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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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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릭(Toric)이 돌아왔습니다. 타임포럼은 그에 앞서 지난 3월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Parmigiani Fleurier, 이하 파르미지아니)의 한국 재진출을 기념해 CEO 귀도 테레니(Guido Terreni)와 인터뷰(>> 관련 기사 바로가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토릭 컬렉션의 재출시와 관련한 질문에 웃음을 띠며 “언젠가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때가 바로 지금일 줄은... 보기 좋게 카운터 펀치 한방을 맞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당시 그의 미소가 의미심장하긴 했습니다. 토릭은 그때 이미 컴백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고, 그로부터 약 한달 뒤 워치스앤원더스 2024에서 화려한 부활의 찬가를 불렀습니다. 

 

 

토릭 쁘띠 세컨드

Toric Petit Seconde

 

천재 워치메이커이자 복원가로 유명한 미쉘 파르미지아니(Michel Parmigiani)는 1996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지금의 파르미지아니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브랜드 최초의 시계가 바로 토릭입니다. 현재 파르미지아니를 대표하는 톤다는 2000년대 중반 첫선을 보였습니다. 즉, 토릭이 먼저 나와 브랜드의 초석을 다진 셈입니다. 다만, 그의 향후 위상은 톤다와 반대로 내리막을 탔습니다. 급기야 2020년에는 미쉘 파르미지아니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스페셜 에디션을 끝으로 기약 없는 동면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톤다는 2021년 럭셔리 스포츠 워치로 변신에 성공하며 무너져가던 브랜드를 되살리게 됩니다. 파르미지아니는 결국 톤다의 눈부신 활약상 덕분에 다시금 활력을 되찾아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브랜드의 정상화는 잊혔던 옛 일등공신의 존재까지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고, 올해 마침내 긴 겨울잠을 자던 토릭이 깨어났습니다. 

 

 

새로운 토릭은 브랜드 기조에 따라 미니멀리즘을 추구합니다. 톤다가 ‘톤다 PF’라는 새 이름과 함께 변신에 성공했을 때와 비슷합니다. 로고부터 바뀌었습니다. 이전이 브랜드명 전체를 다이얼에 표기한 메달리온 형태였다면, 차세대는 톤다와 마찬가지로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의 알파벳 이니셜을 로고로 삼았습니다. 전 세대의 시그니처 중 하나였던 소용돌이치는 듯한 그랑 도르주(Grain d'orge, 보리알) 기요셰 장식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샌드 블라스트 가공을 통해 표면의 오톨도톨한 질감을 살렸습니다. 아워 마커도 아라비아 숫자에서 톤다와 동일하게 짤막한 바 형태로 교체했습니다. 각 인덱스를 가리키는 핸즈도 다릅니다. 이전이 끝부분을 마름모 형태로 표시한 복합적인 형태였다면, 지금은 별다른 장식없이 곧게 쭉 뻗은 알파 핸즈입니다. 초침을 6시 방향 스몰세컨드로 분리하고 층을 달리한 건 신의 한수로 보입니다. 만약, 이전처럼 센터 세컨드 방식이었다면, 다이얼이 너무 심심할 뻔했습니다. 

 

 

케이스는 다행히도 큰 이질감이 없습니다. 널(Knurl, 홈) 장식을 촘촘히 새긴 특유의 코인 베젤은 여전합니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토릭의 정체성이 크게 훼손될 뻔했습니다. 사이즈는 지름 40.6mm, 두께 8.8mm입니다. 소재는 다이얼 컬러(샌드 골드, 아몬드 그린)에 따라 로즈 골드와 플래티넘으로 나뉩니다. 방수 사양은 50m. 드레스 워치로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뒷면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브먼트는 수동 인하우스 칼리버 PF780입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약 60시간입니다. 미적으로는 화려함과 절제미가 묘하게 공존합니다. 로즈 골드 플레이트는 다이얼과 동일하게 심플한 샌드 블라스트 가공으로 마감하지만, 같은 소재의 브릿지는 꼬뜨 드 플르리에(Côtes de Fleurier)라 부르는 마름모꼴 기요셰 패턴으로 장식합니다. 각 브릿지는 서로 다른 색의 휠이 최대한 안 보이도록 큼지막한 면적의 덩어리로 나눴습니다. 구조적으로 또 다른 미감을 더하는 더블 배럴 정도만 별도의 브릿지를 통해 드러낸 정도입니다. 물론, 무브먼트 감상의 핵심인 밸런스는 관련 컨셉트에서 논외입니다. 특정 휠의 축을 지지하는 주얼은 또 투명하게 표시했습니다. 각 부품이 튀어 보이지 않게 하는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베벨링 처리한 모서리, 일일이 폴리시드 가공한 스크루 헤드 등 세부 마감도 훌륭합니다. 역시나 하이엔드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스트랩은 얼굴색과 서로 반대입니다. 아몬드 그린은 베이지색 악어가죽, 샌드 그린은 초록색 악어가죽과 짝을 이룹니다. 둘 다 케이스와 같은 소재의 핀 버클이 기본 사양입니다. 토릭에 한해서는 드레스 워치의 정석대로 전통적인 핀 버클을 계속해서 고수할 계획이라 합니다. 

토릭 쁘띠 세컨드는 오는 9월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로즈 골드 버전이 4만9500스위스프랑, 플래티넘 버전이 5만6500스위스프랑입니다. 

 

 

 

토릭 크로노그래프 라트라팡테

Toric Chronograph Rattrapante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시계로도 유명한 토릭 크로노그래프 역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차세대는 이름처럼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라트라팡테)로 선보입니다. 주요 디자인은 앞선 톤다 쁘띠 세컨드와 동일합니다. 푸시 버튼,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핸즈 등 라트라팡테에 필요한 요소 정도만 추가됐습니다. 다이얼은 로즈 골드 베이스에 커피색을 입혔고, 지름 42.5mm(두께 14.4mm) 케이스는 그와 비슷한 톤의 로즈 골드로 색을 맞췄습니다. 방수 사양은 50m입니다. 

 

 

뒷면은 앞면과 달리 화려합니다. 수동 인하우스 칼리버 PF361 덕분입니다. PF361은 지난 2016년 브랜드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톤다 크로노 아니베세(Tonda Chronor Anniversaire)를 통해 첫선을 보였습니다. 이후 차세대 톤다 PF에서는 12시 방향 빅 데이트를 제거한 구조로 다시 쓰이고 있습니다. 톤다 크로노그래프 라트라팡테 역시 그와 동일한 논-데이트 버전을 사용합니다. 화려한 구조와 뛰어난 마감은 여전합니다. 특유의 브릿지는 밸런스에서 뻗어 나오는 거미줄 같은 형태로 주요 부품을 지지하고, 그 사이로 라트라팡테 기능을 관장하는 두 개의 컬럼 휠이 보입니다. 각 브릿지와 메인 플레이트는 역시나 로즈 골드로 제작합니다. 주요 스펙은 변함없습니다. 하이비트 크로노그래프답게 시간당 진동수는 36,000vph(5Hz), 파워리저브는 약 65시간입니다.

 

 

토릭 크로노그래프 라트라팡테는 다이얼과 비슷한 색감의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칭해 30개 한정으로 선보입니다. 가격은 13만5000스위스프랑. 토릭 쁘띠 세컨드와 마찬가지로 9월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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