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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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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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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물시계, 클랩사이드라의 예시

인류는 예로부터 정확한 시간을 가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고대시대에서는 해를 이용해 시간을 가늠했지만 밤이 되거나 해가 보이지 않는 날에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시계를 찾아야 했죠. 우연히 물이든 그릇의 작은 구멍에서 물이 빠져나가고 남은 물의 높이를 재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고 이것을 물시계의 기원이라고 일컫습니다. 기원전 270년경 그리스의 크테시비우스(Ctesibius)가 발명한 물시계, 즉 클렙사이드라(Clepsydra)는 이 원리를 이용해 제법 정확한 시간을 표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체 동력인 태엽을 이용한 기계식 시계는 14세기에 등장합니다. 이후 시계는 소형화가 거듭되어 휴대할 수 있게 진화했고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시간을 확인하는 행위는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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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필러리 튜브와 벨로즈를 결합한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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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필러리 튜브내에 사용하는 특수액체를 주입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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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즈

HYT는 2012년 스위스 뉴샤텔에서 문을 연 브랜드입니다. 특화된 기능과 디자인을 내세워 소수의 하이엔드 유저의 취향을 공략하는 타겟 프로덕션 브랜드가 포화에 이를 무렵, HYT와 같은 신생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은 물론 콘셉트와 아이디어에서 확실하게 달라야 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21세기의 클렙사이드를 들고 나옵니다. 기계식 시계는 물론 쿼츠와 스마트 기기에서 금기로 여기는 물을 시계에 끌어들인 것이죠. 물론 클렙사이드처럼 물과 마주하되 직접 접하지는 않았습니다. HYT는 지름 0.8mm의 미세 캐필러리 튜브(Capillary Tube)에 투명과 색을 넣은 두 가지 액체를 넣고, 액체를 움직이기 위해 벨로즈(Bellows, 일종의 풀무)를 장착했습니다. 벨로즈가 제어하는 캐필러리 튜브 속 액체는 시침 역할을 했고 이들의 기반은 당연히 기계식 무브먼트였습니다. 즉 기계식 무브먼트에 앞서 설명한 액체(Micro Fluidic)모듈을 더한 시계가 HYT의 핵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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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T 첫번째 모델인 H1

이질적인 액체의 사용은 타겟 프로덕션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시계 애호가의 호기심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2년 발표한 그들의 첫 시계인 H1은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물론 H1을 완성하기까지 고충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액체의 특성상 온도와 기압 변화에 반응하게 되는데, 시침 역할을 하는 액체가 환경 요소에 반응해 부피가 달라지면 정확한 시간을 표시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HYT는 온도상승시에 액체 일부를 벨로즈가 수용해 부피 팽창에 따른 보정을 가합니다. 캐필러리 튜브 내에 액체가 이동한 뒤, 일부가 남거나 들러붙는다면 또 문제가 되겠죠. 역시 이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튜브 내부에 겹겹의 코팅처리를 합니다. 투명한 액체와 색을 넣은 액체의 경계가 무너지거나 섞이는 것 또한 큰 문제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분자의 반발력을 활용해 해결해 냅니다. 이 크렙사이드의 마법과도 같은 액체는 HYT의 자회사로 볼 수 있는 프레시플렉스(Preciflex)에서 개발했고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것을 시계 이외의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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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모델인 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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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어 디스플레이를 택한 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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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4와 H4 다이얼이 불이 들어온 모습

현재의 HYT 라인업은 H와 숫자 조합으로 이뤄지는 여섯 개의 라인과 순나우(Soonow)로 구성됩니다. 첫 모델인 H1은 시간 표시인 캐필러리 튜브와 벨로즈를 다이얼 중심에 배치하고 분침과 다른 인디케이터를 나머지 영역에 두어 특유의 다이얼 구성을 이뤄냈습니다. 다음 해 발표한 H2는 HYT의 핵심적인 기능 배치에 변형을 두어 밸로즈를 V자 모양으로 배치했고, 밸런스 포함한 주요부품을 다이얼 사이드로 가져왔습니다. 무브먼트를 일부 반전시켰다고도 할 수 있는 변화를 꾀했고 굉장히 기계적인 느낌을 주는 특징을 갖췄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5년에 H3와 H4를 발표합니다. H3는 기존 원형 시간 디스플레이를 지닌 H1과 H2와 달리 직선의 시간 디스플레이를 지닙니다. 원형에 비해 길이가 짧은 직선 시간 디스플레이 구조이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 아래에 로테이팅 시간 인덱스를 두었습니다. 시간 디스플레이의 진행에 맞춰 시간 인덱스도 4시간에 한번씩 돌게 됩니다. 벨로즈도 위치를 달리해 디스플레이 좌우에 배치했고, H2처럼 밸런스를 포함한 주요부품을 다이얼 사이드에 두어 다이얼에서 거의 모든 요소를 즐길 수 있습니다. H3와 함께 선보인 H4는 기본적으로 H1을 베이스로 삼지만, 4시 방향에 추가한 버튼이 다른 시계로 바꾸어 줍니다. 이것을 수동 감기 하는 것처럼 돌려 전력을 축적하고 버튼을 누르면 다이얼에 불이 들어옵니다. 캐필러리 튜브 속 네온 컬러의 액체와 빛이 만나 화려한 다이얼을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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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0

2017년 HYT는 리셋을 의도한 H0 라인업을 내놓습니다. H0은 일반적인 러그 구조대신 케이스에서 바로 스트랩을 연결하는 구조를 지녔고, 돔 글라스를 채택해 모던한 디자인을 내세웁니다. 여느 시계에 사용한 돔 글라스가 돔 모양 글라스라고 한다면 이것은 완전한 돔입니다. 케이스 측면의 대부분을 글라스가 차지할 만큼 지분이 크죠. 덕분에 디자인에서도 더욱 HYT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H0은 이러한 돔 글라스의 라인과 맞춰 다이얼의 라인도 궤를 함께해 마치 병뚜껑과 같은 형태를 띱니다. 측면까지 영역을 확대한 다이얼 덕분에 다양한 컬러와 기법을 수용할 수 있어 가장 다양한 모델을 보유합니다. H0의 등장에 따라 기존 H1과 H2는 H0의 케이스 디자인으로 변경했고 라인업 명도 H1.0과 H²0으로 리네임되며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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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5

최신작인 H5는 2019년 선보인 라인으로 액체 모듈을 이용한 시간 표시를 기본으로 하되, 새로운 무브먼트인 칼리버 501을 통해 구동합니다. 새 무브먼트 칼리버 501은 벨로즈를 보다 정교하게 제어하기 위해, 제어부에 해당하는 캠과 레버를 더욱 크게 만들어 냅니다. 확대된 제어 부품은 가동 범위가 커지면서 벨로즈를 더욱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더욱 정밀한 시간 조정이 가능해 집니다. 케이스 측면에는 반투명 소재의 인덱스를 고안해 냅니다. 슈퍼 루미노바를 채운 일체형 부품으로 입체적이면서 야광의 발광 시 화려한 볼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벨로즈를 배치한 부분에는 침식에 의한 지층의 단면을 떠올리는 디테일을 넣어 HYT가 주창하는 ‘Time is fluid’를 드러내며, 21세기의 물시계를 계속 진화시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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