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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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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독립 시계 제조사 아르민 스트롬(Armin Strom)의 주요 제품을 소개하는 행사가 지난 11월 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컬렉터스 하우스에서 열렸습니다. 아르민 스트롬의 세일즈 디렉터 엠마누엘 비통(C. Emanuel Bitton)이 배석해 아르민 스트롬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개별 제품에 대한 설명을 도왔습니다. 

 

- 아르민 스트롬의 공동 대표 (왼쪽)서지 미셸과 (오른쪽)클로드 그레즐러

 

아르민 스트롬은 워치메이커 아르민 스트롬이 2006년 스위스 비엘에서 설립한 동명의 브랜드입니다. 미스터 스켈레톤이라고 불릴 만큼 스켈레톤 워치 제작에 일가견이 있었던 그는 1990년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스켈레톤 워치를 제작해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력이 있습니다. 아울러 오메가가 1994년 달착륙 25주년을 기념하며 발표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1호 25주년 기념 모델의 스켈레톤 작업을 담당했던 인물이 다름 아닌 아르민 스트롬이었다고 합니다. 아르민 스트롬의 고객이자 스위스의 대부호인 윌리 미셸(Willy Michel)이 그의 재능을 간파하고 브랜드 설립에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창업한 지 5년만인 2011년에 은퇴를 선언한 아르민 스트롬은 아들인 다니엘 스트롬에게 회사를 물려주고자 했으나 다니엘 스트롬은 이미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던 터라 승계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현재는 윌리 미셸의 아들인 서지 미셸(Serge Michel)과 그의 친구이자 엔지니어인 클로드 그레즐러(Claude Greisler)가 아르민 스트롬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르민 스트롬은 디자인에서 제조, 마감, 조립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결하는 완전한 수직통합형 매뉴팩처입니다. 모저 앤 씨(H. Moser & Cie)의 자회사인 프리시전 엔지니어링(Precision Engineering)으로부터 공급받는 이스케이프먼트와 밸런스 스프링 외에 주얼, 메인스프링, 글라스, 일부 다이얼을 제외한 나머지 부품을 직접 생산한다고 합니다. 그 결과 아르민 스트롬의 자급율은 95%에 달한다고 합니다. 2010년에 첫 번째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생산한 아르민 스트롬은 14년 동안 24개의 무브먼트를 개발할 정도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현재 25명의 워치메이커를 포함해 총 35명의 직원이 근무중이며, 1년에 400~500개의 시계를 생산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연간 생산량을 1000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One Week First Edition

원 위크 퍼스트 에디션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3에서 발표한 제품입니다. 2010년에 발표한 아르민 스트롬 최초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새로이 재구성했습니다. 오리지널 모델이 스켈레토나이징과 인그레이빙을 강조했다면 이 제품은 아르민 스트롬의 장기인 스켈레토나이징에 보다 집중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지름은 41mm, 두께는 10.6mm입니다. 적당한 지름과 두께,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조화를 이룬 덕분에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게도 가벼운 편이라 활동성이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방수는 100m로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야외 활동이나 가벼운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무브먼트를 최대한 드러내며 투명함을 강조하는 아르민 스트롬의 시계 답게 다이얼은 시계 외곽에 설치한 검은색 링으로 대신했습니다. 

 

 

핸드와인딩 칼리버 ARM21은 두 개의 배럴로 7일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일주일이라는 시계의 이름이 파워리저브에서 연유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르민 스트롬을 상징하는 핑거 스타일 브리지가 배럴을 단단히 붙잡아줍니다. 브리지 하나를 마감하는데 무려 12시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동력의 잔량은 서브 다이얼 위에 놓인 인디케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는 옛 회중 시계에서 사용했던 콘 시스템(cone system)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독일산 무브먼트에서 볼법한 3/4 플레이트를 사용한 것도 이 시계의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네바 스트라이프부터 서큘러 그레인, 페를라주, 베젤링까지 모든 마감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5,200vph(3.5Hz)입니다. 

 

 

아르민 스트롬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최초로 선보이는 모델에 퍼스트 에디션이라는 호칭을 붙인다고 합니다. 퍼스트 에디션은 25개만 제작되며, 일반 제품의 2배인 10년의 보증 기간을 제공합니다. 

 

 

Mirrored Force Resonance Manufacture Edition Green

미러드 포스 레조낭스 매뉴팩처 에디션 그린

 

2016년 처음 출시된 이래 명실상부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로 등극한 레조낭스 시리즈의 신제품이자 미러드 포스 레조낭스(MRF)의 2세대 모델입니다. 레조낭스는 공명 현상을 기반으로 뛰어난 정확성과 안정적인 작동을 추구하는 메커니즘입니다.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공명 현상을 처음 발견한 뒤로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와 앙티드 잔비에르(Antide Janvier)가 레조낭스 시계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프랑수아-폴 주른, 바이애니 할터, 비트 할디만 등 독립 시계 제작자들이 그 뒤를 이어 레조낭스 시계를 완성한 바 있습니다. 레조낭스는 복잡한 구조와 극도로 섬세한 원리 때문에 실제 구현에 성공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아르민 스트롬은 기존의 사례와는 다른 독자적인 방식으로 레조낭스 시계에 접근했습니다. 골자는 2개의 밸런스 스프링과 2개의 밸런스를 연결하는 레조낭스 클러치 스프링까지 총 3개의 스프링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플레이트에 2개의 밸런스를 설치하고 둘의 간극을 정교하게 조절하여 공명 현상을 일으킨 프랑수아- 폴 주른의 방식과는 달리 아르민 스트롬은 레조낭스 클러치 스프링을 이용해 밸런스를 직접 연결하여 동기화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동시에 오랫동안 공명 현상을 발생 및 지속시킨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레조낭스 클러치 스프링을 제작하기 위해 아르민 스트롬은 CSEM(스위스 전자 마이크로 기술 센터)과 손을 잡았습니다. CSEM은 스와치 그룹, 파텍 필립, 롤렉스와 함께 실리콘 부품 연구를 진행했을 만큼 시계 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아르민 스트롬이 CSEM와 협업한 이유는 단순히 레조낭스 클러치 스프링 제작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공명 현상이 실제로 정확하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하려면 CSEM에 있는 초고속 촬영이 가능한 고성능 카메라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2세대에 접어든 미러드 포스 레조낭스의 케이스 지름은 43mm로 약간 줄어들었고, 두께는 11.55mm로 1.45mm나 얇아졌습니다. 덕분에 착용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 방수는 30m입니다. 케이스 2시 방향의 버튼을 누르면 두 개의 초침이 멈췄다가 다시 작동합니다. 아르민 스트롬의 설명에 따르면 2분 내로 두 밸런스가 공명 현상에 의해 동기화한다고 합니다. 

 

 

핸드와인딩 칼리버 ARF21는 2개의 독립된 배럴과 기어트레인 그리고 밸런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두 개의 무브먼트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Exciter)는 일반적인 무브먼트처럼 시간 측정을, 나머지 하나(Resonator)는 공명 현상을 일으키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두 밸런스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합니다. 충격과 같은 외부 요인의 간섭할 때 서로가 서로의 움직임을 보완해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시간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5,500vph(3.5Hz), 파워리저브는 48시간입니다. 1세대 미러드 포스 레조낭스의 무브먼트와 비교하면 마감이 화려하고 스켈레토나이징도 더욱 과감해졌습니다. 50개 한정 생산되며 국내 출시 가격은 약 1억1천만원입니다.  

 

 

Gravity Equal Force

그래비티 이퀄 포스

 

일정한 동력을 전달하는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과 셀프와인딩을 결합한 시계입니다. 배럴을 2개 사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위쪽에 있는 것은 마이크로 로터입니다. 옛 시계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스톱 워크 메커니즘을 재현했습니다. 실제로는 96시간까지 구동이 가능하나 메인스프링이 과도하게 풀려 토크가 낮아지고 그 결과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풀 와인딩 이후 72시간이 지나면 시계가 알아서 멈추도록 설계했습니다. 

 

 

로즈 골드 케이스의 지름은 41mm, 두께는 12.65mm입니다. 방수는 30m로 높지 않습니다. 크라운이 있는 오른쪽에서 뻗어 나온 듯한 3개의 핑거 스타일 골드 브리지는 각각 마이크로 로터와 배럴 그리고 휠을 고정합니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ASB19의 시간당 진동수는 25,200vph(3.5Hz)입니다. 제네바 스트라이프 외에도 다양한 마감 기법을 활용해 무브먼트를 아름답게 장식했습니다.  

 

 

Orbit Manufacture Edition

오르빗 매뉴팩처 에디션

 

오르빗은 온 디맨드 날짜 기능을 탑재한 시계이자 아르민 스트롬 역사상 처음으로 메탈 브레이슬릿을 도입한 모델입니다. 사용자는 원하는 때에만 날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라믹 베젤에 있는 숫자는 날짜에 해당하며 시계 중앙에 꽂힌 바늘이 날짜를 가리킵니다. 평소에는 12시 방향을 가리키지만 케이스 10시 방향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현재 날짜로 바늘이 튕기듯 날아갑니다. 날짜를 확인한 뒤 버튼을 다시 한 번 누르면 바늘이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레트로그레이드의 구동 방식과 유사합니다. 케이스 측면 8시 방향에 삽입된 커렉터를 누르면 날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날짜 조작 메커니즘에 컬럼 휠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크로노그래프 조작을 담당하는 컬럼 휠 때문에 독특하면서도 부드러운 조작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래비티 이퀄 포스와 비슷합니다. 왼쪽에 시간을 표시하는 오프센터 다이얼이 위치하며 오른쪽에는 마이크로 로터, 휠, 배럴이 3개의 핑거 스타일 브리지에 의해 고정되어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지름과 두께는 각각 43.4mm, 12.6mm입니다. 방수는 50m입니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ASS20은 아르민 스트롬의 다른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수려한 마감을 뽐냅니다. 중앙에 놓인 플레이트에는 무브먼트와 관련된 정보가 양각되어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5,200vph(3.5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그래비티 이퀄 포스와 마찬가지로 메인스프링의 토크가 줄어들어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이퀄 포스 배럴을 적용했습니다. 수요가 많아 주문 후 대기 기간이 1년 정도 된다고 합니다. 

 

 

Tribute 1 Rose Gold Edition

트리뷰트 1 로즈 골드 에디션

 

드레스 워치에 대한 아르민 스트롬만의 해석을 엿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아시아 특히 일본에서 작고 아담한 크기의 시계를 원하는 아르민 스트롬 유저들의 요구를 반영해 개발했다고 합니다. 아르민 스트롬 특유의 투명성과 스타일은 유지한 채 단정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로즈 골드 케이스의 지름은 38mm로 아르민 스트롬 시계 중에서 가장 작습니다. 두께도 9.38mm에 불과해 편안한 착용감을 줍니다. 방수는 50m입니다. 

 

 

오프센터 그레이 다이얼과 큼지막한 배럴이 묘하게 균형을 이루면서 안정감을 선사합니다. 스켈레톤 처리한 아르민 스트롬만의 바늘은 로즈 골드 도금한 뒤 수작업으로 마감했습니다. 다이얼과 배럴을 제외한 나머지 여백은 오돌토돌한 질감이 느껴지는 그레나주(grenage) 마감 처리했습니다. 핸드와인딩 칼리버 AMW21은 하나의 배럴로 100시간이나 되는 긴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밸런스와 이스케이프 휠을 제외한 나머지 톱니바퀴와 부품은 제네바 스트라이프로 장식한 한 장의 플레이트로 덮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5,200vph(3.5Hz)입니다. 트리뷰트 1 로즈 골드 에디션은 100개 한정 생산됩니다. 

 

 

아르민 스트롬은 기발한 방식으로 시계를 해석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핸드 피니싱을 고수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르민 스트롬의 워치메이킹 세계와 독립 브랜드 특유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컬렉터스 하우스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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