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elus Chronodate
안젤루스 크로노데이트
안젤루스(Angelus)는 빈티지 워치 팬에게는 익숙한 이름일 겁니다. 1891년 스위스 르로클에서 태동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 제조 업체로 명성을 얻은 이들은 손목시계까지 제조하며 사세를 넓혔습니다. 한때는 파네라이에게 무브먼트(칼리버 240)를 공급했던 적도 있습니다. 2011년 무브먼트 매뉴팩처 라 주 페레(La Joux-Perret SA)가 안젤루스를 인수하고, 라 주 페레가 다시 시티즌(Citizen) 그룹으로 흡수되면서 안젤루스는 자연스럽게 시티즌 그룹 산하 브랜드가 됐습니다. 21세기의 안젤루스는 현대적이고 다소 급진적인 디자인의 시계를 만들어왔는데요. 그에 반해 신제품 크로노데이트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지향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42년에 발표한 자사의 헤리티지 모델 크로노데이토(Chronodato)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 6개의 덩어리가 모여 하나의 케이스를 완성합니다. 모듈형 케이스의 장점은 여러 소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두 개의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 베젤과 미들 케이스 사이에 삽입한 인서트는 매트하게 처리한 합성 카본으로 제작했습니다. 12개의 노치(notch)를 설치한 베젤과 구멍이 뚫린 스켈레톤 러그는 최신 스포츠 워치 다운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소입니다. 안젤루스를 상징하는 알파벳 A가 새겨진 큼지막한 크라운에는 조작이 쉽도록 밴드 형태의 러버를 끼워 넣었습니다. 지름은 42.5mm, 두께는 14.25mm입니다. 방수는 30m로, 스포츠 워치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양면을 무반사 코팅 처리했습니다.
케이스의 소재나 형태가 현대적이라면 다이얼은 시간을 과거로 되돌린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옛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바이컴팩스(bicompax) 디자인을 비롯해 빨간색 화살표 모양의 바늘을 이용한 포인터 데이트는 모두 영감의 원천인 원작에서 가져왔습니다. 3시 방향의 30분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와 9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 서브 다이얼의 크기를 최대한 키워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주사기 모양의 시린지(syringe)와 다이얼을 가득 메우는 아라비아 숫자 아플리케 인덱스에는 슈퍼루미노바를 발랐습니다. 시간과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혼동하지 않도록 바늘의 색을 다르게 한 배려도 돋보입니다. 독특한 질감이 느껴지는 다이얼 중앙 부분은 불투명 유리(frosted glass)처럼 보이게끔 가공한 뒤 PVD 코팅 처리를 했습니다.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A-500은 라 주 페레가 ETA 7750을 입맛대로 수정한 무브먼트입니다. 톱니바퀴는 로듐 도금으로, 플레이트와 브리지는 NAC 코팅 처리해 현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안젤루스의 엠블럼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로터는 텅스텐으로 제작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제어하는 캠을 칼럼 휠로 바꾸며 볼거리 추가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로 베이스 무브먼트와 동일하지만 파워리저브는 60시간으로 늘렸습니다.
표면에 직물을 덧댄 러버 스트랩은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적용해 빠르고 편하게 다른 스트랩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와 같은 소재의 폴딩 버클이 제공됩니다.
- 크로노데이트 Ref. 0CDZE.U02A.K009H
- 크로노데이트 Ref. 0CDYF.W01A.K009B
- 크로노데이트 Ref. 0CDZF.U01A.K009H
안젤루스 크로노데이트는 총 3가지(레드 골드 케이스와 블루 다이얼, 티타늄 케이스와 블루 다이얼, 티타늄 케이스와 화이트 다이얼) 모델로 출시됩니다. 각각 25개만 한정 생산되며 가격은 레드 골드 모델이 42,900스위스프랑(한화 약 5640만원), 티타늄 모델이 22,900스위스프랑(한화 약 3010만원)입니다.
Armin Strom Orbit First Edition
아르민 스트롬 오르빗 퍼스트 에디션
시계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유용한 것을 꼽으라면 많은 애호가들은 주저 없이 날짜를 꼽을 겁니다. 시계가 날짜를 표시하는 방법은 십중팔구 똑같습니다. 다이얼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밑에서 회전하는 디스크의 숫자를 보여주거나 바늘로 날짜를 의미하는 숫자를 가리킵니다. 구조도 간단해서 대부분의 브랜드는 웬만하면 시계에 날짜 기능을 넣어줍니다. 오랫동안 비슷한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사용자나 제조사 모두 길들여진 상태입니다. 딱히 불만도 없습니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뒤집는 발상을 무기로 삼은 이들이 보기에는 손댈만한 구석이 있는 듯 합니다. 설립한 지 이제 겨우 10년이 조금 넘은 스위스 비엘의 독립 시계제조사 아르민 스트롬(Armin Strom)은 오르빗 퍼스트 에디션(Orbit First Edition)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습니다.
오르빗 퍼스트 에디션은 기성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과 메커니즘으로 단기간에 유명세를 얻은 아르민 스트롬의 첫 번째 스포츠 워치입니다. 이 시계는 두 밸런스 간의 공명을 활용한 레조낭스 컬렉션도, 그 보다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구성된 마스터피스 컬렉션도 아닌 시스템 78(System 78) 컬렉션에 속해 있습니다. 브랜드의 공동 창업주인 세르주 미셸과 끌로드 그레즐러가 태어난 1978년에서 착안한 시스템 78 컬렉션은 다른 두 컬렉션보다 기술적 깊이는 덜한 대신 아르민 스트롬만의 스타일을 가볍게 경험할 수 있는 시계를 선보입니다.
끌로드 그레즐러에 의하면 자신들은 세라믹 베젤을 갖춘 스포티한 모델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날짜 기능을 추가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한 가지 난관에 봉착합니다. 아르민 스트롬의 대부분의 시계는 다이얼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이런 오프센터 다이얼은 일반적인 시계처럼 날짜 기능을 추가하기가 애매하고, 만약 추가한다고 해도 숫자가 작아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에 아르민 스트롬은 세라믹 베젤과 날짜 기능을 결합하는 기발한 해결책을 떠올립니다.
오르빗 퍼스트 에디션의 날짜 기능은 온/오프(on/off)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용자가 오늘이 몇 일인지를 확인하고 싶을 때만 확인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날짜 기능이 꺼진 상태에서는 날짜를 가리키는 바늘(아르민 스트롬을 뜻하는 알파벳 A모양으로 끝 부분을 장식)이 ‘데이트(DATE)’라고 적힌 베젤의 12시 방향을 향해 있습니다. 케이스 10시 방향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날짜 기능이 켜지고 베젤에 새겨진 날짜로 바늘이 순식간에 날라갑니다. 온/오프 설정 메커니즘은 크로노그래프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칼럼 휠과 연결된 레버에 의해 날짜 바늘이 움직이는 그야말로 독창적인 방식입니다. 아르민 스트롬은 자신들이 고안한 이 날짜 기능을 칼럼 휠 데이트(Column-Wheel Date)라고 명명했습니다. 31일이 지나면 날짜 바늘은 레트로그레이드 메커니즘에 의해 1일로 빠르게 되돌아옵니다. 날짜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케이스 8시 방향에 숨겨 놓은 커렉터를 누르면 됩니다.
9시 방향에는 시간을 알려주는 블랙 골드 컬러의 오프센터 다이얼과 스몰 세컨즈가 있습니다. 스포츠 워치인 만큼 인덱스와 시, 분침에는 슈퍼루미노바를 칠했습니다.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준다는 아르민 스트롬의 워치메이킹 철학을 따라 오프센터 이외의 부분을 통해 무브먼트를 노출시켰습니다. 배럴과 마이크로 로터 그리고 와인딩 메커니즘을 지지하는 3개의 브리지는 특별히 블랙 골드(black gold) 코팅했습니다. 오르빗 퍼스트 에디션의 모든 바늘은 인하우스에서 생산됩니다. 대부분의 시계 회사들이 바늘을 외부에서 공급받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아르민 스트롬에 의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의 품질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의 지름은 43.4mm, 두께는 12.6mm입니다. 방수는 50m로 다른 스포츠 워치를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수준입니다. 블랙 세라믹 인서트가 장착된 베젤은 케이스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크라운을 보호하기 위한 크라운 가드가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은 폴리시드와 브러시드 마감을 혼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아르민 스트롬이 개발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ASS20은 그래비티 이퀄 포스(Gravity Equal Force)의 무브먼트를 토대로 제작했습니다. 배럴에는 독자적인 스톱 워크(stop-work) 메커니즘을 추가해 메인스프링이 끝까지 감기지 않게끔 설계했습니다. 오래 전에 제작한 핸드와인딩 무브먼트에서 종종 발견되는 말테 크로스(Maltese cross) 스톱 워크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메인스프링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최대한 균등하게 밸런스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와 브리지는 제네바 스트라이프, 페를라주, 베벨링 등 다양한 기법으로 아름답게 장식했습니다. 프리스프렁 밸런스는 4개의 스크루로 오차를 보정합니다. 배럴에 동력을 제공하는 마이크로 로터는 다이얼이 있는 전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5,200vph(3.5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오르빗 퍼스트 에디션은 25개 한정 생산됩니다. 가격은 29,500스위스프랑(한화 약 387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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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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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머렉스
2022.04.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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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나무
2022.04.14 22:44
저에겐 새로운 브랜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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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k14
2022.04.14 22:59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호이어랑 비슷해서...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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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루즈
2022.04.14 23:12
오 43미리가 마치 36미리 같은 팔뚝은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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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
2022.04.15 00:36
모르는 브랜드가 아직도 이리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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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뚜기
2022.04.15 01:13
첨보는 브랜드인데 가격이...
디자인은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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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2.04.15 01:51
크로노데이트 모델은 정말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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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
2022.04.15 09:37
브슬이 남의 것 같은 느낌이 있긴하지만 브랜드색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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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이
2022.04.15 10:30
적당한 사이즈에 디자인도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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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shin
2022.04.17 15:04
그냥 쏘쏘한 디자인인데 가격이 사악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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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균
2022.04.17 18:25
생소한데,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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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정싱
2022.04.18 14:56
처음보고 호이어인줄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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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구1
2022.04.18 18:02
시티즌이 인수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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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보숑
2022.04.18 21:07
처음 접하는 브랜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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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m8011
2022.04.18 23:40
시스루백을 보면서 시스루 프론트 시계는 왜 드물까란 생각을 했는데 상상했던대로 이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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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뿌리
2022.04.21 13:37
음 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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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하루되세요
2022.05.02 18:52
안젤러스면 근본의 수동 크로노그래프도 기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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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춘
2022.08.10 08:06
처음보는 브랜드네요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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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갱
2023.03.04 03:02
금액에 깜짝놀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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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민 스트롬 다운 시계네요 멋집니다~ 요즘 트랜드를 반영하면서 정말 멋지게 아르민 스트롬을 녹여 냈네요. 본인들의 DNA를 흠뻑 담으면서 전혀 카피켓이 아닌 트랜드만을 녹인 이런 모델 너무 멋집니다. 본받을점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