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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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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를 대표하는 파일럿 워치 라인과 다시 파일럿 워치를 대표하는 마크는 이제 ‘클래식’의 하나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꾸준하게 시리즈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마크 18을 선보이며 여덟 번째 형제를 맞이한 만큼, 이 기회에 그 뿌리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하여 ‘올 타임 클래식’의 주인공으로 선정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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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Watch for Pilot (위), B-Uhr (칼리버 52T S.C) (아래)

1936년 IWC는 파일럿을 위한 특별한 시계를 하나 제작합니다. 통상적으로는 마크 9으로 부르는 모델인데요. 앞서 여덟 번째 형제라고 표현한 이유도 마크 9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IWC는 홈페이지나 카탈로그 등에서 마크 9라고 언급하지 않는 편이고, 대신 파일럿을 위한 특별한 시계라고 말합니다. 마커와 연동하는 회전베젤을 지녔고, 이후 파일럿 워치에 표준처럼 요구되었던 검정색 다이얼과 야광을 사용한 커다란 아라빅 인덱스. 내자성능을 지녔던 모델입니다. 1940년에는 IWC 파일럿 워치의 또 다른 뿌리인 ‘B-Uhr’(정찰용 시계)인 칼리버 52T S.C를 탑재한 55mm의 커다란 시계가 탄생합니다. 독일군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시계로 파일럿뿐 아니라 해군에서도 사용했습니다. 12시 방향 삼각형 마커 하나와 좌우로 두 개의 도트, 굵은 분 단위 인덱스와 아라빅 인덱스를 사용하였으며, 52T ‘S.C’에서 알 수 있듯 센터세컨드 표시입니다. 검정색 다이얼에 커다란 아라빅 인덱스처럼 스몰세컨드보다 센터세컨드가 더 빠르게 시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요구된 조건으로 파일럿 워치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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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10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IWC는 중립국 지위를 활용해 독일군과 연합군 양측에 파일럿 워치를 공급하게 됩니다. 이 때 만든 B-Uhr과 마크는 각각 빅 파일럿과 마크의 뿌리가 되는데요. 마크 10은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던 1940년대 중반 무렵 생산되었으며, IWC의 명 수동 무브먼트의 하나인 칼리버 83을 탑재했으며 영국국방성에 약 6,000여 개가 납품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일럿 워치의 공식을 따른 다이얼과 인덱스를 마련했으며, 12시 방향의 브로드 애로우는 영국군을 의미합니다. 칼리버 83을 표시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스몰세컨드였으며 ‘마크’ 시리즈의 디자인을 다진 모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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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11

마크 11은 또 하나의 명 수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89를 탑재하고 등장합니다. 종전 후인 1948년 의 일로 쿼터 단위로 굵은 바 인덱스와 12시 방향의 삼각형 마커, 시간 단위로 아라빅 인덱스를 병기했습니다. 마크 특유의 시침이 이 때 등장하게 되는데 끝부분을 절단한 듯 한 형태이며, 이 때부터 센터세컨드가 기본이 됩니다. 시리즈 중 굉장히 오랜 기간 생산된 모델로 영국군은 물론 호주공군 등에서 채용할 만큼 신뢰성이 높았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군납 모델이며 1980년대 초반까지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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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12

1994년 마크 12가 등장합니다. 이전의 마크는 군용으로만 생산했으나 마크 12부터 민간용으로 전환합니다. 마크 11의 디자인을 계승해, 가독성을 위한 다이얼은 디테일을 살짝 다듬는 정도가 됩니다. 이 무렵부터 마크의 디자인하면 어떤 것이다라고 머리 속에 떠올릴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군요. 또 최초의 자동 무브먼트를 탑재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당시 IWC가 예거 르쿨트르, 랑에 운트 죄네와 함께 독일 VDO 그룹의 럭셔리 부문에서 한 지붕을 쓰는 가족이었는데요. (이후 VOD의 럭셔리 부분이 통째로 리치몬드 그룹에 매각됩니다) 그 때문에 마크 12는 예거 르쿨트르의 칼리버 889 베이스의 칼리버 884를 탑재했었습니다. 여성용의 작은 지름을 지닌 레이디 마크 12도 있었으며, 골드 케이스로도 발매됩니다. 민간용이니 골드 케이스며 여성용이며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졌겠죠. 하지만 민간용이면서도 군용처럼 파일럿 워치의 기능적 정체성은 유지했며, 소량의 리미티드 에디션이 다수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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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15(왼쪽), 마크 12(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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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다이얼 마크 15

서양에서 기피하는 숫자 13과 한자 사용권에서 기피하는 숫자 4를 피해(사실 14 부분은 추측인 관계로 명확하지 않습니다) 마크 13와 마크 14를 건너 띄고 마크 15가 공식 넘버링이 됩니다. 마크 11, 마크 12에서 확립된 다이얼 디자인을 이어받았고, 케이스 크기를 38mm로 확대합니다. 무브먼트는 예거 르쿨트르 베이스에서 ETA 베이스의 칼리버 30110로 변경되는데, 이 때문에 마니아들의 불만이 생겨나기도 했죠. 전작과 마찬가지로 버팔로 스트랩을 사용하는 등 여전히 군용시계로서 남자의 터프함을 유지했는데요. 당시 IWC가 강세였던 일본에서는 파일럿 워치의 가독성 원칙에 위배되는 화이트 다이얼 버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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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16

마크 15는 마크 16으로 다시 순차적인 넘버링을 하게 됩니다. 다이얼 디자인 변화는 마크 11에서 15로 이어지는 기간보다 이 때 가장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크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 시침 모양에서 변화가 나타났고, B-Uhr의 디테일 중 하나인 12시 방향의 삼각형과 도트 마커가 등장합니다. 이 때 마크를 포함한 파일럿 워치 전반에서 변화가 나타났는데, 이러한 디자인, 디테일 변화는 다른 파일럿 워치에서도 공통적으로 볼 수 있었던 내용들입니다. 마크와 빅 파일럿으로 각각 계승되던 DNA가 융합되기 시작한 시점으로, 이때 국내외 마니아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으로 꽤 열띤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마크 16의 무브먼트는 마크 15와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나, 악어 가죽 스트랩의 사용으로 고급화의 시동을 건 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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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17

마크 17은 2012년 등장합니다. 마크 16부터 아라빅 인덱스의 폰트가 끝을 둥글게 처리하는 형태로 바뀐 바 있고 이를 계승합니다. 사실 인덱스 폰트의 변화는 11, 12, 15에서도 있었고, 12의 경우는 Mark XII 표시가 다이얼에서 아예 없는 모델 등 예외적인 경우가 있었지만(그 모델의 경우 일반적인 마크 12와 ‘IWC, Automatic’에 사용한 폰트가 달랐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마크 16, 17로 접어들며 나타난 인덱스 폰트의 변화는 확실했습니다. 다이얼 인덱스의 배치나 바늘 모양은 그대로였으나 날짜 표시 방식에서 변화를 줍니다. 해당일 기준으로 어제와 내일을 함께 표시하는 큰 창 형태와 오늘을 알리는 빨간색 마커를 사용해, 확실하게 달라졌습니다ㅑ. 그에 비해 무브먼트는 칼리버 30110을 그대로 사용해 변화는 없었죠. 지름은 41mm로 36mm의 자그만 했던 마크 12에 비하면, 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5mm나 확대되었고 악어가죽 스트랩을 기본으로 사용하였으며, 향상된 케이스 피니시 등으로 인해 과거 투박한 군용시계의 느낌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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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18(위), 마크 18 어린왕자(가운데), 마크 18 탑건 미라마(아래)

올해 마크 18이 파일럿 워치의 해를 맞이해 선을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다이얼 구성에 변화가 뚜렷한데, 거의 마크의 느낌은 감지되지 않습니다. 대신 B-Uhr의 인상이 더 크게 지배합니다. 12시 방향 삼각형과 도트 마커의 위치 변화(에 따른 분 인덱스의 연속성), 쿼터 단위 바 인덱스와 5분 단위 바 인덱스 굵기의 균일화 등의 디테일 변화에 기인합니다. 날짜 창은 잠시 외도했던 마크 17과 달리 시리즈 전통의 단일 날짜 창으로 회기합니다. 무브먼트 역시 칼리버 30110으로 유지되었죠. 하지만 이전 시리즈와 달리 하나의 모델을 여러 버전으로 소개하는 부분은 마크를 포함한 이번 파일럿 라인의 뚜렷한 변화입니다. 마크 18은 가장 기본인 마크 18과 레귤러 에디션이 된 마크 18 어린왕자, 세라믹 케이스와 B-Uhr의 타입B 다이얼을 응용한 마크 18 탑건 미라마로 다양해졌습니다. 각각은 케이스 백에 Ju-52, 어린왕자, 탑건 로고를 각인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도록 했습니다. 고무적인 부분은 시스루 백을 일부 모델에 사용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찾으러 떠난 인제니어와 달리 솔리드 백과 무브먼트 위에 연철(Soft Iron) 덮개를 계속 유지하는 점입니다. 파일럿 워치의 실용성이 전혀 없는 요즘이지만, 기능을 통해 전통을 이어가고 하는 부분은 시리즈의 계속되는 변화와 새로운 시도에 따른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의견을 떠나 칭찬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파일럿 워치 장르라는 한정된 범위를 떠나 시계 전체에서도 이렇게 시리즈로 이어나가는 모델은 흔치 않은데, 이점 또한 우리가 마크를 지켜보는 재미이자 올 타임 클래식으로 부를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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