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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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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브랜드 중 라도(Rado)만큼 유니크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가 있을까요. 세라믹 케이스의 시계라는 컨셉으로 일관된 포지션은 고집스런 장인정신마저 느껴집니다. 세라믹 케이스는 샤넬을 비롯해 많은 시계 브랜드에서 채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사의 전 컬렉션을 모두 세라믹 케이스로 특징지으며 오랜 시간 일관된 길을 걸어 온 것은 라도가 유일합니다.

​1986년 하이테크 세라믹 시계 '인테그랄' 출시를 시작으로 30년 가까운 세라믹 케이스에 관한 독보적인 지위를 지켜온 라도는 최근 2011년 가장 얇은 하이테크 세라믹 시계 '라도 트루 씬라인' 출시에 이어 일체형 모노블럭(monobloc) 구조의 개발, 플라즈마 침탄 공정을 거처 완성한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을 선보이며 세라믹 케이스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세라믹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광택 티타늄 케이스처럼 깊은 색감과 질감을 보여주는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는 보다 유니크함을 찾는 시계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세라믹 케이스에 집중된 연구, 개발 때문이었는지 상대적으로 무브먼트 또는 매커니즘 측면에서 차별점은 없었습니다. 물론 라도가 스와치 그룹의 일환으로 무브먼트에 대한 독자적인 선택권이 없다는 점이나, 그룹 차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산하 브랜드별로 적절히 배분하려는 의도의 결과로 여겨집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려는듯 라도는 ​올해 열린 바젤월드 2015는 통해 새로운 무브먼트를 탑재한 라도 다이아마스터 그란데 세컨드(​Rado DiaMaster Grande Seconde) 시계를 런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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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A로 부터 공급받은 신형 무브먼트 ETA 2899 를 탑재한 그란데 세컨드 시리즈는 바젤월드를 통해 선레이 문양의 블랙, 브라운, 화이트 다이얼 버전을 먼저 선보였고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신제품 런칭 행사를 통해 클루 드 파리(Clou de Paris) 문양의 다이얼 모델을 추가 선보였습니다.

오늘 리뷰는 그 중 클루 드 파리 다이얼에 블루 핸즈의 조합이 아름다운 모델(​Ref. 657.0129.3.412)로 합니다.

​심플한 원형의 모노블럭 케이스가 특징인 다이아마스터 컬렉션에 오프 센터 다이얼을 가진 이 시계는 클래식하면서 전에 볼 수 없었던 유니크함을 가졌습니다. 별도의 서브 다이얼에 큰 초침을 가진 시계로는 같은 스와치 그룹 산하의 자케 드로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상하 배치에 상대적으로 더 큰 초침을 가진 자케 드로는 반대로 너무 작은 시침과 분침으로 가독성에 불만을 가질 만 합니다. 그에 반해 라도의 그란데 세컨드는 충분히 큰 시침, 분침이 가독성을 보장하면서 큰 초침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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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mm의 케이스는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로는 큰 편이지만 그란데 세컨드 매커니즘을 충분히 담아내기에 적절한 크기입니다. 두께는 11.8mm로 라도의 다른 타임온리 시계보다 1mm 정도 더 두껍습니다.

케이스 전체로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 특유의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이 감싸고 있습니다. 티타늄의 진하고 강인해보이는 색감에 세라믹 특유의 따스함이 배여 있습니다. 크라운 역시 케이스와 동일한 소재로 부드럽게 손에 잡히는 그립감을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아래로 감싸는 듯 한 모양의 케이스는 손목 위에 부드럽게 얻혀 좋은 착용감과 밀착감을 보입니다. 여기에 러그로 이어지는 모서리는 스틸 소재가 흉내낼 수 없는 매끄러움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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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은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가 채택되었고 티타늄과 사파이어 크리스탈의 씨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탑재된 무브먼트를 볼 수 있습니다.​ 방수는 100m(10 ba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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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의 모양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무브먼트가 9시 방향으로 치우쳐 탑재되었습니다. ETA 2899는 오프센터 방식의 다이얼을 위한 무브먼트로 이름처럼 ETA 289X 시리즈의 하나입니다.  일부 공개된 스펙만으로 보면 케이스 직경이 더 크지는 않습니다. 기본 2892 무브먼트에 모듈을 추가했거나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289X 시리즈 중 스몰 세컨드에 날짜창을 가진 2895 무브먼트이 변형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28,800 vph에 42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집니다. 라도에서도 ETA에서도 더 이상의 자료를 찾을 수 없어 이정도까지만 소개해드림을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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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의 로고를 형상화한 로터는 코트 드 제네바 에 짙은 블랙 컬러로 무게감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또한 플레이트에 페를라쥬 문양 등으로 피니싱 작업을 했습니다. ETA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브랜드와 비교해서 훌륭한 마감이라고 인정해도 될 듯 합니다.

​다이얼은 케이스백의 비대칭 형태를 그래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얇은 베젤 덕분에 시원스런 개방감이 느껴집니다. 두개의 서브 다이얼을 통해 3시측으로 배치된 시침과분침, 9시측에 배치된 영구 초침이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덱스 또한 애플리케 타입의 바 인덱스와 전통적인 아라빅 인덱스로 대치과 균형을 만듭니다. 이런 형태의 가장 큰 장점은 스몰 다이얼 초침의 클래식한 분위기와 센터 초침의 시원스런 움직임을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단점일 수 밖에 없는 두 서브 다이얼 사이의 공백은 클루 드 파리 문양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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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성 좋은 블루 스틸의 핸즈는 화이트 다이얼과 대비효과를 얻어 깔끔하고 경쾌한 느낌을 선사하고 시계의 위치에 따라 움직이는 닻 모양의 라도 무빙 로고는 라도 시계에서만의 히든 코드입니다. 다만 9시 방향에 배치된 날짜창은 밸런스 상으로는 훌륭하나 실생활에서 셔츠 속에 가려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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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악어가죽 문양의 스트랩으로 그레이 컬러로 표기되어 있는데 실제로 약간 그린 컬러가 가미된 그레이입니다.​ 이런 컬러의 스트랩은 많이 접해보지 않아 신선합니다. 짙은 티타늄 컬러의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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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은 양쪽에 버튼이 있는 단방향 폴딩 버클입니다.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라도 로고가 인그레이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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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는 첫부분에서도 언급했듯 세라믹 케이스의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가격대로 스와치 그룹의 허리에 위치한 브랜드입니다. 이보다 위에 포진한 오메가, 블랑팡, 브레게 등은 자사 무브먼트를 위주로 탑재하기에, 라도는 같은 스와치 그룹에 속한 ETA로부터 공급하는 범용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최상위 브랜드란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요즘같은 무브먼트 마케팅이 치열한 시계 시장에서 세라믹 케이스로만 어필해 왔다는 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다행히 최근 ETA의 신형 무브먼트가 라도에 우선 공급되는 경향이고 그란데 세컨드 모델 역시 같의 의미로 해석됩니다.

탑재된 무브먼트 ETA 2899는 비록 범용 무브먼트 기반의 베리에이션 버전이지만 시계 애호가들의 취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완성도도 뛰어나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그란데 세컨드의 데뷔로 라도의 행보는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끝으로 현재 라도의 모델로 함께하고 있는 탕웨이의 그란데 세컨드 착용샷으로 이번 리뷰를 마무리합니다. 43mm 사이즈가 조금 크다 느껴지지만 여성에게도 충분히 착용 가능한 사이즈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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