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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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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은 얼마 전 스위스 고급 시계제조사 위블로(Hublot)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카르도 과달루페(Ricardo Guadalupe)를 만나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는 위블로 코리아의 공식 출범 및 3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성동구 금호 알베르에서 국내 최초로 전개한 퍼블릭 전시 '아트 오브 퓨전(The Art of Fusion)'을 축하하기 위해 10여 년 만에 한국을 찾았는데요. 오랫동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카리스마 넘치는 CEO의 육성을 통해 브랜드의 현주소 및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방향성 등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리카르도 과달루페 약력:

1965년 3월 5일 스위스 뇌샤텔의 스페인계 가정에서 태어난 리카르도 과달루페는 스위스 경영대학원 졸업 후 1988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UCLA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어린 시절부터 워치메이킹의 요람에서 나고 자란 그는 시계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기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불가리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입사해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제품 개발 전반을 비롯해 마케팅과 유통 등 다방면에서 7년간 경력을 쌓은 그는 훗날 그의 멘토가 되는 장-끌로드 비버(Jean-Claude Biver)와의 만남을 계기로 1994년 블랑팡으로 이직한다. 그는 비버를 도와 블랑팡 재건에 힘을 싣고, 1997년 세일즈 마케팅 디렉터를 역임, 2001년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2004년 다시 장-끌로드 비버와 의기투합하여 위블로의 경영진에 합류했다. 

2005년 그는 브랜드의 만트라인 '아트 오브 퓨전' 컨셉을 강조하며 브랜드의 앞날을 바꿀 새로운 시그니처 컬렉션 빅뱅(Big Bang)을 론칭했다. 빅뱅의 대성공에 힘입어 브랜드는 성공가도를 달렸고 2008년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 LVMH의 일원이 되었다. 그리고 2012년 1월, 마침내 비버의 뒤를 이어 위블로 CEO로 선임되어 지난 12년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견인했다. 

 

 

한국 방문은 무척 오랜만인 것 같다. 방문 소감을 듣고 싶다. 

 

그렇다. 내 생각에 한 10년만인 것 같다. 알다시피 위블로 코리아로 유통을 넘겨 받아 한국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3일간의 매우 짧은 일정이지만 와서 정말 기쁘고, 직접 이렇게 옴으로써 한국이 위블로에 얼마나 중요한 마켓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 새로운 팀에게 브랜드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싶었다. 확실한 건 다음 방문은 결코 10년 후가 되진 않을 것이다. (웃음) 

 

위블로 코리아 출범 관련해 CEO로서 거는 기대가 클 것 같다. 한국은 어떠한 측면에서 위블로에게 매력적인 마켓인가? 

 

LVMH의 일원으로서 거시적이고 럭셔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위블로의 인기가 이미 상당하고 우리에게 너무도 중요한 마켓임에 틀림없지만, 한국은 시계 뿐만 아니라 럭셔리 제품군 전반에 걸쳐 앞으로 더 큰 성장 가능성을 지닌 매우 중요한 잠재적(Potential) 마켓이다. 위블로가 유독 강세인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인데 한국의 소비자들에게서도 비슷한 무언가를 보았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굉장히 세련됐고, 남들과 다른 개성을 추구하는데 개방적이며, 클래식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소재와 디자인 측면에서 갖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우리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위블로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 MP-10 투르비용 웨이트 에너지 시스템 티타늄

보다 자세한 사항은 타임포럼 뉴스 참조 >>

 

올해 초 열린 LVMH 워치 위크 마이애미(LVMH Watch Week Miami)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MP-10 투르비용 웨이트 에너지 시스템 티타늄(MP-10 Tourbillon Weight Energy System Titanium)이 대단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시계의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는가?

 

MP 시리즈는 기계식 시계를 다루는데 있어 우리 브랜드가 얼마나 분열적이고 틀에 박히지 않은지를, 얼마나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능수능란하게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매뉴팩처의 기함이다. '아트 오브 퓨전'의 기치를 내세운 젊은 브랜드로서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와 같은 전통적인 컴플리케이션은 이미 여러 브랜드들이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역량을 보여주고 싶었다. MP-10을 위해 우리는 2개의 리니어 웨이트(직선형 추)와 핸즈 대신 롤러 형태로 시간을 표시하는 방식 등 완전히 새로운 컨셉과 디자인의 무브먼트를 개발했다. 물론 MP-10 같은 시계는 우리의 메인 비지니스 모델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일단 무척 비싸고 제작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킹 피스(Talking piece)이자 토킹 포인트(Talking point)로서 브랜드의 다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 정도로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지만 우리의 꾸준한 노력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기술적인 디테일은 차치하고 MP-10은 위블로가 지향하는 오뜨 오롤로제리(Haute Horlogerie) 세계의 새로운 이정표처럼 여겨진다. 무브먼트 개발에만 5년이 걸렸다고 들었는데, CEO로서 R&D에 지속적인 투자를 결정할 때 어떠한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가? 

 

그렇다. R&D는 우리가 언제나 많이 투자하는 분야이고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3가지 각기 다른 필러(Pillars, 기둥)를 세우고 출발하는데, 우선 개성적인 디자인(Design)이 있고, 다음은 차별화된 소재(Material)가 있다. 모든 새로운 소재는 중요하고 우리는 항상 '소재의 리더'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비드 컬러 세라믹이나 사파이어 같은 소재 말이다. 다음은 무브먼트(Movement)로, 우리는 MP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MP 모델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기계식 무브먼트를 처음부터 구상하고 개발한다. 일례로 2013년 선보인 MP-05 라페라리의 경우 50일 파워리저브로 세계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리니어 웨이트 구조의 MP-10이나 MP-15 무라카미 다카시의 꽃모양 사파이어 케이스와 센트럴 투르비용은 우리가 이 분야의 선두주자임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다. 

 

- MP-15 무라카미 다카시 투르비용 사파이어 

 

MP-05 라페라리, MP-10 등을 개발한 오뜨 오롤로제리 제품 개발팀은 다른 부서 대비 더욱 특별할 거 같다. 위블로 오뜨 오롤로제리 팀에 관해 꼭 자랑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아시다시피 모든 MP 프로젝트에는 MP-1, MP-2, MP-3 이런 식으로 넘버가 붙는다. MP-10은 MP-15 보다 늦게 나왔는데 아까 말한 것처럼 제품 개발 기간이 훨씬 더 길었다. 나는 물론 우리 팀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MP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되어 더 많은 메커니즘과 무브먼트가 개발될 것이다. 일례로 퍼페추얼 캘린더 같은 모델이 언젠가는 추가될 수도 있는데, 분명히 해둘 점은 우리는 기존의 캘린더 및 문페이즈 구성의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형태로는 선보이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고 물론 개발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 MP-10만 하더라도 592개의 부품이 사용되지 않는가. 퍼페추얼 캘린더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은 600, 700개가 넘는 부품들이 필요할 테고, 이것으로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작업이지만, 2~3년 주기로 새로운 MP 모델을 선보이는 도전은 멈출 수 없다. 

 

여러 브랜드의 매뉴팩처를 가봤지만, 위블로의 니옹 매뉴팩처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프레스에게도 시설을 공개하는가? 앞으로 한국 프레스에게도 오픈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은 때때로 '위블로는 마케팅 브랜드야'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수년 전부터 진정한 매뉴팩처로 거듭났다. 당신도 알다시피 매뉴팩처는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는다. 우리는 약 15년에 걸친 꾸준한 투자를 통해 브랜드의 위상에 부합하는 시설과 인력을 확충했다.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제조 시설들을 확대해 더욱 규모가 있는 환경에서 수직통합적인 매뉴팩처로 거듭나고 있다. 

물론 우리 매뉴팩처에 방문하는 것을 언제든 환영한다. 워치스앤원더스 기간이나 어떤 이슈가 있을 때 미리 연락을 주면 우리가 방문 스케줄을 어레인지할 것이다. 우리는 코비드 기간에도 방문자를 받았고, 1년에 대략 2~3천명에 달하는 방문자가 들를 정도다. 모든 우리 고객들과 프레스는 언제든 찾을 수 있으니 연락주기 바란다. 참고로 2026년에도 새 대형 매뉴팩처 시설을 오픈할 예정인 만큼 올해 방문했다가 2~3년 뒤 다시 우리 매뉴팩처를 방문한다면 진화의 흔적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 리카르도 과달루페와 축구 슈퍼스타 킬리안 음바페

하우스 앰버서더 자격으로 니옹 매뉴팩처 방문 당시

 

니옹 매뉴팩처 얘기가 나온 김에, 내가 상상하는 니옹 매뉴팩처는 각종 첨단 신소재가 개발되고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형태로 제작되는 '슈퍼 팩토리'와 같은 느낌이다. 위블로는 이미 사파이어, 세라믹, 카본 등 다양한 소재를 마스터했는데, 하이테크 소재는 브랜드의 정체성에 있어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당신 말대로 여러 매뉴팩처를 방문해 봐서 알겠지만 전통적인 워치메이킹도 물론 환상적이지만, 위블로는 워치메이킹에만 그치지 않고 엔지니어링, 케미스트리 등 소재에 관한 매우 다양한 실험과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전통의 매뉴팩처들은 대체로 무브먼트에 주력하는 느낌이 강하다면, 우리는 다른 쪽으로도 많은 걸 시도하기 때문에 방문하게 되면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여러 하이테크 소재들은 우리를 남들과 확실하게 차별화시킨다. 위블로는 젊은 브랜드이다. 우리가 대단한 역사를 자랑하는 다른 전통의 워치메이커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계를 제작한다면 누가 위블로를 사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그들과 차별화할 필요가 있었고, 1980년 최초로 골드에 러버 소재를 결합해 선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2004년부터 블랙 세라믹을 시작으로 이어 비비드 레드, 비비드 옐로우 등 컬러 세라믹에 도전했다. 그런데 당시 기술로는 선명한 컬러 세라믹 제조가 무척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의 성취가 더욱 빛났다. 수년 후 우린 투명한 사파이어에 도전했다. 사파이어는 케이스 소재로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적어도 유니크한 매력 덕분에 우리는 단숨에 사파이어 워치 분야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사파이어는 매우 단단하면서도 제조 과정에서 종종 깨지기 쉬웠지만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거침없이 모험에 뛰어들어 성과를 냈다. 한편 2011년 세라믹과 골드를 조합해 특허를 획득한 매직 골드도 있다. 고급스러운 골드의 장점과 오랜 세월 변함 없는 모습을 유지하는 세라믹의 장점을 결합한 매직 골드는 디자인과 미적인 측면을 고려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자부심이 담겨있다.

 

- 빅뱅 유니코 그린 삭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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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퓨전 투르비용 올린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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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 리차드 올린스키(Richard Orlinski), 사무엘 로스(Samuel Ross)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 및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위블로가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계식 시계는 점점 '예술작품(Piece of Art)'처럼 되고 있다. 시계는 더 이상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시간은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 기계식 시계는 알다시피 전자시계나 휴대폰 시계처럼 항상 정확하지만은 않다.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이 기계식 시계만의 또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그래서 우리는 워치메이킹 아트를 추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들의 에나멜 다이얼 같은 메티에 다르적인 접근으로 공예예술적인 시계를 만드는 방식과는 또 차별화하고 싶었다. 우리는 처음부터 아티스트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그들을 통해 색다르게 재해석한 시계를 선보이고자 했다. 상블루나 타투, 올린스키 같은 시계들은 보자마자 해당 아티스트의 작품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협업은 코비드 이전에 만나 협의한 것인데, 그의 시그니처인 스마일링 플라워(Smiling flower)를 이용해 어떻게 하면 위블로 워치와 접목하여 창의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골몰했다. 그렇게 해서 스마일링 플라워 쉐입 사파이어 케이스와 센트럴 투르비용을 결합한 MP-15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업계에서 이 정도 레벨의 시계는 오직 위블로이기에 가능하다! 나는 무라카미의 예술과 위블로의 예술이 만난 이 특별한 결과물에 매우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누가 이 시계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우리만의 길을 계속 가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일 수 있는 것이다. 

 

- 클래식 퓨전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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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유독 클래식 퓨전(Classic Fusion) 라인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전 수입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제품들이 소개되지 못해 최근 몇 년간 위블로가 추구하는 여러 새로운 시도가 시계팬들에게 덜 알려진 측면이 있다. 위블로 코리아를 통해 앞으로 보다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할 생각인가?

 

그렇다. 우리는 물론 앞서 언급한 대단하고 미친 매뉴팩처 하이엔드 워치들을 만들고 있지만, 결국 우리 매출의 50% 가량은 클래식 퓨전이 차지한다. 클래식 퓨전, 빅뱅 같은 베스트셀링 제품들을 꾸준히 많이 판매하는 것은 브랜드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 한국에서 우리 매뉴팩처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번에 열린 '아트 오브 퓨전' 전시가 바로 한국의 시계애호가들에게 우리의 진면모를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성공적으로 열린 '아트 오브 퓨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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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블로는 한국의 워치 커뮤니티에서 아직도 몇몇 브랜드의 컬렉션과 비교되곤 한다. 타 브랜드와의 비교에 CEO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위블로가 이들과 차별화해 결정적으로 잘하고 있다 자신하는 부분이 있다면? 

 

좋은 브랜드와 비교되는 건 좋은 거 아닌가?! (웃음) 모든 게 경쟁인 세상에서 비교되는 경쟁자가 있는 건 당연한 것이다. 다만 성공하기 위해 우리는 다른 브랜드와 항상 뭔가 다르고자 노력했고 더 나은 혁신을 위해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어떻게 하면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시계를 만들까를 골몰해왔다. 결국 우리의 성공 비결은 '혁신의 리더가 되는 것'이었다. 앞서 말한 3가지 필러- 디자인, 소재, 무브먼트- 를 바탕으로 각각에 필요한 혁신의 DNA를 주입해 앞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나아갔던 것이다.

 

소장 중인 위블로 시계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시계가 있다면? 

 

2006년 발표한 빅뱅 올 블랙(Big Bang All Black)을 꼽고 싶다. '완전한 블랙(Totally black)'을 컨셉으로 케이스 및 다이얼 컬러는 물론 시간조차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것이 블랙인 시계를 만들고자 했다. 기계식 시계가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 이상의 오브제가 된 현실에서 남들과 완전히 차별화하는 해법으로 이러한 시도를 해본 것이다. 지금이야 올 블랙 워치가 여기저기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꽤나 혁신적이었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게 즐거웠다. 

 

 

마지막 질문이다. 이제 곧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atches and Wonders Geneva) 시즌이 다가온다. 위블로는 어떤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인가? 물론 서프라이즈가 필요하겠지만 한국의 시계 팬들에게 약간의 귀띔을 먼저 해준다면?

 

앞서 LVMH 워치 위크에서 공개한 MP-10가 그야말로 '올해의 신제품(The Novelty of the year)'으로 사람들에게 강렬한 어떤 임팩트를 주고자 했다면, 워치스앤원더스에서는 새로운 무브먼트나 새로운 마스터피스 같은 거한 신제품 보다는 애니메이션 즉 기존의 컬렉션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제품 위주로 소개될 것이다. 미리 귀띔하자면, 클래식 퓨전의 경우 세일즈의 약 28%가 여성용 제품에서 나오는 만큼 여성용 제품군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기존의 33mm에 이어 보다 작은 29mm 사이즈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 계속 관심 있게 지켜봐 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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