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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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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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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션에 조금이라도 조예가 있고 관심이 있는 여성들 사이에서 에르메스(Hermès)라는 이름은 일종의 신앙과도 같습니다. 


유행과 속도에 민감한 패션계에서 에르메스는 여전히 전통 그대로의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이며,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과 장인정신을 담은 제품들은 에르메스가 왜 시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는지를 고스란히 증명합니다. 


가방, 가죽 소품, 스카프, 남녀 기성복이 특히 유명한 브랜드이지만 에르메스는 창립 초창기부터 시계 제작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1912년 창립자의 3대손 에밀 에르메스가 딸 재클린을 위해 특별히 손수 완성한 '포르트 오이뇽(Porte-Oignon)' 시계가 에르메스 워치의 시초가 되었고, 

회중시계에 전용 가죽 케이스로 장식한 휴대용 시계 '에르메토(Ermeto)'나 르쿨트르의 소형 수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가죽 벨트 형태의 시계들도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 지난해 초 발표해 화제를 모은 라 메카니크 뒤 땅 에르메스(La Mécanique Du Temps Hermès) 영상. 


에르메스 시계 제조 역사를 아기자기한 동화풍 삽화들을 연결해 3분여의 영상으로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 관련 TF 뉴스 참조: https://www.timeforum.co.kr/NEWSNINFORMATION/10025349



이후 1950년대 말부터 수석 디자이너로 합류한 앙리 도리니(Henri d'Origny)의 주도적인 역할과 

1978년 스위스 비엘에 설립한 자회사 라 몽트르 에르메스(La Montre Hermès)를 통해, 

1978년 말을 탈 때 발을 딛는 등자에서 영감을 얻은 아쏘(Arceau)를, 

1981년 배의 현창에서 착안한 스포츠 컬렉션 클리퍼(Clipper)를, 

1991년 닻줄 형태를 응용한 사각시계 케이프 코드(Cape cod)를,

1997년 에르메스 이니셜 디자인을 응용한 H 아워(H Hour)를, 

2003년 부드러운 굴곡의 쿠션형 케이스의 드레사지(Dressage)와 같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주요 시계 컬렉션이 탄생했으며 각각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렇듯 시계 제조사로서도 꽤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이들이기에 

에르메스는 뒤늦게 시계 사업에 합류한 여느 패션 주얼리 브랜드들과는 다른 선상에서 놓고 바라봐야만 합니다. 




시간을 일시정지할 수 있는 기능의 성공작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jpg


- 유명 시계제작자 장-마르크 비더레히트가 제작에 참여한 아쏘 르 땅 서스팡듀(영어식으로는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2011년 첫 선을 보였으며, 같은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남성시계 부문을 수상하며 그 성취를 인정 받음. 



강력한 브랜드 파워 덕분에 에르메스 시계는 물론 꾸준히 소비되고 인기를 얻어왔지만,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중반 이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에르메스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시계 분야에 한층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2003년에는 파르미지아니의 무브먼트를 담당하는 플러리에의 보쉐 매뉴팩처와 파트너십을 체결, 

2006년에는 르 누와몽의 고급 케이스 매뉴팩처인 조세프 에하르(Joseph Erard)의 지분을 인수, 

이어 같은해 라쇼드퐁의 하이엔드 다이얼 제작사인 나테베르(Nateber)를 추가 인수했으며, 

본사가 있는 파리가 아닌 스위스 브뤼그에 첫 가죽 스트랩 공방을 열기도 했지요.  


또한 2006년부터 산도즈 재단이 대주주인 보쉐 매뉴팩처의 전체 지분 25%를 확보함으로써,

보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컴플리케이션을 포함한 더욱 다양한 고급 시계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에 이릅니다.  


- 보쉐 매뉴팩처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파르미지아니 매뉴팩처 방문기 1부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관련 링크: https://www.timeforum.co.kr/TimeForumExclusivBaselSIHH/12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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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신제품 슬림 데르메스 남성용 스틸 & 로즈 골드 모델. 



보쉐와의 파트너십이 성공적으로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올해는 에르메스 최초로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한 새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와 시계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보쉐가 에르메스를 위해 특별 제작한 첫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풀 로터)가 브랜드 이니셜에 창립일을 덧붙여 H1837로 명명하고, 

같은 시기 출시된 H1912는 에르메스 최초의 시계인 포르트-오이뇽이 탄생한 해를 기려 H1912로 각각 브랜드의 상징적인 연도를 병기해 완성했다면, 

새로 선보인 마이크로 로터 자동 칼리버 H1950은 파트너사인 파르미지아니의 설립자 미셸 파르미지아니(Michel Parmigiani)의 출생연도에서 따왔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파르미지아니의 대표 컬렉션인 톤다(Tonda) 1950 역시 설립자의 출생연도를 따서 그에 헌정하는 오마주의 성격을 담았는데요. 

콧대 높기로 유명한 에르메스가 미셸 파르미지아니의 출생연도를 칼리버명에 사용하기로 한 배경에는 두 회사간의 공고한 파트너십과는 별개로, 

새로 선보인 컬렉션에 사용된 H1950 칼리버가 사실상 파르미지아니 톤다 1950에 사용되는 그것과 같은 베이스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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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르미지아니의 PF701 칼리버(사진 좌측)와 에르메스의 H1950 칼리버(사진 우측). 



위 비교 사진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파르미지아니의 톤다 1950 기본 타임온리 모델에 사용되는 PF701 칼리버와 

에르메스의 H1950 칼리버는 브릿지 형태 및 가공의 차이 외에는 구조적으로는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칼리버 동일하게 직경 30mm(13 ¼ 리뉴)에 두께 2.6mm, 3헤르츠(시간당 21,600회) 진동, 주얼수 29개, 총 145개 부품, 42시간 파워리저브 성능을 갖습니다. 


파르미지아니의 그것이 유려하게 굴곡이 있는 브릿지를 사용했다면, 에르메스는 확연하게 직선적으로 절삭된 브릿지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모서리 역시 파르미지아니는 얕게 사면 처리(앵글라주 가공)를 했다면, 에르메스는 폴리싱 정도로만 마무리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입니다. 

브릿지 상단도 파르미지아니는 일반적인 코트 드 제네브(제네바 스트라이프) 가공을 했다면, 에르메스는 에르메스 H 로고 모티프를 레이저 각인으로 채웠습니다. 


같은 사양의 무브먼트를 다르게 보이게 하기 위해 또한 각 브랜드별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나름대로 제법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요. 

충분히 검증된 성능과 2.6mm의 얇은 두께가 돋보이는 고급 칼리버를 에르메스의 스틸 모델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브랜드 입장에선 충분히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마이크로 로터를 장착한 심플 워치용(시, 분, 스몰 세컨드 형태의) 자동 칼리버를 이왕 보신 김에 타 브랜드의 그것도 몇 개 더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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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파드의 L.U.C 96.12-L 칼리버(사진 좌측)와 피아제의 1208P 칼리버(사진 우측). 


쇼파드는 직경 27.4mm에 두께 3.3mm, 4헤르츠 진동, 트윈 배럴 설계로 65시간의 파워리저브 성능을 자랑하며, 

피아제는 직경 29.9mm에 두께 2.3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자동 칼리버와 시계로 이미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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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네라이의 신형 칼리버 P. 4000(사진 좌측)와 로저드뷔의 RD620 칼리버(사진 우측). 


파네라이 역대 첫 마이크로 로터 장착 칼리버로 직경 31mm에 두께 3.95mm, 4헤르츠 진동, 더블 배럴 설계로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자랑합니다. 

로저드뷔의 RD620 칼리버도 파네라이와 같은 직경에 두께는 4.5mm로 다소 두꺼우며, 4헤르츠 진동, 52시간 파워리저브와 제네바실을 받았습니다. 



주요 브랜드의 마이크로 로터를 장착한 비교적 신형 칼리버들을 함께 보셨습니다. 


풀 로터 형태보다 단 몇 미리라도 두께를 줄이기 위해 마이크로 로터를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 브랜드별 개성과 기술적인 선호도, 컬렉션 성격에 따라서 해당 칼리버의 레이아웃 및 스펙도 사뭇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그 종류가 극미했던 마이크로 로터 자동 칼리버가 어느새 고급 시계 업계의 주요 트렌드처럼 자리매김했음을 실감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리뷰의 주인공인 에르메스의 슬림 데르메스(Slim d’Hermès) 남성용(GM) 스틸 모델(Ref. CA2.810.220/MNO)을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슬림 데르메스 남성용 39.5mm 모델은 오는 9월경 국내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성용 32mm, 25mm 쿼츠 제품군은 앞서 7월에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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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에서부터 얇다는 뜻의 '슬림(Slim)'을 강조한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은 보시다시피 한눈에 봐도 얆고 섬세한 외관을 갖고 있습니다. 


시계의 인상을 결정짓는 다이얼부터 보시면, 여느 시계들과는 다른 폰트, 즉 타이포그래피(Typography)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라빅 인덱스 형태가 뭐 그리 대수겠냐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같은 케이스 형태라도 타이포그래피의 차이로 시계 전체 인상은 확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이미 아쏘 라인을 통해서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물흐르는 듯한 독특한 타이포그래피로 주목을 받은 선례가 있지요?! 


시계는 제한된 사이즈와 형태 안에서 디자인적인 특별함을 보여줘야만 하기 때문에 여느 상품 디자인보다 제한이 많은 편입니다. 

또한 에르메스처럼 과하지 않은 절제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브랜드 철학처럼 삼고 있는 브랜드들은 디자인 변화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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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림 데르메스 타이포그래피 도안 중에서... 



슬림 데르메스만의 매력, 그 팔할을 결정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독특한 타이포그라피는

라 몽트르 에르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델로탈(Philippe Delhotal)이 최초 디자인하고,

그래픽 디자이너 필립 아펠로아(Philippe Apeloig)가 에르메스만의 독창적인 아워 마커 형태로 완성했습니다. 


참고로 필립 아펠로아는 에르메스가 주최 주관하는 국제 승마 대회 '소 에르메스(Saut Hermès)'의 2013년 포스터를 제작한 바 있으며,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실버웨어 브랜드 퓌포카(Puiforcat)와도 협업을 했을 만큼 프랑스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디저이너입니다. 


 

직선적이면서도 중간에 분절된 '슬림 데르메스'표 타이포그래피는 타임온리 시계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레이아웃과 어우러져 더욱 깔끔하고 모던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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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게 펄감이 도는 오펄린 실버-화이트 다이얼 바탕에 블랙 컬러로 아워 마커와 1분 단위의 눈금을 프린트하고 그 경계에 단차를 줘서 입체적인 인상을 더합니다.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다이얼 바탕 역시 단차가 있으며, 바탕에는 동심원 형태의 기요셰 패턴이 새겨졌습니다. 

핸즈는 로듐 도금 폴리시드 마감한 스틸 소재를 사용했으며, 로즈 골드 버전은 케이스와 동일한 컬러로 도금(4N) 처리한 핸즈를 사용해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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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함의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케이스 프로파일도 보시지요. 


직경 39.5mm의 전체 폴리시드 가공한 스틸 케이스의 두께는 정확하게 고시된 정보는 없습니다만, 약 7mm 정도입니다. 

무브먼트 두께 자체가 2.6mm에 불과하니 이 정도의 얇은 두께가 가능합니다. 


케이스는 특별한 흠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미려하게 잘 가공되었으며, 

다이얼면과 케이스백 모두 단면 반사 방지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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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스크류로 고정된 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 모습은 이렇습니다. 

브릿지 전체 및 로터에까지 H 이니셜을 반복적으로 새겨 특유의 그래피티적인 인상을 강조합니다. 


시계 전면에서 드러나는 깔끔함과는 대조적으로 화려하면서도 인더스트리얼적인 느낌의 무브먼트는 

슬림 데르메스만의 개성이자 사용자만이 느낄 수 있는 반전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 H1950 칼리버는 산도즈 재단 산하의 고급 무브먼트 매뉴팩처인 보쉐의 울트라 슬림(혹은 울트라 씬) 자동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애초 VMF5300 칼리버였으나, 파르미지아니의 톤다 1950에 사용되면서 PF700 내지 PF701로 칼리버명이 변경되었고 이 칼리버명이 시계애호가들에겐 더 친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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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쉐의 마이크로 로터 울트라 씬 자동 베이스를 공급 받아 브랜드 입맛에 맞게 활용한 두 사례. 

  2012년 론칭한 해리 윈스턴(Harry Winston)의 미드나잇 스켈레톤(Midnight Skeleton, 사진 좌측) 핑크 골드와 

  2011년 발표한 리차드 밀(Richard Mille)의 엑스트라 플랫 오토매틱(Extra Flat Automatic) RM033 모델(사진 우측). 



보쉐의 VMF5300 베이스는 위에 보시는 것처럼 해리 윈스턴과 리차드 밀에도 공급돼 스켈레톤 처리한 버전으로 소개된 바 있습니다. 

올해 파르미지아니가 톤다 1950 스켈레톤 모델을 선보인 것을 상기할 때, 같은 베이스를 사용한 타 메이커로부터 오히려 역으로 영향을 받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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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즈 재단의 메인 브랜드인 파르미지아니 외에도 몇몇 고급 브랜드에 납품이 됐다는 것은 보쉐의 베이스 칼리버가 그만큼 우수한 칼리버임을 방증합니다. 


H1950 칼리버는 기존 PF701 칼리버와 조작감 역시 거의 동일합니다. 수동 와인딩시 초반부터 적당한 텐션이 느껴지며, 핵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시계를 오래 두고 살펴보진 않았지만 PF701의 와인딩 효율에 관한 불만을 들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에르메스 버전의 H1950 역시 비슷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짐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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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레귤레이터가 없는 편심 스크류를 단 프리스프렁 밸런스를 사용해 정밀하게 조정이 가능합니다. 내진장치는 잉카블록을 사용했네요. 

브릿지 고정 각 스크류는 헤드를 폴리시드 처리했으며, 각 모서리는 단순 레이저 절삭했지만 마무리는 폴리싱 마감해 옆에서 보면 반짝입니다. 


파르미지아니의 그것과 이렇듯 브릿지 형태와 가공에까지 차이를 준 것은 다분히 전략적입니다. 

앞서도 강조했듯 제조사의 개성을 더하는 동시에 에르메스의 수요량에 맞추려면 고급 피니싱을 의도적으로 단순화시켜야만 제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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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원래 로즈 골드 버전은 매트한 하바나 브라운 악어 스트랩이고, 스틸 버전은 매트 블랙 악어 스트랩인데, 

리뷰 모델은 판매용이 아닌 까르네 제품이어서 그런지 기본 블랙이 아닌 하바나 브라운 스트랩이 체결돼 있었습니다. 


가죽 명가답게 스트랩 퀄리티는 판매용이 아님에도 충분히 인상적으로 훌륭했습니다. 

케이스와 동일한 스틸 소재의 핀 버클도 깔끔하게 폴리시드 가공되었으며, 버클에서도 브랜드 이니셜 H 로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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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워치로는 매우 적당한 사이즈(39.5mm)와 얇은 두께, 정제된 디자인으로 슬림 데르메스는 어느 누가 착용해도 댄디한 느낌을 줍니다. 

단 너무 멋을 부리고 유행을 의식한 댄디가 아닌, 에르메스 남성복에서도 느낄 수 있는 우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댄디즘을 표현한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드레스 워치에 가깝지만 너무 포멀한 이미지는 또 아니어서 수트 외에 케주얼 차림에도 두루 잘 어울릴 만합니다. 



에르메스의 신작 슬림 데르메스 남성용 제품군은 파르미지아니, 해리 윈스턴, 리차드 밀 등에서  

이미 어느 정도 충분히 검증된 울트라 씬 자동 무브먼트를 사용한 속이 꽉 찬 고급 사양의 시계입니다. 


이번에 리뷰한 스틸 모델의 경우 1천만 원대 미만에서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한 보쉐의 익스클루시브 무브먼트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며, 

에르메스가 가진 강력한 네임파워와 잘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할 때 시계 마니아는 물론 기존 에르메스 고객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또한 독창적인 타이포그라피와 어우러진 특유의 심플리시티는 단순한 디자인이야말로 가장 어렵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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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협조: 

라 몽트르 에르메스 코리아 


촬영 협조:

포토그래퍼 김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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