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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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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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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에는 스위스의 시계 업계에도 산업화가 진행이 되게 됩니다.

 가족 경영 혹은 소수의 투자자들의 동업 형태의 경영에 머물던 시계 산업은 각 브랜드들의 합병이 이어지게 됩니다. 1930년대에 오메가와 티쏘의 합병으로 SSIH(Societe Suisse pour l'Industrie Horlogere)가 설립되며, 1931년에는 론진, 라도 등 많은 스위스의 시계 제조업체들의 합병으로 ASUAG가 설립됩니다. ASUAG는 시계 부품회사들과 시계 관련 제조업체들을 인수 합병하여 GWG (General Watch Co. Ltd)를 설립하게 됩니다. 스위스를 중심으로 한 시계 산업과 관련된 거대 그룹의 움직임이 이 시기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계속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만 예상되었던 스위스의 시계 산업은 1970년대 세이코가 전면에 나서면서 시작된 '쿼츠 쇼크'로 인하여,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계 제조업체였던 SSIH와 ASUAG 역시 파산 위기에 직면할 정도로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1983년 SSIH와 ASUAG는 합병하여 ASUAG-SSIH를 설립하게 되고, 하이엑 엔지니어링의 CEO이자 기업 컨설턴트였던 니콜라스 하이엑

(Nicolas G. Hayek)을 새 회사의 CEO로 영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해에 첫 번째 스와치(Swatch) 시계가 출시되었습니다. 일본산 쿼츠에 대항하여, 스위스산 쿼츠로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전략이었는데요. 스와치라는 네이밍은 두 번째 시계라는 뜻의 ' Second Watch ' 를 줄여서 만든 것으로, 기존에 100여개에 달하던 쿼츠 시계의 부품수를 51개로 줄여 원가를 절감하였으며, 화려한 색상과 팝아트적인 디자인의 스와치 시계는 빅 히트를 치게 됩니다.

 

 1985년에는 ASUAG-SSIH는 회사명을 SMH(Societe Suisse de Microelectronique et d'Horlogerie)로 변경했고, 1988년에는 스와치 그룹으로 변경을 하게 됩니다.

 

 2013년은 스와치 그룹의 역사적인 첫 스와치 시계가 출시된지 3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스와치에서는 작년 바젤월드에서 그들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시계를 처음 선보였는데요. 바로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스와치 시스템51(Sistem51) 입니다. 

 

 타임포럼에서는 이미 지난해 바젤월드 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전달해드린바 있습니다.

 

 *.링크 참조: https://www.timeforum.co.kr/7802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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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와치가 1983년 처음 선보였던 쿼츠 시계의 부품수는 51개였습니다. 30주년을 기념하여 똑같은 51개의 부품수를 이용하여,획기적인 기계식 시계를 선보였는데요. 

시스템 51의 가장 파격적인 부분은 무브먼트가 100% 자동화 된 조립 공정을 통하여 제작이 된다는 점입니다. 오차 조정 역시 레이저로 자동화된 형태로 조정이 된다고 합니다.

 

 기계식 시계를 제작하는 공장을 흔히들 매뉴팩쳐라고 부릅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기계식 시계는 사람들의 수작업을 통하여 작업들이 이루어지기때문에 그렇게들 불러집니다만... 이제 시스템 51의 무브먼트를 제작하는 공장은 Factory Automation 으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량 양산을 위한 생산 효율성과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자동화가 이뤄진 제조 공정과 수작업이 이뤄지는 제조 공정은 비교할 바가 못되는 것일테구요.

 

 이제 시스템 51의 본격적인 리뷰에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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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와치 시계들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케이스에 플라스틱 사출 형태가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기스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사출 레진 색상 변경을 통하여, 다양한 색상의 케이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시계에 많이 사용되는 스틸 소재의 케이스가 ' 원소재 재단 → 프레스 → 단조 → 담금질 → 단조 → 피어싱 → NC 가공 → 바렐 → 버핑' 등의 굉장히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반면에, 사출 소재의 케이스의 경우 제작 공정이 사출 공정 하나로 해결될 수 있기에 제작 단가 및 생산성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리뷰의 시스템 51 역시 플라스틱 사출 소재의 케이스가 적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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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와 베젤 부분의 경우 플라스틱 사출 케이스입니다만, 코팅등의 후가공이 되어 있지 않고 부식 사양만 적용되어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플라스틱 사출 형태의 제품들은 후가공 (코팅이나 증착등)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사출물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금형의 파팅 라인이 썩 보기에 좋지 않을뿐 아니라,  외관이 기스에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시스템 51은 외관 노출부에 금형 파팅라인을 배제하였고, 부식 사양 적용을 통해서 기스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단점을 보완-다양한 스와치의 시계 케이스들이 그러하듯-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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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면의 경우 시스루 케이스 백을 적용하여, 발란스 휠등의 최소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조금 재미있는 것은 로터의 형태인데요. 외곽 원을 따라서 로터가 양방향 회전을 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시스템 51의 무브먼트는 위에 언급한바와 같이 100% 자동화 조립 공정에 의해서 제작이 되며, 파워 리저브 시간은 90시간 입니다.
 
 사진상으로 보게되면, 외부에서 나타나는 몇 부분은 용접이나 리벳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통상적으로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가 각 브릿지나 플레이트등의 부품 결합을 나사를 이용하는 것을 생각하자면, 굉장히 생소한 구조입니다. 애초에 무브먼트의 분해를 염두에 두지 않은 구조의 무브먼트 형태인데요. 이유는 시스템 51은 별도의 오버홀이 불필요한 시계이기 때문입니다.  내구성이 뛰어난 강화 플라스틱과 ARCAP(구리, 니켈, 아연 합금)로 제작되어 있는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케이스를 완전 밀봉하여 습기, 먼지등을 차단하였기 때문에 스와치에서는 시스템 51을  'Maintenance-Free'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스템 51은 아직까지는 국내에는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고 일부 유럽 국가에서만 판매중인데요. (최근에 출장길에 들렀던 홍콩이나 중국에서도 아직까지 시스템 51은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바젤월드 2013에서 스와치가 10월 전세계 동시 런칭하겠다고 언급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아마도 특정 부품 수급에 대한 수율 이슈로 인한 일정지연 혹은 조립 자동화 라인에 문제가 있을수도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생산 수량 계획 대비 실적에 차질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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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과 베젤의 포인트 디자인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주장한 폴란드의 천문학자입니다. 당시 시대적(종교적) 관점에서는 파격적인 이론을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와 혁신적인 컨셉의 기계식 시계인 스와치 시스템 51은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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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을 포함한 전반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무브먼트 역시 정중앙에 사용된 단 하나의 스크류를 중심으로 모듈화된 부품이 주변에 위치한 형태에서도 태양을 중심으로 우주를 설명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연상이 되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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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시 방향의 용두는 0단에 수동 감기, 1단에 날짜창 조정, 2단에서 시간 조정이 가능합니다. 사용자가 용두를 당기기 쉽도록 홈이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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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템 51은 러버 스트랩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러버 소재위에 케이스와 동일한 파란 색상의 스티칭 처리가 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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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 배면의 경우 위의 사진과 같이 홈이 파져 있습니다. 러버 소재의 스트랩이다보니 땀이 나게 될 경우를 착용감이 저하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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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즈와 다이얼에는 아마도 C1 계열의 루미노바가 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발광력이 아주 강하지는 않습니다만, 야광샷의 밸런스는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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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MM의 사이즈는 남성이 착용하기에 크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요즘 큰 사이즈의 시계가 대세인 점을 고려한다면 여성이 착용하기에도 크게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시스템 51은 굉장히 독특한 구조의 시계입니다. 자동화된 조립라인에서 제작이 된다는 점, 별도의 오버홀이 필요 없다는 점, 그리고 역시 150 CHF 정도로- 현재 국내에는 미발매로 국내 판매가격은 미정- 한화로 20만원 이하의 경쟁력있는 가격대의 기계식 시계입니다. 

 

 이 매력적인 시스템 51의 속살을 더 자세히 보기위해서, 이번 리뷰에서는 시계 분해를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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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케이스백 자체가 분해가 되지 않는 구조라 베젤을 뜯어 냈습니다.

 

  베젤은 내측 부분에 본딩이 되어 있습니다. 본딩이 적용되어 있다는 의미 자체가 애초에 스와치에서는 시스템 51의 분해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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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시계와 달리 다이얼 다리 (Feet)는 없습니다. 단순히 케이스의 조립 가이드 홈에 맞춰서 다이얼에도 도피가 되어 있을 뿐입니다. 용두 역시 그냥 힘으로 뽑아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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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무브먼트를 적출했습니다. 케이스에 외곽의 무브먼트를 둘러싸고 있는 플라스틱을 깨고 나서야 무브먼트를 적출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스와치에서 조립할때에는 특수한 공구를 사용하여 케이스에 무브먼트를 압입한 후에 회전 시키는 구조로 추정이 됩니다. (저희는 공구가 없으니 케이스의 간섭부위를 도려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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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백을 깨어내고 로터를 탈거한 모습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분해기가 아닌 파괴기로 변질되어 가는군요. 로터의 특징의 경우 하얀색 반원 부분은 가운데가 비어 있고, 검정색 반원 부분은 내측 부분이 채워져 있습니다. 무게 역시 하얀 부분과 검정 부분이 다릅니다. 시스템 51의 경우 로터의 회전 효율이 굉장히 좋은 편인데, 이유는 저 로터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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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런스 브릿지를 제거하고(파괴하고) 발란스휠과 앵커, 이스케이프먼트 휠을 제거합니다. 모든 브릿지들은 리벳으로 고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힘을 잘못 주면, 휘어질 수도 있기에 조심히 분해(파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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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딩과 관련된 모듈을 제거해 냅니다. 와인딩 클릭 스프링과 크라운 휠, 와인딩 휠을 확인이 가능합니다. 리버싱휠의 경우 모듈화되어 있어 분해에 한계가 있어서, 원형 그대로 남겼습니다. 로터가 양방향 회전 구조라는 것을 1리버싱 휠과 2리버싱 휠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군요.

 

 세이코 5S 무브의 경우 기계식 시계와 관련된 주요 부품들이 플라스틱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 비해여, 시스템 51은 거의 대부분 금속 소재로 구성되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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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럴을 제거하고 용접되어 있던 나머지 부품을 탈거합니다. 파워리져브 시간이 90시간에 달하는 만큼 배럴의 사이즈 역시 꽤 큰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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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부품을 제거한 모습입니다. 시스템 51의 분해를 통해 느꼈던 점은 모듈화되어 있는 조립 구조였습니다. 크게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로터 모듈, 이스케이프먼트 모듈, 구동부 모듈, 스템 모듈, 플레이트 모듈의 5가지(제가 분해를 한 순서 그대로입니다.)로 구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초보자인 제가 분해하는데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부품수를 최소화하고 모듈화하는 과정에서 브릿지와 나사수를 최소화하다보니 본딩, 용접, 리벳과 같이 분해를 하게 될 경우 파괴할 수 밖에 없는 조립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 충분히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하기의 링크를 따라서 ETA2892 분해 순서를 확인하시면, 시스템 51이 얼마나 효율적인 부품 배치와 모듈화를 시도한 것인지 확인이 가능할거 같습니다.

 

 *.ETA 2892 분해 : http://www.eta.ch/swisslab/2892a2/2892a2.html

 

 분해가 완료된 시스템 51의 최후는 하기와 같습니다. 혹여나 분해를 고민하셨던 분이 계셨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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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워치라고 불리우는 웨어러블의 시장의 도래가 눈앞입니다. 그리고 중국 시계 업계의 무브먼트 제조 기술 역시 더이상 무시하기에는 너무나도 기술력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시장 환경에서 시스템 51은 스와치 그룹의 기계식 시계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방어를 위한 하나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 51은 기계식 시계의 엔트리 시장에 대한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스템 51이 별도의 오버홀이 필요 없다는 말은 100년, 200년 동안 영구히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개념이기보다는 플라스틱 재질의 케이스로 만든 저렴한 시계를 크게 걱정없이 10~20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정도 기간이라면, 아마도 베젤의 외부의 점(도트)들도 다 지워지고, 글라스 역시 기스로 얼룩져 있을테니까요.

 

 이는 시스템 51은 기계식 시계임에도 하나의 소모품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인데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기계식 시계가 쿼츠 시계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주기적인 관리(오버홀)가 이뤄진다면, 대를 이어 사용할 수 있는 영구적인 형태의 물건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스템 51은 기계식 시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건 시계 매니아로서 시스템 51과 같이 독특한 디자인과 가격대의 기계식 시계 출시는 항상 반가운 일입니다. 스와치의 브랜드 네이밍처럼 ' 세컨드 워치 '로서의 시스템 51은 정말 매력있는 제품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진 촬영 :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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