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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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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모노투르비용 RD03을 발표한 로저드뷔(Roger Dubuis)는 이후로도 투르비용의 가능성을 집요할 정도로 모색해왔습니다. 2007년에는 스켈레톤과 투르비용을 융합한 현대적인 디자인의 무브먼트를 완성하며 이후 출시하는 모든 시계들의 논리적 근거와 방향성을 확실하게 정립했습니다. 하이퍼 오롤로지(Hyper Horology™)라고 명명한 로저드뷔만의 워치메이킹이 태동한 겁니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에도 변함없이 이어졌습니다.  

 

 

Orbis In Machina

오르비스 인 마키나 

 

오르비스 인 마키나는 제네바 홀마크(푸아송 드 제네바, Poinçon de Genève)로 대변되는 전통과 현대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전위적인 워치메이킹의 앙상블을 꾀하며 하이퍼 오롤로지가 무엇인지를 대번에 보여줍니다. 기존의 통념을 비틀어 투르비용의 위치를 다이얼 6시 방향에서 7시 방향으로 이동시킨 로저드뷔는 이번에는 보다 대담하게 투르비용을 다이얼 중앙에 설치했습니다. 지난 2022년에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 모노투르비용/X에서 선보인 바 있는 센트럴 투르비용은 워낙 희귀한 터라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오르비스 인 마키나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연유했는지는 행성이 궤도를 따라 공전과 자전을 하는 듯한 시계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중심에는 켈트 십자가에서 영감을 얻은 플라잉 투르비용이 60초에 한 바퀴를 회전하고 있습니다. 켈트 십자가의 유래는 창립자인 로저 드뷔가 켈트 문명에서 얻은 영감을 시계에 투영했기 때문입니다. 원탁의 기사 시리즈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컬렉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르비용을 고정하는 상단 브리지가 없기 때문에 마치 중력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유영하는 듯한 신비스러운 광경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투르비용의 축에 연결된 바늘은 인덱스가 새겨진 그레이 링을 따라 초를 표시합니다. 투르비용의 상단 케이지는 가벼운 티타늄으로, 하단 케이지는 자성이 없는 코발트 크롬으로 제작해 투르비용의 무게를 16% 정도 경감했습니다. 이로써 에너지 전달 효율을 높이고 정확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자성에 대한 저항력도 챙기는데 성공했습니다. 시와 분은 핑크 골드로 도금한 뒤 새틴 브러시드로 결을 살린 디스크의 회전을 통해 표시합니다. 디스크로부터 솟아 있는 듯한 두 개의 오픈워크 플라잉 핸즈는 투르비용과 마찬가지로 새틴 브러시드 처리한 그레이 링과 연합해 정보를 알려줍니다. 디스크는 볼 베어링 덕분에 부드럽게 회전합니다. 가장 외곽에는 로저드뷔의 이름과 함께 슈퍼루미노바를 채운 핑크 골드 도금한 아워 마커를 설치했습니다. 혼돈이 생기지 않도록 그레이 링에는 시, 분, 초라는 문구를 따로 적었습니다. 12시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치게 배치한 것도 틀에 박힌 관점에서 벗어나길 주저하지 않는 로저드뷔 다운 발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과 분 그리고 초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는 높낮이가 조금씩 다릅니다. 마치 콜로세움을 보듯 외곽에서 중심을 향할수록 높이가 낮아집니다. 다층적인 구조는 시계에 입체감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이 시계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투르비용에 시선이 집중되게끔 만듭니다. 

 

 

18K 핑크 골드로 깎아낸 케이스의 지름은 45mm, 두께는 14.41mm입니다. 조형미가 느껴지는 케이스, 홈이 파인 볼드한 베젤, 큼지막한 크라운, 존재감이 강한 러그는 로저드뷔가 지향하는 스타일리쉬한 워치메이킹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립니다. 크라운 가드처럼 돌출된 케이스 측면에는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크라운 위쪽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버튼입니다. 크라운을 뽑는 대신 버튼을 눌러 크라운의 포지션을 설정합니다. 평소에는 크라운을 돌려 와인딩을 할 수 있습니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됩니다. 크라운의 포지션은 3시와 4시 방향 사이에 위치한 인디케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W가 보이면 와인딩, S가 보이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면과 후면에는 모두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장착해 시계의 모든 요소를 주저 없이 드러냅니다. 방수는 50m입니다. 

 

 

시간을 볼 수 있는 전면이 현대적이고 파괴적이었다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는 후면은 고전과 전통을 대변합니다. 19개의 마감 기법을 동원해 정성스럽게 장식한 핸드와인딩 칼리버 RD115는 제네바 홀마크를 획득했습니다. 283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무브먼트의 두께만 10.67mm에 달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투르비용의 경량화를 통해 72시간이라는 긴 파워리저브를 구현했습니다. 무브먼트의 독창적인 레이아웃과 설계는 센트럴 투르비용과 디스크를 회전시켜 시간을 표시하는 메커니즘 때문만은 아닙니다. 플라잉 투르비용과 회전하는 시, 분 디스크의 움직임만을 오롯이 보여주기 위해 크라운 포지션 인디케이터 관련 메커니즘을 반대쪽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뿔처럼 뻗은 3개의 러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케이스와 이어지는 검은색 스트랩은 소가죽으로 제작했습니다. 안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케이스로부터 빠르게 분리할 수 있는 퀵 릴리즈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폴딩 버클은 케이스와 동일하게 18K 핑크 골드로 만들었습니다. 오르비스 인 마키나는 로저드뷔 부티크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며, 88개 한정 생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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