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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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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독립 시계제작자 콘스탄틴 샤이킨(Konstantin Chaykin)이 갑자기 초박형 기계식 손목시계 레이스에 뛰어들었습니다. 2017년 조커(Joker)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샤이킨은 산타, 마우스 킹, 할로윈 호박, 드라큘라, 미노타우르스, 스밀로돈, 어릿광대, 미니언(미니언즈), 콜로복(슬라브 전통 둥근 빵) 등 온갖 개성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위트를 더해 재해석한 컬렉션으로 전 세계 시계애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런 그가 올해는 뜻밖에도 울트라-씬(Ultra-thin)에 출사표를 던진 배경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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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피아제(Piaget)가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Altiplano Ultimate Concept)으로 달성한 2mm, 2022년 리차드 밀(Richard Mille)이 RM UP-01 페라리(RM UP-01 Ferrari)로 달성한 1.75mm, 2024년 불가리(Bvlgari)가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Octo Finissimo Ultra COSC)로 달성한 1.7mm에 이어, 올해 콘스탄틴 샤이킨은 씽킹 워치(ThinKing watch)로 명명한 자신의 첫 울트라-씬 프로토타입으로 무브먼트를 포함한 케이스 두께 1.65mm라는 경이로운 수치로 단숨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손목시계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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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샤이킨은 현 울트라-씬 분야의 권위자들인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무브먼트와 케이스백의 경계를 허무는, 다시 말해 케이스백을 무브먼트의 플레이트로 삼는 해법을 취했습니다. 이는 스위스 워치메이커 필립-사무엘 메이란(Philippe-Samuel Meylan)이 1830~40년대 슈퍼-씬 포켓 워치에 처음으로 도입한 방식입니다. 덧붙여 샤이킨은 아브라함-루이 브레게(Abraham-Louis Breguet)의 역작 심퍼티크 클락의 심바이오틱(Symbiotic, 공생) 워치 시스템에서도 울트라-씬 워치에 관한 기본적인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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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를 직접 조립하는 콘스탄틴 샤이킨

 

극도로 얇은 두께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브릿지에 배럴을 얹는 구조가 아닌 기어트레인을 최대한 수평으로 펼치고자 노력했습니다. 싱글 배럴 커버와 라쳇 휠까지 제거하고 배럴 아버(축)에 역회전을 방지하는 와인딩 부품인 폴(Pawl, 멈춤쇠)과 플랫 메인스프링을 통합함으로써 두께를 한층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가 멀티-레벨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개선한 롤러 형태의 밸런스 휠과 세컨 밸런스 휠(더블 밸런스 휠)로 분할해 팔렛 포크와 임펄스 주얼을 결합했습니다. 이러한 류의 밸런스에서는 보기 힘든 기어 클러치 부품을 포함한 독특한 더블 밸런스 휠과 관련해 샤이킨은 이미 특허 출원중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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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코바에 위치한 콘스탄틴 샤이킨 매뉴팩처에서 자체 개발 제작한 인하우스 칼리버 K.23-0은 결과적으로 총 204개의 부품과 51개의 주얼로 구성돼 있으며, 시간당 18,000회 진동하고 파워리저브는 약 32시간을 보장합니다. 두께를 혁신적으로 줄이기 위해 일반적인 와인딩 메커니즘과 크라운마저 생략했기 때문에 배럴 축과 연결된 케이스백의 한 홀에 전용 와인딩 부품을 꽂아 수동 와인딩이 가능하며, 5.4mm 두께의 전용 외부 캐리어 케이스(External carrier case)를 결합하면 자동 와인딩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해당 외부 캐리어 케이스를 가리켜 브랜드는 팔란킹(PalanKing)으로 명명하고 있는데, 자세한 사진이나 해부도는 따로 공개하지 않아 메커니즘을 완벽히 이해하는데 다소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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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핸즈를 생략하고 다이얼 상단의 마주보는 일명 조커 인디케이션(Joker-indication)을 통해 왼쪽에 시를, 오른쪽에 분을 각각 표시합니다. 콘스탄틴 샤이킨 하면 떠오르는 아이코닉 시리즈의 특징적인 디스플레이를 계승하면서 경이로운 두께(1.65mm)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성취를 인정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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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40 x 세로 45mm 크기의 손목시계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했습니다. 스트랩을 제외한 케이스 전체 무게가 고작 13.3 그램(g)에 불과합니다. 명함 한 장 두께 정도로 얇은 케이스 때문에 스트랩도 아예 새롭게 개발해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블랙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안에 유연한 플렉서블 티타늄 서포트를 추가해 손목 위에 찰싹 감기도록 제작했습니다. 해당 스트랩 개발 관련해서도 특허 출원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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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mm 두께로 등장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손목시계 신기록을 수립한 씽킹 워치는 단 1점 제작된 유니크 피스 겸 프로토타입으로 아직 상용화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머지 않은 시점에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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