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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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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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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의 방수 기술은 해양탐사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롤렉스는 다른 건 몰라도 방수 시계의 역사를 써왔다는 점에서 평가 받을 만한 메이커입니다. 특히 서브마리너와 초기 서브마리너 시절 탐사용으로 개발된 프로토타입에서 물에 대한 도전을 읽을 수 있습니다. 1950년대 초반 첫 모델이 등장한 이래 롤렉스 방수 대책의 핵심인 오이스터 케이스, 겹겹의 고무 패킹과 스크류 다운 방식의 크라운을 이용하면서 방수에 대한 기법을 완성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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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해양 솔루션 제공 회사 코멕스는 롤렉스의 파트너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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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이 코멕스에서 일합니다


1960년대 후반에 들면서 프로페셔널을 위한 모델을 선보일 정도로 방수 기법은 진화를 합니다. 헬륨 가스라는 골치 아픈 녀석 때문에 만들어 진 게 시드웰러와 오메가의 플로프로프에 달린 헬륨가스 배출 밸브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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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형의 날렵한 디자인을 선사해준 포르쉐 디자인. 디자인의 디도 몰랐던 IWC에게 꽤 자극이 되었을 겁니다. 

오션시리즈는 당시 서독 해군에 공급되기도 했는데 빈티지 중에서 가장 비싼것이 바로 이 BUND 각인이 있는 군용 버전이죠


1970년대는 스위스 시계 업계가 헬이라 크게 언급할 부분이 없을 듯 하고, 1980년에는 IWC에서 메이커의 존속을 위해 협업했던 포르쉐 디자인의 오션 같은 모델이 나오게 됩니다. IWC는 고심도 방수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포르쉐 디자인 오션 2000에서 이미 2000m 방수를 달성한 바 있고, 유보트가 연상되는 GST (Goods&Services Tax Refund, Gold, SS, Ti) 아쿠아타이머는 테스트 수치로 비공인 3000m를 넘는 수압을 견뎠다는 이야기도 있죠. IWC와 세이코는 헬륨 가스 대책으로 다른 방법을 보여주었는데 헬륨의 주 침투구인 고무 패킹에 처리를 해서 아예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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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시드웰러 딥씨. 브레이슬릿 밸런스만 좋았으면 흠잡을게 없는데....


이 후 벨&로스가 10000m 방수가 넘는 모델을 발표했고 (지금은 없습니다만), (SINN) EZM UX는 독자의 하이드로 기술로 5000m 방수가 가능한데 하이드로는 케이스 내부에 실리콘 오일을 채우는지라 쿼츠에서만 적용이 가능합니다. 기계식에서는 침묵의(?) 롤렉스가 시드웰러 딥씨를 발표하면서 3900m 방수를 달성, 위블로는 이에 질새라 4000m 방수가 되는 오셔노그래픽, 킹 파워 다이버를 선보이는데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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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GST 딥 원. 예거 르쿠르트의 무브먼트를 쓰던 좋은 시절의 모델이죠

 

이런 다이버 워치의 숨막히는 고심도 방수 경쟁을 따라가다 보면 귀퉁이 한 구석에서 굉장히 특이한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IWCGST 딥 원. 고심도 경쟁이란 관점에서 보면 실로 기이한 녀석인데, 딥 원은 시각을 달리해서 봐야 하는 모델이었죠. 방수는 고작 100m. 요즘 100m 방수되는 드레스 워치 타입의 시계도 많은걸 보면 다이버 워치 타이틀을 달고 나온 시계로는 형편 없는 수치이죠. 하지만 냉정하게 다이버 워치의 용도를 되돌아 보면 과연 이것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다이빙 컴퓨터가 나오면서 기계식은 책상 위를 허우적대다가 생을 마감하는 일명 데스크 다이버 워치가 태반이니까요. 프로페셔널 다이버가 아니면 수심 50m 근처에까지 갈 일이 없다고 하고, 레크레이션 다이버의 주된 활동 수심을 본다면 그 정도 방수면 충분했습니다. 수심계도 50m언저리까지만 측정이 되어있는 걸 보면 심증은 더 확실해 집니다. 천단위의 숫자를 다이얼에 프린트 하려는 경쟁과는 반대로 기계식 다이버 워치의 존재가치가 희미해질 때, 수심계와 함께 실용성을 무기로 들고 나왔던 겁니다. 하지만 딥 원은 약 1000개 정도(그보다 적은 500개라는 설, 일각에서는 100개라는 설도 있죠) 생산되고 2년 만에 라인업에서 사라집니다. 이유는 한마디로 돈이 안되었던 겁니다. (우리는 이런 시계를 좋은 시계라고 합니다) 딥 원을 마지막으로 근 10여간 비슷한 시도조차 없었다가 약속이라도 한 듯 뎁스 게이지 모델이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전자식 : 파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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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193과 PAM 307의 차이는 케이스 백 정도랄까요. 이미지는 PAM 193


파네라이는 태생이 다이버 워치이지만 주력 라인인 루미노르와 라디오미르에는 회전 베젤이 없습니다. 지금은 다이버하면 회전 베젤이 떠오르지만 파네라이의 초기에는 다양한 다이버 워치의 방식이 선보이던 때이고, 지금의 디자인은 그 무렵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죠. 다이버 워치에 왜 회전 베젤이 없나 라는 불만(?)이 있다면 파네라이에서는 서브머저블로 그 불만을 해소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스페셜 에디션으로 등장한 PAM 307은 한 해 먼저 등장한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컴프레서 프로 지오그래픽에 이은 수심계가 있는 모델이죠. 50m 정도가 측정 한계 수심이었던 그 무렵의 다른 모델에 비해 120m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점은 경쟁력인데, 문제는 쿨하게 전자식 수심계를 달았던 거죠. METAS(스위스 연방 표준 측정 사무소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의 인증을 받은 수심계라고는 하는데 기계식 무브먼트와의 조합은 글쎄요. 시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맘에 안들 수 도 있는 조합 같습니다. 세이코의 스프링 드라이브처럼 둘을 융합한 것도 아니고, 햄버거에 토핑 하나 추가하듯 넣는 것은 난 이 방식 반댈세랄까요.

 

기계식 멤브레인 : IWC GST 딥원, 예거 르쿨트르 다이빙 프로 지오그래픽, IWC 아쿠아타이머 딥 투, 블랑팡 엑스패덤스, 파브르 루바 배시 V2


PAM193, PAM 307을 제외하고 현존하는 수심계 모델이 죄다 여기에 포함됩니다. 원조인 딥 원도 멤브레인 방식입니다. (멤브레인 방식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 해주실분?) 멤브레인으로 검색하면 키보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키보드의 키를 생각하면 약간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키를 눌렀다가 떼면 다시 되돌아 오는 데, 스프링을 사용한 타입의 경우 기계식 수심계와 유사합니다. 숨계의 센서는 압력에 의해 눌리게 되고 눌린 양만큼 표시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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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로 설명이 되어 있지만 우리에겐 그것이 중요하지 않죠. 그림만 봐도 이해가 되실거라 믿습니다. ㅎㅎㅎ

 

딥 원 이후의 침묵을 깨고 다시 가장 먼저 기계식 수심계 모델을 선보인 것이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컴프레서 다이빙 프로 지오그래픽입니다.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랄까요. 케이스 왼쪽 측면에 돌출된 것이 수심계의 센서입니다. 구조도 굉장히 단순한데 외부로 노출된 것은 수압을 받는 헤드와 스프링, 이 둘을 담고 있는 케이스 정도죠. 포인트는 수압에 따라 정확하게 반응하는 계산된 스프링을 만드는 일입니다. (온도변화라는 변수도 있습니다만…) 외부에 있는 수압계가 받은 데이터를 다이얼로 뿌려주는 방식도 위 이미지처럼 심플합니다. 같은 기능이라면 심플한 구조가 좋다라고 믿는 저로서는 꽤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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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원에 비하면 위 딥 투는 상대적으로 심플합니다. 딥 원의 제대로 된 구조도가 없어서 안타깝지만요

 

IWC의 딥 투는 예거처럼 스프링을 사용하는 수심계입니다. 방식자체는 유사하지만 딥 원의 후계모델인 만큼, 딥 원에 있었던 최대 수심과 현재 수심을 표시하는 기능 역시 계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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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원의 옆에 있는 것이 펌브이고, 수심계의 작동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딥 원의 경우 스프링 대신 브루동 관을 사용했습니다. 압력계 같은 것에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죠. 딥 원은 구조적으로 가장 복잡합니다. 4시 방향의 크라운처럼 보이는게 센서로 측면에서 보면 아주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어져 있습니다. 이곳으로 직접 물을 들여보냅니다. 수압이 높아지면 이곳에 전해지는 물의 압력이 강해질것이고 그에 따라 굽어진 관이 펴지게 되면서 수압 정보를 표시합니다. 문제는 이 센서 하나에만 방수 패킹이 4개나 들어가는 복잡함에 센서의 구멍을 모래나 염분이 막아버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딥 원은 수압 표시 메커니즘을 제외한 수압 센서 같은 케이스 부품만도 50개가 넘었고, 부르동 관을 비롯 한 많은 부품을 세팅하고 조정해야 했습니다. (예거의 경우 수심계 관련해서는 외주 제작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립이 이런데 수리시도 컴플리케이션처럼 기본적으로 스위스 본사로 가야 했던 것 같습니다. 패키지에 작은 펌프가 들어갑니다. 입수 전 펌핑으로 수심계가 정상 작동하는지 테스트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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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팡에서도 얼마 전 X패덤스라는 모델이 수심계를 달고 나았죠. 가오리 형상을 한 디자인도 기존의 50 패덤스, 500 패덤스와 차별화됩니다. 기능은 지금까지 나온 모델의 집대성 판으로 90m 수심 측정이 되며, 딥 투처럼 최고 수심에 대한 메모리가 가능합니다. 지금껏 나온 모델과 달리 감압시간에 대한 표시가 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기능적 차별 요소입니다. 다이버는 수면 아래에서 축적된 질소를 배출하기 위해 서서히 상승하고 수면에 근처에서 수 분 가량 대기를 하게 되는데, 이 때 필요한 인디케이터 되겠습니다. 다이버 워치의 베젤이 15분까지 분 단위로 그려진 이유가 이것으로 베젤에도 있지만, X패덤스의 수심계는 0~15m 구간을 별도 표시하는 방식을 상요합니다. 다 좋은데 다이얼이 상당히 복잡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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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가 배시 V2이고 아래가 오리지날입니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수심계 모델이고 파브르 루바의 배시 V2라는 모델도 있습니다. 역시 멤브레인 방식의 수심계를 갖춘 모델인데, 특이하게 수심계를 45m, 150m, 300m으로 선택할 수 도 있다고 합니다. 실물 사진도 잘 볼 수 없는 모델이나, 몇 개 없는 이미지로 보면 수심계는 9시 방향의 살짝 돌출된 크라운 같은 녀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모델명이 V2인 이유는 1960년대에 수심계를 갖춘 모델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 빈티지 모델의 수심계에 대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기계식 다이버 워치가 그 실용성을 잃은 것은 좀 된 이야기입니다. 우스운 비유를 하면, 20년전쯤 농구화 열풍이 불었을 때 전부 농구하겠다고 농구화를 샀었던 것은 아니니까요. (당시는 마사장, 마이클 조던이 현역이었을 때죠) 다이버 워치라고 실제 사용을 하려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이 이유가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확실한 것은 수심계가 달려있으면 한 번이라도 물속으로 뛰어들어보려 할 거라는 것과 더 재미있을 거라는 겁니다. 아 마지막으로 수심계 원조인 딥 원의 선구자적인 도전 정신에 대해서는 앞으로 높이 평가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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