적인 트랜드 예측 전문가 리더바이 에델쿠르트(Lidewij Edelkoort)와의 협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녀가 라도를 위해 제시한 테마는 바로 '가벼움(Lightness)'으로 이는 곧 신제품 전반의 디자인과 소재의 투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기존의 라도가 추구했던 하이테크 세라믹의 특성과도 맞을 뿐만 아니라 아이덴티티의 확장성이나 대중 공감도에서 훨씬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모델명 1616은 두명의 네덜란드 상인이 대서양과 태평양이 만나는 남아메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케이프 혼(Cape Horn)을 발견한 해인 1616년에서 유래했습니다. 사실 라도는 이미 1960년대 말 케이프 혼 컬렉션을 런칭한 적이 있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하이퍼크롬 1616 컬렉션은 바로 이 케이프 혼 컬렉션의 복각 개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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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젤월드 2016 라도 부스에 전시된 하이퍼크롬 1616 및 케이프 혼 300 빈티지 모델 >

​특히, 올해는 케이프 혼 발견 4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라도는 이미 존재했던 자사의 빈티지 모델을 재해석해 현대에 맞게 출시하면서 이를 기념하고 있는데, 시기도 적절하고 브랜드의 오랜 유산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동시에 시계 유저에게는 레트로풍의 정감을 느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합니다.

​대부분의 복각 제품들이 그렇듯, 사이즈는 오리지널 모델보다 한층 커졌습니다. 오버사이즈에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46mm 케이스로 다이얼은 70년대의 트랜드가 그대로 느껴지는 그때 그 다이얼 모습에 충실했습니다. 이 부분은 공식 이미지를 통해 오리지널 모델과 비교해보면 더 명확한 차이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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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도 하이퍼크롬 1616 티타늄 및 블랙 세라믹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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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도 케이프 혼 300 모델, 1971년 >

​사이즈가 커진 것 외에도 케이스 가공이나 핸즈 길이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현대적인 감성에 맞게 세련미가 더해졌음을 볼 수 있습니다. 빈티지 모델에는 없던 크라운 가드도 추가되었습니다.

​쿠션 케이스는 전체적으로 단순미가 극대화된 라인 처리가 먼저 눈에 띄는데 러그조차 없는 형태이기에 우직하지만 절제된 인상을 풍깁니다. 여기에 폴리싱 및 세틴 브러쉬드 가공이 적절히 조합된 표면 처리는 고급 시계로서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티타늄은 강하고, 가볍고, 알러지를 유발하지 않으며 내부식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고급 시계 제조에 적합한 이상적인 소재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성이 매우 크고 스크래치에 약해서 경도가 1,250 비커인 라도의 시그니처 소재, 하이테크 세라믹과 비교했을 때 티타늄의 경도는 350 비커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스크래치에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도는 여기에 티타늄 경화 처리 기술을 접목해 라도가 자랑하는 높은 경도와 내스크래치성을 지닌 티타늄 케이스의 시계를 탄생시켰습니다.

기체 침투형 경화(gaseous interstitial hardening)라고 불리는 첨단 공정에서 섭씨 500도 이상 가열된 기체로 이루어진 특수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이 때 티타늄의 구조는 특정 깊이까지 변화하게 됩니다. 단순히 레이어를 입히거나 코팅하는 것보다 우수한 이 구조적 변화는 티타늄의 50 미크론 깊이까지 침투하는데, 보통 1에서 3 미크론인 PVD코팅과는 대조적이며 이를 통해 1,000 비커의 경도를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표면 경도가 3배 가까이 증가한 티타늄은 소재 자체에 구조적으로 결합된 강력한 스크래치 저항성을 얻게 되는데, 동시에 경량성, 강도, 내부식성, 인체 친화적이라는 기존의 장점들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이 최첨단 공법으로 탄생한 첫 라도 시계가 하이퍼크롬 1616으로, 경도 등급 5의 티타늄을 케이스는 물론 크라운, 브레이슬렛 버클 부분에도 적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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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이즈는 46.0 x 45.5 x 13.7mm (WxLxH) 입니다. 타임온리 기능의 시계로는 두께가 상당히 두껍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돔형 글래스의 영향도 있겠지만 오버사이즈의 시계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밸런스를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양면 반사 방지 코팅된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탈 역시 오리지널 빈티지 모델로부터 승계된 형식으로 레트로한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케이스백 역시 티타늄 소재로 스포티한 느낌의 해마가 인그레이빙되어 있습니다. 방수 성능은 10 bar (100 m)로 과거 70년대에는 다이버 시계로 충분한 성능이었고, 현대에도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넉넉한 수준입니다.

​탑재된 무브먼트는 ETA C07.621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25석, 3 핸즈, 6시 방향 요일/날짜창, 최대 80시간 파워 리저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작 방법은 일반적인 ETA 무브먼트와 같이 0단 태엽감기, 1단 날짜 및 요일조정, 2단 스톱 세컨드 기능이 있는 시간조정을 합니다. 무브먼트 조작감은 흠잡을데 없으며 크라운은 케이스 아래 살짤 홈을 파 크라운을 땡길 때 편의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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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화이트 컬러의 다이얼과 옐로우 골드 컬러 인덱스 및 핸즈로 시인성은 충분히 확보되고 있습니다.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대형 닻모양 심볼은 라도 시계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그레이 프린팅된 미닛 트랙과 날짜/요일창이 세로로 6시 방향에 위치한 것은 요즘 시계 다이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과거의 유니크함이 느껴집니다. 라도와 오토매틱 폰트가 시계 중심에서 수평을 이루며 이에 대응하듯 라도 로고와 날짜/요일창이 수직 대형을 만듭니다.  야광은 화이트 수퍼 루미노바(Super LumiNova®)처리되어 야간 시인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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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느낌이 강조된 가죽 스트랩은 케이스의 크기에 맞춰 27mm의 매우 넓은 폭을 자랑합니다. 사이즈는 27/22mm입니다. 폴딩 방식의 버클은 티타늄과 스테인리스 스틸이 조합된 구조로 접히는 부분은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했습니다. 착용시 버클의 접히는 부분이 연장되는 구조인데 처음 착용시에는 조금 낯선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편의성을 위한 구조이고 독특한 재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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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mm 시계임에도 손목에 착용시 상대적으로 커 보이지 않는 것은 러그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크기의 파네라이를 착용했을 때와 같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물론 조금 더 작았으면 빈티지스런 느낌을 더 컸을 것만 같습니다.

더불어 이 시계의 최대 매력은 역시 착용감입니다. 너무나 가볍습니다. 도저히 이 크기의 시계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무게감입니다. 손목에 감기는 느낌도 좋습니다. 최상급이라 단언할 수 있을 착용감으로 라도가 새롭게 내놓은 '가벼움'이란 테마에 정확히 어울리는 시계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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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함께 출시한 블랙 세라믹 모델과 비교하면 경도는 하이테크 세라믹이 조금 더 높으며, 무게는 티타늄 모델이 살짝 가볍습니다. 물론 다른 스테인리스 스틸 시계와 비교하면 두 모델 다 대단히 가볍고 대단히 스크래치에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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