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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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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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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기획한 <Watch 人> 컬럼에서는 시계, 그리고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역사 속 인물이 소유하고 있던 시계 혹은 특별한 시계의 탄생에 영감을 준 인물 등 시계와 인물의 연결고리, 그에 얽힌 흥미로운 내용을 담을 예정입니다. 

첫 주자는 브레게,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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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앙투아네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 그리고 그가 설립한(!) 메종 브레게. 브레게라는 이름은 시계 역사에 있어 상당히 '묵직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게 판매한 최초의 트래블링 클록, 리피터 시계에 사용하는 공(gong), 1801 특허를 받은 투르비용 모두 그가 시계 역사에 남긴 발명품이자 유산입니다. 

브레게의 고귀한(!) 고객 리스트는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앞서 언급한 나폴레옹을 비롯해 나폴리 여왕 카롤린 뮤라, 러시아 작가 알렉산더 푸시킨, 프랑스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 작곡가 로시니,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등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깊은 인연을 자랑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가장 유명한 프랑스의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입니다.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것을 사랑했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실제로 셀프와인딩 메커니즘을 탑재한 퍼페추얼 워치 등 브레게의 아름다운 시계들을 다수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사에서 얘기하고 싶은 시계는 바로 일명 '마리 앙투아네트 시계'라는 별명을 지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 No.160 그리고 N.1160입니다. 같은 듯 엄연히 다른 이 시계들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녀의 추종자 중 한 명이 1783년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아름다운 시계를 제작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심지어 금액에 있어 상한선도 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오랜 기간 고민한 결과 균시차, 퍼페추얼 캘린더, 리피터, 온도계, 크로노그래프,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기능을 모두 갖춘 시계를 완성했습니다. 브레게가 고안한 충격흡수장치 파라슈트(parachute)도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전설의 시계 N.160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사속의 마리 앙투아네트 워치-003.jpg
- N.160

하지만 아쉽게도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 걸작을 미처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시계가 완성되기까지 44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이죠. 그녀는 그 전 1817년 이미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시계 주문을 받은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 역시 시계가 완성되기 4년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시계의 운명 역시 순탄치 않았는데, 브레게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이 시계가 1983년 예루살렘 박물관 전시 도중 도난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메종 브레게는 브랜드 역사에 있어 상징적인 이 시계를 복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소 무모한 이 미션을 부여 받은 곳이 바로 브레게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크숍. 남아있는 것은 오로지 사진 뿐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다행이었던 것은 이 포켓 워치가 복잡한 무브먼트와 부품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록 크리스털을 채택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진 한 장을 가지고 브레게는 오리지널 타임피스 복원 작업에 착수합니다. 복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당시의 기술력과 방법을 총동원해 오리지널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습니다. 철저히 전통과 역사를 고수하며 현대에 사용하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마리 앙투아네트 시계의 미니트리피터에는 차이밍 메커니즘의 해머에 동력을 제공하는 배럴을 와인딩하는 체인이 있습니다. 이 작은 체인의 부품(개별 링크과 그것을 연결하는 핀까지)까지 모두 손으로 직접 커팅하고 갈아내고 폴리싱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바늘도 당시 직접 손으로 갈아내던 과정을 동일하게 적용, 현대 버전의 브레게 핸즈보다 더 두껍고 견고한 바늘로 제작해 약간 더 둥근 모양으로 완성했습니다(심지어 며칠간 갈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Nicolas G. Hayek 와 마리 앙투아네트 워치-002.jpg 
- 마리 앙투아네트 시계의 복원을 결정한 니콜라스 하이예크 회장. 손에 복원한 N.1160을 들고 있다. 

그리하여 마리 앙투아네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 N.1160가 2008년 바젤월드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63mm 사이즈의 옐로 골드 케이스에는 그 시대의 색조를 그대로 재현해내기 위해 특별한 합금 비율을 적용했고, 록 크리스털 다이얼을 적용했습니다. 2시, 6시, 8시 방향에서는 각각 요일, 날짜, 월을 보여주며 10시 방향에서는 균시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앙의 점핑 아워 기능과 함께 10시 30분 방향에 48시간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1시 30분 방향에 금속 팽창 온도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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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된 N.1160

케이스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생전에 사랑한 베르사이유 궁전의 오크 나무를 사용해 특별 제작했습니다. 그 당시 낙뢰로 생명을 잃은 이 나무를 메종 브레게에서 시계에 사용하고 싶다고 베르사유 궁전 측에 요청했고, 베르사유 궁전은 나무를 사용하는 대신 베르사유 궁전과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랑한 공간인 쁘띠 트리아농 복원 사업에 함께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실제로 이를 인연으로 브레게는 지속적으로 베르사유 궁전 복원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자그마치 3500피스 조각으로 제작한 특별한 케이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내부에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장미를 들고 있는 손 모양을 나무 조각으로 표현했고, 외부에는 그녀가 사랑한 쁘띠 트리아농의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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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와의 인연 덕분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 마스터피스는 여전히 브레게에 있어 창립자의 미적, 기술적 비전을 반영하고 있는 대표 작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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