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G25]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 외
불가리(Bvlgari)가 울트라-씬 대전에 또 한번 불을 지핍니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이 두께 1.85mm로 피아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이 세운 종전 기록(2mm)을 1년만에 경신하며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시계'에 등극했습니다. 불가리는 이로써 지난해 뺏긴 타이틀을 되찾음과 동시에 10번째 울트라-씬 레코드를 작성하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습니다.
-(좌측부터)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옥토 피니씨모 울트르 투르비용,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
얇은 시계를 향한 불가리의 도전은 지난 2014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을 시작으로 옥토 피니씨모 미닛 리피터(2016년),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2017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2018년),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 오토매틱(2019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오토매틱(2020년), 옥토 피니씨모 퍼페추얼 캘린더(2021년),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2022년),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2024년), 그리고 올해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기까지 대장정이 이어집니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울트라-씬 기록을 경신하며 ‘울트라-씬 제패’라는 불가리의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든 바 있습니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
Octo Finissimo Ultra Tourbillon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시리즈는 극한의 울트라-씬을 향한 불가리의 집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 모델이 두께가 2mm도 안 됩니다. 지난 2022년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가 두께 1.8mm로 먼저 벽을 허물었고, 그로부터 2년 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가 두께 1.7mm로 또 한번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3부작을 완성하는 올해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은 기존보다 훨씬 더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두께 1.85mm의 역사적인 업적을 달성합니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일가의 울트라-씬 레시피는 서로 비슷합니다. 첫번째는 케이스백을 무브먼트의 메인 플레이트로 삼아 부품을 배치하는 겁니다. 즉, 무브먼트가 곧 케이스고, 케이스가 곧 무브먼트가 됩니다. 무브먼트와 케이스를 일체화시키는 비법은 이제 울트라-씬을 구사하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둘을 분리해서 접근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두께 2mm 이하의 영역에 진입하기 쉽지 않을 터입니다. 불가리는 이 비법의 최대 약점인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케이스백을 텅스텐 카바이드로 만듭니다. 텅스텐 카바이드는 매우 단단한 소재(스테인리스 스틸의 약 2배)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속을 절삭하는 공구로 쓰이곤 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가공도 그만큼 힘듭니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시리즈의 경우 레이저 가공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두번째 레시피는 크라운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크라운의 경우 그 회전에 맞춰 수직 방향으로 회전하는 와인딩 스템과 같은 부품을 필연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는 크라운을 생략하며 모든 부품이 수평으로 회전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수직으로 배치하는 부품이 없으니 두께도 그만큼 줄일 수 있습니다. 각 부품을 극도로 얇게 저미는 건 물론입니다. 시간 세팅과 와인딩 메커니즘도 분리했습니다. 3시 방향과 8시 방향에 살짝 튀어나온 톱니가 각각을 담당합니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은 기존 레시피에 투르비용만을 위한 비법을 첨가합니다. 관건은 필연적으로 두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투르비용 케이지를 어떻게 얇게 만드냐입니다. 불가리는 고심 끝에 케이지 자체를 하나의 얇은 휠처럼 만드는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하나의 휠 안에 밸런스를 수납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부품 없이 투르비용 케이지가 에너지 전달 기어와 직접 맞물립니다. 모듈형의 밸런스는 또 두께를 줄이기 위해 레귤레이터를 생략하고 얇은 웨이트를 사방에 활용하는 프리스프렁 타입으로 설계했습니다. 새로운 투르비용은 그 덕에 1.18mm라는 비현실적인 두께를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얇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4번 휠처럼 1분에 1회전하며 케이지 주변에 새겨진 눈금에 맞춰 초침의 역할도 겸합니다. 주변에 설치된 9개의 초소형 볼 베어링이 케이지에 충분한 회전력을 제공합니다. 불가리는 혁신적인 이 투르비용에 좀더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자 휠 모양 케이지를 기어트레인처럼 스켈레톤 타입으로 가공했습니다. 메인 플레이트 역시 그에 맞춰 해당 부분을 컷 아웃 가공으로 오려 놨습니다. 덕분에 투르비용이 공중에 떠서 휘몰아치는 듯한 진광경을 연출합니다. 극도로 얇은 시계에서 이루어지는 퍼포먼스라 그런지 더 극적으로 보입니다.
시간을 표시하는 2시 방향 다이얼 역시 스켈레톤 구조입니다. 축의 길이를 줄이기 위해 레귤레이터처럼 시와 분을 따로 표시했던 이전 시리즈와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시계처럼 시침과 분침이 축을 공유합니다. 아무래도 투르비용에 상당한 수평 공간을 내줘야했기에, 기존처럼 2개의 서브 다이얼을 활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했을 터입니다. 큼지막한 배럴은 여전합니다. 풀 와인딩 시 약 42시간 파워리저브가 가능합니다. 새롭게 설계한 무브먼트는 BVF900이라 부릅니다. 지난 시리즈와 동일하게 라쇼드퐁의 독창적인 무브먼트 제조사 컨셉토(Concepto)와의 협업으로 완성했다고 합니다.
지름 40mm 케이스는 여느 옥토 피니씨모와 동일하게 티타늄으로 제작됩니다. 옥토 피니씨모 특유의 팔각형 디자인은 두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면을 최소화하고 간결하게 다듬었습니다. 케이스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티타늄 브레이슬릿 역시 극한으로 갑니다. 폴딩 버클을 포함한 두께가 1.5mm 밖에 안 됩니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은 다른 의미로 불가리가 지난해 언더독에게 뺏긴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선전포고로도 볼 수 있습니다. 대망의 고지는 일단 남겨두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시계’ 타이틀부터 먼저 재탈환한 셈입니다. 다음을 더 기대케하는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은 단 20개만 생산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75만 유로입니다.
세르펜티 에테르나
Serpenti Aeterna
뱀은 불가리에게 소중한 영물입니다. 영원과 풍요를 상징하는 뜻깊은 의미와 더불어 아이코닉한 세레펜티 컬렉션에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세르펜티는 그를 바탕으로 1948년부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오고 있다. 푸른 뱀의 해를 맞은 2025년에도 변신은 계속된다. 기존 컬렉션의 베리에이션이 이어졌던 지난 몇년과 달리, 이번에는 ‘세르펜티 에테르나’라는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이 허물을 뚫고 나왔습니다.
세르펜티 에테르나는 이전과는 생김새부터 다릅니다. 뱀의 눈도, 비늘도, 그 어떤 인위적인 장식도 없습니다. 남겨진 건 가장 근본적인 뱀의 형태 뿐. 갓 탈피한 뱀이 그대로 주얼리 워치가 된 듯합니다. 다이얼이 위치한 날렵한 머리부터 길쭉한 꼬리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는 형태입니다. 불가리 워치 디자인 부문 디렉터 파브리치오 부오나마싸 스틸리아니(Fabrizio Buonamassa Stigliani)는 새로운 디자인과 관련해 “에테르나는 단순한 타임피스나 주얼리가 아니다. 이는 불가리가 지향해온 아방가르드한 비전의 궁극적인 표현이다. 우리는 장식을 최소화하고 순수하고 현대적인 스타일을 추구고자 했다. 형태만으로 영원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선을 그리고 싶었다. 에테르나는 그런 의미에서 오직 몇 개의 선만으로 완성된다. 뱀의 가장 순수한 본질만 남기고 특유의 에너지를 간직한 채 강렬한 형태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다. 그 진화는 시대를 앞선 미학으로 완성된다.”고 말합니다. 묵직한 뱅글 타입의 세르펜티 에테르나는 그의 말처럼 세르펜티 역사상 가장 간결한 디자인임에도 전에 없던 힘이 느껴집니다. 뱀의 유려한 곡선을 따라 빼곡히 늘어선 다이아몬드는 각기 다른 크기로 서로가 서로를 반사하며 화려한 빛을 내뿜습니다.
뱀의 색깔에 따라 장식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가령, 로즈 골드 모델은 핸즈까지 같은 컬러로 코드를 맞추고, 화이트 골드 버전은 초록색 바늘과 더불어 뱅글 곳곳에 큼지막한 다이아몬드를 군데군데 도드라지게 세팅하는 식입니다. 아무래도 후자가 더 비쌀테지만, 두 뱀의 공식적인 가격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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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얇기에 뚜루비용이요?
장인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