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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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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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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씨 호크

1940년대 북미시장을 타겟으로 지라드 페리고는 씨 호크라는 이름의 방수시계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이 모델은 아직 본거지인 스위스시장에서는 발표되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모델을 달리하는 전략이 많았습니다. 이 방수시계는 꽤 시간이 지난 1950년대 후반 스위스에 데뷔하게 되지만, 큰 특징이랄까 싶은 구석이 없습니다. 씨 호크의 이름으로 본격적인 다이버 워치가 등장한 때는 1989년으로 다이버 워치의 기능적 특징을 두루 갖춘 모델이었습니다. 단방향 회전 베젤, 메르세데스 핸드, 12시 방향 삼각형 인덱스 등 다이버 워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롤렉스 서브마리너와도 상당히 흡사하면서 케이스 라인에서는 직선성이 도드라졌습니다. 이 무렵 지라드 페리고의 다이버 워치는 아직 자신의 꼴을 갖추지 못했다고도 하겠는데요. 지금의 씨 호크 디자인은 2002년에 등장했으며 이 때 이름을 씨 호크 II로 바꾸면서 큰 변신이 이뤄집니다. 좌우 비대칭 케이스와 4시 방향 크라운을 갖췄고, 이 후 씨 호크 프로 모델을 더하며 1000m 이상의 고심도 잠수가 가능해지면서 깊은 물속에서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고심도의 수압을 견디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두꺼운 케이스가 요구되었으며 이는 씨 호크의 강인한 캐릭터를 그리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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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 크로노

씨 호크 라인은 최근 들어 호크로 이름을 바꾸며 다시 한번 정비 하는데요. 씨 호크 II와 씨 호크 프로를 통합해 다시 원래의 이름인 씨 호크로 돌아왔습니다. 캐릭터는 2002년 발표된 것을 계승했으며,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춘 모델인 호크 크로노가 가세하며 기능확장을 이뤄냈습니다. 씨 호크가 정통 다이버 워치라면 호크 크로노는 이름에서 씨(Sea)가 빠진 만큼 방수기능은 100m로 약화되었으나 좀 더 편안한 착용이 가능한 스포츠 워치를 지향합니다. 리뷰 모델은 씨 호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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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호크 II나 씨 호크 프로가 두텁지만 케이스에서 러그로 향하는 라인이 매끄러웠다면 새로운 씨 호크는 일부러 각을 낸 직선 라인이 뚜렷합니다. 다이얼 구성, 비대칭 케이스, 4시 방향 크라운이 전작과 같음에도 다른 모델처럼 보이는 이유일 겁니다. 베젤은 흔한 단방향 회전을 하는 다이버 베젤이나 전작의 요소를 계승합니다. 다이버 수트와 장갑을 착용하고 쉽게 돌리기 위해 베젤 위쪽으로 낸 굵직한 코인 엣지 요철을 측면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숫자나 눈금을 양각으로 처리했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양각으로 처리하고 있는 부분이 눈에 띕니다. 양각을 한 나머지 부분은 모델에 따라 색상을 넣는 방식을 사용했고 그 덕분에 좀 더 컬러풀 해 질 수 있었다고 하겠군요. 베젤의 아래에는 러버가 두텁게 깔려있습니다. 회전 베젤과 방수는 직접적인 연관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방수성능 향상을 위한 장치는 아닌 듯 하며, 모래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래 등의 이물질이 베젤 안쪽으로 들어가면 베젤 회전에 큰 방해를 낳으니까요. 베젤 회전은 대단히 무겁습니다. 육중한 케이스 이미지를 반영하는 듯 한데요. 힘을 세게 주어 돌려야 서서히 돌아가므로 재빠른 세팅은 어렵지만, 반대로 세팅 지점을 지나치는 일은 드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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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구성은 시, 분, 초, 날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입니다. 전작과 동일 구성이죠. 씨 호크 뿐 아니라 지라드 페리고 시계의 특징적인 구성으로 볼 수 있는데요. 10시와 11시 사이에 위치한 초침, 2시와 3시 사이에는 날짜창, 6시 방향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자리합니다. 44mm 케이스 지름에 비해 무브먼트인 칼리버 GP03300-0074(베이스 GP03300)의 지름인 26.2mm 사이의 갭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잘 살펴보면 다이얼 중심축으로 이들 정보가 모여있는 형태인데요. 하지만 다이버 워치의 넓은 폭의 베젤과 큰 인덱스의 사용으로 그 갭을 매꿔냈습니다. 전작에서 사용했던 바 인덱스 대신 도트 인덱스를 기본으로 하며, 15분 단위와 12시 방향은 가독성을 위해 다른 모양의 인덱스를 배치했습니다. 인덱스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는 입체적인 형태를 띄고 있으며 그 만큼 다이얼의 깊이도 깊습니다. 리뷰 모델은 베이지색 야광을 인덱스에 올려 빈티지스러움을 연출했습니다. 이번 씨 호크의 디자인 변화 중 가장 멋진 부분은 다이얼의 벌집무늬 패턴입니다.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레이어 방식을 사용한 듯하며, 그 때문에 날짜창 역시 제법 깊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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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GP03300

무브먼트는 앞서 언급한 칼리버 GP03300-0074이며 센터 세컨드를 스몰 세컨드로 바꾸고,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더하여 칼리버 GP03300 뒤에도 0074를 더해졌습니다. 기본적인 특성은 GP03300과 다르지 않은 듯하며, 지라드 페리고가 인 하우스에서 생산하는 주력 자동 무브먼트입니다. 종종 외부로도 공급되기도 하죠. 전반적인 성향은 무난함입니다. 48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추고 있으며, 베이스 무브먼트 기준으로 3mm 초반의 두께입니다. 파워리저브가 최근 기준으로는 약간 짧지만 태어난 시점을 고려했을 때 무난한 수준입니다. 지름이나 두께도 태어날 당시의 기준이기도 하죠. 크라운 포지션은 0, 1, 2입니다. 스크류 다운 방식의 크라운을 풀면 포지션 0이며 한 칸씩 당기면 포지션 1, 2로 전환됩니다. 포지션 0에서는 수동 와인딩을 할 수 있고, 크라운을 돌리는 감촉은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편에 속합니다. 날짜 변경과 시간 조정도 별 특이점이 없이 무난한 조작이 이뤄지나, 시간 조정시 크라운에서 약간의 유격이 느껴집니다. 날짜창은 다른 정보에 비해 작은 편입니다. 그에 비해 시, 분침은 가독성을 위해 폭이 넓고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바늘이 날짜창을 완전히 덮어 버리는 때가 하루에 몇 번 씩 오게 되므로, 즉시 날짜를 확인해야 할 때 순간적인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이버 워치의 가독성을 더 중요시 여긴 디자인으로 인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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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7.1mm이며 1000m 방수를 위해 충분한 수치입니다. 광택을 억제한 헤어라인 피니시를 했고, 크라운이 위치한 케이스 4시 방향의 측면은 면과 면이 접하며 멋진 그림을 그려냅니다. 크라운 가드는 기능에 충실하듯 크라운의 높이 만큼 솟아 있어 강한 충격에서 크라운을 온전히 보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두툼한 양감이 멋스러운데요. 직선과 면을 강조하는 러그와 어우러져 씨 호크 디자인에 특성을 불어넣습니다. 케이스 왼쪽 측면에는 헬륨가스 배출밸브가 장비되어 고심도 방수를 가능하게 합니다. 독특한 러그에 맞추기 위해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의 앤드 피스도 독특함을 따라야 합니다. 리뷰 모델은 러버 밴드 위에 베이지색 가죽을 올려 고급스럽습니다. 다이버 워치에 가죽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다지 좋은 매칭은 아니지만, 실제로 다이버 워치를 착용하고 다이빙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겁니다. 실제로 물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베이스가 러버 밴드이므로 가죽 스트랩에 비해서는 좀 더 낫지 싶습니다. 물에 의해 색이 짙어지거나 하는 변색이 있을 수 있지만 변형은 상대적으로 적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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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백은 솔리드 백이며 씨 호크의 상징인 트라이덴트 모양 닻을 상괭이(Porpoise)가 휘감고 있는 모습을  정교하게 새겼습니다. 케이스 피니싱은 무난한데요. 다만 러그 쪽 모서리는 보다 더 매끄럽게 처리했으면 어떠할까 합니다. 조금 날카로운 구석이 있군요. 17.1mm의 두께는 상당한 편입니다. 그렇지만 측면에서 볼 때 베젤, 러버, 케이스, 케이스 백으로 분명하게 구분해 실제로 두께는 그보다 덜하게 느껴집니다. 착용하면 두께가 체감되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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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 라인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는 지라드 페리고의 스포츠 라인입니다. 역대 씨 호크를 정통 계승하는 씨 호크는 수많은 다이버 워치들과 비교에서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운 모양입니다. 시계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처음 느껴졌던 부분이 이러한 점들이며, 다이얼의 입체적인 형태가 매력적입니다. 기계적으로는 무난하며 이것은 태생적으로 다이버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다이버 워치에 있어 장점에 속합니다. 특성적인 부분이 무난할 뿐, 인 하우스 무브먼트이므로 다른 시계에서는 잘 보기 어렵다는 점(외부 공급이 일부 있는 관계로)은 차별성이기도 하죠. 디자인, 무브먼트에서 차별화 된 다이버 워치로 개성적인 시계를 찾고 있다면 고려해 볼 수 있을 만한 모델입니다. 다만 착용성은 고려해 보아야 하는데요. 브레이슬릿까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인 경우 무게가 상당하며 리뷰 모델이라고 해도 무게가 제법 됩니다. 이러한 케이스 지름과 두께를 지닌 시계가 늘 그렇듯 주인의 손목을 가리는 편입니다. 아더왕의 엑스칼리버처럼 바위에서 뽑아낼 수 있다면, 씨 호크는 손목 위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봅니다. 

촬영 : 2nd Round 스튜디오(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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