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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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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제네바(Universal Genève)가 2026년 복귀를 앞두고 폴라우터(Polerouter)를 공개합니다. 이번 모델은 스칸디나비아 항공(Scandinavian Airlines System, 이하 SAS)의 북극항로 비행 70주년을 기념하며 등장했습니다.

 

TF02_Vintage ad for the Universal Geneve Tri-Compax published in Europa Star in 1952.jpg

-유니버설 제네바의 또 다른 아이콘 트라이-컴팩스(Tri-Compax) 

 

유니버설 제네바는 1894년에 유니버설 워치(Universal Watch)라는 이름으로 탄생했습니다. 지금은 생소할 수 있곘지만, 유니버설 제네바는 1933년에 유리를 보호하기 위해 케이스를 뒤집을 수 있는 사각 시계 이데오(Ideo)의 특허를 취득하고, 1936년에는 최초로 세 개의 서브 다이얼을 가진 크로노그래프 ‘컴팩스(Compax)’로 이름을 알립니다. 이후 1944년 캘린더와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의 세 가지 기능을 갖춘 컴팩스란 의미로 ‘트라이-컴팩스(Tri-Compax)’를 출시합니다. 우리가 서브다이얼이 두 개 또는 세 개인 크로노그래프를 뜻할 때 쓰는 바이 컴팩스, 트라이 컴팩스의 명칭도 여기서 유래합니다. 트라이-컴팩스의 의미가 기능의 수에서 서브 다이얼의 수로 와전된 것이 보통명사화 된 것입니다. 유니버설 제네바는 이후 브랜드의 아이콘 ‘폴라우터’를 출시하며 승승장구합니다.

 

TF09_Universal Geneve advertising for the Golden Shadow watch published in Europa Star in 1966.jpg

 

이어 1966년에는 브랜드가 자랑하는 마이크로 로터를 이용해 2.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무브먼트 골든 섀도우(Golden Shadow)를 출시하는 성과까지 거둡니다. 그러나 쿼츠 파동이 스위스 시계 업계에 시련을 내립니다. 유니버설 제네바 역시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의 방향을 쿼츠 시계 중심으로 전환하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합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니버설 제네바는 계속되는 침체로 인해 1989년 홍콩의 스텔럭스(Stelux) 그룹에게 인수됩니다. 이후 1994년 100주년을 기념해 이데오에서 영감을 받은 야누스(Janus)를 만들고, 2005년 재런칭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잠자는 거인을 깨우기에는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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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틀링 CEO 조지 컨

 

이때 2023년 말, 조지 컨(Georges Kern)이 이끄는 브라이틀링(Breitling)이 잠자는 거인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조지 컨은 유니버설 제네바를 인수하여 독립적인 메종으로 운영할 거라 말하며, 향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인수 후 브랜드를 서둘러 런칭하기보다는, 부활을 위한 전담 팀을 구성해 유니버설 제네바의 유산을 존중하고 과거의 영광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바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날개를 펴지 못하던 유니버설 제네바는 브라이틀링의 도움 아래 2026년을 목표로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폴라우터는 그들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모델답게 잊혀진 거인이 다시 일어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선택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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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는 SAS의 모든 비행을 책임집니다." 참고로 당시 이름은 북극항로에서 이름을 따온 Polarouter입니다. 

 

폴라우터는 이름처럼 북극항로(Polar Route)와 연관 있습니다. 1954년에 스칸디나비아 항공은 최초로 코펜하겐과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북극항로를 선보였습니다. 극지 비행의 특성상 자기와 극한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파일럿 워치가 필요했고, SAS의 공식 시계 공급 업체였던 유니버설 제네바가 나섭니다. 이때 디자인은 23세의 젊은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Gérald Genta)가 담당합니다. 후일 전설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그의 첫 작품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폴라우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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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은 폴라우터 Ref. 20217-5의 디자인을 충실히 재현했습니다.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스틸, 18K 레드 골드 또는 18K 화이트 골드로 제작합니다. 원본 모델과 동일한 35.5mm의 케이스와 9.95mm의 얇은 두께가 매력적입니다. 특유의 트위스트 러그도 여전합니다. 방수 사양은 5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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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역시 복각에 충실합니다. 1930년대부터 유행하던 투 톤 다이얼에서 나아가 외곽에 플루티드 형태의 텐션 링을 추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을 위한 요소가 아닙니다. 글라스에 부착된 텐션 링과 무브먼트를 고정하는 다이얼이 이중으로 시계를 밀봉합니다. 유니버설 제네바는 이를 통해 외부 요인에 의한 손상을 방지하는 실용성을 인정받아 1953년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다이얼의 색상은 케이스에 따라 총 3종입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실버, 레드 골드 케이스는 블랙,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SAS를 상징하는 블루 다이얼과 짝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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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1960년대 폴라우터에 사용했던 인하우스 마이크로 로터 칼리버 1-69(진동수 2.5헤르츠, 파워리저브 57시간)입니다. 유니버설 제네바는 당시 최초로 마이크로 로터를 개발한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심지어 마이크로 로터라는 명칭도 유니버설 제네바가 사용한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를 기리고자 과거 유니버설 제네바가 자랑하던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때문에 28.5mm의 지름과 4.75mm의 두께도 과거와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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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골드 모델은 케이스와 동일한 소재로 만든 메쉬 브레이슬릿이 특징입니다. 브레이슬릿은 오리지널 폴라우터의 브레이슬릿 제조사 가이-프레르(Gay-Frères) 출신 체인 메이커 로랑 졸리에(Laurent Jolliet)가 손으로 제작합니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레드 골드 케이스는 소가죽 스트랩을 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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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폴라우터는 판매용이 아닙니다. 블루 다이얼과 화이트 골드 체인 브레이슬릿 모델(JU6910)은 2025년 5월 필립스 경매에 출품할 예정입니다. 경매의 수익금은 제네바의 응용 예술 학교 CFP Arts(Centre De Formation Professionnelle Arts)에 기부합니다. 오리지널 폴라우터를 연상케 하는 실버 다이얼 모델(AU6910)과 폴라우터 디럭스(de Luxe)를 연상시키는 블랙 다이얼 모델(RU6910)은 유니버설 제네바 아카이브에 보관합니다.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힘든 유니크 피스인 점은 아쉽지만, 덕분에 새로운 유니버설 제네바의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향후 2026년 우리에게 돌아올 유니버설 제네바의 컬렉션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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