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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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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

야광 -夜光-

알라롱

조회 22791·댓글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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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광이라면 오광이지

 

태초에 어둠을 뚫고 빛이 태어났습니다. 컴컴한 영화관 옆자리 남자가 찬 시계가 미친듯한 빛을 뿜어대고 있습니다. 제길, 무슨 시계인지 신경이 거슬려서 영화에 집중을 할 수 가 없었…….

 

아마 그 시계는 크로노스위스 타임마스터 중에서 다이얼 전체가 야광인 모델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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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찬 형 옆에서 영화보고 있으면 오방 신경 쓰여서 그 영화는 다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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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야광(루미노바)의 컬러까지 참 다양해졌습니다. 야광하면 약간 미색인 한 종류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시계의 야광은 거의 한 회사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루미노바(N야광), 등록상표 슈퍼 루미노바라는 야광으로 시계 업계를 제패하고 있는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의 네모토라는 회사가 스위스에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스위스 시계 업계에 루미노바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야광 물질로 시계 업계를 제패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지진 때문일 겁니다. 네모토의 홈페이지를 가보면 굉장히 다양한 야광 제품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비상구 표시 같은 건데요. 지진이 매우 잦은 일본의 경우 이런 표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진에 의해 전기의 공급이 끊어지게 되면 비상구 표시등이 작동하지 않게 되므로, 안전한 대피를 위해 이런 방식의 야광 표시도 꼭 필요합니다. 그러다가 보니 야광 제품에 대한 개발이 이뤄졌고, 시계 업계에도 발을 넓힐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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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델명은 '내 야광은 트리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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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이 바닷물을 들이키셨나 색깔이 후덜덜. 아니면 라듐의 영향으로 다이얼이 다 녹아내렸음? 

 

지금처럼 루미노바를 사용하기 이전, 시계의 야광으로 트리튬이라는 물질을 사용했습니다. 트리튬은 방사성 원소의 하나로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합니다. 미국이나 스위스가 트리튬이라면 일본에서는 프로메티움이라는 물질을 사용했는데 원리는 트리튬과 유사합니다. 그 이전에는 라듐이 사용되었는데, 라듐에서 이들 물질로 넘어간 이유가 라듐이 방출하는 방사능이 매우 강했던 모양입니다. 과거 파네라이의 라디오미르, 루미노르는 어떤 야광 물질을 사용했는가에 따른 구분이었습니다. 라디오미르의 경우 라듐을 베이스로 만든 야광 물질을 사용했고, 루미노르는 트리튬을 사용했습니다. 지금처럼 크라운 가드가 없는 게 라디오미르, 있는 게 루미노르가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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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잘 구어진 야광입니다. 인덱스와 바늘의 색감 차이가 크지 않네요. 6시 방향에 T<25라고 되어 있는게 '트리튬 권장 사용량을 준수했음'의 의미입니다

 

1990년대 후반을 경계로 트리튬에서 루미노바로 전환되기 시작합니다. 트리튬의 경우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에 안전하지 못하다라고 받아들여졌는데, ISO 규격을 준수하는 경우 시계 착용자가 받는 영향은 극히 미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다이얼이나 핸드처럼 야광 물질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직접 접촉을 하는 사람이 되겠죠. 또 다른 문제는 트리튬 같은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입니다. 반감기가 12.3년인 트리튬인 경우 수명이 약 10년 정도입니다. 아주 서서히 야광이 약해지기 시작해서 10년을 넘어서면 거의 빛을 발하지 않게 됩니다. 다이얼에 T<25와 같은 프린트가 된 빈티지 시계의 야광을 보면 색이 변해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변색의 이유가 아마도 반감기 때문이며 반감기가 지난 물질은 고유의 성질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기능하지 않게 됩니다. 이런 트리튬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야광이 루미노바입니다. 트리튬에 비하면 훨씬 밝으며, 방사능 물질을 함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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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하나 빼고 빛을 머금지 못하면 죄다 무용지물입니다. 퀴즈. 그 예외의 하나는 왼쪽에서 몇 번째일까요? 정답은 댓글로~

 

루미노바의 경우 자체 발광이 아니라 축광식 야광입니다. 빛을 머금고 있다가 서서히 내보내는 방식으로 무한에 가까운 반복이 가능하지만 지속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단점입니다. 또 빛을 흡수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무용지물이죠. 트리튬의 경우 밝기(휘도)는 루비노바에 비해 약하지만 지속시간은 사실 수명이 다할 때까지이죠. 이런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야광 염료의 양을 늘리거나 하더라도 한계는 있습니다. 그런 단점이 있지만 루미노바의 장점이 더 크기 때문에 스위스 시계 업계의 대부분은 이 루미노바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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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튬 개스 캡슐의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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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튬 개스 캡슐의 야광샷. 위의 퀴즈 참 쉽죠? 

 

예외가 없는 경우는 없죠. 루미노바를 대체하는 야광이 있습니다. 트레이저라는 회사가 원천 기술을 가지는 트리튬 개스 캡슐은 이런 루미노바와 트리튬의 장점을 취합했습니다. 트리튬 개스를 밀봉한 캡슐을 야광으로 사용하면서 지속시간, 밝기 두 가지 토끼를 잡습니다. 이것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메이커가 볼 워치입니다. (그 외에 루미녹스도 있고요) 볼 워치 모델에서 아주 현란한 야광을 자랑하는 모델은 트리튬 개스 캡슐과 루미노바를 함께 사용하여 야간에도 시계를 보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트리튬 개스캡슐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아직까지 곡선 가공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직선 형태로 가공되는 트리튬 개스 캡슐이기 때문에 바늘이나 인덱스가 제한된 형태가 됩니다. 또 볼 워치의 다이버 워치는 이너 베젤을 사용한 모델의 비율이 높은데, 이 경우 베젤 인덱스에 사용한 트리튬 개스 캡슐이 직접 외부와 접하지 않게 됩니다. 아우터 베젤의 경우는 루미노바가 사용되는 것을 보아서는 외부와 직접 접촉을 가지게 되는 부분에는 사용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무래도 트리튬이다 보니 그런 약점이 있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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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243은 트리튬을 사용한 J시리얼까지가 좀 더 대접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파네라이는 2000년대에 들어서도 트리튬을 사용하는 예외적인 메이커였습니다. 물론 극소수의 모델에 적용되었는데 PAM243 서브머저블 같은 모델이 그랬습니다. 예전에 해외 파네라이 포럼에서 이유를 본 것 같은데 시계가 아니라 다이빙 인스트루먼트로 등록해서 가능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다 루미노바를 사용합니다.


 

루미노바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또 다른 메이커는 일본의 세이코와 시티즌으로 세이코는 루미브라이트 시티즌은 내츄라이트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네모토가 일본 회사이다 보니 일본 기업과는 직접 계약을 맺고 사용권을 준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루미노바와 같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속시간이 길고 굵다 밝다 같은 마케팅적인 부분 말고는 특별히 다른 점을 찾기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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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이 롤렉스입니다. 여전히 루미노바를 사용하긴 하지만, 시드웰러 딥씨나 익스플로러 II와 같은 모델(그린 밀가우스에도 일부?)에 사용되는 야광은 다른 이름을 가집니다. 크로마라이트(Chromalight)라는 것으로 특허 등록이 되어 있나 찾아봤더니 국내에 상표 등록만 되어 있더군요. 롤렉스는 메이커가 스스로 공개하기 전에는 정확하게 어떤 것이다 라고 말하기가 어려운데요. 일반적인 루비노바와 다른 점은 파란색으로 발광합니다. 그래서 물 속에 들어가면 초록색보다 더 잘 보인다고 하는데 예전에 번역하면서 보니까 수중 가시성은 초록색이나 파란색이나 거기서 거깁니다. 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듯 하고, 기본적으로는 루미노바와 같은 스트론티움 옥사이드 알루미네이트(아루민산염화합물? ㄷㄷ 이거 더 어려움)베이스라고 추측하기도 하는데 등록 상표인 슈퍼 루미노바를 안 쓰는 것을 봐서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헤어스프링에(헤어스프링을 인 하우스화 할 수 있는 메이커가 몇 군데 있긴 한데, 이들 가운데는 니바록스강을 공급받는 형태도 있기 때문에 헤어스프링을 인 하우스로 만드는 건 쉽지 않죠), 내 충격장치(기본 원리는 Kif나 인카블록이랑 비슷해 보이지만)까지 만드는 메이커라 뭔가 더 털어보고 싶습니다.



끝내기 아쉬우니까 덤(함께 생각해 보아요. 이거 찾아보다가 머리 다 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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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노바는 매우 다양한 색깔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두운데서 빛을 내는 경우에는 그 색깔이 빨강이던 검정이던 같은 초록색으로 빛을 내는데 

이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같은 성분에 색을 내기 위한 염료를 추가로 넣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기본 색상의 루미노바가 아닌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다소 어두웠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야광의 발색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초록색, 파랑색, 보라색으로 다른 야광색을 내는 것은 스트론티움 옥사이드 알루미네이트의 화학조성이 다른것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전공하신 분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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