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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r LeCoultre ::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

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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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저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시계인 피아제의 알티플라노 43mm를 리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얼마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핸드와인딩(수동) 시계로 주목을 받았던 

예거 르쿨트르(Jaeger LeCoutre)의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Master Ultra Thin Jubilee)를 리뷰하고자 합니다. 


공교롭게도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자동과 수동 시계가 각각 한번씩 제 손길을 거쳐가게 되었네요...^^  




- 예거 르쿨트르의 브랜드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클라이브 오웬(Clive Owen)이 나레이터로 참여한 180주년 기념 프레젠테이션 영상. 



예거 르쿨트르는 지난 해 창립 180주년을 기념하며, 창립자 앙트완 르쿨트르(Antoine LeCoultre)에 헌정하는 세 종류의 트릴로지 주빌리 컬렉션을 공개합니다.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자이로투르비옹 3 주빌리,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투르비옹 실린더릭 퀀템 퍼페추얼 주빌리,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가 바로 그것이지요. 


앞서 두 시계들이 그랑 컴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예거 르쿨트르가 그간 쌓아 올린 워치메이킹 기술의 최정점을 보여주는 놀라운 성취들이라면,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는 컴플리케이션 류와는 또다른 종류의 하이엔드 기술인 울트라 씬(초박형) 분야에서의 한 경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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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타임온리 수동 형태의 이 시계의 두께는 고작 4.05mm.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 등장 이전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는 

바쉐론 콘스탄틴(VC)의 히스토릭 울트라 파인 1955(Historique Ultra-fine 1955)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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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가 고작 1.64mm에 불과한 1003 수동 칼리버를 탑재한 타임온리 시계로, 씨스루 형태의 사파이어 글라스백을 채용하고도 시계 두께는 4.1mm에 불과했습니다. 

1003 칼리버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창립 200주년을 맞은 1955년도에 처음 선보인 것으로, 지금까지도 기계식 수동 칼리버로는 세계서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2013년 예거 르쿨트르는 앙트완 르쿨트르에 헌정하는 주빌리 컬렉션에 VC보다 0.05mm 얇은 4.05mm 두께 케이스의 시계를 발표해 새 기록을 갈아치우지요.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에 탑재된 849 칼리버의 두께는 VC의 1003보다 0.21mm 두꺼운 1.85mm입니다. 

무브먼트 직경은 VC 1003가 21.05mm라면, JLC 849는 20.8mm로 비슷하면서도 살짝 작습니다. 진동수는 849가 3헤르츠로 더 고진동에 파워리저브도 좀 더 길구요. 


하지만 VC 1003을 계속 들여다보면 우리는 이 칼리버의 베이스가 사실은 예거 르쿨트르의 것임을 알게 됩니다. 

1953년에 처음 손목시계용으로 개발한 1.64mm 두께의(VC 1003과 정확히 동일한) JLC 803 칼리버가 그것이지요. 

이 역사적인 울트라 씬 칼리버는 이후 1955년 바쉐론 콘스탄틴에 처음 에보슈로 공급되고, 이후 오데마 피게에도 2003이라고 칼리버명만 변경돼 사용됩니다. 

하지만 AP가 2003을 2000년도 초반 생산 중단시킨 반면, 바쉐론 콘스탄틴은 1003 칼리버를 완전히 인하우스화시켜 제네바씰까지 획득해 잘 사용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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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예거 르쿨트르가 달성한 울트라 씬 세계 기록은 올해 또다른 울트라 씬의 전통적 강자인 피아제에 의해 경신되게 됩니다. 

피아제가 발표한 알티플라노 38mm 900P 모델의 케이스 두께는 고작 3.65mm. 마침내 마(魔)의 4mm 두께의 장벽이 허물어진 것입니다. 


피아제 같은 경우는 두께를 얇게 하기 위해 아예 케이스와 무브먼트를 일체화시키는 해법을 내세웠지요. 

무브먼트의 윤열을 다이얼쪽 전면으로 빼고, 두께를 차지하는 부품 중 하나인 배럴 덮개를 아예 없애 다이얼이 그 덮개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피아제는 이미 자사 수동 중 2.1mm 두께의 430P를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900P는 이를 계승하면서도 파워리저브 시간은 오히려 43시간에서 48시간으로 늘었습니다. 


이렇듯 기계식 울트라 씬 시계 제조 분야도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인데요. 

전통적으로 예거 르쿨트르와 피아제는 울트라 씬계의 절대 강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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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SIHH서 공개된 신작, 마스터 울트라 씬 그랑 푀(Master Ultra Thin Grand Feu) 모델(Ref. Q12935E1). 


오늘 리뷰 모델인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와도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위 사진 속 시계는 케이스 소재가 플래티넘이 아닌 18K 화이트 골드이고, 

다이얼 역시 그랑 푀 에나멜로 제작해 두께가 0.99mm 정도 두꺼워진 총 5.04mm입니다. 



그러면 예거 르쿨트르는 대체 언제 적부터 울트라 씬 시계 제조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을까요? 


예거 르쿨트르의 울트라 씬 제조 배경을 헤아리려면 우선 에드몽 예거(Edmond Jaeger)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03년 창립자의 손자 자크-다비드 르쿨트르(Jacques-David LeCoultre)는 파리의 유명 시계제작자 에드몽 예거와 처음으로 조우하게 됩니다. 

댄디한 파리지앵들과 교류했던 에드몽 예거는 당시 이미 우아한 형태와 두께의 울트라 씬 포켓 워치 제작에 대단한 열의를 갖고 있었다고 해요. 

에드몽 예거가 공개한 수많은 무브먼트 설계 드로잉에 감명 받은 자크-다비드 역시 흔쾌히 울트라 씬 포켓 워치 제작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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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 예거와 자크-다비드 르쿨트르의 협력이 첫 결실로 이어진 1907년에 발표된 포켓 워치입니다. 


회중 시계 칼리버하면 보통 크고 두껍다는 선입견이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놀랍게도 르쿨트르는 20세기 초반에 이미 두께 1.38mm의 울트라 씬 칼리버 145를 완성했고 위와 같은 시계를 선보였습니다.

당시 시계의 프로파일(측면)이 칼처럼 얇다고 해서 나이프(Knife) 포켓 워치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는 군요. 


포켓 워치 무브먼트는 아니지만 훗날 1970년대 중반 장 라싸일레(Jean Lassalle)가 발표한 수동 칼리버 1200(이후 누벨 르마니아를 거쳐 피아제에 최종 소유권 넘어감)가 

두께가 고작 1.2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무브먼트로 기록을 세우게 되지만, 그 전까지 예거 르쿨트르의 145 역시 20세기 초의 그것이라기엔 혁신적인 두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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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20년대에는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칼리버(18 SMV)를 탑재한 위와 같은 포켓 워치를 발표한 바 있지요. 

울트라 씬 자체가 제작이 까다로운 데 여기에 미닛 리피터까지 더한 것은 역시나 상당한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올해 SIHH 최고의 노벨티 중 하나였던 마스터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용(히브리스 메카니카 시리즈 11번째 작품) 

같은 시계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위와 같은 걸출한 헤리티지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2014년) SIHH 관련 TF 리포트도 아직 안 보신 분들께서는 꼭 확인해 보시길... https://www.timeforum.co.kr/9748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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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30년대 초반 또다른 울트라 씬 포켓 워치를 발표합니다. 

 

1903년부터 시작된 에드몽 예거와 자크-다비드 르쿨트르의 파트너십은 이제 무르익을대로 익어 갔고, 

울트라 씬 포켓 워치는 20세기 초반 이미 브랜드의 주요한 상징처럼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피아제나 바쉐론 콘스탄틴 이전에 이미 울트라 씬의 패권은 르쿨트트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오늘 리뷰의 시계인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Ref. Q1296520)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 해당 시계 관련 공식 홈페이지 참조: http://www.jaeger-lecoultre.com/US/en/watches/master-ultra-thin-jubilee/1296520#/t2




 


-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 관련 공식 영상도 한번 보시구요. 



앞서 소개한 얇고 클래식한 나이프 포켓 워치의 전통을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 역시 잘 계승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시와 분만 표시되는 타임 온리 다이얼 특유의 심플리시티와 클래식한 절제미를 잘 살려 보여주고 있으며,  

얇은 바 인덱스와 점을 찍듯 간결하게 표시된 도트 프린트 미닛 트랙과 시원하게 뻗은 도피네 스타일 핸즈가 조화롭습니다. 


브랜드 로고 아래에 창립 연도인 1833을 프린트한 점도 주빌리 에디션만의 특별함을 드러냅니다. 

일반 버전과는 실로 소소한 차이지만 JLC 매니아 및 컬렉터들은 또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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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접사된 다이얼 사진입니다. 

사진상에 들어날 듯 잘 들어나지 않은 디테일 중에, 다이얼 바탕 질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흡사 에그셸(Egg Shell)처럼 미묘하게 우둘두둘하게 표면 가공처리한 다이얼이 인상적입니다. 

시계 전체의 인상에는 사실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미묘한(Subtle) 디테일이지만, 

시계를 가까이서 계속 들여다 볼수록 매력을 느낄 만하며 이는 시계를 소장한 사람만의 은밀한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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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지름은 현대 남성용 드레스 워치 사이즈로는 최적이라 할 수 있는 39mm이며, 케이스는 전체 플래티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케이스 소재로서 플래티넘은 사실 그렇게 인기가 있는 편은 아닙니다. 언뜻 보면 스틸로 오해 받기 쉽고, 

또 화이트 골드와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데 가격차는 적지 않기 때문에 애초 찾는 이가 한정적입니다. 


그럼에도 비슷한 베리에이션이라고 해도 항상 뭔가 더 특별한 피스를 선호하는 컬렉터들에게는 또 얘기가 달라집니다.  

플래티넘 자체가 진귀한 소재인데다 주빌리 컬렉션이라는 상징적인 가치까지 고려하는 컬렉터들에겐 먼 미래를 위한 투자할 만한 아이템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가공 처리된 플래티넘 케이스가 확실히 일반 시계들과는 다른 어떤 아우라를 풍깁니다. 

이는 눈으로만 볼 때와 손목에 실제 착용시 느낌이 또 사뭇 다르게 와닿습니다. 

눈으로만 볼 때는 그저 심플하고 이쁜 시계네, 하고 그칠지 모르지만, 

실제 손목에 착용하게 되면 플래티넘 특유의 고급스러움에 순간 압도되는 느낌 같은 걸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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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SIHH서 공개된 신형 마스터 울트라 씬 1907 (Master Ultra Thin 1907) 모델(Ref. Q1292520). 


주빌리 에디션과 차이가 있다면, 케이스 소재가 18K 핑크 골드라는 것, 

그리고 단 880개 한정 모델이었던 주빌리와 달리 일반 버전이라는 점입니다. 

기계식 수동 849 칼리버 탑재 및 기록적인 케이스 두께였던 4.05mm는 동일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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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 드러나듯 시계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프로파일(측면) 모습입니다. 

확실히 얇긴 얇지요?! 언뜻 보셔도 아시겠지만 장착된 스트랩 두께와도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얇은 시계의 특성상 케이스의 미들(중간부)이 없이 상단과 케이스백 이렇게 심플한 투피스 구조입니다. 

전면 사파이어 글라스 역시 두께가 1mm 미만으로 얇고 베젤부와 층이 지지 않게 플랫하게 고정돼 있습니다. 


크라운 중심에는 예거 르쿨트르를 뜻한 이니셜 JL이 양각처리돼 있고 둘레에 코인에지로 요철 처리해 와인딩시 조금은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케이스 두께부터 델리키트하고 크라운도 작아서 와인딩감이 그리 좋다고는 보기 힘들지만요. 손이 두툼한 분들은 불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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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제대로 된 측면 사진입니다. 케이스 두께 4.05mm의 위력(?)이 조금이나마 느껴지시리라 봅니다. (딱 500원자리 동전 두개를 포개어 놨다 상상하심 될 듯요.)

사실 이 정도 두께면 얇은 쿼츠 시계의 대명사인 스와치의 스킨에도 비견할 만 합니다. 다만 기계식으로 이 정도 두께를 구현했다는 건 확실히 놀라운 점입니다.



워낙에 심플한 디자인과 기능의 시계인데다 울트라 씬을 전면에 강조한 시계다 보니 케이스 외적으로는 사실 두께 외에는 추가로 언급할 게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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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케이스백까지 솔리드 형태로 막혀 있어서 약간 보는 재미가 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굳이 솔리드백으로 막은 것은 케이스의 두께를 어떻게든 줄여보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사파이어 글라스를 추가해 씨스루백 형태로 제작하게 되면 두께가 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지요. 


이런 맥락에서 볼 때, VC의 히스토릭 울트라 파인 1955가 디스플레이백 형태임에도 케이스 두께가 4.1mm일 수 있었던 건, 

1003 칼리버 자체의 두께가 JLC의 849(1.85mm)보다 얇은 1.64mm이기에 그나마 가능했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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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기존 마스터 울트라 씬 38mm 모델들은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주빌리 모델과 동일한 울트라 씬 칼리버 849를 탑재했음에도 기존 모델은 케이스 두께가 6.3mm입니다. 

주빌리와 무려 2mm 넘게 차이가 나는 군요. 방수 역시 기존 모델은 50mm 방수라면, 주빌리는 30mm로 살짝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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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은 외곽은 폴리시드 처리하고 가운데 부분만 동심원 형태로 브러시드 처리를 했습니다. 

외곽에는 브랜드명 및 방수 스펙, 주빌리 에디션, 한정판 번호 등이 차례로 인그레이빙돼 있습니다. 


비교적 아름답게 가공된 849 칼리버를 평상시 볼 수 없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긴 하지만, 

얇은 두께를 위한 희생이자 보다 우아한 시계를 완성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믿는 분들께는 그다지 흠이 되진 않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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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으로나마 849 칼리버의 수려한 용모(?)를 감상하시지요. 


849 칼리버는 1953년 첫 선을 보인 손목시계용 울트라 씬 칼리버 803(훗날 VC 1003 및 AP 2003으로 이어짐) 이후, 

1975년에 발표한 839 칼리버에서 직접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칼리버입니다. 

단, 839와 달리 4 브릿지 형태로 보다 클래식한 레이아웃으로 변경한 개량형 849 칼리버가 1994년 처음 공개되지요.


총 123개 부품과 19개의 주얼, 9리뉴의 직경과 1.85mm의 두께, 시간당 진동수 3헤르츠(21,600 Vph), 35시간 파워리저브 시간 등이 대략적인 스펙이구요. 

보시다시피 2 포크 형태의 JLC가 자주 사용하는 글루시듀르 밸런스와 길쭉한 밸런스 스터드, 키프(KIF) 내진장치, 블루 스크류 사용 및 

라쳇휠 1,000시간 품질 인증 각인 같은 부분들도 시선을 끌며 클래식한 브릿지 형태와 빈틈없이 타이트하게 배열된 기어 트레인 역시 보기 좋습니다. 



반면, 초반 핸드 와인딩시 텐션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너무 스무스하다는 게 오히려 조작감의 아쉬움을 느끼게 하며 

크라운 직경도 작다 보니 세심한 손길로 와인딩해야만 감기고 있다는 느낌을 비로소 받게 됩니다. 

약 스무 번 정도 가까이 와인딩한 다음에야 텐션이 느껴지기 시작하며 참고로 핵기능은 없습니다. 


올해로 생산된지 20년이 되는 칼리버인 만큼 기능적으로는 어느 정도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하며, 

예거 르쿨트르의 울트라 씬 계보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나름 상징적인 칼리버이므로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컬렉션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타임온리 수동 울트라 씬의 상징성(베이스)은 그대로 이어가되 피아제처럼 다른 버전의 개량형 칼리버도 조만간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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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작고 섬세한 부품들로 결합된 울트라 씬 &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들은 조립 단계에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오직 수년 간 기술을 연마한 숙련된 테크니션만이 이러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립 후에도 자체적인 1,000 시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최종 출고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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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블랙 색상의 표면 무광 처리된 엘리게이터 스트랩입니다. 

스티치리스 형태라서 한층 더 시계의 심플한 인상과도 부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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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버클 역시 케이스와 동일한 플래티넘 소재이구요. 안쪽에 해당 각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미니멀한 시계에 어울리는 심플 클래식한 스트랩과 버클입니다만... 

디버클 채용은 애초 무리였을까요? 하기사 같은 플래티넘 소재라면 가격대가 더 비싸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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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착샷. 제 손목은 아닙니다만... 손목 둘레 16 정도의 비교적 얇은 손목에 참 잘 어울리네요. 

여성분이 착용하셔도 멋스러울 듯 합니다. 


사실 심플 드레스 워치는 말끔한 수트 차림에 커프스 링크 아래 쪽에 시계가 살짝 보이게끔 착용할 때 더욱 우아하고 근사해 보이는 듯 합니다.

시계 두께가 4.05mm다 보니 손목 위에 동전을 올려 놓은 것 마냥 그야말로 찰싹 달라붙는 느낌이구요. 찼다는 느낌이 거의 안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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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디자인의 울트라 씬 워치는 선한 인상에 단정한 차림의 신사에게 그 어떠한 화려하고 복잡한 시계보다 매혹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게다가 그 시계가 예거 르쿨트르라면 뼈대 있는 가문의 후계자나 지적이고 유능한 비지니스맨의 아우라마저 느끼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해 창립 180주년을 기념하며 브랜드 창립자이자 시계사의 위대한 개척자인 앙트완 르쿨트르에 헌정된 예거 르쿨트르의 주빌리 트릴로지. 

그중에서도 마스터 울트라 씬 주빌리는 20세기 초중반 울트라 씬 분야에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그들의 영광을 재현하는 성취이자, 

궁극의 첨단 기술력을 보여주는 각종 그랑 컴플리케이션 워치서부터 오랜 노하우와 숙련된 인력이 요구되는 울트라 씬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파인 워치메이킹 분야서 예거 르쿨트르에겐 가히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충분히 예고된 시나리오이자 병기였다는 생각입니다. 


어찌됐든 반가운 건 1960년대 말 이후로 꽤 오랫동안 침묵해 있던 기계식 울트라 씬 시계 제조의 열기가 21세기 들어 다시 크게 부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통의 강자인 예거 르쿨트르와 피아제가 지금처럼 주거니 받거니 양자 구도로 계속 톱을 지키느냐, 아니면 새로운 다크호스가 출현해 새 기록을 경신할 지

앞으로도 그 추이가 기대됩니다. 울트라 씬 시계는 단지 얇기만 한 시계가 아닙니다. 울트라 씬 시계는 하나의 에티튜드입니다. 소수의 진정한 신사들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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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협조:

예거 르쿨트르 코리아 


촬영 협조:

2nd Round Studio.

Photographer 김두엽 님.

http://www.2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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