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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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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세이코(Grand Seiko)가 자사의 역사적인 모델을 계승하는 헤리티지 컬렉션(Heritage Collection)을 통해 봄의 시작을 알리는 두 종류의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 계절(24절기, セキ) 또는 자연(숲과 나무, 강과 하천 등)의 변화에서 영감을 얻은 다이얼을 줄기차게 쏟아낸 이후로 꾸준하게 인기가 높은 벚꽃(Cherry blossoms, 桜)의 아름다움에서 착안한 또 다른 신제품을 선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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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종의 헤리티지 컬렉션 신제품은 1967년 스와 세이코샤(현 세이코 엡손)에서 첫 선을 보인 브랜드 최초의 오토매틱(기계식 자동) 손목시계(62GS)의 특징적인 케이스 디자인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62GS는 커브드 미들 케이스에 별도의 베젤을 생략하고 박스 형태에 가까운 두툼한 글라스를 강조하면서 비스듬하게 베벨드(Bevelled, 사면) 가공한 길쭉한 러그와 반대로 케이스 안쪽은 단차를 주며 다른 에지와 달리 브러시드 마감하는 등 전체적으로 1960년대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시계 디자인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그랜드 세이코 스타일을 표현한 아이코닉 모델입니다. 오리지널 62GS는 케이스 4시 방향에 찰싹 달라붙은 작은 직경의 크라운 역시 디자인적인 포인트가 되었는데, 이번 신제품은 4시가 아닌 3시 방향에 크라운을 비교적 큼지막하게 위치시켜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모델의 케이스 디자인을 따르지만 현대적인 재해석이 가미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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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은 그랜드 세이코가 자랑하는 자랏츠 폴리싱(Zaratsu Polishing) 기법으로 전체 고급스럽게 마감되었습니다. 케이스의 직경은 30mm, 두께는 10.5mm로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가 눈길을 끕니다. 40mm가 주를 이루는 현행 남성용 제품들과 차별화된 사이즈로 선보이지만 브랜드는 이를 굳이 여성용이라고 언급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시계 사이즈는 개인적인 취향의 차원이기 때문에 브랜드는 최대한 중립적인 자세로 남녀 모두에게 어울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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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핑크와 그레이 두 가지 컬러로 선보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둘 다 벚꽃에서 영감을 얻었음에도 하나는 벚꽃 하면 흔히 떠올리는 시그니처 컬러를, 다른 하나는 밤에 핀 벚꽃의 모습을 마치 어슴푸레 안개가 낀 날처럼 신비롭게 묘사했습니다. 기계식 그랜드 세이코 시계가 탄생하는 그랜드 세이코 스튜디오 시즈쿠이시(Grand Seiko Studio Shizukuishi) 인근의 자연 풍광, 특히 이른 봄의 낮과 밤에서 디자인 힌트를 얻어 두 모델 공통적으로 다이얼 바탕을 여러 겹에 걸쳐 곱게 텍스처 패턴 마감함으로써 마치 겨울과 봄의 경계에 있는 듯한, 아직 눈밭에서 봄의 기운이 슬그머니 싹트는 듯한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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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벚꽃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라이트 핑크 컬러 다이얼은 일본어로 ‘사쿠라카쿠시(Sakura-Kakushi, 桜隠し)’ 현상에서 디자인을 착안했습니다. 직역하면 '벚꽃 가리개'라는 뜻인데, 의역하면 아직 눈 담요 아래 수줍게 움트기 직전의 벚꽃의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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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라이트 그레이톤의 다이얼은 ‘사쿠라즈키야(Sakura-Tsukiyo, 桜月夜)’에서 디자인을 착안했습니다. 벚꽃과 월야(달밤)를 병기한 이름에 담긴 뜻처럼, 은은하게 달빛이 드리워진 밤 어디선가 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한줄기 빛에 비친 벚꽃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그 표현 자체가 굉장히 섬세하고 일본적인 미학이 담겨 있는데 이를 다시 스토리텔링을 통해 기가 막히게 풀어내는 그랜드 세이코의 솜씨 또한 제법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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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버전 공통적으로 무브먼트는 직경 20mm, 두께 4.49mm 크기의 아담한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9S27을 탑재했습니다. 30mm 케이스에 맞춰 무브먼트 역시 작은 것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을 텐데요. 기존의 워크호스인 3일(72시간) 파워리저브의 9S65는 자연스럽게 배제되었고, 컬렉션의 가장 작은 이전의 여성용 제품에 사용된 9S27을 이어 사용했습니다. 여느 그랜드 세이코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수동 와인딩을 지원하며, 밸런스는 시간당 28,800회 진동하고(4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50시간을 보장합니다. 엄격한 그랜드 세이코 규격에는 다소 못 미치는 일 평균 허용오차 범위 +8초~-3초대로 조정되었으며, 이스케이프먼트 관련 부품들은 여느 그랜드 세이코 이스케이프먼트 부품들과 마찬가지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정밀전자제어기술)로 불리는 첨단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술을 응용해 1/1,000mm의 오차 정밀도로 매우 정교하게 가공하고, 온도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항자 성능을 보장하는 최신 스프론 610(Spron 610) 밸런스 스프링으로 무장했습니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방수 성능도 100m까지 지원해 실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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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세이코 헤리티지 컬렉션 62GS 메커니컬 30mm 신제품은 두 버전 모두 한정판이 아닌 정규 모델로 출시하며, 오는 4월부터 전 세계 주요 그랜드 세이코 부티크 및 지정된 리테일샵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리테일가는 핑크 다이얼(Ref. STGK031)과 그레이 다이얼(Ref. STGK033) 두 모델 동일하게 각각 유럽 기준으로 6천 900 유로(EUR)로 책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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