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반가운 신모델 소식을 전합니다.
Peter Speake-Marin(이하 PSM)이 최근 두가지 모델을 한번에 발표했습니다. 2주 전 발표된 Classic HMS (시,분,초) 모델에 이어, 이번에는 Resilience 모델을 발표하였습니다. 두 모델 다 시,분,초만 표시하는 가장 심플한 형태의 시계지만 Resilience 모델은 지속성, 탄성력을 뜻하는 이름답게 정말 오래 갈 수 있는, 에나멜 다이얼을 탑재하여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800도의 고온에서 굽기를 다섯번 반복해야 하는 에나멜 다이얼의 위엄에 초창기 까르띠에식의 러그 고정방식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PSM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이 자리잡은 시계 가공 Topping 기계의 로터에서 모티브를 따온 로터의 모습이 드러나는 케이스백이며, PSM만의 German Silver 브릿지 작업이 드러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ETA 2824 기반 시계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던 오리지널 Piccadilly 모델의 뒤를 잇는 PSM의 엔트리 레벨 모델의 쌍두마차가 드디어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Peter Speake-Marin은 영국 태생의 독립 시계 제작자 출신으로, 워스텝 등의 과정을 거쳐 시계를 배우고, 영국 피카딜리 거리의 앤티크 샵에서 시계 복원가로 일을 하는 등 많은 시계 제작자와 유사한 루트를 거쳤습니다. (그 중 무브먼트의 슬림함 때문에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피아제 AS기사로서의 경력도 있지만요.) 그 후 오데마 피게의 르노&빠삐 무브먼트 매뉴팩처에서 1996년부터 일하다, 독립시계 제작자로 2000년부터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당시의 트렌드에 맞게 뚜르비옹 그리고 미닛 리피터 뚜르비옹을 연달아 시원하게 제작하였기에 역시 르노&빠삐 출신 답게 복잡시계 쪽으로 가려나 보구나 하는 예상을 시원하게 깨고 그가 2002년에 내놓은 것은 ETA-2824를 사용해 내놓은 단순한 시계였습니다.
그가 건드린 ETA-2824는 시계사 최고의 설계 및 윤열의 노하우가 담겨있지만 그 흔함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던 범용 무브먼트를 AHCI급의 예술로 탈바꿈시킨 시계로 인정 받으며, 그 자신도 일정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고 필자와 같은 전 세계의 궁휼한 ETA-2824 유저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사진 by Picus_K님. 힘내라 2824. 필자의 One and Only 기계식 시계 TFM... *급 오류* 사진상 모델의 무브먼트는 2892입니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독립 시계 제작자가 아닌 독립 브랜드로 Speake-Marin SA라는 회사를 세우면서 커져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역시 알아준다는 시계 제작자로서 해리윈스턴과 Excenter 뚜르비옹(2006년), MB&F와 Horological Machine No.1(2008년)의 제작 협업을 거친바 있습니다.
한동안 잊혀지나 했더니 2010년도부터 슬슬 다시 궤도에 오르기 시작된 PSM의 컬렉션은 지금 막 발표된 Resilience 모델로 시계 브랜드에서 비즈니스 적으로 가장 중요한 엔트리 레벨 시계 라인업이 이제 자리를 잡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날 피카딜리 모델을 직접 손목에 올려보고 정말 너무나도 두꺼워서 드림워치의 자리에서 순삭시킨 기억이 있지만, 이번에 발표된 Resilience 모델은 2mm 슬림해진 12mm의 두께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는 PSM이 올해 엔트리급 모델들에 런던 피카딜리 거리 위의 에로스 동상을 따서 에로스라고 이름 지은 무브먼트를 채용하였기 때문인줄로 알았으나, ETA 2824 (25.6 x 4.6 mm)와 비교해 에로스 무브먼트(30.4 x 4.35 mm)의 두께가 별 차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스 자체에서 슬림화가 이루어 진 것으로 보입니다.
에로스 무브먼트는 참고로 스위스 내 현대판 “프레드릭 피게”를 꿈꾸고 2001년 업계에 진출한 테크노타임이라는 회사의 35석, 트윈 배럴을 통해 120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진 28.800vph의 에보슈를 사용합니다. 이 회사는 추억의 흑역사 브랜드 테크노마린을 연상시키는 이름을 가진 무브먼트 공급업체인데요; 2001년도에 독과점이 팽배한 무브먼트 시장을 보고 시원하게 뛰어들었다가 경제 위기 속에서 약간의 슬픈 역사를 가지고 수직통합 생산체계를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보내고 그래도 짧다면 짧은 10년 안에 스위스 내 몇 안되게 헤어스프링도 자가 생산할 수 있는, 하이엔드쪽 에보슈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업체입니다.
내구성이야 말로 진정한 가치라고, 이야기하는 PSM에서 내놓은 그 빛깔이 시간의 흐름 속에도 바래지 않는 에나멜 다이얼을 탑재한 Resilience 모델은 PSM이 아직 살아 있구나라는 반가움과 함께 그가 이야기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반영된 모델이 아닐까 한번 더 반기게 됩니다.
조금이나마 얇아졌으니 이젠 도전해보기 좋지 않을까라는 설레는 마음에 대한 반전은… 38mm 스틸 모델이 세금 포함 16,020 스위스 프랑… 2천만원 육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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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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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2012.10.1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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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2012.10.17 01:27
아 세상에서 가장 공들인(?) 2824는 이 전 모델 오리지널 피카딜리고... 이건..... 뭔가 다른 모델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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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2012.10.17 01:46
엑... 그렇군요.. 피카딜리 업그레이드 버전인줄 알았는데.. 쌍두마차!! 아닌 밤 부끄러워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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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2012.10.17 02:03
소고님! 이참에 할터의 classic하나 구입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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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2012.10.18 04:37
:D 그 돈이 있다면... 아직 하고싶은 일이 많이 앞서 있네요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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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2012.10.17 02:01
안그래도 며칠전에 Peter를 거의 2년만에 만났습니다. (사진은 어무 어두운데라 몇장 찍지도 못했지만...컴퓨터에 옮기는 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white lacquer의 HMS도 이쁘지만, 역시 에나멜 다이얼의 resilience가 눈에 띄더군요. 게다가 오리지널 피카딜리의 index font는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두께도 실착시 의외로 차이가 커서 보다 착용이 많이 용이해졌구요.. 특유의 로터는 뭐...말할것 없이 아름답습니다..^^
가격은 실구매시 아무래도 좀더 쌀 것이라는 예상이라서 너무 절망안하셔도 될 것 같구요...
워낙에 이뻐서 조만간 실사용자분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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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2012.10.17 10:40
반값에 준다 하더라도 저는 그 돈으로 주택 대~출을 갚겠나이다. T_T;; 팀님 역시 글로벌 무대에서 생생한 소식들을 주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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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2012.10.17 02:31
TF-M4는 2892임..!!
같은 TFLE 라도 급이 있다능... ^^
그리고 사진 무단 도용으로 고소하겠슴.
요새 심신이 미약한 것 같으니 맛좋고 영양많은 콩밥을 좀 먹여야... 후~~핳하핳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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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2012.10.17 10:41
자비를 부탁드리나이다. :) 전 제꺼가 2824라 다 2824라고 착각해 버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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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h29
2012.10.17 07:04
제가 가지고 있는 2824와 차이가 많이 나네요..
생김새도...가격도... -
TIM
2012.10.17 08:17
며칠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컴컴한 바에서 플래시를 터트리는 상황이라,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된 사진을 거의 못찍었습니다...ㅠ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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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아블
2012.10.17 10:37
헐 정말 깔끔합니다 사이즈가 작은것이 흠이지만 아 글구 가격도ㅠ.ㅠ ㅎㅎㅎ 그래도 정말 아름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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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2012.10.17 10:44
42mm 옵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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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10.17 10:39
아름답군요. 하지만 가격에서 좌절.. 보는것만으로 만족하렵니다.
카이로스님의 기사도 팀님의 직찍도..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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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ngfly
2012.10.17 14:53
정말 깔끔하고 독특한 로터가 눈에 띄네요~ 이쁘네요~ㅋㅋ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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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드
2012.10.17 21:02
핸즈가 정말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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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세이코
2012.10.18 01:02
오..이쁘다 이쁘다 하다 마지막 반전... 정말 홀딱 정신 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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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love
2012.10.18 03:32
카이로스님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 리질리언스 실물로 봤는데 정말 맘에들더군요. 다이얼만드는게 은근히 어렵다면서 10개제작에 들어가면 그중에 4개만 건져도 다행이라고 하더라구요. 어쨋던 리질리스 시계에서 한번반하고 피터의 인품에 또한번 반한 1인입니다.
가능하면 꼭 득템하고싶은 시계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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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fenómeno
2012.10.18 13:26
두께와 가격에서 절망을 주는군요. ㅎㅎ
특유의 로터 디자인은 언제봐도 끝내주네요! -
두드림12
2012.10.18 14:53
정말 괜찮은 모델인데요.. 가격이 좀 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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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쌈
2012.10.19 12:06
시계 정말 예쁜데 ..... 가격이... 정말 예쁜데 -
큐빅5
2012.10.20 19:06
깔끔함의 극치네요. 근데 2824무브시계가 2천만원이 넘다니 ㄷㄷ이당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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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아
2012.10.20 22:41
아직 모르는 시계들이 많네요. 이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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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빅5
2012.10.22 13:18
중간에 검판시계는 초침이 타임포럼마크랑 똑같네요. 누가 배낀걸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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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2012.10.23 17:28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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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2.10.23 19:49
잘보고갑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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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드
2012.10.31 19:10
오! 심플한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딱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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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운드
2012.11.13 23:40
음.. 가격이.. 생각을 접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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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민석
2013.04.16 00:44
너무비쌉니다ㅜ 이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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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kMC
2014.11.17 01:44
로터가.. 예술이네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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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
2017.07.31 17:07
오.. 블루가 맘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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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
2019.05.31 08:16
가격대를 보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지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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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1999
2020.03.29 02:26
핸즈도 로터도 매력요소가 한 둘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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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 흑흑 세상에서 가장 예쁜 2824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넘기에는 너무 높은 가격이네요.. ㅜㅜ 안녕 PSM...
전 개인적으로... 비아니 홀터 아자씨가 더 좋다는.... 디자인이 아스트랄한게.. 꼭 제스탈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