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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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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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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260주년을 맞이했던 작년과 그 전을 경계로 히스토리크 모델의 등장이 좀 뜸했습니다. 아마 260주년을 위한 새로운 모델의 준비로 총력을 기울인 여파가 아닌가 싶은데요. 260주년을 마무리했던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새로운 히스토리크 모델을 발표하며 원래의 궤도로 돌아오려는 듯 합니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260주년의 Part 1이었던 하모니 크로노그래프와 함께 진행되었던 모델입니다. SIHH 2015에서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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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드 바슈 1955의 오리지날 모델

가장 최신의 히스토리크 모델인 히스토리크 콘 드 바슈 1955는 1955년 발표했던 크로노그래프를 되살린 시계입니다. 수동 크로노그래프가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던 시기인데요. 외관에서는 특징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름의 콘 드 바슈는 소의 뿔을 의미합니다. 독특한 러그 모양에서 기인한 이름으로 매우 곡선의 라인을 드러냅니다. 콘 드 바슈는 티어 드랍(Tear Drop)으로도 부르며 눈물이 떨어지는 순간을 형상화하며 붙은 이름인데요. 리뷰의 히스토리크 콘 드 바슈 1955처럼 뾰족한 부분이 바깥을 향하는 것과, 그와 반대로 뾰족한 부분이 케이스를 향하고 있는 형태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전자를 콘 드 바슈, 후자를 티어 드랍으로 보는 게 타당할지도 모르나 엄격한 구분없이 이런 형태를 통칭하지 않나 싶습니다. 좀 더 일반적인 표현이라면 티어 드랍이라고 부르는 쪽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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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 모델을 보면 케이스 가공 기술 혹은 세월의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러그 라인도 히스토리크 콘 드 바슈(Cornes de Vache) 1955와 비교하면 좀 더 볼륨감이 느껴지죠. 대체로 바쉐론 콘스탄틴의 외관은 여성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오리지날 모델에서도 이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히스토리크 콘 드 바슈 1955는 상대적으로 남성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러그의 볼륨감은 시계를 정면으로 대했을 때에는 아주 큰 차이가 없으나, 측면에서 보면 평면에 가까운 형태이며, 더불어 증가한 러그의 두께가 남성적인 인상을 좌우하는 듯 하군요. 베젤의 폭이 약간 더 늘어난 점도 남성적인 느낌에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나, 대체로 오리지날에 충실한 만듦새입니다. 5.57mm의 칼리버 1142는 케이스 두께를 10.9mm로 만들어냅니다. 크게 얇다고도 크게 두껍다고도 할 수 없는 수치로, 38.5mm의 케이스 지름을 고려한다면 살짝 볼륨감이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케이스 표면 가공은 유광 가공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으며, 플래티넘의 특성상 화이트 골드처럼 화려한 광택이 드러나지 않지만 은은한 광택이 도는군요. 무게는 역시나 소재 특성에 걸맞게 묵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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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투 카운터의 크로노그래프 배치에 외곽으로 타키미터 눈금을 배치했습니다. 타키미터 안쪽으로는 1/5초 단위의 세밀한 눈금이 들어가 있습니다. 다시 그 안쪽으로는 바, 로만 인덱스를 사용한 인덱스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히스토리크 콘 드 바슈 1955는 플래티넘 케이스로 엑설런스 플래틴에 통용되던 화법을 거의 그대로 적용합니다. 플래티넘 케이스에 실버톤 다이얼, 블루 인덱스와 블루 스트랩 같은 요소들이 그 증거(?)죠. 이것은 다른 모델과 구분되는 캐릭터이며 보다 고가의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증표가 되지만, 시계 구성 중 색상에서 단조로움이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색상 사용에서 제한이 따르기 때문으로 히스토리크 콘 드 바슈 1955는 미묘한 톤(표면 처리)의 차이를 이용해 이를 방지합니다. 1/5초 눈금과 그 안쪽 부분을 톤을 이용해 구획을 짓습니다. 즉 바깥쪽이 좀 더 어두우며 안쪽이 밝은 구성이죠. 또 한가지는 카운터를 더 낮게 배치하고, 입체적인 인덱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평면적인 다이얼에 좀더 뚜렷한 음영을 꾀합니다. 오리지날과 차이점이라면 바늘을 역할에 따라 색상으로 구분했다는 점입니다. 골드 소재의 바늘은 시간표시는 실버, 크로노그래프는 블루입니다. 시, 분침과 9시 방향의 영구초침은 실버, 크로노그래프 바늘과 3시 방향의 30분 카운터 바늘은 블루를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런 색상 구분법이 일반적이며 확실한 시인성을 가지게 됩니다. 오리지날은 바늘의 형태를 달리해 구분했는데, 바늘의 위치를 숙지하기 전에는 이런 방식은 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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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한 무브먼트는 칼리버 1142로 하모니 크로노그래프 스몰에 최초 탑재했었습니다. 칼리버 1142는 이전까지 주력으로 탑재하던 칼리버 1141을 수정한 무브먼트입니다. 외관상으로도 큰 변화가 있는데 우선 밸런스 콕의 변화가 있습니다. 하모니 크로노그래프 스몰 같은 특별한 에디션에서는 랑에 운트 죄네처럼 밸런스 콕에 인그레이빙이 들어가며 상당히 화려해진 측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밸런스 콕 변화는 단순한 디자인의 변경이 아니라 레귤레이터 방식의 변화도 가져왔습니다. 이전 칼리버 1141은 베이스 무브먼트인 르마니아 칼리버 2310에 따라 스완넥 레귤레이터(스완넥 레귤레이터 기본 사양은 칼리버 2320)를 사용했지만, 칼리버 1142는 네 개의 스크류를 사용하는 프리스프렁 방식으로 변경되며 표면이 평평해집니다. 덕분에 인그레이빙이 들어갈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하게 되었고, 히스토리크 콘 드 바슈 1955에서는 제네바 홀 마크가 새겨집니다. 동시에 밸런스의 진동수도 18,000vph에서 21,600vph로 증가했으며 파워리저브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48시간으로 고정입니다. 밸런스 콕 디자인의 변경과 더불어 컬럼 휠의 디자인에서도 말테 크로스를 위에 올리는 방식으로 달라졌습니다. 그 외에 브릿지 디자인의 일부 변경이 있으나 전반적인 뼈대(레버)는 달라지지 않은 듯 합니다. 칼리버 1142는 제네바 홀 마크 인증을 받았으며, 대단히 단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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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조작은 포지션 0과 1입니다. 크로노그래프를 제외하면 타임 온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크라운을 당기지 않은 포지션 0에서 수동 와인딩이며 와인딩은 칼리버 1141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항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매끄럽게 와인딩됩니다. 풀 와인딩에 가까워지더라도 크라운에서 전해지는 반발력의 변화는 크지 않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 시간 조정이며 포지션 0과 1 사이의 크라운 위치 변화는 다소 큽니다. 마치 날짜 기능을 강제로 생략해 포지션 2를 포지션 1로 바꾼 무브먼트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시간 조정은 거북함이 없으며 원하는 대로 바늘의 위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위한 푸시 버튼의 감각은 매우 경쾌합니다. 아주 가볍게 눌러집니다. 아주 살짝만 눌러도 기민하게 크로노그래프를 작동시킵니다. 스타트와 스톱 시 누르는 압력 변화, 스트로크의 변화는 거의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스타트/스톱 버튼은 최상급의 조작감입니다. 다만 리셋 버튼은 스타트/스톱 버튼에 비해 스토로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마치 누르는 도중에 리셋이 완료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예상보다 스토로크가 짧은 탓에 익숙하지 않다면 조금 황당(?)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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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엑셀런스 플래틴과 마찬가지의 네이비 색상의 악어가죽입니다. 엑설런스 플래틴은 플래티넘이 함유(?)된 스티칭을 하곤 했는데, 리뷰 모델의 스트랩은 까르네인 관계로 정식 스트랩과 달라서 정확하게 어떤 스펙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색상만으로 봤을 땐 전체적으로 조화가 잘 되고 있으며, 버클은 일반적인 탱 버클이나 말테 크로스를 이용해 언제나 인상적인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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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드 바슈 1955 같은 히스토리크 모델의 의의는 261주년을 맞이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소개하는 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7개의 모델이 히스토리크 라인에 모여있고, 모델 명의 뒤에는 그 모델이 만들어졌던 시기를 명시하고 있는데요. 네 자리의 숫자를 따라가보면 바쉐론 콘스탄틴은 물론 그 무렵에 유행했던 디자인이나 특징을 따라갈 수 있어 제법 재미가 있습니다. 업계 전반으로 본다면 복각 모델을 만드는 일반적인 방식이기도 한데요. 바쉐론 콘스탄틴 역시 이러한 복각 형식을 따르는 편입니다. 무브먼트까지 완전히 오리지날로 구성한 비율은 많지 않으니까요. 바람이 있다면 히스토리크에서도 콘 드 바슈 1955과 같은 개성이 뚜렷한 모델이 꾸준하게 나와주었으면(크로노미터 로얄 1907 같은 경우는 역사를 전달하는 역할 정도로 모델 자체만 본다면 평범합니다) 합니다.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 때문에 멋진 시계들의 존재조차 모르고 생을 마감한다면 무척이나 억울하기에, 히스토리크를 통해 놓쳐버린 기회를 만회하고 싶으니까요.  

사진 촬영 : 김두엽
손목 모델 : Tic T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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