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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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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두 번째 보메 메르시에(Baume & Mercier) 리뷰입니다. 


올초에 소개한 클립튼 크로노그래프(Clifton Chronograph)에 이어 이번에도 클립튼 컬렉션의 

2014년 신제품 클립튼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Clifton Retrograde Date)를 본격 리뷰하고자 합니다. 


작년에 대대적으로 런칭한 클립튼 컬렉션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이라기 보다는 1950년대에 출시된 자사의 헤리티지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입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로서는 일곱 번째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제조사답게 보메 메르시에도 과거의 유산에서 발굴할 만한 것들이 제법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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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클립튼 컬렉션의 원조가 되는 1950년대의 보메 메르시에 손목시계. 

 


1830년 스위스 쥐라 산맥 자락의 레 부아라는 마을에서 루이-빅토르 보메와 셀레스틴 보메 두 형제 시계제작자에 탄생한 이래, 

1876년에는 두 창립자의 아들인 아서 보메와 알시드 보메가 가업을 계승하고, 유럽 각지는 물론 미국 필라델피아에까지 지점을 열 정도로 승승장구를 이어갔으며, 

1892년 런던의 큐 천문대가 주관한 크로노미터 경진대회에서 보메의 투르비용 회중시계는 총 100점 만점에 91.9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획득하고 

향후 10년간 아무도 이 기록을 깨지 못했을 만큼 19세기 후반 보메는 이미 얇고 우아한 레피네 타입의 회중시계로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1918년 보메 가문의 3대손 윌리엄 보메가 프랑스계 사업가인 폴 메르시에를 만나면서 두 사람의 성을 따 보메 메르시에라는 현 회사명이 생겨나게 됐으며, 

1940년대에는 당시 아르데코 사조의 유행을 반영해 직사각형 케이스의 시계들을 연달아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1952년에는 르 브라쉬스 지방의 유서 깊은 매뉴팩처인 C.H.메일란을 인수함으로써 중고급 크로노그래프 시계 제조에 특화된 생산시설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후 실제로도 보메 메르시에는 1950~60년대에 다채로운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발표해 브랜드의 제2의 도약을 이루어냈습니다. 


1964년에는 그리스어 파이 형태를 브랜드의 엠블럼으로 채택해 보다 쉽게 보메 메르시에의 시계임을 알리는 표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쿼츠 위기로 시계 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보메 메르시에는 남성용 기계식 시계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마퀴즈, 갈락시에, 스타더스트 같은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의 다채로운 여성용 컬렉션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지요.  

1988년에는 피아제와 함께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인 리치몬트(구 방돔 그룹)에 합류함으로써 또 한번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게 되고,  

1994년에는 절제된 사각 케이스의 햄튼(Hampton)을, 1997년에는 남성용 정통 드레스 워치인 클라시마(Classima)를, 

1998년에는 자사의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현대적으로 부활시킨 케이프랜드(Capeland)를 차례로 론칭하며 

리치몬트 그룹 내에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브랜드로서 일부 시계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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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발표한 클립튼 컴플리트 캘린더(Clifton Complete Calendar) 모델(위 사진 좌측)과 

   클립튼 1892 플라잉 투르비용(Clifton 1892 Flying Tourbillon) 모델(위 사진 우측). 



2013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메 메르시에가 남성용 워치 컬렉션 중에서 유독 클립튼에 집중하는데는 이들의 숨겨진 전략 또한 엿볼 수 있습니다. 


아이코닉한 햄튼을 제외하면 라운드 케이스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을 줬던 이들이기에 기존의 클라시마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컬렉션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클라시마가 지나치게 클래식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보다 모던한 형태에 사이즈를 키운 새로운 케이스와 이를 반영한 컬렉션의 등장이 불가피한 시점이었습니다. 

또한 크로노그래프 기능에 특화된 케이프랜드 컬렉션과는 달리 클라시마와 클립튼 컬렉션에는 다양한 기능의 시계들을 추가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애를 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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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간의 보메 메르시에의 꾸준한 변화를 눈여겨 본 분이라면 지난 2009년부터 CEO로 임명된 알랭 짐머만(Alain Zimmermann)의 입김 또한 간파했을 줄 압니다. 


까르띠에와 IWC 마케팅 디렉터를 거쳐 보메 메르시에의 CEO로 고속 승진한 알랭 짐머만은 

그의 커리어가 보여주듯 아주 하이엔드급 보다는 중고급 시계 분야에 나름의 감식안을 갖춘 인물입니다. 


그가 CEO로 오자마자 이듬해 리뉴얼된 클라시마가 IWC의 포르토피노를 연상시키게 했다는 점도 이전 경력을 떠올리면 놀라운 일이 아니며, 

그리고 사각 시계인 햄튼 라인을 여러가지 모델들로 대폭 새롭게 강화시켰을 때는 까르띠에 탱크의 역대 베리에이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리치몬트 그룹 소속 브랜드들이 워낙에 쟁쟁하다 보니 짐머만으로서는 보메 메르시에를 어떻게 재정비해 나가야 할지 취임 이래 고민이 무척 컸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창립 18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를 함부로 다운 그레이드 시켜 단기적인 세일즈에만 급급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겠지요. 


하지만 보메 메르시에는 창립 이래 한번도 단절된 적 없는 역사와 제조 노하우, 그리고 대를 이어 보메 메르시에 시계를 알아보고 찾는 소비자들이 있습니다. 

알랭 짐머만이 취임 이래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곧잘 "나는 우리의 시계가 누군가의 첫 생일 선물, 첫 취업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히고 있는 점은 

현 보메 메르시에의 포지셔닝과 지향점을 이해하기에 어쩌면 가장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접근하기 쉬운 럭셔리, 이것이 바로 이들의 목표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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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립튼 크로노그래프(Clifton Chronograph) 모델(위 사진 좌측)과 클립튼 GMT 모델(위 사진 우측). 

   


새로 런칭한 클립튼 컬렉션에는 기본 데이트 표시 센터 세컨드 자동 모델서부터, 스몰 세컨드 & 데이트 자동 모델, 스몰 세컨드 수동 모델 같은 단순한 버전에서부터, 

듀얼 타임(GMT) 모델, 문페이즈 포함한 컴플리트 캘린더(or 풀 캘린더) 모델, 크로노그래프 데이-데이트 모델, 투르비용 한정판 같은 컴플리케이션 모델들이 추가됨으로써 

클립튼은 최단기간에 브랜드 내에서도 가장 풍요로운 라인업을 자랑하는 컬렉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여기에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의 모델들까지 추가하고 있고요. 


리치몬트 그룹의 떠오르는 고급 무브먼트 공급처 발 플러리에(Val Fleurier) 매뉴팩처에서 제작한 

클립튼 1892 플라잉 투르비용 한정판과 같이 예외적으로 익스클루시브한 모델은 논외로 치자고 한다면... 

ETA나 셀리타 베이스에 각종 모듈을 얹은 무브먼트를 사용한 이른바 스몰 컴플리케이션에 해당하는 모델들, 

가령 컴플리트 캘린더나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와 같은 모델들은 최근 보메 메르시에의 컬렉션에서 꽤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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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노스위스(Chronoswiss)의 시리우스 트리플 데이트(Sirius Triple Date) 모델(위 사진 좌측)과 

   몽블랑(Montblanc)의 스타 레트로그레이드(Star Retrograde) 모델(위 사진 우측).  



보메 메르시에의 경우처럼 당장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개발하기 요원한 환경에서 새로 런칭한 컬렉션의 베리에이션을 늘리기란 모험이 필요한대요. 

기능이 단순하고 대중적인 라인업이라면 고민의 범주가 제한되겠지만, 의외로 컴플리케이션의 영역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은 결단이 요구됩니다. 

왜냐면 한화로 약 500만 원대에서 1,000만 원대 사이의 스몰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소비할 수 있는 층이 애초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가격대의 클래식한 드레스워치를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보메 메르시에 말고도 여타의 수많은 브랜드들과도 당연히 비교를 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IWC의 엔트리 정도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에 여러 기능으로 무장한 스몰 컴플리케이션 모델로 승부를 하겠다는 보메 메르시에의 전략도 썩 그럴싸해 보입니다. 

그동안 중고급 시계제조사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몰 컴플리케이션 모델들을 선보여왔던 론진, 모리스 라크로아, 크로노스위스 같은 브랜드 제품들과도 비교할만 하고요. 

지난 몇년 간 라인업을 확대시킨 몽블랑의 행보에서도 보메 메르시에와 일정 부분 겹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물론 몽블랑에겐 미네르바라는 든든한 날개가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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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클립튼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Clifton Retrograde Date) 스틸 모델(Ref. 10149)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기본 제품 정보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baume-et-mercier.com/en/clifton-10149.html


클립튼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는 전체 새틴 브러시드 처리된(크라운과 케이스백은 유광 폴리시드 처리) 316L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케이스로 제작되었습니다.  

케이스 지름 43mm로 작년에 발표된 클립튼 컴플리트 캘린더나 크로노그래프 모델과 동일한 사이즈입니다. 단, 케이스 두께는 이 두 시계보다 얇은 12.05m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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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의 근원이 되는 1950년대 빈티지 모델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케이스와 일체형으로 이어진 특유의 날렵한 러그 형태가 시선을 끕니다. 


정면 보다 측면에서 보면 한층 더 풍부한 양감이 느껴지는 투 피스 케이스는 전면에는 반사 방지 코팅처리된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했으며, 

전체 유광 처리된 케이스백 중앙 역시 평평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해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방수는 50m 생활방수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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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선버스트 처리된 실버톤 다이얼에는 12-2-4-6-8-10 짝수 단위 아라빅 인덱스가, 홀수 단위로는 눈물 방울 모양의 인덱스가 각각 번갈아 부착되었습니다. 

스틸 소재의 각 인덱스와 도피네 핸즈는 전체 옐로우 PVD 도금 처리됐으며, 3시(날짜), 6시(파워리저브), 9시(요일) 방향의 각 포인터 핸드는 열처리된 블루 핸즈입니다.

 

날짜와 요일을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윈도우(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이 아닌 포인터 핸드 형태로 표시하기 때문에 시계 전체적인 인상부터 꽤 고전적인 느낌입니다. 

길트 인덱스와 핸즈는 실버 다이얼과도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리며 특유의 레트로한 스타일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각 방향의 블루 핸즈 역시 은은한 포인트가 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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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라는 이름 그대로 이 시계는 3시 방향의 핸드가 부채꼴 모양의 트랙을 따라 매일 움직이다가 

끝(31일)에 도달하면 다시 원점으로 튕기듯 되돌아가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언뜻 단순해 보이면서도 실상 매우 정교한 세팅이 요구됩니다.  


레트로그레이드 형태의 시계는 지금은 불가리에 합병된 제랄드 젠타의 옥토 바이-레트로나 옥토 크로노 쿼드리 레트로 모델들,  

ETA 베이스를 바탕으로 가장 폭넓게 레트로그레이드 메커니즘을 실험한 모리스 라크로아의 캘린더 or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모델들,  

데이트(날짜)와 함께 크로노그래프 카운터(30분)를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표시한 크로노스위스의 밸런스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가장 창의적인 레트로그레이드 마스터인 장-마르크 비더레히트가 참여한 반클리프 아펠의 레이디 아펠 페어리 및 

레이디 아펠 발레리나 앙상떼 등 여타의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시계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모델인 론진의 마스터 컬렉션 레트로그레이드나 레트로그레이드 문페이즈 같은 모델들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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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핑아워와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을 즐겨 사용했던 故 제랄드 젠타의 유작을 계승한 불가리의 옥토 바이 레트로(Octo Bi-Retro) 모델(위 사진 좌측)과 

   유니타스/ETA 6498 베이스에서부터 최근의 자사 수동/자동 무브먼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을 실험한 

   모리스 라크로아의 마스터피스 캘린더 레트로그레이드(Masterpiece Calendrier Retrograde) 스틸 모델(위 사진 우측).



위에 예로 든 불가리의 옥토 바이 레트로는 분과 날짜를 각각, 모리스 라크로아의 마스터피스 캘린더 레트로그레이드는 날짜를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표시하는데요. 

블랑팡의 빌레레 레트로그레이드처럼 초를 레트로그레이드 형태로 표시하는 예나, 그밖에도 요일이나 듀얼타임(GMT)을 레트로그레이드로 표시하는 시계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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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보메 메르시에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에는 어떠한 무브먼트가 사용되었을까요? 


위 사진을 보시면 바로 눈치채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네 맞습니다. 

ETA 2892-A2 베이스(Top Grade)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모듈을 더한 소프로드(Soprod)의 9094 무브먼트가 탑재되었습니다. 


해당 ETA/소프로드 모듈형 칼리버는 2000년대 중반에도 

클라시마 이크제크티브 윌리엄 보메(Classima Executives William Baume) 모델에 쓰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창립 연도를 기념해 1,830개만 한정 제작되었지만요...  


그리고 앞서 첨부한 사진 중에도 몽블랑의 스타 레트로그레이드 모델에 사용된 그것이나 

루이 에하르의 1931 레트로그레이드 모델들에 탑재된 그것도 소프로드 9094 칼리버입니다. 


매우 뛰어난 설계를 자랑하는 ETA 2892를 바탕으로 수년 간 충분히 검증된 컴플리케이션 모듈을 조합한 것이기에 작동 안정성 면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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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28,800 Vph(4 Hz) 진동수에 기본 4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합니다. 

그리고 탑급 베이스이기 때문에 글루시듀르 밸런스와 1등급 아나크론 헤어스프링이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기본 5 자세차 조정(Regulating)과 함께 제법 코스메틱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비교적 조밀하게 처리된 제네바 스트라이프와 페를라주, 폴리싱 처리된 스크류와 블루 스크류도 확인할 수 있군요. 


깔끔하게 미러 폴리싱 처리된 케이스백에는 브랜드명, 컬렉션명, 시리얼 넘버 정도가 깔끔하게 레이저 인그레이빙 되었으며, 4개의 일자 스크류로 고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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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색상의 엘리게이터 스트랩은 러그 쪽이 케이스 형태에 맞춰 곡선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러그 길이가 비교적 짧은 편인데다 스트랩이 케이스 안쪽에 유격없이 밀착돼 있기 때문에 시계와 더욱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스트랩의 러그쪽 헤드 부분이 두툼하기 때문에 제법 무게감이 느껴지는 케이스를 어느 정도 잘 지탱해 주는 편이며, 

러그에서 버클 쪽으로 점차 가늘어지는 테이퍼드(Tapered) 형태라서 손목에 피트되는 느낌도 좋습니다. 단, 기본 앨리게이터 스트랩의 품질 및 마감은 보통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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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에는 탈착이 간편한 푸시버튼 방식의 삼중 폴딩 버클이 장착되었고요. 

케이스와 동일한 스틸 소재에 안쪽 면은 전체 폴리시드 처리하고 버클 가장 바깥쪽만 브러시드 처리한 뒤 보메 메르시에의 심볼인 파이 로고를 음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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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착용샷입니다. 


17.5~18 Cm 정도되는 둘레의 손목에선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세련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빈티지한 멋도 느껴지는 이 시계는 

손목 둘레가 얇고 호리호리한 남성보다는 체격이 어느 정도 건장한 전문직 남성에게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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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하지만 레트로한 상반된 두 스타일이 한 시계 안에 적절하게 녹아든 클립튼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는 

과거의 유산에서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자 하는 보메 메르시에의 진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던 제품입니다.


창립 이래 늘 그래왔듯이, 보메 메르시에는 항상 과장되지 않고 남녀노소 및 인종을 초월한 보편적인 디자인의 시계를 만들어왔습니다. 

외관은 일견 평범해 보이지만 184년간 단절 없이 꾸준히 축적된 녹록치 않은 시계 제조 노하우는 이들 시계의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여전히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에 고품질의 시계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이들 브랜드만의 성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21세기 들어 그 어느 시대보다도 중고급 시계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메 메르시에의 입지 또한 예전만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이어간다면 분명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어찌됐든 노병은 죽지 않습니다. 전통의 강호는 세상이 여러번 변할 때에도 쉽게 부화뇌동 하지 않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법이니까요. 


리뷰 협조:

명보 SA


촬영 협조:

2nd Round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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