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라트라바 5227 패밀리
이번 주 '올 타임 클래식' 컬럼에서는 하이엔드 드레스 워치의 대명사인 파텍 필립(Patek Philippe)의 칼라트라바(Calatrava)를 다루고자 합니다.
시계 역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파텍 필립의 수많은 시계들 중에서도 칼라트라바가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특별한대요.
시와 분, 초 정도만 표시되는 단순한 기능에 군더더기를 배제한 심플한 디자인,
크기 역시 수십 년간 크게 변하지 않은 보수적인 사이즈를 지닌 칼라트라바는
그러나 바로 이러한 세월을 초월한 듯한 클래식한 면면 때문에 드레스 워치의 정석으로 통합니다.
또한 칼라트라바는 오랜 세월 세계 명사들 사이에서 과시하지 않는 럭셔리의 상징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수수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무브먼트의 기계적 안정성과 고급스러운 피니싱은 손목시계 명품으로서의 조건을 일찍이 충족하고 있었지요.
- 최초의 칼라트라바 모델 Ref. 96 ⓒ Antiquorum
칼라트라바는 1932년 당시 파텍 필립의 다이얼 공급자였던 샤를과 장 스턴(Charles & Jean Stern) 형제가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드라마틱하게 탄생한 시계였습니다.
1920~30년대 세계 경제대공황의 징후를 실감했던 찰스와 장 스턴 형제는
고가의 컴플리케이션 시계들 보다는 기능적으로 심플하면서 상대적으로 금액대가 낮은 시계들을 통해 브랜드의 중흥을 도모하고자 했고,
이러한 전략은 1158년 스페인의 십자군 기사단이 사용한 칼라트라바 크로스에서 이름과 심볼을 따온 동명의 손목시계 컬렉션으로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에 이릅니다.
최초의 칼라트라바인 Ref. 96은 20세기 초 회중시계에서 손목시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계들에서 보이던 어정쩡한 형태 같은 게 완전히 사라지고
현대적인 손목시계의 한 표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습니다.
케이스 본체에서 일체형으로 길게 뻗어 나온 날렵한 러그와 단순한 케이스 형태, 바우하우스에서 영향을 받은 정제된 다이얼,
각 모서리를 폴리싱 가공한 아플리케 바 인덱스와 칼침처럼 날렵한 도핀(Dauphine) 핸즈, 6시 방향의 독립 초침(스몰 세컨드) 형태로 구성된
오리지널 칼라트라바 96은 훗날 시계매니아들 사이에서 ‘칼라트라바 스타일'이라는 수식이 붙을 만큼 수많은 모방을 낳았고 여러 브랜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 등장한 양각의 아라빅(숫자) 인덱스와 스몰 세컨드 다이얼의 Ref. 570는 회중시계 및 마린 크로노미터의 전통을 계승하는 디자인을 자랑하며,
로만 인덱스에 센터 초침 형태의 다이얼인 Ref. 570 SC 같은 모델도 1940~50년대 초반에 나온 시계치고는 상당히 모던하고 세련된 것이었습니다.
- 현행 칼라트라바 5119J
1985년경부터 도입된 홉 네일(클루 드 파리) 패턴이 이중으로 새겨진 베젤이 특징적인 모델로
출시 이래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으로 이어져 현재는 칼라트라바를 대표하는 클래식으로 통합니다.
참고로 5119 레퍼런스로는 2006년부터 선보이고 있습니다.
- 2004년 출시 모델인 칼라트라바 5196R
- 칼라트라바 5127R 지면 광고 이미지 중에서.
옛 칼라트라바에서 보여주는 특징적인 양식들은 현재의 칼라트라바 컬렉션에도 고스란히 펼쳐지며 크게 기계식 수동 모델과 자동 모델로 나뉘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류된 시계들은 18K 화이트 골드, 옐로우 골드, 로즈 골드, 플래티넘 등 각각의 케이스 소재별로
그리고 다이얼 디자인과 색상에 따라서 각기 다른 레퍼런스 넘버로 출시되고 있지요.
- 40여 년 가까이 칼라트라바의 수동 워크호스로 활약하고 있는 인하우스 215 PS 칼리버.
- 현행 칼라트라바의 대표적인 자동 워크호스인 인하우스 324 S C 칼리버.
파텍 필립 시계의 가치를 논할 때 뭐니뭐니 해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무브먼트에 있습니다.
수동 칼라트라바 모델에 주로 탑재되는 215 PS 칼리버만 보더라도 1974년에 개발돼
무려 40여 년 가까이 파텍 필립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는데요.
1950년대 초에 특허를 획득한 자이로맥스(Gyromax)라는 독자적인 프리스프렁 밸런스를 비롯해,
최근에는 실리콘계 신소재인 스피로맥스(Spiromax) 헤어스프링을 적용하는 등 전통과 혁신을 조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텍 필립은 지난 2009년부터 기존의 제네바 인증 대신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자체적인 ‘파텍 필립 씰(Patek Philippe Seal)’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스위스 및 독일의 내로라하는 고급 시계 제조사들은 저마다의 엄격한 자체 품질유지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파텍 필립처럼 드러내놓고 제네바 씰의 권위에 도전한 브랜드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브랜드의 드높은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칼라트라바 5196P(사진 좌측 모델) & 칼라트라바 6000G(사진 우측 모델)
- 열고 닫을 수 있는 힌지 디테일이 있는 더스트 커버 케이스백이 인상적인 칼라트라바 5227J
- 칼라트라바 5153G
- 2012년 출시된 칼라트라바 5123R
관련 타임포럼 리뷰 바로 가기 --> https://www.timeforum.co.kr/TFWatchReview/6455619
- 2011년 첫 선을 보인 여성용 칼라트라바 5298P
- 2013년 출시된 여성용 칼라트라바 7200R
- 2013년 발표된 여성용 칼라트라바 하이 주얼리 모델 4895R
- 2015년 바젤월드서 발표한 칼라트라바 라인 첫 파일럿 워치 모델인
칼라트라바 파일럿 트래블 타임(Calatrava Pilot Travel Time) 5524G
- 올해 여성용 신모델인 칼라트라바 7122G
1930년대 초 스턴(Stern)가에 인수된 이래 현재까지 4대째 가족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독립 하이엔드 시계 제조사 파텍 필립.
이들의 경탄을 자아내는 유산 중에서도 칼라트라바는 단연 파텍 필립을 상징하는 얼굴이자
지금의 파텍 필립을 만든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해온 컬렉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가슴 속엔 어떠한 칼라트라바가 드림 워치처럼 남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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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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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iho
2016.05.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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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프라브럼
2016.05.11 16:40
파텍도 한번 경험해바야 아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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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2016.05.11 16:50
그럼 두개만 주문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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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dy
2016.05.11 17:20
5127은 드림과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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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woo
2016.05.11 19:09
칼라트라바.. 심플한게 너무나 우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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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eheny
2016.05.11 20:54
드레스워치의 정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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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2016.05.11 21:22
솔직히 디자인에 끌린다기 보다는...Patek Philippe 이라는 글자에 더 끌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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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man
2016.05.11 23:30
균형미가 돋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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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사준돌핀
2016.05.12 00:50
몇년전, 5123r 의 출시를 엄청 기대했던 한사람으로써 참 아쉬움이 많은 시계라 생각합니다.
깔끔한 다이얼만큼은 정말 최고의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만.....
남자시계에 여자시계무브를 넣은듯한 작은 사이즈의 무브가 참 아쉽기만 합니다.
파텍은 너무 보수적이다못해 고집스럽다는 생각이 드는건 저뿐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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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인
2016.06.02 23:46
그 고집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죠. 그것도 하나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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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바리
2016.05.12 04:17
하이엔드중에서도 위엄이 쩌는 브랜드가 파텍인거 같습니다. 투르비옹을 만들고도 다이얼을 막아버리는 위용... 피니싱을 하다못해 기어사이까지 해버리고는 뒤뚜껑은 막아버리는 위용... 덕분에 위엄있는 분들의 겸손까지 챙겨주는 미덕의 파텍입니다. 칼라트라바는 꼭 경험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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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ico
2016.05.12 15:23
칼라트라바 아름다운 균형미 절제된 단순함. 나도 언젠가는...스틸 케이스는 영원히 나오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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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장군
2016.05.12 19:44
클라스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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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6.05.12 23:40
단순, 간결하면서도 균형과 절제의 미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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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2016.05.13 17:04
그러니까 칼라트라바가 '상대적으로 금액대가 낮은 시계'이었다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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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gro
2016.05.13 17:12
시계의 사이즈 변화에 맞추어 수동 무브먼트의 개발도 따라 주었으면 하는데
이런 점은 랑에한테 배워야 되지 않을까싶네요.
공감: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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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사준돌핀
2016.05.14 23:37
추천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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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찐찐
2016.05.13 19:18
디자인이 너무 다양해 하나의 이름 아래 배열하기엔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은 흐름이 아쉽습니다.
특히 파일럿에까지 칼라트라바라는 이름을 붙인 건 무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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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P
2016.05.13 21:57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덴티티 측면에서 칼라트라바는 너무 난잡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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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케슬
2016.05.14 16:00
역시 흠잡을곳이없는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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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융
2016.05.16 10:58
파텍은 정말 수동 타임온리 무브먼트는 새롭게 만들 생각이 없는걸까요. 컴플리케이션은 너무 비싸서 못 사고, 수동 타임온리 모델은 무브먼트와 조화가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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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한량
2016.05.16 18:00
칼라트라바가 파텍에서 가지는 위상은 칼럼 내용처럼 매우 특별하지만, 정작 칼라트라바는 파텍 내에서는 그 위상만큼 대접을 못받는것 같네요. 수동 무브먼트 개발이 함께 가지 않는 점에서 그렇게 느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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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2016.05.17 17:36
침만 흘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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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4
2016.05.17 23:09
5123R 모델에 한표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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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y
2016.05.19 21:11
브랜드의 가치가 대신 말해주는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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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푸
2016.05.25 16:38
5119J실제사용해봤는데 막차고 다니기엔 부담스럽고
특별한 자리에 차기엔 좀 약한느낌이 들어서 결국 내보낸기억이.....
5227이 다시 떙기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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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와치
2016.06.10 12:57
칼침.. 심플 그자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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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ory
2016.06.20 19:23
단순함의 미학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화려함보다는 단아함을 뽐낸다고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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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페이즈
2016.08.02 04:35
칼라트라바도 좋지만...제게는 퍼페추얼 캘린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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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h
2016.08.18 18:58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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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무리
2016.08.26 10:10
이름만 들어본 파텍필립을 사잔으로라도 보네요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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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_cHee
2016.08.26 13:52
파텍필립 ㅠ 말이 필요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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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공이
2016.10.03 04:07
군더더기없이 고급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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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5043
2017.06.24 01:02
심플이 최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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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Jy
2017.08.05 17:52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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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ris
2018.07.20 23:57
오늘 칼라트라바를 들이고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1932년도가 칼라트라바가 처음나왔더군요.. 2018년이 80주년이란 이야기가있더니.. 2012년 기념판이 나왔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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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a
2019.10.15 04:06
깔끔함이 예술의 극한이네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언젠간 제 손목에서 빛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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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2020.01.07 00:5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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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1999
2020.12.02 04:06
칼라트라바 예쁘네요
자칫 심플하면 심심할수도 있는데 더스트커버 케이스백으로
어느정도 커버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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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시비3
2021.01.17 14:48
어쩌다 보니 5119 들이고 나서 찾아 봤습니다.
칼라트라바가 파텍을 있게 한 것인지.
다이얼의 파텍이라는 로고가 칼라트라바를 있게 한 것인지.
닭과 달걀같은 관계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