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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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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녹스는 아웃도어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 봤을 시계일 듯 합니다. 미군용 시계로 알려진 루미녹스는 야외에서 최적화된 성능과 대중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현재진행형 밀리터리 시계라 할 수 있는데, 뛰어난 주야간 가독성으로 아날로그형 필드 워치를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루미녹스 30xx 시리즈는 루미녹스의 대표 모델로 가볍고 튼튼한 카본 강화 PC 소재 케이스에 스위스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200m 방수 성능과 회전베젤을 채용해 가벼운 다이빙에도 대응 가능한 실용성을 자랑합니다. 


이런 루미녹스 시계를 타임포럼 리뷰에서 한번도 다룬 적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넌센스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굳이 이유를 따진다면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출시된 지 오래되어 신선함이 떨어지기도 하고, 기계식 시계 중심의 타임포럼 리뷰이기에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루미녹스 모델들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버렸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루미녹스에서도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모델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타임포럼 리뷰에서 꼭 한번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듯 한 일종의 의무감이 들어 이번 기회에 루미녹스에 대한 리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리뷰를 통해 소개할 루미녹스 딥 다이브 오토매틱 1500 시리즈는 2012년 새롭게 리디자인된 모델로 이 역시 따끈따끈한 신제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한 루미녹스의 플래그쉽 모델이기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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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첫 선을 보인 루미녹스는 미국 브랜드이면서 스위스 제조라는 특색을 가진 비교적 연혁이 짧은 신생 브랜드입니다. 라틴어로 빛을 의미하는 LUMI와 밤을 의미하는 NOX를 합쳐 만들어진 루미녹스의 이름처럼 루미녹스의 최대 장점은 야간 시인성에 있습니다. 베리 코핸(Barry Cohen)과 그의 친구 리처드 팀보(Richard Timbo)와 함께 스위스에서 개발된 자체 발광 야광 시스템(self-powered illumination system)을 시계에 접목할 방법을 시도한 것인 루미녹스의 탄생 배경입니다.


루미녹스에서 발광 테크놀로지(Luminox Light Technology. 약칭:LLT)로 부르는 이 기술은 스위스 MB-Microtec 사에 의해 개발된 기술입니다. 수소의 동위 원소의 하나로 원자량 3의 인공 방사성 원소인 삼중수소(트리튬)을 내부에 인광물질로 코팅되어 있는 붕규산 유리관에 주입하면서 CO2 Laser 로 절단과 동시에 봉인하는 방법으로 제작되는 마이크로 가스 캡슐은 종래의 형광 시계에 비해서 약 100배의 광도를 내며 그 빛을 25년 이상 지속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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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튬 캡슐의 절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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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튬 캡슐을 다이얼 및 핸즈에 부착하는 방법 >



루미노바로 대표되는 축광식 야광은 시간이 지나면 광도가 떨어지는데 반해 스스로 빛을 내는 트리튬 캡슐은 균일의 광도를 항상 유지합니다. 일부 쿼츠 시계에서 사용하는 빛을 내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방식 처럼 배터리를 소모시키지도 않고, 번거로운 조작도 필요 없습니다. 실제로 트리튬 캡슐 야광을 적용한 시계는 야간에 긴시간 야외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라든가 어두운 극장 안에서의 시간 확인 같은 실생활에서 그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야광 성능에 주목한 미 해군은 특수부대 네이비 실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충족하는 다이버 시계들을 루미녹스와 공동 개발하게 되었고, 1994년 시인성, 방수성, 내구성, 경량성 등, 모든 요구를 충족하는 희대의 걸작 루미녹스 네이비실 시계(Luminox Navy SEAL watch)가 탄생하게 됩니다. 


루미녹스는 이후 미 공군 조종사 ,SWAT팀, 경찰과 구조기관 및 수중탐험가들 뿐만 아니라 이제는 SXC 우주선의 우주 비행사들을 위한 시계로 그 영역을 확대해 오고 있습니다.


루미녹스는 이렇게 극한의 조건에서 실제 사용할 시계들을 육,해,공,우주(Sea, Air, Land, Space)로 세분화된 라인업으로 구성한 후, 해당 분야의 전문회사나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현장에서의 디테일한 요구와 기능을 수용해 시계 개발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다이버 워치 분야에서는 미 해군 특수부대 뿐만 아니라 반테러리즘 전문가이자 심해 탐험가인 스캇 카셀(Scott Cassell)과 오랜 시간 동안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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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캇 카셀(Scott Cassell) 과 그의 이름을 딴 루미녹스 딥 다이브 스캇 카셀 스페셜 에디션 >


 

루미녹스의 라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역시 Sea 라인일 듯 한데, 딥 다이브 1500 시리즈는 Sea 라인의 플래그쉽 모델입니다. 그리고 2012년 기존의 모델을 개선한 새로운 디자인의 신형 모델을 선보입니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보면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케이스나 무브먼트 및 핵심 디자인은 유지하되 다이얼 인덱스의 모습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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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딥 다이브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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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바뀐 딥 다이브 모델 >


 

기존 모델이 기능성에 디자인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고나 할까요. 투박함마저 느껴지는 기존 모델에 비해 신형 모델은 다이버 시계의 전형적인 형태를 띄면서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이 중 리뷰할 시계의 모델명은 정확히 A.1513 이며 블루 썬레이 다이얼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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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프로 다이버 시계의 기준이 되는 ISO 6425 를 통과한 시계라는 점이 실제 다이버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 듯 합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에 44mm 사이즈를 가진 토노형 케이스에 원형 다이얼은 인체공학적이면서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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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7.05mm 로 500m 방수 성능을 감안하더라도 좀 두껍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건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트리튬 캡슐 방식의 야광을 채택한 시계가 공통적으로 안고 가야만 하는 두께의 핸디캡 때문일 듯 합니다. 두꺼운 두께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러버 스트랩 역시 다른 브랜드의 다이버 시계보다 두꺼워 보입니다. 그래서 착용감에서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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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향 무반사 코팅된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가 채택되어 좋은 시인성을 만들며, 케이스백은 솔리드 타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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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된 무브먼트는 셀리타 SW 200-1 입니다. ETA 2824 의 카피 무브먼트로 시작했지만 이제 완전히 시장에 안착한 듯 합니다. 주로 엔트리급 기계식 시계에 장착되는 무브먼트인데 이전까지 쿼츠 모델 위주의 시계를 선보이던 루미녹스도 최근의 기계식 무브먼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기계식 무브먼트를 채용한 모델들을 늘려가고 있으며 이 시계도 그 중 하나입니다. 루미녹스의 가격대나 실전형 모델 위주의 라인업을 생각할 때 화려한 피니싱의 고급 무브먼트보다 튼튼하고 가격대도 저렴한 범용 무브먼트의 채용이 더 합리적인 선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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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녹스 딥 다이브의 특징을 만드는 것 중 하나가 크라운 가드입니다. 파네라이 루미노르 모델을 연상시키는 레버 잠금식 가드인데 스크류 방식의 크라운과 함께 수압이나 충격으로부터 2중으로 시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 크라운 가드는 베젤 고정 장치를 겸하고 있습니다. 베젤 역시 일반적인 다이버 시계처럼 단방향 회전 베젤을 채택하고 있고 여기에 베젤 고정장치까지 더해서 수중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역시 2중 안정장치를 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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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가드를 열면 끝 부분에 약간의 돌출된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크라운 가드를 닫을 때 베젤을 고정하는 장치가 됩니다. 즉 베젤은 이렇게 크라운 가드를 열어야만 회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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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운 가드를 열고 베젤을 작동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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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가드가 닫히면 베젤 역시 고정된다 >



그리고 반대편에는 헬륨 자동 배출 밸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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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블루 썬레이 다이얼로 고급감을 살렸습니다. 블랙 다이얼이 중후한 느낌을 낸다면 블루 다이얼은 좀 더 경쾌한 느낌이 큽니다. 시,분,초의 기본 기능에 3시 방향에 날짜창이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다이버 시계에서 더 중요한 분침에는 2개의 트리튬 캡슐을 사용해 수중에서의 안전을 고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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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모델과 가장 큰 차이는 다이버 시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도트 인덱스를 신형 모델에 채용한 것입니다. 이것은 더 좋은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더불어 이 도트 인덱스에 루미노르 야광 도료를 더해 LLT 튜브와 함께 2중 야광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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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형과 신형의 야광 차이 >



사실 트리튬 캡슐은 야광에 있어서 너무나 뛰어난 가장 진보적인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시계는 루미녹스를 비롯해 트레이저, 볼(Ball) 시계 정도일 듯 합니다.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료 방식의 루미노르 야광에 비해 디자인의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다이얼과 글래스 사이의 공간이 다른 시계에 비해 좀 더 두꺼운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야광 기능을 위해 사용한 캡슐 자체가 두께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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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시,분,초침에 부착된 캡슐의 두께로 인해 핸즈 사이의 공간을 더 확보해 줘야 하고 이것이 다이얼의 두께를 더 두껍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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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편리한 기능성. 하지만 디자인의 한계와 투박함. 그래서 발광 튜브 방식의 야광을 사용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시계 브랜드의 정체성, 또는 철학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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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젤의 포인터에도 트리튬 캡슐이 사용된다 >



딥 다이브 1500 시리즈의 모든 제품은 일체형 블랙 러버 스트랩을 기본 채용하고 있습니다. 토노형 케이스에 일체형 스트랩은 이 시계 자체를 하나의 완벽한 장비 개념으로 보이게 합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이 없는 점을 아쉬워 할 분도 있을 듯 한데 시계 자체의 무게가 꽤 나가기 때문에 스틸 브레이슬릿까지 더한다면 부담스러울 듯 합니다. 버클은 3중 핀 버클을 채용해 더욱 신뢰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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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44mm 케이스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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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WAYS VISIBLE"


루미녹스의 슬로건입니다. 루미녹스 시계만의 장점이 너무나 잘 드러나 있는 문구입니다. 단순히 트리튬 캡슐 야광으로 밤에 잘 보이는 시계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내구성, 내한성, 방수성 등을 갖추고 언제 어디서나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소위 필드 워치가 갖추어야 할 기본기를 자신하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루미녹스를 미군이 선택한 이유일 것입니다. 


필드 워치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 최강 군대가 사용하는 시계 만큼  확실한 보증서가 또 일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좀 더 높은 성능을 보장하면서 기계식 시계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라면 루미녹스 딥 다이브 1500 시리즈는 눈여겨 봐야만 할 아이템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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