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출시해 많은 사랑을 받은 해밀턴(Hamilton)의 카키 필드 머피(Khaki Field Murph)가 새로운 사이즈인 38mm로 돌아왔습니다. 기존의 42mm가 조금 크다는 지적이 있었던 데다 현행 카키 필드 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이즈가 38mm인 만큼 절충이 필요하다 판단했을 터입니다. 

2014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SF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를 본 분이라면 후반부 나사(NASA)의 우주비행사인 쿠퍼(매튜 맥커너히)가 초차원적 공간인 테서렉트 안에서 미래의 성장한 딸 머피(제시카 차스테인)에게 자신이 떠나기 전 건넨 시계를 통해 모스 부호 형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잊지 못할 겁니다. 당시 등장한 시계에 영화팬들은 주인공 쿠퍼의 딸의 이름을 따서 '머피'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요. 해밀턴과 '인터스텔라'의 미술 총감독 나단 크로리(Nathan Crowley)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오직 영화를 위한 단 한 점의 시계를 커스텀 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영화의 대성공에 힘입어 상용 모델 출시 문의가 쇄도했고, 5년만에 마침내 머피 시계를 현행 카키 컬렉션을 통해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나단 크로리가 디자인한 스페셜 패키지를 갖춘 한정판과 일반 정규 두 갈래로 선보인 카키 필드 머피는 모두의 예상대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11월, 해밀턴은 새로운 38mm 사이즈의 카키 필드 머피를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38mm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시계의 전통을 자랑하는 컬렉션의 성격을 고려할 때 최상의 사이즈입니다. 남성은 물론 다소 큰 시계를 선호하는 여성들이 착용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인데다 최근 업계에 부는 다운사이징 트렌드에도 부합합니다. 전체 브러시드 가공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직경은 38mm, 두께는 11.1mm이며, 실용적인 100m 방수를 지원합니다. 

다이얼은 해밀턴의 역사적인 군용시계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영화 속에 등장한 기존 머피 시계의 디자인을 따르고 있습니다. 매트한 블랙 컬러 다이얼에는 빈티지 모델의 올드 라듐톤을 재현한 베이지 컬러 야광도료인 슈퍼루미노바를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니켈 도금 처리한 고풍스러운 커씨드럴 핸즈에 코팅해 특유의 고전적인 인상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전 42mm 버전과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납니다. 초침 중앙에 베이지 컬러 래커로 '유레카(EUREKA)'를 뜻하는 모스 부호 점을 찍었던 42mm 버전과 달리 38mm 버전에는 해당 프린트를 생략했습니다. 해당 디테일을 좋아했던 분이라면 아쉽겠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시계가 더욱 깔끔해진 느낌이라 변화를 반기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무브먼트는 이전 42mm 버전과 동일한, 8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H-10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해밀턴 로고를 새긴 스켈레톤 로터가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스트랩은 화이트 스티치를 더한 블랙 소가죽 스트랩을 체결했습니다. 

새로운 해밀턴 카키 필드 머피 38mm 모델(Ref. H70405730)은 한정판이 아닌 정규 모델로 출시하며, 국내 출시 가격은 1백 27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더욱 웨어러블한 사이즈로 거듭난 카키 필드 머피 시계를 가까운 백화점 내 해밀턴 매장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