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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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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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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늄 표면에 이온 플레이트(Ion Plating)처리를 해 더욱 경도를 높인 시티즌의 슈퍼 티타늄


일본에는 4개의 시계 메이커가 있습니다세이코시티즌오리엔트와 시계가 아닌 계산기 메이커에서 시작해 지-쇼크로 시계 메이커로 더 잘 알려지게 된 카시오입니다시계 생산의 중심인 유럽이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대표되는 미국과 떨어져 있는 지리적인 요인은 의존성 없이 독립적인 성장을 강요합니다스위스 시계 업계가 한동안 매뉴팩처로 떠들썩 하지만 일본 메이커들은 인 하우스에서 거의 모든 것을 생산하는 매뉴팩처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자급자족하지 않으면 시계를 완성해 낼 수 없으니까요. 1969 12 25일 발표한 세이코의 쿼츠 손목시계 아스트론을 시발점으로 그로부터 1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스위스 시계를 암흑기에 떨어집니다정확함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던 기계식이 무대에서 퇴장할 수 밖에 없었던 건데요지금은 보란 듯이 부활해서 잘 살고 있는 스위스 시계지만쿼츠 손목시계의 상용화를 이룬 일본은 쿼츠에서 진화를 거듭하는데요. 1970년대 미국에서도 쿼츠를 반도체 메이커 등에서 취급하긴 했고홍콩도 주요 생산국의 하나였는데 일본의 전개와는 달랐습니다쿼츠를 현재 전자제품의 시각으로 접근한 미국은 이제 시계 메이커가 손에 꼽을 만큼 적고 홍콩은 저가 쿼츠 생산의 중심지였으니까요일본은 대량생산으로 대중화를 이룬 한편다양한 기능을 모색하면서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 냅니다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지-쇼크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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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시계는 카시오를 제외한 나머지 메이커에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세이코의 경우 기계식에서 상당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시티즌과 오리엔트는 기계식이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오리엔트는 세이코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해외사업에 더 치중하고 있어서 그 컬러가 다소 흐릿한데요시티즌의 경우 더 시티즌이라는 최고가 라인의 기계식이 있고 대량생산 형태의 보급형 기계식으로 나뉘어 있는데 쿼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인상입니다시티즌은 쇼코샤시계연구소(尚工舎時計研究所)’로 시작된 회사입니다이것을 모태로 1930년 시티즌이 세워지는데 이 이름은 1924년에 선보였던 회중시계의 이름 ‘Citizen’에서 가져옵니다잘 아시는 대로 시민과 친숙한 브랜드가 되라는 의미에서 이름 지어집니다시계가 지금도 비싼 물건이지만 당시에도 비쌌기 때문에 대중화를 바랬던 것이기도 하고요다른 일본 메이커도 그렇지만 시티즌은 시계뿐 아니라 시계처럼 작은 부품을 생산하는 정밀 제조 분야에 손을 댑니다시티즌 시계는 시티즌 홀딩스의 자회사의 하나인데 얼마 전에 자회사간 흡수합병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무브먼트 메이커로 잘 알려진 미요타에서 이에 대한 공고가 나왔는데조립부품 생산하는 여러 자회사를 합병해 시티즌 시계매뉴팩처링으로 변경된 듯 하군요, 

 


에코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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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쇼크 때의 주유소 풍경


1976년 쿼츠의 핵심부품인 수정진동자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되면서 시티즌의 기술적인 방향성은 어느 정도 결정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현재 시티즌을 대표하는 기술은 에코 드라이브로 태양광을 동력으로 한 쿼츠 입니다에코 드라이브가 계획된 것은 생각보다 훨씬 예전의 일로 제1차 오일쇼크가 일어났던 1973년 무렵입니다. (이것 때문에 가뜩이나 상태가 안 좋았던 스위스 시계업계는 더욱 안 좋아집니다에코 드라이브 기술은 OPEC이 석유 수출량을 줄이면서 촉발된 오일쇼크를 계기로 시작됩니다.일본도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오일쇼크로 인해 자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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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프로토타입, 오른쪽이 제품판인 크리스트론 쏠라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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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돈으로 45,000엔이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군요


최초 썬샤인계획으로 알려진 에코 드라이브 기술은 무한 자원으로 인식되는 태양광을 자원으로 삼으면 석유처럼 산유국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됩니다태양전지를 사용해 쿼츠를 구동한다는 게 썬샤인계획의 구상이었지만 당시 개발자의 회상에 따르면 고난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태양전지를 손목시계 정도의 사이즈로 자르는 일부터 난관이었다고 하는데요당시의 2차전지(쉽게 말하면 충전지)기술로는 구동시간이 무척 짧았다고 합니다개발 당시에는 1주일 정도밖에 구동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것이 점차 증가해 2반년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거의 1년 동안 구동이 가능하도록 진화했지만 1주일 밖에 구동할 수 없는 시계라기계식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불편하게 생각되지 않기도 하지만 1차전지를 사용해 그런 문제가 없는 보통의 쿼츠와 비교한다면 비교우위는 없군요썬샤인계획의 결과물은 1974년의 프로토타입을 거쳐 칼리버 8629를 탑재한 아날로그 방식의 크리스트톤 쏠라셀(Crystron Solar Cell)이 1976년 등장합니다. 8개의 태양전지를 다이얼에 배치한 에코 드라이브의 원조였는데요제품이 완성된 등장하긴 했지만 에코 드라이브는 잠시 중단을 맞게 됩니다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구동 시간이 짧았던 것과 태양전지의 발전량과 내구성 그리고 2차전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수명이 5년 정도로 길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됩니다태양광을 이용하겠다는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그다지 살릴 수 없었던 것이죠에코 드라이브가 그렇게 오래 전에 시작된 진보적 기술이다라고 하는 의의는 있었겠지만 기술적 완성도는 아직 부족했던 셈이죠. 1980년대 들어 새로운 방식의 태양전지가 개발되면서 태양광이 보다 훨씬 약한 실내 조명으로도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발전 효율이 증가합니다. 2차 전지 기술도 발전한 덕에 에코 드라이브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요태양광과 접촉하기 위해 시계를 창가에 두거나 할 필요가 없어졌고 시계가 멈출 걱정도 줄어들었죠그저 기계식 자동 무브먼트처럼 착용하고만 있으면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기술적으로는 완성 단계에 가까워진 에코 드라이브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약점이 있었는데요.

 

다이얼에 배치된 태양전지였습니다. 1976년 크리스트톤 쏠라셀을 보면 태양전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요당시라면 기술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요소가 되겠지만 요즘이라면 그렇지 않죠현재는 거의 원하는 태양전지를 마치 다이얼 다루듯 어렵지 않게 가공하는 수준에 도달했는데요처음에는 하얀색이라고 만들었던 다이얼이 빛에 따라 회색으로 보여서 사용할 수 없었다고도 하는데 이제는 원하는 컬러를 맘대로 쓸 수 있고 형태도 다양하게 가공이 가능합니다보통의 시계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동력은 빛인 것처럼 사용자가 전혀 눈치 챌 수 없을 만큼 말이죠시티즌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07년까지 에코 드라이브에 사용된 2차전지가 720만개 정도라고 하는데이것이 1차전지였다면 720만개의 전지가 버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1차전지에 함유된 독성물질이 일으키는 환경오염 문제는 규제가 까다로운 유럽수출에서 발목을 잡기도 하는데 에코 드라이브의 경우 여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물론 시티즌의 대표적인 기술이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전파수신(Radio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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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가 다이얼 한 가득 차지하고 있는 전파 수신 시계의 초기형태


전파수신은 에코 드라이브와 함께 시티즌의 또 다른 대표 기술입니다. 10만년에 1초라는 오차를 나타내는 원자시계에 기초한 전파를 수신해서 오차를 보정하기 때문에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원자시계 못지 않은 정확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시티즌은 표준전파(시보전파?)가 시험단계였던 시기에서부터 전파수신을 하는 시계를 계획했는데요당시 시험전파가 약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1993년 다이얼 중앙을 전파 수신을 위한 안테나가 가르고 있는 전파시계가 시티즌에서 발표됩니다아쉽게도 최초’ 수식어는 가져가지 못했는데 독일의 융한스가 손목시계로는 최초인 전파시계를 1980년대 후반 이미 발표했기 때문입니다현재 시티즌은 일본중국미국은 대륙 중부유럽은 독일에서 표준전파를 송신하고 있습니다북반구에만 인구가 집중이 되어 있어 전파송신도 그런 상황이긴 한데요아무튼 네 국가의 송신범위 내에 있다면 전파시계로서 기능하게 됩니다우리나라의 경우 일본 후쿠오카와 중국 하남성에 있는 전파 송신소가 커버하는데요전파수신 시계를 사용하기에는 두 송신소 사이에 끼어 지리적으로 유리하지 않나 싶습니다전파시계는 시티즌이 선구적인 역할을 했지만 세이코카시오 등도 전파시계 라인업을 갖추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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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를 이용한 새틀라이트 웨이브


전파수신은 GPS를 사용하게 되면서 한 단계 진화하게 됩니다시티즌은 2011년 바젤월드에서 새틀라이트 웨이브라는 GPS수신 기능을 갖춘 모델을 발표합니다. 990개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들어졌고 같은 해 가을께 판매에 들어갔습니다형광 그린을 사용한 사이버펑크근미래적인 디자인을 했었는데요전파수신의 약점인 전파수신 범위라는 게 사라집니다인공위성으로 지구 전역을 커버하는 GPS 덕분인데요. GPS를 이용하는 방식은 시티즌이 더 빨랐지만 리미티드 에디션이었고 가격도 4000달러 이상으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습니다. 2012년 세이코는 바젤월드에서 애스트론 GPS 모델을 대거 선보이면서 주도권을 잡았는데요가격은 새틀라이트 웨이브의 절반 가격이었고 레귤러 라인업을 완전히 꾸리고 나온 상황이라 발매만 하면 되는 것이었죠이렇듯 두 메이커가 엎치락뒷치락하고 있는데 시티즌이 다시 대량생산 형태의 레귤러 에디션의 발매를 앞두며 다시 전세를 회복하려 하고 있습니다일단 일본 내수용이 중심이고 국가에 따라서 발매되는 곳도 있는 것 같은데요시티즌도 세이코와 비슷하게 일본 내수 라인업에 해외용 라인업이 별도로 있는데요프로마스터처럼 공통적인 모델도 있고 이것이 국가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좀 융통성이 있는 편입니다내수용 라인이라고 해도 가능성이 있다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세이코 애스트론 GPS가 국내에서 유통되는 만큼 시티즌에서도 대항마가 들어왔으면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라는 옵션이 생기기에 좋은 일이니까요아무튼 새틀라이트 웨이브라는 진보 기술이 등장하면서 기존 전파수신 시장에는 균열이 생겼고 새틀라이트 웨이브의 가격이나 모델에 다양화에 따라 균열의 파형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긴 한데흐름은 새틀라이트로 흐르지 않을까 합니다뿌리를 내린 전파수신이라 가격도 착해서 당분간 서로 경쟁을 벌이긴 하겠지만 말이죠.

 

시티즌은 에코 드라이브와 수신(전파, GPS)를 대표 기술로 삼고 있고 이 이외에 내자성과 내충격성을 갖추고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인 퍼펙스(Perfex), 듀라택트(Duratect)같은 표면 보호 기술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다른 일본 메이커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기술을 지니고 있습니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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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드라이브 Eyes


일본 메이커들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능형 쿼츠로 승부를 벌여왔는데 최근 변화가 생겨났습니다디자인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메이커는 없다지만 시티즌이 일본 메이커에서는 다소 차별화되어 보입니다기술에서 디자인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 싣기 시작했다고 할까요오모테산도(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 정도)에 새로 디자인 스투디오를 차렸고, 2009년부터 바젤월드에서 디자인 중심의 컨셉트 모델을 선보이기 시작합니다이전까지는 엔지니어가 개발을 주도하는 사풍이었다는데 디자이너의 역할이 커지면서 큰 변화가 일어난 셈이죠올 해 바젤월드가 리뉴얼하면서 부스 위치와 디자인에서도 변화가 있어났는데 가장 눈에 띄었던 메이커가 시티즌이었습니다금도금한 무브먼트를 와이어에 매달아 멀리서 보면 하늘에서 금가루라도 떨어지는 듯 무척이나 화려했고가벽으로 구획을 나눈 여느 부스와 달리 시계의 정글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부스 바깥쪽을 따라가다가 보면 컨셉트 모델을 모아놓은 장소가 있는데요이 중에서 제품화가 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2009년의 컨셉트 모델인 에코 드라이버 돔과 에코 드라이브 아이즈(Eyes)로 수요가 있다면 접해 볼 수 있을 모델입니다. 왜냐면 이것을 내수용이 아닌 글로벌 라인업에 두고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기 때문인데요. 디자인 중심이 된 시티즌의 첫 행보로 핵심 기술인 에코 드라이브는 크게 부각시키지 않는 점이 인상적입니다기술적으로 이미 정점에 이르렀고 유사 기술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쿼츠 시계의 불투명한 미래를 디자인으로 돌파하고자 결정했기 때문이겠죠이것은 마치 스와치가 쿼츠 시계에 예술적 감각을 불어넣어 쿼츠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했던 과거처럼 역사는 돌고 돈다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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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가 인상적인 에코 드라이브 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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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컨셉트 모델인 LUNA, LOOP, NOVA



2010년 부터 컨셉트 모델을 발표하기 시작해  제품화가 된 모델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과 디자인 전략에 대해 가능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시티즌 디자인 스투디오를 통해서 들어봤으면 합니다. 어쩌면 다음편 예고가 될 수도 있을 듯 하군요. 시티즌에 대한 모든것 2부를 제 개인적으로도 기약하며 글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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