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마 피게의 차세대 퍼페추얼 캘린더 신제품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은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가 2025년 새해를 여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신작을 공개했습니다. 3종의 신제품은 약 5년간의 개발 끝에 새롭게 선보이는 차세대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7138로 무장해 기대감을 높입니다.
새로운 인하우스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를 이식한 신제품은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Code 11.59 by Audemars Piguet) 41mm와 로열 오크(Royal Oak) 41mm 크게 두 갈래의 대표 컬렉션으로 전개합니다. 특히 코드 11.59 버전의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2019년 론칭 초반부터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라인에 퍼페추얼 캘린더 제품이 있었지만, 새로운 버전은 2023년 스틸 소재로 처음 시도한 새로운 유형의 패턴 다이얼과 함께 훨씬 젊은 감각으로 리-디자인했기 때문에 무브먼트의 체인지 이상으로 시각적인 임팩트가 느껴집니다.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는 화이트 골드 소재로 선보입니다. 케이스의 직경은 41mm, 두께는 10.6mm로 고난도 하이 컴플리케이션에 비해 매우 슬림한 두께가 돋보입니다. 오데마 피게의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가 전통적으로 매우 얇은 울트라-씬 사양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같은 화이트 골드 41mm 케이스인 이전 세대의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퍼페추얼 캘린더(Ref. 26394BC)와 비교해도 케이스 두께가 0.3mm 정도 더 얇아졌습니다.
-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WG
그리고 스위스의 기요셰 장인 얀 폰 케넬(Yann von Kaenel)과의 협업으로 동심원 형태로 퍼지는 파동 모티프를 담았습니다. 황동 플레이트 바탕에 수백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특유의 압인 처리한 모티프의 패턴을 형성하고 PVD 또는 전기화학적 부식을 응용한 갈바닉 공정을 통해 스모크 블루(Smoked blue)로 명명한 그라데이션 처리한 투-톤의 라이트 블루 컬러를 입혔습니다.
-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SG
반면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는 하나는 스테인리스 스틸, 다른 하나는 지난해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 오픈워크로 데뷔한 오데마 피게의 독자적인 18K 골드 합금인 샌드 골드(Sand gold)로 선보입니다. 두 모델 모두 케이스와 같은 소재로 일체형 브레이슬릿까지 통일했고요. 금과 구리, 미량의 팔라듐을 배합한 샌드 골드는 베이지톤이 감도는 따스하면서도 오묘한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컬렉션 최초로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와 조합을 이룬데다 다이얼까지 그랑 타피스리(Grande Tapisserie) 패턴 장식한 샌드 골드 컬러 다이얼로 선보여 전체적으로 근래 다시 유행하는 단색의 미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두 로열 오크 버전 모두 소재와 관계 없이 케이스의 직경은 41mm, 두께는 9.5mm로 앞서 소개한 코드 11.59 버전 보다 더 슬림한 두께를 자랑합니다.
세 버전 모두 같은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칼리버 7138)를 공유하는 만큼 다이얼의 디스플레이 역시 동일합니다. 3시 방향에 월과 윤년을, 9시 방향에 요일과 24시간을, 12시 방향에 날짜를 각각의 서브다이얼과 포인터 핸드로 일목요연하게 캘린더를 표시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전 세대의 AP 퍼페추얼 캘린더 제품들과 캘린더 인디케이션의 위치가 달라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6시 방향의 서정적인 느낌의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만 이전 세대와 배치가 일치합니다. 그리고 다이얼 외곽의 챕터링에 1년 52주를 가리키는 위크 인디케이션(Week indication)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5134 칼리버를 공유하는 이전 세대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타사의 QP와 나름대로 차별화하기 위한 오데마 피게의 전략적인 장치인 셈입니다. 전체적으로 이렇듯 자사의 퍼페추얼 캘린더 전통을 잘 계승하면서 클래식함 속에 보다 정제된 가독성을 고려한 디자인까지 고심한 흔적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케이스의 프로파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각 캘린더를 조정하는 코렉터(Correctors)가 완전히 사라졌는데요! 이른바 올인원 크라운(All-in-One Crown)으로 명명한 새로운 조정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습니다. 이제 별도의 도구 없이 크라운 하나로 퍼페추얼 캘린더의 정교한 컴플리케이션을 손상의 위험 없이 세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진일보한 크라운 시스템이 비교적 일반화되었지만(일례로 IWC의 퍼페추얼 캘린더), 스위스 발레드주 기반의 전통적인 하이엔드 메종들은 19세기부터 이어진 자신들의 오랜 장기이자 가장 고전적인 하이 워치메이킹의 정수라 할 수 있는 퍼페추얼 캘린더(또는 기타 캘린더류)에 코렉터를 포기하지 않는 편입니다. 오데마 피게 역시 그러했지만 이제는 그런 선입견(?)을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창립 150주년을 맞아 과거의 유산에 감사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는 차세대 퍼페추얼 캘린더에 더할 나위 없이 근사한 업데이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새로운 올인원 크라운은 네 개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작동합니다. 여느 제품들처럼 크라운을 당기지 않은 상태(위치 1)에서는 시계의 태엽을 감을 수 있으며, 크라운을 한 단계 당기면(위치 2) 시계 방향으로 날짜를, 반시계 방향으로 월과 윤년을, 여기서 크라운을 더 당기면(위치 3) 양방향으로 현 시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지점은 위치 2로 다시 크라운을 한 단계 밀었을 때 시계 방향으로 요일과 주를, 반시계 방향으로 달의 위상(문페이즈)를 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위치 3까지 크라운을 뽑았다가 밀어 넣을 때만 해당 기능들을 개별 조정할 수 있는 것인데요. 제가 기억하는 한 이런 식으로 동일한 포지션(위치 2)에서 단계적으로 조작시 서로 다른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한 크라운 시스템은 처음 접합니다. 오데마 피게의 R&D팀 엔지니어들이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직관적인 크라운을 개발하기 위해 무척이나 공을 들였음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입니다.
관련해 여러 캘린더 휠과 맞물려 작동하는 레버 및 원더링 휠(Wandering wheels) 시스템을 개발해 통합시켰다고 하는데요. 풀이하면 크라운 스템의 특정 연결 지점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는 레버와 간섭 없이 다른 캘린더 기능을 조정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유연한 구조의 휠 시스템을 추가한 것입니다. 해당 메커니즘 관련해 역시나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하나는 위치 2에 있는 크라운 조정 시스템에 관한 특허와 또 하나는 크라운을 통한 월 및 날짜 조정에 관한 특허가 그것입니다. 아직 시계를 실제로 접하고 조정을 해보지 않아 다소 막연한 감이 없지 않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업그레이드라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앞으로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그레고리력에 기반한 현대의 퍼퍼추얼 캘린더 시계들은 자동으로 캘린더 기능이 프로그래밍되어 시계가 정상 작동하는 한 100년 주기로 한번만 수정을 하면 됩니다(현 시점에서는 보통 윤년에 해당되지 않는 2,100년 2월 말일 기준으로).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설명일뿐 실제로는 주기적인 조정이 필요한데요. 구조 자체가 매우 섬세한 퍼페추얼 캘린더의 경우 자칫 특정 캘린더 기능을 조정하려다가 연동된 다른 캘린더 기능이 오작동하거나 관련 부품이 닳아서 또는 윤활 등의 이슈로 인해 제대로 기능하지 않거나 하는 크고 작은 유지 보수 차원의 문제들이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자동 캘린더 변경 메커니즘이 활성화되는 저녁 시간대(대체로 오후 9시부터 오전 3시 사이)에 사용자가 무리하게 시간을 설정하려다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인데요. 오데마 피게는 차세대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7138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올인원 크라운 조정 시스템과 함께 이 부분의 개선에 주력함으로써 사용자가 무리하게 해당 시간대에 캘린더를 조정하려고 해도 관련 메커니즘이 손상될 위험이 없도록 특별히 더욱 견고한 구조로 제작했다고 오데마 피게 연구 개발 디렉터 루카스 라지(Lucas Raggi)를 포함한 브랜드 관계자들은 덧붙입니다.
새로운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7138의 기본적인 틀은 2018년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신 RD#2(Royal Oak Selfwinding Perpetual Calendar Ultra-Thin RD#2)로 데뷔한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였던(두께 2.9mm) 칼리버 5133을 기반으로 합니다. 일반적인 모듈형 컴플리케이션 칼리버와 다르게 모든 퍼페추얼 캘린더 관련 기능들을 직경 29.6mm(12 ¾ 리뉴) 크기의 무브먼트 내 단일 층에 통합함으로써 무브먼트 두께는 4.1mm에 그칩니다. 이는 비슷한 구조를 공유하면서도 본질적으로 매우 다른 이전 세대의 칼리버 5134(두께 4.5mm)와 비교해도 얇은데요. 앞서 언급한 혁신적인 올인원 크라운 시스템과 새로운 유형의 자동 연동 메커니즘으로 대폭 업그레이드를 했음에도 두께를 더욱 얇게 완성함으로써 오데마 피게의 기술력을 과시합니다.
총 422개의 부품과 41개의 주얼로 구성된 7138 칼리버는 시간당 28,800회 진동하고(4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55시간을 보장합니다. 이전 세대인 5134 보다 부품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 진동수도 2.75헤르츠(시간당 19,800 Vph)에서 4헤르츠로 비트를 올리고 무엇보다 파워리저브를 이전의 40시간에서 55시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이 또한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전 모델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제네바 스트라이프, 페를라주, 새틴 스네일링, 챔퍼링(앙글라주) 등으로 정성스럽게 마감한 하이엔드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픈워크 가공한 핑크 골드 소재의 배럴 브리지와 함께 오픈워크 로터 역시 22K 핑크 골드로 제작했습니다.
- 애니버서리 한정판에만 적용된 빈티지 시그니처
3종의 퍼페추얼 캘린더 신제품 관련해 또 주목해야 할 사항은 3종의 신제품 모두 레귤러 모델로 계속 선보이지만, 다이얼 6시 방향의 문페이즈 서브다이얼 바탕에 기존의 브랜드 로고 대신 ‘Audemars Piguet’ 빈티지 시그니처를 표기한 또 다른 3가지 버전은 올해 창립 150주년을 기념한 '애니버서리(Anniversary)' 한정판 형태로 따로 같이 출시합니다. 그리고 공식 이미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케이스백에도 150주년 애니버서리 한정판만 150주년 기념 문구가 추가로 인그레이빙되었습니다. 디테일만 조금 다를 뿐인데 이런 식으로 정규 제품과 한정 제품을 구분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한정판이 아닌 레귤러 모델인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화이트 골드 모델(Ref. 26494BC.OO.D350KB.01)의 리테일가는 9만 5,200 스위스 프랑(CHF)이며, 같은 스펙에 다른 디자인 코드를 적용한 150개 한정의 애니버서리 모델(Ref. 26494BC.OO.D350KB.02)은 이보다 조금 더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스틸 레귤러 모델(Ref. 26674ST.OO.1320ST.01)과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스틸 150개 한정 애니버서리 모델(Ref. 26674ST.OO.1320ST.02),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샌드 골드 레귤러 모델(Ref. 26674SG.OO.1320SG.01)과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샌드 골드 150개 한정 애니버서리 모델(Ref. 26674SG.OO.1320SG.02)의 리테일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총 6가지 버전 모두 전 세계 지정된 AP 부티크 및 AP 하우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신제품 및 150주년 기념 애니버서리 한정판 구매 관련해 관심 있는 분들은 AP 하우스 서울(Tel. 02-543-2999)을 통해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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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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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랑에
2025.02.26 18:22
휘황찬란 끝내주네요. 로얄오크 원툴이다 이런 말 본사에서도 인지를 하는건지 여러 시도를 하는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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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뚜기
2025.02.27 00:38
150주년이라... 너무 예쁘군요.
하지만 구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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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버전 모두 150주년 한정판 외 레귤러 모델로도 출시합니다. 앞으로 계속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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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엄청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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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골드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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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주년 관련 정리된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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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의 기술력과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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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이
2025.03.02 14:05
블루컬러 잘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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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컴플리케이션을 잘 만들던 AP긴 하지만, 로얄오크 관련해서는 정말 도가 텄다고 할정도로 잘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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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연
2025.03.07 12:04
샌골,, 정말 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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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로얄오크는 어떤 기능을 넣어도 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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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라인업이 다양해지는군요.ㅋ
무언가 RO 일변도의 인기모델들 확대에 힘을 쓰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