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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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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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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조사로서의 몽블랑(Montblanc)은 현 CEO 제롬 랑베르(Jérôme Lambert) 취임 이전과 이후가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5개 정도에 불과했던 컬렉션은 불과 3년여 만에 2배로 늘어났고, 각 컬렉션별 제품의 볼륨 또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성해졌습니다. 

몽블랑의 이러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한 사람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다소 거친 분류가 될지 모르지만, 몽블랑의 컬렉션은 크게 세 줄기로 나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베스트셀러이자 브랜드의 클래식인 트래디션, 스타, 스타 클래식, 타임워커로 이어지는 베이직 엔트리 라인과 

제롬 체제에서 야심차게 런칭한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헤리티지 스피릿, 보헴으로 이어지는 중상위 라인, 

파인 워치메이커로서의 야심과 숨은 기술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는 몽블랑 최상위 라인인 니콜라스 뤼섹과 빌르레 라인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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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좌측부터, 보헴 문 가든,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퍼페추얼 캘린더,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듀얼 타임 바스코 다 가마 리미티드 에디션 순. 



이렇듯 피라미드처럼 체계적으로 구축된 컬렉션에서 '허리'에 해당되는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헤리티지 스피릿, 여성용 보헴 등이 전체 컬렉션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상당합니다. 


실질적으로 여전히 잘 팔리는 베이직 라인은 제품군이 그리 다양하지 않은 반면, 

그 윗 단계의 헤리티지 시리즈는 기본 타임온리 모델서부터 퍼페추얼 캘린더 등 컴플리케이션 모델까지 기능적으로나 베리에이션 면에서나 풍성하지요. 


그동안 평론가들은 몽블랑이 지닌 브랜드 파워와 제법 탄탄한 시계 제조 기반을 칭찬하면서도 

엔트리 라인과 최상위 하이 컴플리케이션 라인의 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을 왕왕 하곤 했었는데, 

이러한 우려는 백기사로 등장한 제롬 랑베르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거의 완전히 종식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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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8 크로노그래프 타키미터(사진 좌측 모델)와 1858 스몰 세컨드 리미티드 에디션(사진 우측 모델)



이번 리뷰를 통해서는 가장 최근에 런칭한 1858 컬렉션의 대표 모델 중 하나인 1858 매뉴얼 스몰 세컨드(1858 Manual Small Second)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 1858 컬렉션 런칭 관련 TF 뉴스 참조: https://www.timeforum.co.kr/13494791  


컬렉션명이 된 숫자 '1858'은 몽블랑이 인수한 빌르레의 무브먼트 스페셜리스트 미네르바(Minerva)의 창립 연도를 가리키는데요. 

올해로 무려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네르바의 유구한 전통과 파인 워치메이커로서의 정신을 몽블랑이 온전히 흡수해 새롭게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1858 라인에는 100피스 한정의 레드 골드 케이스로 제작한 수동 크로노그래프(위 첨부 사진 참조)와 

스틸 케이스로만 제작된 3가지 베리에이션의 매뉴얼 스몰 세컨드 모델들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타임포럼은 레귤러 모델인 1858 매뉴얼 스몰 세컨드 메쉬 브레이슬릿 버전(Ref. 112639)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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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 매뉴얼 스몰 세컨드는 직경 44mm 스틸 케이스로 제작되었습니다. 

케이스는 양쪽 러그를 포함한 전면부와 케이스백은 유광으로 폴리시드 마감했으며, 측면부만 브러시드 가공했습니다. 


전체적인 케이스 마감 상태는 우수합니다. 케이스 측면 모서리 부분과 날렵하게 휘어진 러그 끝부분은 다소 거친 면도 없질 않았지만 날카로운 수준은 아닙니다. 


케이스 형태도 단순해서 딱히 언급할 만한 내용은 없습니다만 의외로 인상적인 부분은 크라운입니다. 

크라운은 매일 태엽을 감아줘야 하는 수동 시계의 특성상 다소 크게 제작되었으며, 플루티드 디테일을 추가해 그립감도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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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중앙에는 몽블랑의 심볼인 스타 로고가 각인되었으며, 폴리싱 마감해 은근한 포인트가 됩니다.  


전면 글라스 소재는 스크래치와 내구성이 강한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위로 제법 불룩 솟은 더블 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정면에서 봤을 때는 언뜻 박스 형태에 가깝지만 모서리가 둥근 편이기 때문에 얇은 베젤부와도 자연스럽게 경계를 이루고 있지요.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양면 반사 방지 코팅 처리를 해서 어느 각도에서든지 최상의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가독성 혹은 시인성 얘기가 나온 김에 다이얼 인덱스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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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아라빅 뉴머럴에는 두툼하게 비방사성 야공 물질인 수퍼 루미노바를 올렸습니다. 


매트한 블랙 다이얼 바탕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화이트톤의 수퍼 루미노바 도료(BGW9 계열)를 사용했으며, 

일명 '커씨드럴 핸즈(Cathedral hands)'로 불리는 20세기 초창기 군용 파일럿 시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핸즈 중앙에도 

수퍼 루미노바를 두껍게 채워 야간에도 충분한 가독성을 보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단, 밝기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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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의 다이얼은 분명 특유의 빈티지스러운 인상을 풍기고 있습니다. 

특히 동일한 라인의 858개 한정으로 선보인 모델(Ref. 113860)의 경우 화이트가 아닌 베이지에 가까운 올드 라듐톤의 야광 도료를 사용해 더욱 예스러운 느낌이 강조됩니다.


다이얼은 물론 44mm의 큼지막한 케이스 직경과 6시 방향에 위치한 스몰 세컨드 형태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느낌이 

20세기 초 유행한 헌터 타입 회중시계 무브먼트를 탑재한 초기 손목시계(특히 군용 시계, 파일럿 시계)를 연상시킵니다. 


다분히 이를 의식하고 제작한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로 다이얼 디자인은 옛 미네르바의 회중시계 혹은 손목시계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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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을 유심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브랜드 로고도 브랜드 초창기 로고를 사용했습니다. 

몽블랑 산봉우리를 형상화한 디테일이 브랜드명 중간에 포함된 형태지요. 


옛 로고를 부활시킨 점은 분명 컬렉션이 내포하는 의미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스위스 주라 산맥 자락에 위치한 작은 시계 마을 빌르레가 낳은 최고의 시계공방 중 하나인 미네르바의 전통을 

몽블랑의 헤리티지와 자연스럽게 융합시키고자 어찌보면 사소한 부분에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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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살펴볼 부분은 무브먼트입니다. 


우리 회원님들 중에는 무브먼트 브릿지 형태만 보고도 베이스를 짐작하신 분들이 많으실줄 아는데요. 

네 맞습니다. 여러분들이 떠올리는 바로 그 ETA/유니타스 6498 수동 칼리버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회중시계용 칼리버에서 파생한 직경 16½ 리뉴(36,6mm)의 커다란 크기와 우수한 내구성을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수동 범용 명기 중 하나입니다만,  

비교적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성을 중시하는 매니아층으로부터는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무브먼트이기도 합니다. 


다른 예지만,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울트라 슬림 라인에 작은 직경의 ETA/푸조 7001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었을 때, 

44mm 직경을 소화할 만한 수동 베이스 무브먼트를 선택하는 데 있어 다른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을 줄 압니다. 


혹자는 옛 미네르바의 타임온리 수동 회중시계용 칼리버 수정해 사용하지 않고 왜 쉬운 길을 선택했느냐며 혹평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직 몽블랑은 미네르바의 유산 중 일부 크로노그래프 칼리버(일례로 17.29)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옛 칼리버와 도면을 그대로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빈티지 칼리버를 새롭게 부활시키는 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업이며, 또한 회사 차원에서는 제조 환경 및 생산 효율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로 몽블랑이 유니타스 수동 베이스를 사용한 것을 두고 덮어놓고 타박부터 할 게 아니라 여러 종합적인 제조 현실을 어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미네르바의 옛 수동 칼리버를 재현한 결실이 탑재되었다면, 가격대도 지금보다는 훨씬 뛰었겠지요. 

무브먼트에 관해선 솔직히 저 역시 아쉬움을 느낍니다만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몽블랑의 결정에 수긍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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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하단 플레이트를 보면 ETA 로고와 6498-1 각인도 선명합니다.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기존 베이스에서 큰 수정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브랜드명과 칼리버명(ETA 6498의 몽블랑 버전인 MB 2303) 각인의 블랙 페인티드 처리 정도만 차이를 보입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기 파네라이의 수동 베이스(6497)의 상태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만, 

기계식 시계를 즐기는 인구층 증가와 더불어 인터넷의 발달로 이들의 무브먼트에 관한 지식(?!) 수준이 크게 높아진 현실에 비추었을 때,

예전만큼 너그러운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지 무브먼트의 수정 및 피니싱 정도 때문만은 아닙니다. 


몽블랑이라는 브랜드에 갖는 사람들의 기대치와 나날이 시계 제조사로서 선전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를 고려할 때 다소 의아한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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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스트랩 버전도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다만, 밀라네즈 메쉬 브레이슬릿도 시계와 제법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메쉬 브레이슬릿 자체가 특유의 클래식한 느낌을 갖고 있어서 시계의 보수적인 이미지와도 좋은 상성을 이룹니다. 

브레이슬릿 부분은 전체 폴리시드 마감했으며 푸쉬 버튼으로 열고 접히는 버클부 끝부분만 브러시드 처리했습니다. 

버클부의 링크로 손목 사이즈에 맞게 조정할 수 있으며, 아쉽게도 스크류 타입이 아닌 핀으로 연결돼 끝이 일직선으로 뾰족한 공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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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도 보시겠습니다. 


44mm 직경에 비해 실제 손목에 올렸을 때는 그리 과하게 크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특유의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이미지가 시계의 매력을 가중시키며 비슷한 사이즈의 여느 시계들에 비해 친근하게 여겨집니다. 

다소 두툼하게 제작된 메쉬 브레이슬릿도 실제 착용시 손목에 감기는 느낌이 좋았으며 버클부의 견고한 마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몽블랑이 새롭게 런칭한 1858 컬렉션은 전통의 매뉴팩처 미네르바에 바치는 몽블랑식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진 않지만 향후 여러 후속 모델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 출시된 1858 매뉴얼 스몰 세컨드는 컬렉션의 포문을 여는 기본 모델이자 몽블랑의 색다른 시도를 보여주는 결실입니다. 


앞서 열거한 몇 가지 눈에 띄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1858 매뉴얼 스몰 세컨드가 이제 국내 시계애호가들의 평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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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협조: 

몽블랑 코리아 


촬영 협조: 

포토그래퍼 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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