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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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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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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스 탄겐테


노모스의 탄겐테를 볼 때마다 느낍니다만 그 가격에서 그 만한 시계는 없다는 사실을요. 탄겐테를 말할 때 바우하우스의 마지막 교장인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남긴 'Less is more'라는 명언이 떠오르는데요. 비단 탄겐테 뿐 아니라 빼면 뺄 수록 완성도가 올라간다는 의미로 심플 드레스 워치라면 예외 없이 통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타임 온리라고 해도 초침까지 빼면서 극도로 심플한 형태는 울트라 슬림 트랜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스몰세컨드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지만 센터세컨드의 긴 바늘을 올리는 것만으로 증가하는 두께를 참을 수 없는 울트라 슬림의 세계에서 기능은 심플함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빅 워치 트랜드의 반향으로 다시 조명 받게 된 것이 울트라 슬림이라고 보는데요. 울트라 슬림이 가져오게 된 것은 얇은 시계 뿐 아니라 극도로 심플한 드레스 워치였던 것이죠. 어떻게 본다면 크고 두꺼운 형태의 빅 워치를 주도한 매개체였던 스포츠 워치의 반대 급부로 드레스 워치가 떠오르게 된 거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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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은 이 정도로 풀고요. 아무튼 덕분에 심플함으로 완성된 드레스 워치가 많아졌고 슈트 차림에 함께 할 시계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그 중에서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면 패트리모니 트래디셔널 오토매틱 Ref.43075입니다. (왜냐면 리뷰를 해야하니까요. ㅋㅋㅋ) 비교적 조용했던 SIHH 2013에서의 바쉐론 콘스탄틴이 발표한 신제품에는 바늘 두 개만 지녀 절제를 보여주는 모델이 하나 있습니다. 초침도 없는 타임 온리로 심플 베리에이션이 많은 패트리모니 트래디셔널에서도 심플함의 정점에 선 모델입니다

 

Ref.43075가 지닌 심플한 매력의 비결은 칼리버 1120에서 기인합니다. 칼리버 1120

 

https://www.timeforum.co.kr/4340837 <-패트리모니 컨템퍼러리 퍼페츄얼 캘린더 Ref.4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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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레어 이미지? JLC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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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리뷰에서 본 칼리버 1120Q의 베이스 무브먼트로 여기서는 베이스 형태 그대로 사용이 됩니다. 저번 칼리버 1120Q를 탑재한 퍼페츄얼 캘린더에서도 언급이 이미 되었고 예전에 옮겨왔었는데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는 오데마 피게 Ref.15202의 리뷰에서도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잘 아시는 이야기라 반복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지만 최종버전이라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VC) 칼리버 1120, 오데마 피게(AP의 칼리버 2120, 파텍 필립(PP)의 칼리버 28-255는 모두 하나의 베이스


무브먼트로 만들어 집니다. 1967년 예거 르쿨트르(JLC)가 완성한 칼리버 920이 이들의 베이스죠. 칼리버 920의 개발, 생산은 JLC에서 이뤄졌지만 정작 JLC는 사용하지 못


했고 이 세 거물들에게 에보슈로 공급됩니다. VC 버전에서 프리스프렁이 아닌 레귤레이터 버전이 좀 많이 발견되는 것을 빼면, AP와 함께 칼리버 920의 기본 형태에 충실한


편이었습니다. PP의 경우 보다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칼리버 28-255에서는 920보다 두께를 늘려서 사용하다가 인 하우스 테크트리를 탑니다. 3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


아하진 않지만 칼리버 920은 당시 빅3가 사용한 전무후무한 자동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의 명작입니다. 풀로터면서 마이크로로터 방식의 자동 무브먼트의 뺨 때리는


2.45mm의 두께. 제가 써봐서 인정하는 안정성과 정확성(초침은 없지만 오차가 누적되서 분침을 조정해 본 적 없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 새 무브먼트가 많이 나왔지만 이만한 이상형은 좀처럼 찾을 수 없더라고요.

 

흐르는 침 좀 닦고...일단 모델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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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실버 톤이 도는 화이트 계통입니다. 오프 화이트의 쨍한 느낌은 없지만 은은하며 고급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그 위에는 모서리 가공을 해서 빛에 따라 투 톤으로 보이는 골드 바 인덱스를 5분 단위씩 올려 은근스레 화려합니다. 그 바깥쪽으로는 레일웨이 인덱스를 프린트 했습니다. 남성적인 강인함이 살짝 느껴지는 바늘과 함께 패트리모니 트래디셔널 디자인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다만 기능은 바늘 두 개면 충분하여 인덱스의 길이는 기능으로 인해 막히는 제약이 없고, 타임 온리로 다소 허전하게 보일 가능성을 견지했는지 다른 트래디셔널에 비해 약간 깁니다. 레일웨이 인덱스 바깥쪽으로 여백이 있는 건 공통적인 요소지만 덕분에(?) 41mm 지름이 타임 온리이면서도 허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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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다이얼을 정면으로 바로보고 있는 것보다 측면이나 뒷면이 더 화려합니다. 측면에는 살짝 층을 줘 가뜩이나 얇은 케이스를 더욱 얇게 보이도록 했고, 케이스 백 측면에는 코인 엣지 가공을 했습니다. 그래서 측면은 은근히 화려하고 뒷면은 회사이름, Ref. 넘버, 케이스 소재, 시리얼 넘버, 제네발 홀 마크 등을 각인해 넣어 다이얼이 심심하면 케이스 백을 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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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백에서 보이는 칼리버 1120이 요즘 어디서 만들어 지는가가 궁금했습니다. 베이스인 칼리버 920은 현재 AP가 생산 권리와 설비를 JLC로 부터 인수해 인 하우스에서 생산하고 있는데요. 설계 특허에 관한 기한이 지난 시점이라 에보슈를 사용해 왔던 바쉐론 콘스탄틴도 혹시나 생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SIHH 2013 VC 본사에 갔을 때 물어봤습니다. 저렴한 히어링 능력+피로+웰컴 샴페인이 들어가서 노곤노곤해진 육체가 정신 줄을 그만 놓아버렸는데요. 그래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뉘앙스는 VC 인 하우스에서는 제네바 실을 받기 위한 피니싱 정도의 가공만 이뤄지는 것 같았습니다. 에보슈와 부품 단위는 AP가 공급을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그런지 예전 VC 빈티지는 밸런스 콕의 모양을 살짝 멋을 내거나 하는 차별화가 있었는데 요즘은 AP버전과 외관상, 구성상 차이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칼리버 1120 자체는 베이스 덕분에 참 멋스럽습니다. 로터가 특징의 하나로 이와 같은 방식은 지금 유일하지 않을까 싶군요. 4개의 루비 롤러 위에 레일을 올리고 레일과 결합된 로터가 롤러 위를 회전합니다. 일반적인 볼 베어링 역할을 루비 롤러가 대신하며 볼 베어링과 다른 독특한 회전 음이 납니다. 로터와 레일을 분리하면 거의 수동 무브먼트의 디자인인데 이게 매력적이죠. 로터 브릿지가 위에 올라간 자동 무브먼트와 달리 수평배치 되어 있고 간결하고 컴팩트한 구조의 스위칭 로커 방식을 통해 양방향 와인딩이 됩니다. 가장 넓은 브릿지 아래에 기어트레인과 스위칭 로터를 비롯 와인딩 메커니즘이 들어가 있습니다. 로터는 920의 기본 디자인에서 변형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바쉐론 콘스탄틴은 말테 크로스가 스켈레톤화 되어 있고 끝부분은 골드 웨이트를 달아서 더 큰 회전력을 얻고자 합니다. 밸런스 콕에 제네바 홀 마크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제네바 씰 인증의 표시인데 AP버전과 피니싱에서 스타일 차이를 빼면 어디가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네바 씰을 못 받는 AP가 제네바 씰 이야기가 나오면 거품을 문....

 

칼리버 1120은 감아보면 너무 평온(?)합니다. 저항감도 없다시피 하고 감기는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죠. 풀 와인딩에 가까워졌다고 해도 크라운에서 전해오는 텐션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지도 않죠. 조용한 무브먼트지만 퍼페츄얼 캘린더 같은 컴플리케이션을 무리 없이 돌릴 수 있는 실력파로 탄탄한 기본기가 입증되어 왔습니다. 크라운 포지션은 0 1로, 0에서 와인딩이고 한 칸 당기면 시간 조정이며 날짜가 기능이 더해진 버전이라도 크라운 포지션은 변동이 없습니다. (시간 조정에서 밤 12시를 경계로 시침을 뒤로 돌렸다가 앞으로 돌렸다가 하는 좀 올드한 방식으로 날짜를 바꿉니다. 리뷰에서는 해당없습니다) 시간 조정을 할 때에 바늘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매끈하게 반응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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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로즈 골드 케이스와 매칭이 좋습니다. 살짝 붉은기가 도는 브라운 (미시시피) 앨리게이터 스트랩입니다. 이미지처럼 앞 뒤 모두 악어 가죽으로 호사스러운 스트랩입니다. 버클은 착용시 말테 크로스가 절반 보이는 탱 버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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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1120은 두께 7.26mm 케이스와 가장 정제된 심플의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패트리모니 트래디셔널 라인업에는 이런 심플한 모델이 많습니다. 리뷰의 Ref.43075처럼 트래디셔널 오토매틱 데이트 Ref.87172(스몰세컨드, 데이트), 트래디셔널 Ref.82172(스몰세컨드)가 있으며 이들은 초침 유무, 위치 그리고 날짜 기능 정도의 변화를 드러내는 구성으로 심플함도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또 , 분침의 같은 얼굴을 해서 젬 세팅과 다이얼 비율로 눈치껏 구분해야 하는 여성용 트래디셔널 Ref.81578도 있습니다. 시계를 돌려서 시스루 백으로 확인하면 한 번에 알 수 있지만 조금 헷갈릴 수 있겠군요. 베리에시션을 너무 쉽게 가져가는게 아닌가도 쉽지만 심플에서의 다양한 선택이라는 매력을 즐겨보라는게 바쉐론 콘스탄틴의 의도가 아닐까 합니다. 


사진&착샷 모델 :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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