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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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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워치메이킹.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이나 까르띠에에서 이것은 컴플리케이션과 의미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까르띠에는 방대한 시계 라인업에 비해 컴플리케이션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었고, 시계 메이커 입장에서는 컴플리케이션은 수익율이 높은 장르이기 때문에 탐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까르띠에는 2000년대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컴플리케이션에 더 큰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는데요. 앞서의 두 가지가 그 이유가 되겠으나 그보다도 남성용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컴플리케이션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였습니다. 까르띠에의 파인 워치메이킹 계획이 본격적으로 가동을 한 이래, 다른 메이커의 2, 3배의 속도로 신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는 질적, 양적으로 모두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까르띠에의 저력을 드러난 일면이기도 한데요. 빠른 성장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탱크, 산토스 같은 일반적인 라인업과 파인 워치메이킹 사이가 비게 된 것이죠. 기능으로 따져 본다면 시간과 날짜, 크로노그래프, GMT기능 중심의 일반 라인업과 컨셉추얼한 컴플리케이션으로 극단화 된 것이죠. 이에 좀 더 실용적인 기능에 케이스 지름이 작은(왜냐하면 파인 워치메이킹에 해당하는 모델의 지름은 대체로 42mm 이상의 대형입니다)시계를 내달라는 피드백이 많았고 이에 까르띠에가 발 빠르게 대처하게 됩니다. 

즉 스몰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인 것이죠. 사실 스몰 컴플리케이션이라는 단어는 최근에 들어 빈번하게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아직 그 정의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애뉴얼 캘린더를 스몰 컴플리케이션으로 컴플리케이션과의 접점에 있다고 볼 수 있긴 한데요. 컴플리케이션에 속하지 않지만 실용적인 몇 가지 기능을 합한 모델을 스몰 컴플리케이션으로도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이번에 리뷰로 소개할 모델도 그러하리라 봅니다. 리뷰 모델은 ‘로통드 드 까르띠에 워치, 라지 데이트, 레트로그레이드 세컨드 타임존,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로 이름 속에 기능을 담아 아주 긴 이름을 지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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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모델이 까르띠에의 여러 라인업 중 로통드 드 까르띠에로 나왔다는 점은 파인 워치메이킹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는 파인 워치메이킹과 함께 등장한 라인인데요. 실제로 상당수의 컴플리케이션이 이 라인을 통해 선을 보이며 거기게 남성 전용 라인에 가깝습니다. 정면에서 봤을 때 적당한 폭과 측면에서 봤을 때 풍부한 곡선미를 드러내지만 기본은 간결한 베젤. 베젤과 마찬가지로 정면에서 간결해 보이는 러그 하지만 측면에서는 오버사이즈 스크류(페이크)와 멋을 낸 러그 끝 단. 러그가 있어 굳이 돋보이려 하지 않는 케이스와 블루 사파이어 카보숑 크라운이 돋보이는 디자인입니다. 예전 리뷰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적이 있지만 이것은 다양한 기능을 담아내기에 아주 훌륭한 액자역할을 합니다. 타임 온리에서 컴플리케이션까지 어떤 기능과 조합하더라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낼 수 있고, 케이스 실루엣 만으로도 당당한 느낌을 주죠. 리뷰 모델에서도 이 부분이 잘 드러납니다. 12시 방향의 빅 데이트, 3시와 4시 방향의 낮밤 표시,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10시 방향 레트로그레이트 세컨드 타임존으로 다소 복잡한, 어찌 보면 조금 산만해 보일지도 모르는 구성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다이얼 중심부에서 로만 인덱스와의 경계까지 꽃 모양의 기요세 가공을 해 복잡함을 더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다이얼은 세 개의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가장 바깥쪽 분 인덱스, 그 안쪽으로 오버사이즈 로만 인덱스와 나머지 부분이며 각종 정보들은 경계를 걸쳐 배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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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델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10시 방향 레트로그레이트 세컨드 타임존입니다. 어떤 기능인지 단번에 알 수 없는 점이 단점 아닌 단점이기 하죠. 가장 왼쪽의 1에서 가장 오른쪽의 12가 배치되어 있고 바늘이 12에 도달하면 순식간에 1로 다시 튕기는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표시합니다. 물론 1과 12는 세컨드 타임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12시간제의 표시이므로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있도록 인디케이터가 부수적으로 필요하며 3시와 4시 방향의 낮밤 표시와 연동합니다. 레트로그레이드의 바늘이 7시라고 하고 해 모양이 보이면 낮 7시이며 달 모양이 보이면 밤 7시인 셈입니다. 이런 세컨드 타임존(GMT) 기능의 시계는 보다 편리한 조작성이 선택에 영향을 끼칩니다. 빈번하게 타임존을 넘나드는 여행자나 출장을 하고 있다면 당연한 요소인데요. 크라운을 푸시 버튼처럼 눌러 시간을 한 칸씩 전진시키는 방식으로 세컨드 타임존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편리한 조작법일뿐더러 디자인에서도 별도의 푸시 버튼을 요하지 않아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조금 불안한 점은 푸시 버튼을 겸하는 크라운이라 보통의 크라운보다 더욱 돌출되어 있습니다. 행여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쉽게 손상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여러 번 조작을 해본 결과 보통의 크라운에 비해 더욱 작동이 많기 때문에 단단하게 고정이 되어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선입견 때문인지 조금 불안해 보이긴 하군요. 착용시에는 크라운이 손목을 압박하거나 하지 않았으나, 손등에 가깝게 착용한다면 손을 뒤로 젖히다가 크라운을 누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크라운을 깊고 정확하게 누르도록 세팅이 되어 쉽게 오작동의 염려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노 푸셔 크로노그래프의 감각과도 유사한데 그와 다른 점은 크라운 자체가 푸시 버튼 역할까지 하는 것입니다. 모노 푸셔의 경우 크라운을 관통하는 푸시 버튼의 형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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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이 약간 돌출되어 있지만 크라운 포지션이나 조작법은 다르지 않습니다. 크라운을 조작하지 않은 위치가 포지션 0, 한 칸 당겨 포지션 1, 한 칸 더 당겨 포지션 2입니다. 포지션에서의 수동 와인딩은 감촉이 매끈합니다. 감고 있으면 좋은 느낌이 드는데 베이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1904 MC의 트윈 배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롱 파워리저브가 아닌 균일 토크를 위한 트윈 배럴을 사용하는 방식은 예전 르마니아 칼리버 8810이후로 드문데요. 칼리버 1904 MC가 이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포지션 1에서 날짜 변경이고 빅 데이트 방식이나 조작법은 일반적인 날짜 변경과 다르지 않습니다. 빅 데이트는 10의 자리와 1의 자리 사이의 단차가 도드라지는 편입니다. 포지션 2에서는 시간 조정이며 크라운을 돌리면 시침, 세컨드 타임, 세컨드 타임과 연동하는 낮밤 표시가 시침이 한번 회전을 마칠 때마다 한 칸씩 이동합니다. 기어비의 영향인지 시침의 이동은 크라운을 돌리는 것에 비해 작으며, 때문에 세팅 시에는 열심히 크라운을 돌려야 합니다. 독특한 부분은 시침을 뒤로 돌릴 수 없습니다. 크라운을 반대로 돌리면 시침이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에 세팅 할 때 세심함을 요합니다. 실수로 원하던 시간보다 시침을 더 돌렸다면 뒤로 돌릴 수 없으니까요. 이것은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세컨드 타임존 때문이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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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백으로 보이는 칼리버 1904 FU MC는 베이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1904 MC와 다르지 않습니다. 코드 드 제네바 패턴을 넣어 전체적으로 깔끔하나, 모서리 가공의 앵글라쥬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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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골드 케이스, 블루 다이얼과 잘 어울리는 다크 네이비 악어 가죽 스트랩에 섬세한 느낌의 더블 디플로이언트 버클이 짝을 이룹니다. 화이트 골드, 블루 다이얼과 다크 네이비 악어 가죽은 이 모델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스페셜 컬러입니다. 200개만 생산되는 리미티드 에디션이고 현재로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로즈 골드 케이스만이 레귤러 에디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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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에서 부터 스테인리스 스틸, 로즈 골드, 화이트 골드 케이스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세컨드 타임존이 독특한 요소이자 이 모델이 내세울 수 있는 포인트인데 단 한가지가 아쉽습니다. 세컨드 타임존이 부채꼴 모양에 크기가 작아 시인성이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한 눈에 몇 시 인지 단번에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이점을 제외한다면 실용성, 활용도도 높은 기능의 조합인데다가 로통드 드 까르띠에의 남성적이면서 우아한 디자인에 더해져 제법 매력적입니다. 리뷰는 이 모델 중 가장 고가인 리미티드 에디션이기 때문에 가격대에 경쟁상대가 많지만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라면 경쟁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구매를 한다면 스테인리스 스틸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촬영 : 2nd Round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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