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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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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데뷔한 조커 워치 

 

전 세계 시계애호가들에게 조커(Joker)로 이름을 알린 러시아의 독립 시계제작자 콘스탄틴 샤이킨(Konstantin Chaykin)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제네바 워치 데이즈(Geneva Watch Days 2023)에 참가하며 리미티드 에디션 한 점을 공개했습니다. 

 

- 콘스탄틴 샤이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를 향한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음에도 콘스탄틴 샤이킨 같은 몇 안 되는 재능 있는 러시아의 독립 시계제작자들은 예외적으로 유럽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데요.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샤이킨은 워치메이커이면서 빈티지 클락 복원가, 6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발명가로서 꾸준히 실력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왔고, 2010년부터 독립제작자협회(Académie Horlogère des Créateurs Indépendants, AHCI)의 정식 멤버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스위스 시계 업계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콜로복 워치 

 

신작 콜로복(Kolobok, Колобок)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동슬라브 문화권의 전래동화 속에 등장하는 밀가루로 만든 노르스름한 빵을 가리킵니다. 실제 러시아인들이 즐겨먹는 빵 종류이기도 한데 이름 자체도 작고 둥근 빵(Little Round Bun)을 뜻한다고. 콜로복은 러시아 포함 슬라브 언어권 국가들 사이에선 아이들에게 특히나 사랑 받는 캐릭터라고 하는데요. 어린아이의 얼굴을 한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과 해를 떠올리게 하는 샛노란 컬러감이 두드러져 최근에는 영유아용 애니메이션 캐릭터로까지 꾸준히 재해석되고 있습니다(마치 러시아 버전의 스폰지밥처럼?!). 2017년 조커 시리즈를 필두로, 산타, 마우스 킹, 할로윈 호박, 드라큘라, 미노타우르스, 스밀로돈, 어릿광대, 미니언(미니언즈) 등 실로 온갖 독특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위트를 더해 재해석한 콘스탄틴 샤이킨이기에 콜로복이라는 전래동화 속 캐릭터까지 도전한 것이 사실 그리 놀랍지만은 않습니다. 

 

 

콜로복은 전체 브러시드 마감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케이스의 직경은 40mm, 두께는 12.6mm, 전후면 글라스는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했습니다. '손목 위의 몬스터(Wristmons)'를 표방한 일련의 제품들과 달리 케이스 디자인은 조커의 그것처럼 상대적으로 평범한 편입니다. 

 

 

옐로우 컬러 다이얼은 여러 겹에 걸쳐 래커칠을 한 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부여했습니다. 코 부분까지 따로 톤을 다르게 그라데이션 마감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전의 조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표시하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핸즈를 생략하고, 일명 조커-타임(Joker-time)으로 명명한 콘스탄틴 샤이킨만의 디스크 인디케이터로 왼쪽에 시를, 오른쪽에 분을 각각 표시합니다. 케이스 우측 3시 방향에 위치한 크라운으로 시와 분을 동시에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드러낸 입 부분으로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노출하는데, 옐로우 오픈워크 서클이 바로 문페이즈 디스크를 대신합니다. 그런데 전통적인 문페이즈와 달리 이 오픈워크 서클로 요일도 헤아릴 수 있습니다. 하부 회전 디스크 바탕에 콜로복, 할아버지, 할머니, 토끼, 여우, 늑대, 곰과 같은 콜로복 전래동화 속에 등장하는 7가지 캐릭터를 형상화하고, 각 캐릭터를 오픈워크 서클이 가리키면 해당 요일을 알 수 있는 식입니다. 특이한 위크 인디케이터(Day of the week indicator) 및 문페이즈는 케이스 좌측면 9시 방향에 위치한 크라운과 중앙의 코렉터로 개별 조정이 가능합니다. 

 

- 콜로복 프로토타입의 케이스백 

실제 출시 모델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ETA 2892를 베이스로 콘스탄틴 샤이킨 매뉴팩처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조커 디스플레이 모듈(관련 부품만 80개)을 얹어 수정한 익스클루시브 자동 칼리버 K.18-20을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42시간). 흥미롭게도 이번 모델은 전작들과 달리 시스루 케이스백을 채택, 전체 골드 도금 처리 및 폴리시드 및 샌드블래스트 마감한 로터에 콜로복 동화 속의 박달나무, 오두막, 해 등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아플리케를 부착해 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콜로복 러시아어(Колобок)를 인그레이빙하고 로터 중앙에 강줄기를 형상화한 것도 재미있습니다. 

 

 

콘스탄틴 샤이킨의 콜로복 워치는 단 99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리테일가는 아직 미정입니다. 참고로 제네바 워치 데이즈 개막 첫날인 8월 29일 오후 1시(제네바 현지 시각), 이나이헨 옥셔너스(Ineichen Auctioneers)와의 파트너십으로 진행한 공개 옥션에서 콜로복 프로토타입과 스케치가 출품돼 구매 수수료 없는 3만 7,000 스위스 프랑(CHF)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 그 외 리스트몬 컬렉션의 다양한 조커 베리에이션, 미니언즈, 스밀로돈, 루이 에하르 협업 에디션과 관련 스케치들까지 함께 출품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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