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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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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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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공식 발표한 컨스텔레이션 글로브마스터는 컨스텔레이션 라인의 파생형입니다. 원래 글로브마스터라는 이름은 1950년대에 미국시장용으로 전개했던 컨스텔레이션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죠. 이번에 글로브마스터를 내놓으며 이를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인데, 사실 기존 컨스텔레이션 글로브마스터라는 이름으로 기존 컨스텔레이션과 구분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그도 그러할 것이 글로브마스터는 ‘마스터 크로노미터’라는 인증규격을 들고나왔고 이를 처음으로 적용한 모델이니까요. 마스터 크로노미터는 총 여덟 개의 조항으로 구성되며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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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크로노미터의 방수 테스트


1. 방수 테스트(모델에 따라 기준이 상이하며 수중에서 테스트)
2. 15,000 가우스 이상의 자성에 견디는 무브먼트
3. 6포지션 오차 테스트
4. 파워리저브가 100%에서 66%(2/3)일 때 오차 테스트
5. 15,000 가우스 이상의 자성에서 시계 기능 작동 테스트
6. 15,000 가우스 이상의 자성에서 시계 평균오차 테스트
7. 일상착용조건(6포지션, 2온도차)을 상정해 반복하며 평균오차 테스트
8. 일상착용을 통한 파워리저브와 감기효율 테스트 (수동이 아닌 로터회전에 따른 와인딩이 조건)

바젤월드 2015 오메가 리포트를 할 때에도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만, 15,000가우스라는 내자성과 관련된 항목이 많습니다. 기계식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 충격, 자성에서 물은 다이버 워치의 등장으로 정복(?)되다시피 했고, 그 중 남은 것이 충격과 자성이죠. 충격은 사용자가 신경을 쓴다면 비교적 방지할 수 있는 데에 반해, 요즘처럼 스마트 폰과 같은 전자기기에 둘러싸인 환경에서는 자성이 사용자의 조심과 관계없이 복병이 되곤 합니다. 그 때문에 자성에 대한 항목이 많지 않았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소 자성에 치우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15,000가우스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강력한 자성이라고 할 수 있는 MRI를 견디고도 남는 수준입니다. 비공식 채널에 따르면 롤렉스의 밀가우스는 MRI를 견디지 못하고 멈췄다고 하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밀가우스의 공식 내자성능은 MRI를 견딜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니까요. 기계식으로서는 넘칠 정도의 내자성을 지니는 시계가 글로브마스터인데 그 비결은 실리시움(실리콘)에 있습니다. 헤어스프링, 이스케이프먼트의 구성 부품 등 자성에 취약한 부분이 실리시움과 내자소재인 니바가우스(Nivagauss™)로 교체되었고, 오메가뿐 아니라 상위 브랜드인 브레게, 해리 윈스턴, 블랑팡의 무브먼트에도 일부 적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C.O.S.C가 더해지며 마스터 크로노미터가 완성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마스터 크로노미터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보려면 강력한 자성에 가까이 해봐야 하는데요. 까르네로 리뷰를 진행한 관계로 차마 시도하지는 못했습니다. 담에 제가 돈을 많이 벌면 한번 시도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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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텔레이션의 또 다른 상징이기도 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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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을 보면 먼저 플루티드(Fluted) 베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 다음은 푸른색의 파이팬(Pie Pan) 다이얼인데요. 요즘의 컨스텔레이션에서 파이팬 다이얼을 컨스텔레이션 오메가 코액시얼 38mm 세드나 골드로 만날 수 있습니다만 과거에 비하면 드문 편이긴 하죠. 파이팬은 파이 굽는 틀을 의미하는데, 다이얼을 보면 시간 인덱스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아래로 접혀있는 모양입니다. 이것이 12개의 시간 인덱스 마다 이어지며 12각형을 이루는데 그 모습이 마치 파이팬 같다 해서 파이팬 다이얼로 불리며, 선레이 가공과 어우러져 빛에 따른 음영을 쉽게 드러내며 보는 재미를 줍니다. 시기각각 변하는 표정이 매력적이죠. 또 하나의 특징인 플루티드 베젤은 세로로 홈을 낸 베젤입니다. 리뷰처럼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하드 메탈(텅스텐 카바이드)소재의 베젤을 지닙니다. 요즘은 몇몇 브랜드가 아니면 보기 어려운 디테일이지만 1960년대의 컨스텔레이션에 사용된 바 있습니다. 오메가가 글로브마스터라는 이름을 쓴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기존의 컨스텔레이션과 구분이 필요했고 이러한 디테일을 제외한 시계의 디자인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러그의 뚜렷한 구분 없이 스트랩으로 이어지는 케이스를 지닌 컨스텔레이션과 러그를 가진 컨스텔레이션 글로브마스터로 말이죠. 조금 재미있는 부분은 러그 사이. 보통 브레이슬릿과 연결하게 되면 브레이슬릿의 엔드 피스가 위치하는 부분입니다. 마치 엔드 피스 일부를 잘라낸 듯한 디테일인데 빈티지 한 연출을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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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솓아 오른 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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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라인은 빈티지스러움이 물씬 베어납니다.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정감이 가는 형태인데요. 무광의 헤어라인 피니시를 기본으로 하며 유광 폴리싱 가공을 포인트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나, 케이스 백을 바라보았을 때 케이스에서 러그로 이어지는 유광 라인은 독특하면서 매력적입니다. 투박한 라인 탓에 케이스 피니시가 거칠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헤어라인 피니시는 지금까지 접해 본 오메가의 여러 모델 중 가장 섬세하다고 할 정도로 매끈합니다. 둥글게 디자인된 러그 라인을 포함해서 손과 손목에 접촉하는 부분은 전부 매끄럽게 처리되었습니다. 시각에서는 고급스러움과 빈티지스러움 사이에서 후자를 택했지만, 촉각에서는 전자를 택했다고 표현하는 게 알맞을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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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8901

무브먼트는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적용한 칼리버 8900입니다. 이전의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 버전으로 전개됩니다. 일반 버전은 칼리버 8900, 골드 로터로 보다 화려해진 럭셔리 버전은 칼리버 8901이 되죠. 일단 외관상으로는 칼리버 8500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표면은 칼리버 8500을 도입한 이후, 오메가 독자적인 아라베스크(Arabesque) 패턴으로 가공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변형 꼬뜨 드 제네브 패턴으로 비행기 엔진의 팬이 돌고 있는 느낌을 주죠. 로터에도 같은 패턴이 새겨져 있어 로터가 회전하기 시작하면 생동감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점이 특징입니다. 칼리버 8901이라면 화려함은 더욱 강해지고요. 장식 효과를 지닌 스크류는 블랙 코팅처리를 했고, 밸런스 역시 보통의 금빛을 발산하지 않습니다. 커다랗고 투명한 루비가 눈에 띄기도 하는군요. 글로브마스터에서 무브먼트는 전부 보이지 않습니다. 시스루 백 가운데에 컨스텔레이션의 상징인 천문대 배지가 박혀 있어서죠. 무브먼트를 가리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빈티지에 충실한 디테일로 솔리드 백이 기본이었던 시절 컨스텔레이션의 케이스 백을 현대적으로 재현합니다. 네 개의 스크류로 고정한 케이스 백이 상당히 눈에 띕니다. 케이스에서 가장 예쁜 부분을 찾으라면 의외로 케이스 백이 될지도 모를 정도인데요.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입체적인 디테일을 드러냅니다. 

크라운 포지션은 0, 1, 2. 스크류 다운 방식이 아니므로 크라운을 당기지 않은 포지션 0에서 와인딩을 합니다. 손끝에 전해지는 느낌은 크라운의 요철이 약간 부담스러울 만큼 단단한 텐션입니다. 그렇다고 크라운을 돌리다가 손을 놓으면 크라운이 살짝 되돌아갈 정도로 강한 텐션은 아니나, 수동이라면 약간 부담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크라운을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는 시침의 단독 조정입니다. 이것을 계속 돌려 날짜를 바꾸게 되며, 시침을 뒤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뒤로 돌릴 때 날짜 변경은 24시에 즉각적으로 변하는 게 아닌 19시나 20시 경에 이뤄지게 되므로, 출장이나 해외 여행시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 칸 더 당긴 포지션 2에서는 일반적인 시간 조정이며 바늘의 움직임은 와인딩처럼 무거운 편입니다. 크라운을 돌리는 횟수에 비해 바늘이 이동하는 거리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시간 조정 시, 소요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정도 돌렸으니 맞춰졌겠지라고 생각하면 아직 더 돌려야 하는 그런 감각입니다. 조작시의 느낌 자체는 무거워서 정교한 이동이 가능하므로 나쁘지 않으나 무거움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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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델은 가죽 스트랩이 기본이며 디(플로이언트)버클과 매치합니다. 디버클은 양쪽의 버튼을 눌러 펼치는 방식으로 탈착이 용이합니다. 버클이 구부러진 각도도 나름 인체공학적이라 손목을 크게 압박하지 않는데요. 피니시 측면에서 본다면 가공을 너무 많이 해서 샤프한 맛이 떨어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손목과 직접 닿는 부분이라 과한 가공을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시각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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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mm의 드레스 워치로 또 약간은 스포티 한 느낌의 시계로 활용성이 높은 모델입니다. 약간 올드해 보이는 느낌은 모델이 추구하는 바가 빈티지 성향이기 때문에 취향의 문제가 되겠죠. 일상 생활에서 전혀 불편이 없는 내자성능 최고의 강점이며 방수 성능도 100m로 녹록치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데일리 워치로서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는 모델이라고 평할 수 있습니다. 오메가의 입장에서 보면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15,000가우스로 시작해 2014년의 마스터 코액시얼을 거친 뒤, 이번 칼리버 8900의 마스터 크로노미터로 확실한 자체 규격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는 고급 메이커가 되기 위한 요건이라면 요건인데요. 피라미드 구조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는 스와치 그룹에서 오메가가 럭셔리&프리스티지의 막내로 스스로 고급 메이커임을 밝히고 있는 만큼, 여러 면(인 하우스 무브먼트를 포함한 매뉴팩처링)에서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셈이기도 합니다. 글로브마스터로 인해 씨마스터, 스피드마스터의 양 대 축에 한층 강화된 드 빌에 밀려 약간 소외되는 게 아니었나 싶었던 컨스텔레이션에서 보기 좋은 반전 카드가 나왔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시계 하나에 담겨있는 게 많네요. 


촬영 : 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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