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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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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스(Oris)는 2020년부터 컬렉션 곳곳에 인하우스 칼리버 400 시리즈를 뿌리내리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난해는 주요 컬렉션의 체질 개선과 함께 칼리버 400을 수동으로 수정한 칼리버 473까지 발표하며 관련 시리즈의 또 다른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지난 4~5년간 쉼 없이 달려온 오리스의 올해 청사진은 명확합니다.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첫번째 과제는 아퀴스의 리뉴얼입니다. 

 

 

아퀴스 데이트 칼리버 400 43.5mm

Aquis Date Calibre 400 43.5mm

 

아퀴스는 오리스의 간판입니다. 브랜드의 얼굴을 손보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잘못 메스를 가했다가는 아이콘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도 있습니다. 오리스 역시 이를 잘 알기에 큰 틀은 손대지 않고 세부를 미세하게 수정했습니다. 수술은 오리스가 원하는 대로 잘 끝났습니다. 새로운 아퀴스는 많은 요소가 바뀌었지만 얼핏 봐서는 기존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아주 감쪽같습니다. 수술을 한 게 맞나 싶을 정도이니, 세부 일지를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굴부터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눈에 바로 띠는 변화는 6시 방향 날짜 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전 디스크가 검은색에서 다이얼과 같은 색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전에 없던 통일감이 느껴집니다. 레터링의 폰트 역시 새롭습니다. 올해 아퀴스만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방수 표기법도 바(Bar)에서 피트(ft)로 바뀌었습니다. 핸즈는 기존보다 슬림한 맵시를 뽐냅니다. 아워 마커 역시 그에 맞춰 보다 날렵하게 디자인했습니다. 미세하지만 시침은 짧아지고 분침은 약간 길어졌다고 합니다.  

 

 

 

케이스는 정면에서 봤을 때 한가지 변화 정도가 눈에 띕니다. 크라운 가드가 본연의 임무를 더 확실히 수행하기 위해 약간 더 솟은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본격적인 차이는 측면에서 나타납니다. 기존보다 훨씬 더 얇아 보입니다. 수치적인 변화보다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의 힘으로 그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러그도 그에 맞춰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메탈 브레이슬릿 또한 인체공학적인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버클 쪽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폭이 더 커졌습니다. 덕분에 시계 착용감이 더 좋아졌습니다. 버클에는 ‘퀵 어드저스트 클래스프 시스템(일종의 다이버 익스텐션 시스템)’을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시계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도 양쪽 버튼만 눌러 브레이슬릿 길이를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오리스는 이와 관련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합니다. 

 

 

 

 

케이스 뒷면을 든든히 채우는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400은 변함 없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120시간(5일)에 달합니다. 더블 배럴을 중심으로 동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휠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 덕분입니다. 오리스에 따르면, 일반 무브먼트가 메인 스프링에서 나온 동력이 기어트레인 및 밸런스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70%를 유지하는 반면, 칼리버 400 시리즈는 85% 수준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자성에 대한 대비도 철저합니다. 30개가 넘는 주요 부품을 비철금속으로 만들고, 핵심적인 이스케이프 휠과 앵커는 또 실리콘으로 제작했습니다. 칼리버 400은 그를 바탕으로 정확성에서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냅니다. 브랜드 측이 공개한 일 오차는 -3~+5초.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을 받은 건 아니지만, 그 기준(-4/+6초)을 상회합니다. 참고로, 칼리버 400을 탑재한 시계에 한해 제공하는 10년 국제 품질보증 서비스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차세대 아퀴스 데이트 칼리버 400 43.5mm는 일단 블루와 그린, 그리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압축한 업사이클 다이얼까지 총 세가지 라인으로 먼저 선보입니다. 메탈 브레이슬릿 외 러버 스트랩 옵션도 있습니다. 단, 모델에 따라 서로 다른 무늬를 내는 업사이클 다이얼은 메탈 브레이슬릿 버전으로만 출시합니다. 가격은 520만원. 블루와 그린은 러버 스트랩을 고르면 495만원, 메탈 브레이슬릿을 선택하면 510만원입니다. 

 

 

 

아퀴스 데이트 43.5mm

Aquis Date 43.5mm

 

오리스는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아퀴스 데이트 칼리버 400’과 범용 무브먼트를 장착한 ‘아퀴스 데이트’를 함께 선보이는 투-트랙 전략을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입니다. 두 라인 모두 올해 동일한 리뉴얼을 거쳤습니다. 단, 아퀴스 데이트에서는 앞서 언급한 ‘퀵 어드저스트 클래스프 시스템’, 별다른 도구 없이 스트랩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인터체인저블 시스템’과 같은 편의 사양이 빠졌습니다. 특정 옵션으로 플래그십과 보급형의 등급을 나눈 셈입니다. 

 

 

아퀴스 데이트를 구동하는 엔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습니다. 셀리타 SW200을 수정한 자동 칼리버 733을 탑재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약 38시간으로 요즘 기준에는 못 미칩니다. 오리스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레드 로터는 그대로입니다. 케이스 뒷면을 통해 이를 장착한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는 건 물론입니다. 

 

 

아퀴스 데이트 43.5mm는 칼리버 400 라인과 동일한 다이얼 베리에이션에 블랙 버전을 추가로 선보입니다. 가격은 메탈 브레이슬릿 옵션이 330만원, 러버 스트랩 옵션이 300만원입니다. 메탈 브레이슬릿으로만 선보이는 업사이클 다이얼 버전은 340만원입니다.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크로노그래프

Diver’s Sixty-Five Chronograph

 

아퀴스가 현대 다이버 워치를 지향한다면,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는 이름처럼 1965년 오리지널을 재해석한 복고풍 외모로 레트로 다이버 워치를 표방합니다. 지난 2015년 새롭게 출시했고, 크로노그래프는 2018년 칼 브레이셔 리미티드 에디션에 이어 이듬해 정규 라인으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당시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크로노그래프는 논-데이트에 균형 잡힌 바이-컴팩스(투 카운터) 디자인으로 애호가들에게 어필한 바 있습니다. 다만, 지름 43mm 사이즈 때문에 그 매력이 반감되곤 했습니다. 신제품은 그를 반영해 보다 컴팩트한 지름 40mm로 선보입니다. 두께도 약 17mm에서 15.4mm로 줄었습니다. 혹독한 다이어트를 했음에도 방수성은 여전히 100m입니다. 

 

 

다이얼은 핸즈 및 인덱스를 감싸던 골드 코팅을 과감히 제거했습니다. 각 표면에 칠한 슈퍼루미노바 야광물질 역시 베이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습니다. 로고 및 레터링 컬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으로 다이얼에서 복고적인 요소 한꺼풀을 벗겨내고 블랙 & 화이트에 초점을 맞춘 듯합니다. 덕분에 인상이 한층 세련돼 보입니다. 나머지 요소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브먼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컴팩스 타입의 셀리타 SW510을 오리스의 입맛게 수정한 자동 칼리버 771을 탑재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약 48시간입니다. 

 

 

새로운 다이버즈 식스티-파이브 크로노그래프는 기본적인 메탈 브레이슬릿 외 체르보 볼란테(Cervo Volante)의 사슴 가죽 스트랩을 매칭한 모델도 함께 선보입니다. 가격은 580만원, 55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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