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파엘 나달

지금 프랑스 파리는 5월 26일부터 6월 9일까지 열리는 2024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롤랑가로스(Roland-Garros) 열기로 뜨겁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클레이코트의 제왕’ '흙신'으로 통하는 스페인의 테니스 슈퍼스타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이 출전한 가운데, 나달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자랑하는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리차드 밀(Richard Mille)이 새로운 RM 27-05 플라잉 투르비용 라파엘 나달(RM 27-05 Flying Tourbillon Rafael Nadal)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비록 라파엘 나달은 5월 27일 열린 남자 단식 경기에서 한창 전성기를 맞은 독일의 장신 선수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만나 처음으로 1회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그의 이름을 딴 새로운 RM 027 투르비용 모델을 향한 시계팬들의 높은 관심만큼은 꺾지 못했습니다. 리차드 밀은 지난 2010년부터 나달에 헌사하는 의미를 담은 일련의 스페셜 에디션을 크게 두 갈래의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투르비용 버전인 RM 027과 타임온리 버전인 RM 035(일명 베이비 나달)가 그것인데요. 

나달이 격렬한 테니스 경기 도중 착용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도록 초경량 및 내구성(쇼크-레지스트)에 중점을 둔 독창적인 제품 컨셉을 바탕으로, 티타늄 합금과 알루식(AluSiC, 알루미늄, 실리콘, 카본 베이스 합금)을 비롯해, 우주항공산업 분야 및 F1 머신과 에어버스 제조에 쓰이는 리탈(Lital®, 리튬, 알루미늄, 코퍼, 마그네슘, 지르코늄 합금) 등 특수 복합 신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함으로써 스트랩을 포함하고도 시계 전체 무게가 20그램이 채 되지 않는 시계를 수동 투르비용 시리즈인 RM 027로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리차드 밀은 스트랩을 제외한 시계 총 중량이 고작 11.5그램에 불과한, 가히 초경량 컨셉의 끝판왕격인 RM 27-05 플라잉 투르비용 라파엘 나달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리차드 밀은 RM 27-05 개발을 위해 수많은 연구 과정을 거치며 놀라운 기술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케이스 및 칼리버 디자인만 4,000시간 정도가 소요됐을 정도라고. 놀랍도록 가벼운 무게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외장 케이스에 유례 없는 신소재가 새로 도입되었는데, 이방성(Anisotropic) 복합 소재인 카본 TPT® B.4(Carbon TPT® B.4)로 케이스를 제작했습니다. 카본 TPT® B.4는 리차드 밀의 오랜 협력사이자 신소재 전문 기업인 노스 씬 플라이 테크놀로지(North Thin Ply Technology, NTPT™)와 5년간의 공동 연구 개발 끝에 완성했습니다. 브랜드에 따르면 리차드 밀이 주로 사용해온 카본 TPT®에 비해 밀도가 4% 더 높고, 15% 더 단단하며, 레진 마모 저항력은 30% 더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미들 케이스와 케이스백을 결합한 모노블록 구조를 적용해 케이스 전체의 고른 강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얇게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이는 당연히 전체 무게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되었고요). 

카본 TPT® B.4 케이스는 기존의 카본 TPT®와 제작 과정은 전반적으로 유사하지만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카본 파이버(탄소 섬유)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필라멘트를 병렬 배치해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각 층을 고성능 레진에 침투시킨 후 자동위치변환기를 이용해 층간의 방향을 70°씩 변경하며 수백 층을 쌓아 올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층은 물질의 강성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 우주항공 부품 제조에 활용되는 그것과 유사한 오토클레이브(고압처리기)에 넣어 6바의 압력과 120°의 온도로 가열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공정까지 완료하면 리차드 밀의 인하우스 케이스 팩토리인 프로아트(ProArt)에서 최첨단 CNC 머신을 이용해 비로소 케이스 형태로 가공됩니다. 또한 가공 과정에서 카본계 특성상 물결 형태의 패턴이 생기는데 어느 하나 동일한 형태가 없어 시계 하나하나가 유니크한 특징을 갖습니다. 

관련해 리차드 밀의 케이스 제작 테크니컬 디렉터(Technical Director of Casings) 줄리앙 보이야(Julien Boillart)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RM 27-05 제작에 앞서 소재와 관련된 가능한 모든 연구를 실행했습니다. 스크래치 방지 코팅 처리된 경량 PMMA 폴리머 소재의 크리스탈을 사용한 것도 타임피스를 가볍게 하는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어요. 사파이어는 폴리머 소재에 비해 무겁기 때문이죠. 이로써 기록적인 가벼움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컬렉션의 특징적인 토노형 케이스의 크기는 가로 37.25 x 세로 47.25 x 두께 7.2mm로 비교적 슬림한 두께를 자랑합니다. 경이로운 시계 무게(11.5그램)의 또 다른 비결은 무브먼트에 있습니다. 시와 분을 표시하는 수동 플라잉 투르비용 칼리버 RM27-05의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릿지는 90%의 티타늄, 6%의 알루미늄, 4%의 바나듐으로 구성된 5등급 티타늄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블래스트 및 블랙 PVD 코팅 처리했습니다. 소재 특성상 매우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내부식성에 강한 장점을 자랑합니다.

반면 V자 형태의 기어트레인 브릿지는 케이스 소재로 주로 사용되는 카본 TPT®로 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조립된 무브먼트의 총 중량은 3.79그램밖에 되지 않습니다. 초경량 수동 투르비용 칼리버의 두께 역시 3.75mm로 울트라-씬 정도로 봐줄 수 있습니다. 이는 7.2mm 정도의 슬림한 케이스 두께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요. 관련해 리차드 밀의 무브먼트 테크니컬 디렉터 살바도르 아르보나(Salvador Arbona)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플라잉 투르비용과 플라잉 배럴을 만든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초경량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해결책이었습니다. 플라잉 배럴의 두께가 0.72mm도 되지 않는 극한의 초박형 디자인 덕분에 울트라 플랫 캘리버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투르비용과 배럴의 조화로운 자태는 놀랍도록 아름답습니다. 리차드 밀의 뛰어난 기술력과 장인 정신으로 이루어진 걸작입니다.”

이토록 가볍고 얇은 무브먼트임에도 자체 매뉴팩처의 엄격한 내구성 테스트를 거쳐 최대 14,000g 가속도를 견디는 뛰어난 내구성과 내충격 저항성을 자랑합니다. RM 027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첫 모델 RM 27-01의 경우 플랜지 부분에 얇은 직경의 마이크로 케이블을 설치해 무브먼트와 케이스를 보다 타이트하게 연결하는 식의 독특한 내충격 설계를 가미했다면, 새로운 RM 27-05는 무브먼트와 케이스를 고정하는 스크류조차 배제하고 모노블록 케이스와 플랜지 사이에 무브먼트를 6개의 지지대를 통해 고정하는 식의 혁신적인 설계로 타임피스의 충격 저항성을 향상시켰다는 사실이 놀라운 지점입니다. 

직경 10.3mm의 비교적 커다란 투르비용 케이지 아래 직경 9mm의 프리스프렁 밸런스에는 2개의 암과 함께 관성의 변화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4개의 조정나사(웨이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도변화에 강한 글루시듀어 소재의 밸런스는 시간당 21,600회 진동하고(3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55시간을 보장합니다. 5.2시간마다 한 번 감기는 고속 회전 배럴(Fast-rotating barrel)을 적용해 메인스프링의 성능을 향상시키면서 20°의 압력각을 갖는 특별 제작된 기어 치열을 와인딩 배럴 톱니와 세번째 휠 피니언에 적용해 더욱 뛰어난 토크 전달과 성능을 보장합니다. 

프랑스 오픈 통산 14회 우승과 112승 4패의 경이로운 전적을 남긴 영원한 '흙신' 라파엘 나달과 리차드 밀의 뜨거운 우정을 상징하는 RM 27-05 플라잉 투르비용 라파엘 나달은 단 80피스 한정 제작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리테일가는 1백 15만 달러(USD)로 책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