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누구나 멋진 레이싱카의 드라이버가 되어보고픈 상상을 한번쯤 해봤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20대는 물론 우리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 역시 젊은 시절 그랬을 듯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자동차 경주나 레이싱을 다룬 영화를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을텐데요. 레이싱 워치 역시 이런 대리만족의 한 방법입니다. 레이싱 워치가 좋은 점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나를 표현하는 멋진 패션이 되어주기까지 합니다.
< 스티브 맥퀸 주연 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 '르망(Le Mans. 1970년작)' >
레이싱 워치는 이름 그대로 자동차 경주를 위해 탄생한 시계입니다. 자동차 경주 자체가 속도를 겨루는 것이기에 이를 계측할 시계와의 연관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레이싱 워치는 그중에서도 기계식 무브먼트가 들어간 시계에 한정지어 말하려 합니다. 자동차와 시계는 사실 닮은 점이 많습니다. 남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순수한 기계의 힘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역사 속의 동반자로 서로의 발전을 이끌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19세기 들어 현대적인 개념의 내연기관이 등장한 후 자동차의 발전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놀라울 정도로 가속도을 내기 시작합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더 빠르고 내구성 좋은 자동차를 개발하며 서로의 우위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삼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자동차 경주 대회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1894년 6월 22일, 프랑스 일간지인 르 프티 주르날(프랑스어: Le Petit Journal)는 가장 우수한 성능을 내는 신뢰성 테스트를 하는 시합을 개최했는데, 파리-루앙 구간에 5,000 프랑의 상금이 주어진 이 대회는 최초의 자동차 경주대회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 초기의 자동차 경주 대회 >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속력을 측정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는 자동차 경주에 필수 장비가 되었습니다.
이미 1916년 태그호이어에서 발표한 회중시계형 스톱워치인 마이크로그래프는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1/1000초의 측정이 가능했을 정도로 발전되어 있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작은 단위까지 잴 수 있는 고정밀 첨단장비였습니다. 이후 손목시계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레이싱 중 드라이버가 손목에 착용하고 수시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레이싱 워치로 발전합니다. 타임온리 손목시계에 스톱워치 기능을 더한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자동차 경주와 상호 필요에 의해 본격적인 전자 계측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인 1970년대까지 시계회사들이 서로의 기술을 겨루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현재에도 많은 레이싱 워치에는 시계의 베젤에 타키미터 눈금을 볼 수 있는데, 타키미터는 자동차가 1km를 주행하는 동안의 시간을 측정한 후 속력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으로 레이싱 워치의 시그니처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디지털 장비의 발달과 무선통신 등으로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가 더이상 자동차 경주에서 쓰일 일은 없을 듯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의 뇌리속에 레이싱 워치는 과거 더 위험했던, 하지만 순수(?)했던 자동차 경주의 로망을 담아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워치메이커에서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한 레이싱 워치는 가장 인기높은 컬렉션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로 고급 기계식 시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레이싱 워치는 특유의 디자인에서 풍기는 아우라도 큰 매력이지만 그 시계명에 자동차 경주 대회나 유명한 드라이버의 이름을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또한 레이싱 워치가 주는 설렘과 로망이 녹아든 부분이며, 아래 소개할 대표적인 레이싱 워치 5선 역시 이런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태그호이어 까레라 칼리버 16 크로노그래프 타키미터 레이싱 데이-데이트 43mm
Tag Heuer Carrera Cal 16 Chronograph Tachymetre Racing Day-Date 43mm
1964년 전임 회장 잭 호이어(Jack Heuer)에 의해 탄생한 까레라는 태그호이어의 가장 상징적인 라인입니다. 모터 스포츠의 광팬이기도 했던 잭 호이어는 레이싱에 가장 적합한 시계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정확성은 물론 레이싱 도중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가독성과 내충격성, 방수성을 겸비한 '까레라' 시계를 선보이게 됩니다. 그 이름은 1950년대의 전설적인 '까레라 파나메리카나 랠리(Carrera Panamericana Rally) 경주'에서 따왔는데, 지금까지도 태그호이어 라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컬렉션입니다. 까레라는 탄생 후 지금까지, 다양한 베리에이션 모델을 선보이며 진정한 레이싱 워치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까레라 타키미터 레이싱은 까레라 컬렉션 중, 가장 스포티하고 남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레이싱 마니아 뿐만 아니라 까레라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습니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까레라 칼리버 16 크로노그래프 타키미터 레이싱 데이 데이트'는 칼리버 16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속력을 측정할 수 있는 타키미터가 인그레이빙된 블랙 세라믹 베젤로 레이싱 시계의 정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43mm 크기의 블랙 다이얼 위, 빨간 핸즈와 경사진 인덱스는 클래식한 레이싱카 내 대쉬 보드 스피드 카운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며, 12시 방향 크로노그래프 분, 6시 방향 크로노그래프 시, 9시 방향 러닝 세컨드를 나타내는 카운터와 3시 방향에 날짜와 요일을 나타내는 창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중 반사방지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탈에 방수성능은 100m 입니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Rolex Oyster Perpetual Cosmograph Daytona
데이토나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해변으로 미국의 레이싱 역사를 연 지역입니다. 1963년에 선보인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는 바로 이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전문 카 레이서들의 요구에 맞춰 탄생한 롤렉스의 명작 중 하나입니다. 신뢰도 높은 롤렉스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타미미터 눈금이 새겨진 베젤은 레이싱 워치의 전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롤렉스는 스틸 시계의 케이스 제작에 904L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합니다. 904L은 첨단 기술, 항공, 화학 등 탁월한 내부식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주로 사용되는 특수 소재로, 매우 견고하고 연마 효과가 뛰어난 장점이 있습니다. 탑재 무브먼트는 롤렉스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4130 무브먼트로 스위스 크로노미터 인증기관(COSC)의 테스트를 통과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롤렉스에서 새로 개발한 파라크롬(Parachrom) 헤어스프링을 장착하여 외부 충격과 온도 변화에 노출되어도 높은 내구성을 가지며, 72시간 파워리저브를 갖고 있습니다. 케이스 직경 40mm. 스크류 다운 방식이 적용된 크라운과 푸쉬버튼.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 방수 100m의 성능을 가집니다. 풀림 방지 기능이 있는 폴딩 오이스터록(Oysterlock) 세이프티 클라스프, 편안한 착용감을 위해 브레슬릿 길이를 쉽게 5mm 늘이거나 줄일 수 있는 이지링크(Easylink) 방식 등 롤렉스만의 디테일한 편의성을 자랑합니다.
IWC 인제니어 크로노그래프 '루이스 해밀턴' 에디션
IWC Ingenieur Chronograph 'Lewis Hamilton' Edition
최근 인기 급상승중인 IWC에서 항자기성 시계로 잘 알려진 인제니어 컬렉션이 시대의 요구에 맞춰 레이싱 워치로 진화했습니다. 컬렉션 정비와 함께 2013년부터 메르세데스 포뮬러1 팀의 공식 엔지니어링 파트너로서 협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루이스 해밀턴은 이 메르세데스 포뮬러1팀 소속으로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드라이버 중 한명입니다. IWC에서는 그의 이름이 담긴 특별판을 통해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시계를 탄생시켰습니다. 시계에 장착된 카본 다이얼과 푸쉬 버튼, 크라운, 크라운 보호 장치, 산화지르코늄 스크류 헤드 제작에는 포뮬러1에서 사용되는 최첨단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가볍고 피부를 자극하지 않는 견고한 티타늄 소재의 브레이슬릿 역시 이 시계가 지향하는 컨셉에 걸맞는 선택입니다.
루이스 해밀턴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이 시계는 티타늄 소재의 케이스에 직경 45mm, 두께 15.5mm를 가진 오버사이즈형 시계입니다. 시계사의 명디자이너 제랄드 젠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케이스 디자인은 이미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며, 고성능 레이싱카 부품에 사용되는 새틴 피니싱 처리된 라이트 그레이 빛 메탈 소재는 진한 남성미와 레이싱카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느끼게 합니다. IWC 인하우스 무브먼트 89361 칼리버가 탑재되어 68시간 파워리저브, 플라이백 기능을 수행합니다. 블랙 카본 파이버 다이얼. 양면 무반사코팅 사파이어 글래스. 방수성능 120m(12 bar)이며 티타늄 백케이스에 마모와 손상의 정도를 알려 줄 카본 소재의 메달리온이 장착디었습니다.
250피스 한정 제작되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모든 시계에는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에서 실버 애로우 레이싱카를 제작할 때 활용하는 소재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가 함께 발급되며, 백 케이스의 사파이어 글래스 안쪽에는 루이스 해밀턴의 개인 휘장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쇼파드 밀레밀리아 GTS 크로노
Chopard Mille Miglia GTS Chrono
밀레밀리아(Mille Miglia)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도로 경주입니다. 로마에서 시작해 이탈리아의 매혹적인 자연경관을 통과하는 코스는 아름다운 만큼 위험해 두번의 큰 사고를 내고 대회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쇼파드는 1998년부터 밀레밀리아의 공식 타임키퍼이자 후원자로 활약해 왔습니다. 매년 대회를 기념하는 특별판을 선보이며 쇼파드가 이 대회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있는지 과시하고 있습니다.
밀레밀리아 컬렉션으로는 밀레밀리아 레이스에 걸맞는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두 가지 라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밀레밀리아 클래식 라인으로 옛 자동차들(1927년에서 1940년 사이)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습니다. 세련되며 우아한 라인은 빈티지 룩을 연출합니다. 두 번째는 밀레밀리아 GTS(Grand Turismo Sport) 라인으로 오늘날의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어 화려함에 모던함을 더했습니다. 특히, 파워 컨트롤과 오토매틱 모델에 플뢰리에 에보쉬(Fleurier Ebauches) 공방에서 모두 인하우스로 제작된 쇼파드 무브먼트를 탑재하였습니다.
밀레밀리아 GTS 크로노는 44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COSC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셀프 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전형적인 크로노그래프 레이싱 워치입니다. 다이얼 6시 방향에는 아워 카운터,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즈, 12시 방향에는 미닛 카운터가 위치해 있습니다. 밀레밀리아를 상징하는 레드 컬러 디테일과 엔진 피스톤에서 영감을 받은 크로노그래프 푸쉬버튼. 미끄럼 방지 처리된 표면은 브레이크 페달을, 러버 스트랩은 타이어를 연상케 합니다. 스크래치 방지 사파이어 크리스탈 및 스크류 다운 크라운. 방수 성능 100m 입니다.
오리스 칼로브라 크로노그래프 한정판 II
Oris Calobra Chronograph Limited Edition II
오리스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모터 스포츠와 밀접한 제휴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오리스는 F1 레이싱팀 - 월리엄스 팀(Williams Team)와 아우디 스포트(Audi Sport) 등을 후원하고 있으며, 오리스 클래식 랠리의 타이틀 스폰서쉽을 맡아 대회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스포츠 시계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습니다. 2015년 스페인 마요르카 섬에서 열리는 오리스 클래식 랠리 대회를 앞두고 발매된 오리스 칼로브라 한정판으로 지난 2013년 칼로브라 크로노그래프 한정판에 이은 두번째 버전입니다.
오리스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기계식 시계를 생산하는 워치메이크로 기계식 시계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기도 합니다. 이 제품 외에도 많은 디자인의 레이싱 워치가 있어 선택의 폭 또한 상당히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960~70년대의 스포츠카 계기판에서 힌트를 얻은 다크그린과 화이트 컬러의 색상 배합을 특징으로 한 이 모델은 과거 한정판에 버금가는 강렬함으로 레이싱팬과 시계 애호가들을 유혹합니다. 44mm 케이스에 ETA 7753 을 베이스로 한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오리스 캘리버 676 가 탑재되었습니다. 양방향 회전의 다크그린 세라믹 베젤은 고무 코팅 처리해 좋은 그립감을 만들며, 그 위로 분 인덱스를 새겨 레이싱에서의 편의를 도모했습니다.
크로노그래프를 위한 서브다이얼은 기존의 크로노그래프와 다른 특별함을 부여했습니다. 8 시 방향에 제로(0) 포인트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자동차 속도계와 RPM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입니다. 내부 무반사 코팅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와 수퍼 루미노바 야광 인덱스, 100m 방수성능을 가지며, 레이싱 컨셉의 펀칭 스트랩과 오리스의 특별한 디플로이언트 버클이 기본 채용되었습니다. 이 모델은 250개 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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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나코가....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