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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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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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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업계의 자양강장제 실리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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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있어 2011년은 이랬습니다. 엔초라도 몰다가 박았으면 덜 슬펐겠지만....


올 해가 한달 밖에 남지 않았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참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ㅎㅎㅎ 부지런한 메이커들은 Pre-SIHH로 벌써 내년 SIHH를 준비하고 있네요. 내년 쏟아져 나올 신제품과 트렌드를 보기 전에 올해의 트렌드(?)를 잠시 되돌아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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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5550P

 

바젤월드 2011이 막 끝난 시점인 4월초는 한창 분주한 시점입니다. 가장 대규모 시계 전시회를 끝냈지만 할 일이 여전히 많은 메이커, 한 해 동안 나올 신제품을 소개해야 할 미디어는 말할 필요도 없죠. 이 때 신제품을 발표한다는 건 쌩뚱맞아 보이는데 파텍 필립은 그 점을 되려 역이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젤월드가 열리는 기간에는 신제품이 워낙 많아 정신이 없기 때문에 모델 하나, 혹은 이슈 하나에 집중하기 어렵죠. 파텍 필립은 Ref.5550P로 사람들의 분산되었던 시선을 자신들에게 돌리는데 성공합니다. Ref.5550P는 전통적인 파텍의 퍼페츄얼 캘린더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내부에는 그간 차례로 하나씩 선보였던 실리콘 기술이 집약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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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실로맥스로 무장한 칼리버 240Q 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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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so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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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o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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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romaxSi


오실로맥스(Oscillomax)라고 명명된 실리시움 기술은 펄소맥스(Pulsomax:이스케이프먼트 휠과 팰릿 포크), 스피로맥스(Spiromax:헤어스프링)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자이로맥스에스아이(GyromaxSi:밸런스 휠? 휠 모양이 아니지만)를 모두 아우르는 총칭입니다. 그 보다 이전인(바젤월드에서 이겠죠?) 오메가는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8500시리즈와 칼리버 9300를 탑재한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크로노그래프에 실리콘 헤어스프링을 적용을 발표합니다. 스와치 그룹에서는 브레게의 Ref.5197과 타입 XXII에 이어 실리콘 기술을 적용한 그룹 내 두 번째 브랜드였을 겁니다. 제가 첫 컬럼에서 살짝 언급을 했습니다만, 실리콘 기술의 원천은 CSEM(Centre Suisse d'Electronique et de Microtechnique)이란 회사에 있습니다. 마이크로 기술, 나노 기술 중심의 기술개발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죠. 스와치 그룹과 파텍 필립, 롤렉스는 CSEM의 고객이기도 하면서 스와치 그룹은 CSEM설립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스와치 그룹이 최대 주주로 알고 있습니다)이들 메이커 이외에 실리콘 기술을 활용하는 메이커는 율리스 나르덴, 제라 페리고, 프레드릭 콘스탄트 정도로 율리스 나르덴의 경우 CSEM에 실리콘에 관한 연구를 최초 의뢰한 메이커로 알려져있고, 제라르 페리고의 콘스탄트 이스케이프먼트 역시 CSEM의 작품이죠.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프랑스 시계학교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CSEM의 도움이 없다면 실리콘 기술도 없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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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휠의 림에 Si14라고 보이시죠? 실리콘 기술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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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또 한번 울궈먹는 웨이퍼로 만드는 이스케이프먼트 이미지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듭니다. 헤어스프링, 이스케이프먼트 같은 핵심 부품을 실리콘으로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가공의 정교함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실리콘으로 제작하는 시계 부품 제작의 기본은 실리콘으로 만드는 반도체의 웨이퍼 공정입니다. (이것에도 기법적으로 다양한것 같은데요. 플라즈마라던가 등등. 일반인인 저로서는 더 깊이 파고 들어갈 수가 없기에) 웨이퍼 공정은 에칭 기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규격화 된 부품을 부품간 편차를 최소화하여 정밀 생산이 가능합니다. 전통적으로 금속을 가공하여 정교하게 수작업으로 피니싱해서 손맛 끝내주는 결과물보다 효율과 정교함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거기에 금속 소재가 아니라 녹이 슬지도 않고, 자기 걱정 할 필요도 없고, 충격에도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으로 헤어스프링을 보죠. 금속 소재로 만든 헤어스프링은 수축을 할 때 특정 포인트에 힘이 집중되며 비대칭 형태가 됩니다. 파텍 필립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내용(랑데뷰의 펄소맥스 컬럼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이기도 한데요. 실리콘으로 만든 헤어스프링은 위 이미지 같은 형태로 만들수 있어 균일한 수축과 팽창이 됩니다. 아무래도 모양 찌그러지는 스프링보다 좋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겠죠? 파텍 필립 Ref.5550P에 탑재된 칼리버 240 Q Si의 발표를 보면 실리시움의 장점이 확인됩니다. 여기에 적용된 펄소맥스는 비금속 소재로 윤활이 필요 없으며(물론 금속을 사용하는 다른 부분. 기어트레인과 같은 부분에는 윤활이 필요합니다) 보다 높은 동력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칼리버 240 Q Si는 기존의 칼리버 240을 베이스로 오실로맥스(펄소맥스)를 탑재한 것으로 동력 계통의 수정이 없는 듯 한데, 파워리저브가 기존 48시간에서 70시간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난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스케이프먼트에서 보통 동력의 30%가량을 소비되는데 펄소맥스는 그 소비 동력을 감소시켰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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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0vph로 달려라 달려 타입 XXII 

 

다른 예를 보겠습니다. 브레게의 타입 XXII의 진동수는 72,000vph입니다. (?) 하이비트의 대명사인 엘 프리메로가 36,000vph이고, 43,200vph도 있습니다. 오데마 피게의 AP이스케이프먼트라던가 세이코 인스트루먼트에서도 만드는데 이들은 레귤러 에디션이 아닙니다. 현실적인(?) 초 하이비트라면 엘 프리메로가 대표적인데 뜬금없이 72,000vph라뇨. (태그호이어의 360,000vph 3,600,000vph는 논외로 합시다. ㅎㅎㅎ) 수치상으로는 단순히 두 배지만, 솔루션은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 이런 수치에 도달 할 수 있었냐면 우선 밸런스가 굉장히 소형입니다. 그리고 실리시움이 적용되어 있어서 입니다. 초 하이비트의 경우 이스케이프먼트에 걸리는 부하도 부하지만 윤할이 문제가 됩니다. 엘 프리메로가 계속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최적화 된 윤활유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실리시움은 앞서 말한 것처럼 윤할이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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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면 콜? 

 


와우. 그럼 실리시움 하나면 만병통치가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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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냥 플레이트를 새로운 소재로 바꾸는 걸로 족하다는...

 

그렇다면 실리콘 기술을 사용을 계획하고 있지 않은 입장의 시각은 어떠할까요? 가지지 못한 자의 변명으로 들릴까요? 이 부분은 전에 인터뷰했었던 오데마 피게의 두뇌 르노 에 파피의 수장 지우리오 파피가 답을 들려줍니다. “실리콘은 어디까지나 최근에 등장한 소재이자 기술이다. 오데마 피게처럼 포지드 카본(Forged Carbon)과 같은 현대적인 소재를 케이스 혹은 무브먼트의 플레이트와 같은 부분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메이커도 시계의 핵심 부품에는 실리콘과 같은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가 전통적인 소재이지 않아서이다. 여전히 200년 전의 메커니즘을 고수하고 있는 스위스 시계 산업의 특수한 성격에서 전통적이지 않은 소재라는 이유는 문장 이상의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표현기법이나 소재가 현대적으로 변화한다고 하더라도 시계의 본질인 무브먼트에서 만큼은 전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이 흘러 반도체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그 기법을 응용하여 만든 실리콘 부품의 재고를 확보할 수 있겠는가?” 어떻습니까? 적게는 십 수년 길게는 백 년 단위의 부품 스톡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시계 메이커라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 마케팅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고요.

 

실리시움은 현대의 시계에서 혁신을 상징하는 화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가치와의 사이에서 기술적으로 또 기술외적으로 고민해 보아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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