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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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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TAG Heuer)가 영광의 호이어 시절 '스키퍼(Skipper)'라는 별명으로 유명세를 얻은 역사적인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올해 새롭게 부활시켰습니다. 1960년대 말 오리지널 호이어 스키퍼처럼 바이-컴팩스(투 카운터)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바다와 항해 모티프를 컬러풀하게 담아냄으로써 기존의 까레라(Carrera)와는 차별화된 매력으로 어필합니다.  

 

- 인트레피드 보트 

 

1958년 회사 경영에 합류한 잭 호이어(Jack Heuer, 태그호이어 명예회장)는 훗날 그를 유명하게 해줄 모터스포츠를 비롯해 스키, 요트레이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며 자사의 우수한 크로노그래프를 알리고자 노력했습니다. 1967년 잭 호이어는 아베크롬비 앤 피치(Abercrombie and Fitch) 사와의 인연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요트 레이스인 아메리카 컵(America's Cup)에 출전한 미국의 인트레피드(Intrepid) 보트의 공식 타이밍 파트너로 함께 하며 다수의 요트 경주용 스톱 워치(현 기준의 레가타 타임피스)와 레드와 화이트 컬러의 독창적인 카운트다운 타이머를 갖춘 아쿠아스타(Aquastar)라는 손목시계를 제공했는데요. 1949년 최초로 달의 위상과 조수간만을 표시하는 혁신적인 항해용 손목시계 솔루나(Solunar)를, 1950년대 한층 견고한 방수 성능과 스포티한 외관, 회전 베젤을 갖춰 조수간만, 달의 위상, 크로노그래프 등 다양한 타임키핑에 활용한 마레오그래프(Mareographe)와 시페어러(Seafarer) 등을 개발한 경험이 구체적으로 도움이 됐습니다. 

 

- 1960년대 말 출시한 오리지널 스키퍼 7764

 

결과적으로 인트레피드가 그 해 로드아일랜드 뉴포트를 꺾고 우승함으로써 이에 고무된 잭 호이어는 이듬해인 1968년 아예 요트레이싱을 위한 새로운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선보이기에 이릅니다. 이때 기존의 30분 카운터를 대신해 요트 경주시 세 차례의 '프리-스타트(Pre-start)'에 대응하는 레가타 카운트다운이 가능한 15분 카운터로 변경하면서 이전 카운타다운 타이머에 사용한 화이트와 레드(또는 비비드 오렌지) 컬러와 함께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비비드 블루 컬러를 5분 단위의 섹터를 구획하는 컬러로 추가해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했습니다. 해당 모델은 이후 요트 경주시 주장 혹은 선장을 뜻하는 '스키퍼'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 1968년부터 1983년까지 15년간 총 8가지 종류의 스키퍼 모델이 탄생해 훗날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워치 컬렉터들 사이에서 열렬한 수집의 대상이 됩니다. 

 

- 1960년대 말 오리지널 스키퍼(좌)와 신제품(우) 

 

올해 태그호이어는 까레라 60주년을 맞아 모터레이싱 뿐만 아니라 요트레이싱 분야에서 자사의 명성을 드높여 주었던 스키퍼를 소환하면서 1960년대 말 오리지널 스키퍼 중 컬렉터들 사이에서 가장 명성이 높고 구하기 어려운 전설적인 모델(Ref. 7754), 훗날 스키페레라(Skipperera)라는 더욱 특별한 별명으로 불린 투 카운터 크로노그래프를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이코닉한 7754 디자인은 2017년 미국의 워치 커뮤니티 호딩키를 위해 다토 형태로 변주한 125피스 한정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소개한 바 있지만, 이렇게 제대로 오리지널을 리이슈하기는 올해가 처음입니다. 20대 젊은 CEO 프레데릭 아르노와 함께 근래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신제품 개발에 불을 뿜는 태그호이어가 모처럼 제대로 칼을 갈고 준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3년 새롭게 선보이는 까레라 스키퍼는 직경 39mm, 두께 13.9mm 크기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40mm가 넘지 않는 클래식한 사이즈를 고수한 것도 오리지널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결과로 보입니다. 또한 올해 리뉴얼 론칭한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글라스박스(Carrera Chronograph Glassbox)처럼 베젤을 생략하고 전면 박스 형태의 돔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함으로써 특유의 레트로 스타일을 강조합니다(>> 관련 타임포럼 뉴스 참조).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1960년대 말 오리지널 스키퍼 7754와 동일한 컬러 코드가 다이얼에 적용됐습니다. 동심원 형태의 서큘러 브러시드 마감한 다크 블루 컬러 다이얼 위로 3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에 그 유명한 트라이-컬러로 구성된 15분 카운트다운 인디케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2m 대형 보트인 인트레피드의 선체에서 영감을 얻은 청록색(Teal, 지금의 민트에 가까운)과 일명 라군 그린(Lagoon Green)으로 통하는 진녹색과 레가타 오렌지(Regatta Orange)로 통하는 진홍색 계열의 컬러가 어우러졌습니다. 그리고 9시 방향의 12시간 카운터 바탕도 청록색으로 처리함으로써 오리지널의 디테일을 충실히 재현했습니다. 다만 오리지널 모델에는 없는 영구 초침(6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을 추가하면서 크게 도드라지지 않게 처리함으로써 오리지널 투 카운터 디자인을 강조하는데 힘을 실었습니다. 전체 폴리시드 및 로듐 도금 마감한 아플리케 인덱스 및 핸즈에는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 선명한 그린 컬러로 발광하는 슈퍼루미노바를 코팅하고 끝부분에는 오렌지 래커로 액센트 처리해 포인트를 줬습니다. 

 

 

무브먼트는 새로운 인하우스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TH20-06을 탑재했습니다. 호이어 02를 기반으로 와인딩 메커니즘을 단방향에서 양방향으로 수정하고 로터 디자인을 태그호이어 방패 로고를 형상화한 오픈워크 디자인으로 변경하는 등 앞서 글라스박스 신제품에 도입한 TH20-00와 설계는 거의 동일하지만 15분 카운터 변경과 같은 마이너한 추가 수정을 거쳤습니다. TH20-06 칼리버 역시 시간당 28,800회 진동하고(4헤르츠) 파워리저브는 넉넉한 80시간을 보장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실용적인 100m 방수를 지원해 항해용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위상과 용도에 걸맞습니다. 그리고 스트랩은 다이얼 컬러와 매칭을 이루는 다크 블루 패브릭 소재의 물에 강한 스트랩을 사용하고 이중 안전장치가 적용된 푸시버튼 타입의 스틸 폴딩 버클을 채워 탈착이 용이합니다. 

 

 

까레라 스키퍼(Ref. CBS2213.FN6002)는 한정판이 아닌 정규 모델로 출시하며, 국내 출시 가격은 9백 33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국내에도 현재 소량 입고된 상태로, 관심 있는 분들은 태그호이어 청담 부티크(Tel. 02-548-6020) 및 최근 팝업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태그호이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Tel. 02-3479-6021)에 직접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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