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탐험 준비
한국 최초의 시계 전문 사이트 Timeforum의 오픈과 함께
새로운 시계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본 컬럼을 통하여 시계의 기본적인 지식들로부터 출발하여 시계의 주요 브랜드 및
시계의 역사에 남을 명품들의 개별적인 역사와 현재까지의 변천을 하나, 둘
탐험해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은 그 첫번째 테마로서 "시계 탐험 준비"라는 제목으로 앞으로 TF 컬럼을 통해 올리게 될
글들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는 지식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프롤로그 : 시계의 언어들
시계를 구동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에 앞서 시계의 외형적으로 들어나는 부분들의
주요 명칭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두는 것이 글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계의 케이스라고 하면 시계를 포장하는 박스가 아닌 내부의 기계를 감싸고 있는
금속제 혹은 플라스틱제의 외통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시계를 포장하는 케이스는
"시계 박스" 혹은 "시계 포장" 등으로 부르는 것이 매니아들의 일반적인 언어입니다.
시계의 문자판은 "다이얼(dial)" 혹은 "페이스(face : 얼굴)"로 부릅니다.
다이얼의 색체에 따라 "화이트 다이얼", "블랙 다이얼", "블루 다이얼"이라고 부르며
간단히, 백판, 검정판, 청판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문자판에 표기된 1시 ~ 12 시의 표기는 "인덱스(index)"라고 부르며, 이것이 로마 숫자로
표기된 경우 "로마자 인덱스",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된 경우 "아라비아 인덱스", 숫자 없이
막대 형태로 표시된 경우 "바아 인덱스" 등으로 부르게 됩니다. 또한, 인덱스가 야광인 것을
야광 인덱스라고 부릅니다.
시계의 케이스에서 시계줄인 스트랩이나 브라슬렛이 고정되는 부분을 러그(lug)라고 부릅니다.
스트랩은 가죽이나 직물로 된 밴드를 의미하며, 브라슬렛은 금속제의 밴드를 의미합니다.
가죽 스트랩은 재질에 따라 소가죽 스트랩, 악어 스트랩, 샤크(상어) 스트랩 등 재질의 명칭과
함께 호칭되기도 하며, 직물스트랩은 일반적인 스트랩 외에도 군용 시계들에 사용되는
나토 스트랩, 줄루 스트랩 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스트랩을 손목에 고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건장치는 버클이라고 부르며, 허리띠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일반적인 버클은 탱버클(Tang Buckle)이라고 부르며, 똑딱이 식으로 버클을 접어서
고정하는 방식을 폴딩 버클(Folding Buckle) 혹은 디플로얀트 버클이라고 부릅니다.
시계 케이스중 다이얼 외측의 테두리 부분을 특히 "베젤(Bezel)"로 부르며, 이것이 회전하는 것을
"회전베젤(Rotating Bezel)"이라고 부릅니다. 회전베젤이 시계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것을
일방향 회전베젤, 시계 방향은 물론 반시계 방향으로도 회전하는 것을 양방향 회전베젤이라고
부릅니다.
시계의 시각이나 날자을 맞추며, 기계식 시계에서는 시계 밥을 주는 부분을 크라운(crown) 혹은
류즈 라고 부릅니다.
방수 성능이 200m 이상인 다이버 시계들에서 자주 발견되는 크라운 양측의 돌기는 충격으로부터
크라운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크라운 가드(crown guard)"라고 부릅니다.
1. 시계의 종류
시계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분들은
기계식 시계와
쿼츠 시계부터 헤깔립니다...
이것은 시계를 구동하는 방식에 따른 구분으로 시계를 구동하는 기계를 매니아들은
무브먼트(movement)라고 부릅니다.
쿼츠 시계 기계식 수동 기계식 자동
사진에 3가지의 시계가 나열되어 있습니다만, 좌측의 시계가 쿼츠이며, 중앙이
기계식(Mechanical) 수동(Manual Winding), 우측이 기계식 자동(Automatic Winding)시계입니다.
사진이 희미해서 알아보기 어렵습니다만, 좌측의 시계 6시 방향에 "Quartz"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우측의 시계의 12시 방향의 Omega라는 표기 밑에 "Automatic"이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중앙의 기계식 수동 시계에는 아무런 표기가 없으며
수동 시계들에는 아무런 표기가 없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시계의 역사 때문입니다.
휴대용 시계가 발명된 16세기 이후 400년이 지난 20세기 초인 1920년대에
기계식 수동 시계를 개량한 기계식 자동시계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신기술인 자동 무브먼트를 사용한 제품임을 기존의 수동 감기 시계와 구별하기 위해
시계의 다이얼에 Automatic이라는 자랑스러운 문구를 표시하게 된 것입니다.
1969년 Quartz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같은 이유로 다이얼에 "Quartz"라고 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기술들이 흔해져서 평범한 기술이 되어버린 최근에는
기계식 매니아들을 위해 "이 시계는 쿼츠 시계가 아닙니다."라는 의미로
Automatic에 한하여 일부 표기가 있을 뿐 Quartz와 수동에는 아무런
표기가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시계의 뒷면을 케이스백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뒷면이 유리로 만들어져서
시계 내부의 모습이 보이는 타입을 "디스플레이백(Display Back) 혹은
씨스루백(See-Through Back : 간략화하여 "씨슬백") 으로 불리웁니다.
디스플레이백이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에 따라 금속의 케이스백을
솔리드백(Solid Back : 통금속 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솔리드백 제품의 경우 내부의 구동방식에 대한 아무런 표기가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결국, 디스플레이백이 아닌 경우 케이스백을 개방해야 비로서 시계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무브먼트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란 동력원으로 스프링을 사용하는 무브먼트(기계식 무브먼트: 수동 및 자동)를
가진 시계를 의미하며, 쿼츠 시계란 동력원으로 전지를 사용하는 무브먼트(쿼츠 무브먼트)를
가진 시계를 의미합니다.
(1) 기계식 무브먼트
감긴 상태에서 풀리는 스프링의 동력과 헤어스프링이라고 불리는
얇은 스프링에 의해 진동하는 기계식 진동자(Balance)를 이용하여
시계의 바늘을 움직이는 타입의 시계를 말합니다.
스프링은 손으로 감거나(Hand Winding : 수동), 로터(Rotor)라 불리는 회전체에 의해
스프링을 감게 됩니다(Automatic Winding: 자동).
그리고, 이 스프링(Main Spring)의 축적된 에너지는 밸런스라고 불리는 환형의 진동자를 일정한
각도로 진동시키고 이 진동자의 일정한 진동으로부터 시계바늘을 회전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수동(Manual Winding)이란 손으로 스프링을 감아 시계가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자동(Automatic Winding)이란 로터(회전체)에 의해 스프링이 자동으로 감긴다는 의미이지만
스프링을 감기 위해서는 무브먼트의 메인스프링을 감을 수 있도록 연결된 로터(Rotor,회전체)가
사람의 손목의 운동과 중력의 조합에 의해 로터가 자동으로 회전하여 이런 자동감기 기능이
발휘되는 것입니다. 결코 시계를 가만히 내 버려 두어도 자동으로 스프링이 감긴다거나
시계가 자동으로 무한정 작동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수동 무브먼트에서 메인스프링(동력원)은 수동 무브먼트 사진중 좌측 사진의 우측의 큰 기어 밑에
있으며, 밸런스(진동추)는 그 반대방향에 보이는 금색의 원반체를 말합니다.
자동 무브먼트란 이러한 수동 무브먼트에 메인스프링을 감기위한 회전체를 설치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우측의 자동 무브먼트 사진에서 중앙이 베어링에 의해 지지되어 있는 반원형의 회전체를
말합니다.
이 기계식 시계들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매우
오래된 것이며, 결코 신제품이 아닙니다.
따라서, 기계식 시계란 기본적으로 엔틱 제품인 셈이며 골동품과도 비슷한 것입니다.
(2) 쿼츠 시계 혹은
쿼츠 무브먼트
한편, 쿼츠 시계란 동력원으로 스프링이 아닌 얇은 전지(수은전지 등)를 사용하는 시계를 말합니다.
쿼츠(Quartz)라는 말은 시계의 등시성의 근거가 되는 진동자(Vibrating member)가 기계식의 진동자
(balance)가 아닌 전기가 가해지면 고속으로 진동하는(piezoelectric) 석영 혹은 수정(Quartz)의
고유 진동수를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연유된 말입니다.
따라서, 쿼츠 시계는 바로 이 수정의 진동자를 지속적으로 진동시키기 위해 전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시계에서는 가장 최신 기술로서 쿼츠가 처음 사용된 것은 탁상시계급에서는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만, 손목시계에서는 1969년, 그것도 크리스마스날 동경이 처음이었습니다...
즉, 실제로 1970년 이전의 사람들은 시계라고 하면 기계식 시계를 떠올렸으며
쿼츠라는 말을 몰랐습니다...
더욱 최근에는 소모품인 전지를 사용하는 대신 태양광으로 축전하는 축전지를 사용하거나
(Citizen의 Eco-drive 등), 축전지를 축전시키기 위해 회전 로터를 사용하는(Auto-Quartz,
Kinetic 등) 등의 축전지타입의 쿼츠 시계들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전로터가 디스플레이백을 통해 보인다고 해서 전부 자동인 것은 아닙니다...
오토쿼츠 혹은 키네틱의 경우 케이스백에서 보이는 로터 때문에 자주 자동 무브먼트로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 데...
로터를 회전시켜 가면서 무브먼트를 구경하면 기계식 무브먼트의 특징인 메인스프링이나 밸런스
(진동자)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계식과 쿼츠식의 구분은 로터의 유무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메인스프링과
기계식 진동 밸런스의 유무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메인스프링 대신에 전지를, 기계식 진동 밸런스 대신 수정으로 만든 쿼츠 진동자를 사용하는 것을
쿼츠 시계라고 합니다.
또한, 시계의 다이얼이나 뒷백(case back)에 Automatic이라고 표기된 것은 기계식 자동 무브먼트를
내장했다는 의미이며, Quartz라고 표기된 것은 쿼츠 무브먼트를 내장했다는 의미입니다...
2. 시계의 정확성
현대의 시점이 아닌 30년 전의 시점으로 본다면 손목 시계의 오차가 하루 10 초 이내라면
"매우 정확한 시계"입니다.
그 때는 일반 소비자들이 아직 쿼츠 시계라는 것을 몰랐던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정확한 시계를 의미하는 크로노미터(chronometer)라고 불러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1969년 12월 25일 쿼츠 시계가 등장한 후 시계의 정확성에 대한 개념은 크게 변하게 됩니다.
쿼츠 시계는 별다른 보완조치나 조정 없이도 대개 하루 오차 0.5초(한달 15초) 정도의 정확성을 보입니다.
따라서, 1970년대 이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정확한 쿼츠 시계(대부분의 벽시계, 탁상용 시계 및
손목시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하루 5초 정도의 오차를 보이는 매우 정확한 기계식 시계에 대해
"이거 혹시 고장난거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 5초는 물론 하루 10초 이내의 오차라면 기계식 시계에서는 감탄할 정도로
정확한 시계인 것입니다.
크로노미터(Chronometer)란 1900년 이전에는 기계식 시계중에서
크로노미터 이스케이프먼트(chronometer escapement 혹은 detent escapement)를
사용하는 시계를 지칭하는 용어였으나,
현재에는 스위스의 시계 정확성 검정기관인 COSC(Contrôle Officiel Suisse des Chronometres)
에서 15일간의 검사를 거쳐 일평균 -4/+6초의 오차 범위내에 들어간 시계들이 다이얼에 표기할
수 있는 인증표식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현대에는 크로노미터란 "정확한 기계식 시계"의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크로노미터란 스위스의 공식기관에서의 검사시 하루 4초 이상 느리지 않고 하루 6초이상 빨리
가지 않았던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COSC에서의 검증은 무브먼트만으로 검사한 결과이므로 실제의 시계에 케이싱되는
과정과 유통과정을 통해 변동되게 되므로 크로노미터라고 표기된 새시계라고 하더라도
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기계식 시계에 관한한 하루 5초 이내의 오차는
스위스의 검정기관에서 정확한 시계로 인정할 정도로 매우 정확한 시계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그러한 인증을 받지 않은 시계이거나 빈티지 시계(통상적으로 1980년 이전에 제조된
시계를 말함)에서는 하루 30초 내지 1분 정도의 오차 정도도 참아야 하기도 합니다.
쿼츠 시계가 정확한 이유는,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쿼츠는 기계식의 스프링에의해 진동하는
진동체(balance)가 아닌 수정(quartz)에 전기가 가해졌을 때 나타나는
수정의 고유 진동수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물질 중에서 쿼츠가 선택된 것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체중 수정의 진동이 매우 안정적이여
전기소모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쿼츠의 또 다른 장점은 외부의 진동 등에 의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계의 정확성의 기반이 되는 등시성(진동의 간격)에 있어서 기계식 시계로는
기대할 수 없는 엄밀한 정확성을 가지게 됩니다.
쿼츠 시계에서 오차가 생기는 것은 주로 변하는 온도 때문입니다.
쿼츠의 고유 진동수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오차도 하루 0.5초(한달 15초)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스프링에 의해 진동하는 기계식 시계의 밸런스는
외부의 진동(팔목의 진동이나 시계나 시계를 착용한 사람에게 가해진 충격)은 물론
밸런스의 위치(중력방향)에 따라서도 진동에 영향을 받습니다.
더구나, 기계식 시계의 동력이 되는 메인 스프링의 세기가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에 의해서도 미세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것이 기계식 시계가 쿼츠의 정확성을 능가하는 것은 고사하고 먼발치도 쫒아갈 수 없는
태생적 이유입니다...
통상적으로 쿼츠 시계는 기계식 시계에 비해 약 30 배 정도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계식 시계로 한정하여 말하면, 고급시계라고 값싼 시계보다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아니, 싸구려 시계가 더 정확한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무브먼트가는 얇아지면 얇아질수록 정확해지기 어렵게 됩니다.
또한, 시계의 진동수(밸런스의 진동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정확하고,
낮으면 낮을수록 대개 부정확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최상급의 시계들은 대개 얇은 무브먼트를 사용하며 낮은 진동수의 무브먼트를 사용합니다.
그 때문에 고급시계일수록 부정확해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고급 시계 브랜드들이 얇은 무브먼트와 낮은 진동수의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무브먼트의 구성에 대해 아주 쬐끔 더 설명할 다음의 기회를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따라서, 기계식의 고급시계란 정확하기 때문에 고급인 것은 전혀 아닙니다.
"그럼 정확하지도 않은 시계가 왜 비싼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는 순간
이미 여러분은 무브먼트의 세계로 한 걸음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3. 에보슈, 무브먼트, 칼리버
위의 사진의 무브먼트들을 단지 보는 것만으로 어느 것이 정확할 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계식 시계 매니아라면 우측의 무브먼트가 더 정확하다고 해도 별로 놀라지 않으며...
좌측의 무브먼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측의 무브먼트보다 10배 이상 더 비싸다고 해도 별로
놀라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사진의 비교만으로도 좌측의 무브먼트가 당연히 더 비쌀 것이라는
느낌이 오시지 않을지???
보다 매니아적인 시각으로 두 개의 무브먼트를 비교해 보면 단지 예뻐 보이는 것말고도
구조적으로도 많은 차이점들이 보이게 됩니다.
좌측의 무브먼트는 현재 파텍과 함께 세계 최고의 브랜드인
랑게의 엔트리 수동 모델인 Lange 1815의 무브먼트이며,
우측의 무브먼트는 지금은 ETA에 통합된 Peseux의 에보슈(ebauche)입니다.
무브먼트(movement)란 좁은 의미로는 시계의 케이스에 들어가 있는 상태(casing)의
기계(무브먼트)를 의미합니다만,
넓은 의미로는 기계식 시계에 사용되는 기계를 총칭하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한편, 에보슈(에보쉬, ebauche)란 프랑스말이며 영어로 표현한다면 raw movement(미가공
무브먼트)라고 해석될 수 있는 말입니다만...
무브먼트의 미조립 부품들의 집합(조립만 하면 되는 상태 혹은 부품의 일부가 결여된 상태),
조립까지 완료되었지만 케이싱되어지 않은 상태의 무브먼트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좁은 의미로는 미조립된 부품들의 집합을 에보슈로, 조립된 상태를 베이스 무브먼트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칼리버(Caliber: 통상 cal.로 줄여쓰기도 함)란 어느 회사의 무브먼트 넘버를 말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한 회사에서 여러 가지의 무브먼트를 만들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기 위해 넘버가 필요했고
바로 이 넘버를 caliber number라고 하는 것입니다.
예컨데, Patek Cal. 240 이라고 하면, 파텍에서 제조한 무브먼트중 240의 번호를 가진
무브먼트라는 의미입니다.
ETA caliber 2824란 ETA에서 제조한 무브먼트 중 2824 번의 무브먼트라는 의미가 됩니다...
원래는 무브먼트의 사이즈(직경)를 표시하기 위한 용어로 사용되었던 어휘입니다.
에보슈란 말이 생긴 것은 스위스에서였습니다.
가내 수공업에 의존하여 시계를 만들던 스위스에서는 농한기인 겨울철에 남아도는 인력을
이용하여 시계 부품들을 만들어 이를 어셈블러라 불리던 최종 시계 제조업자들이
사들여 시계를 만드는 방식으로 시계를 제조했었습니다.
당연히 부품들간의 공차가 커서 어셈블러들은 조립시 많은 수정을 가해야 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8세기말 Frey라는 스위스 사람이 공장제 수공업 방식으로
통일된 규격을 갖는 부품들을 대량생산하여 에보슈라는 무브먼트 재료 및 부품들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에보슈라는 말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 이후, 스위스와 프랑스의 어셈블러(무브먼트의 조립 및 케이싱 전문가)들은
농가에 주문을 하거나 농가로부터 부품들을 사모아 시계를 조립하는 대신
에보슈 업체로부터 미조립된 부품들을 구입하여 여기에 자신의 부품들을 추가하고,
구입한 부품들을 추가로 가공을 하여 이들을 조립하여 시계를 완성,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에보슈란 처음에는 무브먼트중 기본 재료(플레이트)와 일부 부품(메인스프링, 밸런스,
밸런스 스프링 등)의 미완성 세트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에보슈 업체가 성장함에 따라 점차 대규모화 되어 에보슈는 물론 완성된 무브먼트를
제조, 판매하는 것으로 발전되었습니다.
현대 스위스를 대표하는 에보슈 생산업체 ETA는 19세기초(1816)에 설립된
가장 역사가 오래된 FHF(Fabrique d"Horologerie de Fontainemelon) 등 20 여개의
에보슈 업체들이 1920년대 이후의 불경기를 통해 통합되어 설립된 스위스 최대의 기계식 에보슈
및 쿼츠 에보슈 업체입니다.
Unitas 6498 에보슈 RGM의 Unitas 6498 수정
여러분들에게도 익숙한 ETA는 물론 밸쥬(Valjoux), 유니타스(Unitas), 푸조(Peseux), AS
같은 무브먼트들이 모두 ETA에 통합된 회사들의 명칭으로 이런 이름들이 붙은 무브먼트 혹은
에보슈는 모두 ETA에서 생산된 무브먼트이거나 에보슈들입니다.
현재 ETA는 에보슈나 무브먼트를 생산하는 외에 Swatch 시계들을 직접 만들고,
cK 등 많은 브랜드의 시계들을 직접만들어 납품하는 그야 말로 스위스 최대의 시계 생산업체입니다.
ETA는 현재 부품생산공장은 물론 에보슈를 수정하는 아틀리에까지 구비하여 다양한 형태의 에보슈
및 무브먼트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IWC 등에 납품되는 에보슈란 일부 부품이 생략되고 미조립 상태의 진정한 에보슈이지만,
Omega, Tissot, Longines 등 Swatch 그룹계열 회사에 납품되는 무브먼트는 ETA에서
다양한 수준으로 수정(modification: 부품 교체, 추가 기능을 위한 부품추가는 물론
부품들의 피니싱-마무리 가공-)한 케이싱만 하면 되는 상태의 무브먼트입니다.
스위스의 에보슈 업체는 최대기업인 ETA 이외에도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오데마피게(Audemars Piguet), 브레게(Breguet)와 같은 고급 브랜드들이 주로 사용하는
F. Piguet, JLC, Lemania, Girard Perregaux, Zenith와 같은 고급 에보슈 업체와
복잡시계 모듈을 생산하는 Kelek, Dubois Depraz 같은 모듈 제조전문의 무브먼트 수정전문 업체
및 Ronda, ISA 같은 쿼츠중심의 쿼츠 모듈 업체들이 있습니다.
ETA 2892의 다양한 수정 및 피니싱
스위스 시계의 대부분(90% 이상)의 시계들은 바로 ETA의 에보슈나 조립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들이며, 이와 같이 에보슈를 사서 수정하여 조립하거나 혹은 회사 마크만 찍어서
시계에 넣으면서도 버젓이 자신의 회사 칼리버 넘버를 붙이는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베이스 무브먼트(기초가된 무브먼트)가 무엇이냐는 것이 1980년대 이후 시계 매니아들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이에 반하여, 에보슈 업체에서 제조한 에보슈를 구입하여 수정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회사에서 직접 설계하여 제조한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회사들도 있으며,
이런 회사(manufactory)들에서 만든 무브먼트를 "자사 무브먼트"(in-house movement)라고
부릅니다.
수동 크로노그래프를 제외한 Patek Philippe의 모든 기계식 무브먼트,
Lange의 모든 무브먼트, Glashutte Original의 모든 무브먼트, Rolex의 모든 무브먼트,
Chopard의 LUC 무브먼트, 에보슈 생산업체이기도한 JLC와 Zenith의 대부분의 무브먼트 및
독립제작자들중 Philippe Dufour, F. P. Journe의 모든 무브먼트들이 바로 자사무브먼트를
대표하는 무브먼트들이며 매니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죠지 대니얼스(오메가 co-axial의 설계자), 필립 듀포 같은
독립시계제작자(독립시계사: independent watchmaker)들은 메인스프링과 밸런스 스프링 등
극히 일부의 부품을 제외하고는 작은 나사 하나까지 스크래치(금속 재료)로부터 제조장치나
공구를 사용하나 직접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대가로 듀포(Dufour)의 심플리시티(Simplicity)라는 시다바리 타입(subdial second, small second)의
수동 손목시계 하나의 가격은 어지간한 퍼페츄얼 캘린더나 투루비용 가격을 능가하는
4000 만원 정도의 가격에도 주문이 밀려 주문후 3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VC나 AP와 같은 회사는 역사적으로 에보슈(주로 JLC의 에보슈)를 구입하여
최고급의 무브먼트로 수정해 내는 역사를 가진 회사였으며, 이것만으로도 Patek과 함께
오랫동안 Big 3로 불리웠던 시계사상 위대한 명문 가문들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단순시계들(단순 수동과 자동)의 대부분에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 제조하는
무브먼트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자사 무브먼트 논쟁에 빠진 매니아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처지가 되자
자사 무브먼트들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매니아들의 요구에 따라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Revue Thommen(MSK),
Universal 등 한 때 자사 무브먼트를 만들었다가 중간한 중급회사들까지도 과거의 설계도에 따라
지금은 잊혀진 무브먼트들을 재생산하여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으로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자사 무브먼트라 하더라도 고급 에보슈 전문 업체인 JLC, F. Piguet, Lemania는 말할 것도 없고
ETA보다 기능적인 면(정확성, 튼튼함, 내구성 등)에서 꼭 우수한 것은 아니지만,
분야에 상관없이 매니아들을 미치게 만드는 마법의 언어인 "순수성"(purity)과 "개성"(originality)
때문에 자사 무브먼트에 대한 지독한 열병은 수정된 무브먼트의 자사무브먼트 논쟁 등 매니아들
사이에 지금까지도 많은 논쟁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자사 무브먼트는 대량 생산하는 에보슈에 비해 제조원가가 올라가기 마련이므로,
자사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회사의 시계들은 에보슈를 사용하는 회사의 시계들에 비해 고가로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순수성과 개성을 사기 위해서 돈을 얼마든지 더 많이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 시계 매니아들의 트렌드 같은 것입니다....
이쯤 되면, 초보자분들도 시계의 가격이 천차만별이 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싼 시계는 정확하거나 튼튼해서 혹은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비싼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순수성과 개성이라는 매니아들의 내적 욕구(욕망?)를 추종하기 위한 엄청난 생산비와
브랜드 전략에 따라 생겨난 것입니다...
파텍 필립 Caliber 12-600AT
그러나, 이런 것들을 다 알고 있는 이 링고로서도 그 허망한 순수성과 오리지날리티를 사기 위하야
불철주야 저금을 하여 언젠가 Lange 1815를 사고야 말겠다는 전의를 다지며 오늘도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 !
시계 매니아의 세계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찬 세계인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인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시계를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매니아(미친넘)이
아닌 것이므로 매니아들이 자신들의 독특한 사고방식이나 가치체계에 대해
일반인들의 이해를 바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할 것입니다.
4. 기계식 무브먼트의 주요 구성 요소들
이어, 기계식 무브먼트의 주요 구성에 대해 사진과 그림들을 참조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기계식 무브먼트중 가장 단순한 형식이 6시 혹은 9시 섭세컨드를 가진 무브먼트입니다.
Nomos 등에서 사용하는 Peseux 7001과 Panerai 등에서 사용하는 Unitas 6497이
각기 6시 방향 섭세컨드 혹은 9시 방향 섭세컨드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기계식 수동 무브먼트들입니다.
ETA 7001 혹은 Peseux(프조) 7001로 불리는 무브먼트의 사진입니다.
좌측이 무브먼트의 다이얼측 사진으로 여기에 시계의 문자판인 다이얼에 설치되게 됩니다.
우측이 무브먼트의 케이스백측 사진이며, 디스플레이백을 통해 보이는 부분입니다.
기계식 수동 무브먼트는 윤열의 상,하에서 메인플레이트와 톱플레이트를 배치하여 샌드위치처럼
생긴 기계입니다.
메인플레이트의 다이얼측에는 키레스와인딩(크라운으로 시계밥을 주는 구성)과
날자판 등이 설치됩니다.
톱플레이트는 무브먼트의 얼굴로서 다양한 형태의 브릿지(양단지지)와 콕(일단지지)으로
무브먼트의 개성을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프조 7001은 2개의 브릿지와 하나의 콕으로 윤열을 지지하는 형태의 매우 단순한 타입의
무브먼트입니다.
배럴브릿지는 시계를 구동하는 메인 스프링이 내장된 배럴을 지지하는 브릿지이며,
휠브릿지는 분침과 초침을 구동하는 휠(치차)들을 지지하는 브릿지입니다.
밸런스콕은 기계식 시계의 심장으로도 불리우는 밸런스를 지지하는 콕입니다.
톱플레이트(배럴 브릿지, 휠브릿지와 밸런스콕)들을 모두 제거하면
다음의 그림과 같은 소위 "윤열"(gear train)이 나타나게 됩니다.
1 번이 메인스프링을 내장하는 배럴이며, 2 번이 분침을 구동하는 센터휠(혹은 2 번휠)입니다.
프조 7001에서 배럴브릿지에 의해 지지되는 구성입니다.
3 번은 중간휠(혹은 3 번휠)로 불리우는 치차로 분침을 구동하는 센터휠과 4번으로 표기된
초침휠(혹은 4 번휠)을 연결하는 연결치차입니다.
5 번이 이스케이프휠(escape wheel)이며, 6 번이 팰릿 혹은 팰릿포크(pallet fork)이며
7 번이 밸런스 스프링이며, 8 번이 환형의 진동체인 밸런스휠입니다.
우측의 사진은 ETA 7001(프조 7001)에 좌측의 그림에 대응하도록 번호를 붙인 것입니다.
좌측의 그림에서 1 번으로 표기된 배럴은 라체트휠 밑에 배치되며,
크라운을 돌리면 크라운휠이 회전하며 배럴의 중심과 연결된 라체트휠을 회전시켜
배럴 내부에 배치된 메인스프링을 감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키레스와인딩 기구의 크라운 와인딩 구성입니다.
앞서 ETA 7001의 다이얼측의 메인플레이트의 사진에 표시된 키레스와인딩 기구란
크라운의 인출(시간조정)과 재삽입(복귀)을 통제하기 위한 판스프링 등의 구성입니다.
우측의 사진에 번호가 표기된 부분의 붉은색 점처럼 보이는 것이 쥬얼이며 각 휠의
축을 지지하기 위한 보석베어링들입니다. 각종 휠들의 축(피벗 혹은 스탭)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강철제 축과의 마찰계수가 적은 황동의 금속 베어링이나 마찰이 보다 적은 인조루비 등의
보석(jewel)이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사용된 보석의 수가 몇 개이냐에 따라 7석이니 17 석이니 하고 부르는 것이며
수동에서는 17 석이 보편적이며, 자동에서는 자동 와인딩 기구에 사용하기 위한 쥬얼들이
추가되어 21석, 24석, 36석 등과 같이 석수가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ETA 7001에서는 3번에서 5번까지, 즉, 중간휠부터 이스케이프휠이 휠브릿지에 의해
지지되고 있으며, 8 번의 밸런스휠이 밸런스콕으로 지지되는 형태로 톱플레이트를 구성한 것입니다.
별것도 아닌 것 같은 단순히 휠들을 지지하는 톱플레이트입니다만,
톱플레이트의 구성과 디자인이야 말로 수동 무브먼트의 매력을 절감하게 되는
기계식 시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분야의 하나라는 것을 깨닳게 된다면....
무브먼트의 톱플레이트의 디자인을 감상하는 것이 시계의 케이스나 다이얼 디자인을
감상하는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실 듯합니다....
ETA 2801 ETA 2824
위의 사진은 ETA의 대표적인 센터세컨드(중앙초침) 수동 무브먼트인 ETA 2801과
ETA 2801의 자동 무브먼트인 ETA 2824의 사진입니다.
사진에서 알수 있는 것처럼 자동 무브먼트는 수동 무브먼트의 톱플레이트에 로터를 설치하여
로터의 회전을 이용하여 배럴을 회전시키는 구성을 추가한 것입니다.
레마니아 1874 밸쥬 7750
위의 사진은 현행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대표하는 레마니아(혹은 르마니아, Lemania)의
칼리버 1874와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대명사 밸쥬 7750입니다.
레마니아 1874 등 수동 크로노그래프는 수동 무브먼트의 톱플레이트에 크로노그래프의
초침, 분침, 시침을 구동하기 위한 구성을 추가하여 구성되며, 자동 크로노그래프는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상부에 로터와 배럴 와인딩 기구를 추가하여 구성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동 무브먼트의 기본적인 구조는 모든 기계식 무브먼트들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ETA 2824 (로터를 분리한 모습)
앞서 설명한 것처럼 ETA 2801과 ETA 2824 처럼 수동 무브먼트에 로터와 배럴와인딩 구성을
직접 추가하여 자동 무브먼트를 만드는 방식이 초창기 자동 무브먼트들의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자동 무브먼트를 만들기 위해서 톱플레이트 위에 배럴 와인딩 기구와
로터를 모두 설치해서는 ETA 2824와 같이 무브먼트가 상당히 두꺼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ETA 2892의 경우와 같이 자동 무브먼트를 얇게 만들기 위해 수동 윤열의 구성을
메인플레이트와 톱플레이트 사이의 일측으로 몰리도록 배치하고 남는 공간을 활용하여
배럴와인딩 기구의 일부를 배치하기 위한 자동 전용의 수동 무브먼트가 설계되기도 합니다.
F. Piguet 1151 F. Piguet 1106
그러나, 유명한 프레드릭 피게(F. Piguet)의 대표적인 자동 무브먼트 1151 처럼
자동 무브먼트 전용으로 설계된 후 자동의 구성을 제거하여 수동 무브먼트 Caliber 1106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모든 자동 무브먼트는 기본적으로 수동 무브먼트의 구성을 모두 포함하며
여기에 배럴의 내부에 내장된 메인스프링을 감기위한 와인딩 기구와 로터를 추가한 구성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또한, 수동 크로노그래프에서 크로노그래프를 모두 제거하면 수동 무브먼트가 되며
그 대표적인 것이 밸쥬 23의 단순 수동 무브먼트인 밸쥬 78 같은 무브먼트들입니다.
밸쥬 7750의 경우는 크로노그래프를 제거한 자동 무브먼트의 형태로 Panerai를 필두로
IWC 등에서 수정하여 사용하였으며, 최근에는 ETA에서도 자동 무브먼트로 수정하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밸쥬 7750에서 자동 와인딩 기구와 로터를 제거하면 밸쥬 7760의 수동 크로노그래프가
만들어집니다.
이와 같이, 메인플레이트와 톱플레이트 사이에 배치되는 배럴, 2번~4번휠, 이스케이프휠,
팰릿포크와 밸런스로 구성되는 수동 무브먼트의 다이얼측(캘린더 구동 기구,
미니츠리피터 구동 기구)에 구성을 추가하고, 톱플레이트측(자동, 크로노그래프)에 구성을
추가하여 다양한 구성의 복잡시계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수동 무브먼트에 대한 이해는 모든 종류의 기계식 시계의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투루비용이란 수동 무브먼트의 밸런스와 팰릿포크 및 이스케이프휠(이스케이프먼트)이
일정한 시간에 한 번씩 회전하도록 구성된 투루비용 이스케이프먼트를 가진 수동 혹은 자동
무브먼트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무브먼트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들을 짧은 글로 전부 설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보다 상세한 내용들은 글을 바꾸어가며 차례로 설명될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의 진동수(18000 bph, 28800 bph, 36000 bph 등)와 오차의 원인 및
조정에 대한 내용들, 무브먼트의 수정과 피니싱 및 모듈들에 대한 내용들은 물론
고급 무브먼트와 중저급 무브먼트의 차이, 에보슈를 사용한 다양한 수정기법들에 대한 설명들이
기계식 무브먼트에 대한 글들의 주요 내용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기계식 시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으로서의 무브먼트에 대한
초보적인 설명은 이것으로 정리하고 다음에는 이러한 기초적인 구성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시계들에 대해 전체적으로 정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4, 5부로 나누어 연재될 글들을 통해
시계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들이 익숙해졌을 때
시계의 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탐험이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Rolex의 Submariner, Omega의 Constellation과 Speedmaster, Cartier의 Tank,
IWC의 Mark와 Big Pilot, Patek Philippe의 Calatrava나 AHCI 멤버들의 이야기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계의 세계란 이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출입구에는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영원히 "일반인"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시계 매니아"로 새로이 탄생하게 되는 깨닳음과 망각의 강이 놓여 있습니다.
그 강을 건너는 순간 짜릿한 내용들이 한 없이 펼쳐지는 새로운한 세계가 나타납니다만...
그 강을 완전히 건너는 순간 여러분들이 일반인으로서 자연스럽게 느끼던 시계의 가격에 대한
상식적인 감각을 완전히 무너트려 1000 만원 정도의 시계가
"엔트리 모델"(싸구려 입문용 시계)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비극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링고의 다음글들을 하나, 둘 클릭해 나가는 순간마다
여러분들이 그 깨닳음과 망각의 강을 한 걸음, 한 걸음 건너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이 길이 나의 길이 아니라고 느끼시는 순간 여러분들이 살던
다소 지루하지만 평온한 세계로 서둘러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시계의 세계...
그 작은 공간 속에 숨어 있는 세계란 한 번의 전율로 끝날 무엇이 아닌
파도처럼 반복적으로 영원히 계속되는 견딜 수 없는 전율의 연속인 것입니다.....
(제 1 편 시계 탐험 준비 - 끝-)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