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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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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atches and Wonders Geneva, WWG 2022)에 롤렉스의 합류가 결정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한 지붕 아래 튜더(Tudor) 역시 당당히 WWG 2022에 입성했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도 가는데, 형이 다른 곳으로 가는데 동생이 가만있을 리 만무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튜더는 롤렉스와 형재애를 강조하는 신제품에 유독 포커스를 맞춘 듯합니다. 물론, 튜더의 시계가 롤렉스와 비슷했던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만, 2022년 신제품은 예년에 비해 롤렉스의 향기가 좀더 진하게 느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품 자체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사이즈면 사이즈, 가격이면 가격, 상품성 면에서 롤렉스보다 외려 나은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롤렉스가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작금의 상황에 튜더는 어떤 패를 내놓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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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ay Pro

블랙 베이 프로

 

말하지 않아도 알 겁니다. 보자마자 롤렉스의 익스플로러 II가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신형보다는 1970년대 익스플로러 II Ref. 1655와 싱크로율이 높습니다. 첫인상에서 바로 시선이 와닿는 베젤 때문입니다. 오늘날 익스플로러 II는 24시간 베젤에서 홀수에 해당하는 구역을 작은 역삼각형으로 표시한 반면, 과거 Ref. 1655는 같은 구간에 일자 막대를 새겨 넣었습니다. 튜더의 블랙 베이 프로는 옛날의 디자인을 따른 것이죠. 베젤의 표면 마감도 똑같이 원형을 따라 방사형으로 브러시드 처리했습니다. 스틸 케이스의 사이즈도 동일합니다. 직경 39mm로 제작했습니다. Ref. 1655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39mm가 큰 사이즈였지만, 요즘 39mm는 더 없이 적당한 사이즈입니다. 튜더 내에서 41mm의 블랙 베이보다 39mm의 블랙 베이 피프티-에잇이 애호가들에게 좀더 어필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새로운 블랙 베이 프로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것도 같은 이유고요. 아울러, 블랙 베이 프로의 방수 사양은 200m로 롤렉스의 현행 익스플로러 II(100m 방수)보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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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베이 특유의 레트로 다이얼은 기존보다 좀더 예스럽습니다. 빛바랜 듯한 살구색 슈퍼루미노바 덕분인데요. 인덱스 표면에 칠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블록처럼 입체적으로 구성한 게 이색적입니다. 1969년부터 이어온 고유의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시침은 여전합니다. 이를 포함한 핸즈에는 인덱스와 같은 컬러의 야광 물질을 정석대로 표면에 도포했습니다. GMT 핸드를 그에 맞춰 노란색으로 표시한 것 역시 다이얼의 복고적인 분위기를 돋우는 데 한몫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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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베이 프로는 GMT 기능을 지원하는 모델답게 기존 블랙 베이 GMT와 동일한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MT5652를 탑재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 파워리저브는 70시간으로 튜더가 강조하는 “주말에도 멈추지 않는(Weekend-Proof)” 시계 기준에 넉넉히 부합합니다. 날짜는 단독으로 조정 가능한 시침을 활용해 앞은 물론 뒤로도 조작할 수 있습니다. 막혀 있는 케이스 뒷면에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도입한 덕분에 높은 항자성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높은 신뢰성의 바로미터인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은 빠짐없이 받았습니다. COSC 인증의 일 허용 오차는 -4/+6초지만, 튜더의 칼리버 MT5652는 시계를 완전히 조립한 상태에서 -2/+4초의 기준에 맞춰서 좀더 정확한 세팅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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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전체 브러시드 가공한 스틸 브레이슬릿은 익숙합니다. 전통대로 자사의 1950~60년대 빈티지 다이버 워치의 브레이슬릿을 모티프로 각 링크 측면에 리벳(Riveted) 장식을 추가했습니다. 이러한 레트로 워치에는 딱 맞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디자인은 복고적이지만 편의사항은 현대적입니다. 브레이슬릿 길이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T-핏(Ti-Fit)이라는 독자적인 익스텐션 시스템이 있습니다.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면 별다른 도구 없이도 5단계에 걸쳐 최대 8mm까지 브레이슬릿 길이를 늘리고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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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 정신을 고취한 툴 워치를 표방하는 블랙 베이 프로는 뭐니뭐니해도 가격에서 진가가 드러납니다.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제품(Ref. M79470-0001)이 514만원, 가죽에 고무를 덧댄 하이브리드 스트랩(Ref. M79470-0003) 또는 패브릭 스트랩(Ref. M79470-0002)을 매칭한 버전은 각각 474만원입니다. 참고로, 롤렉스 익스플로러 II Ref. 226570의 가격은 1209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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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ay GMT S&G

블랙 베이 GMT S&G

 

역시나 형이 만든 시계가 생각납니다. 모델명보다는 별칭이 먼저 떠오릅니다. 낮과 밤을 구분하는 투톤(블랙/브라운) 베젤의 컬러 조합에서 비롯한 ‘루트비어(Root Beer)’ 말이죠. 튜더의 블랙 베이 GMT가 그와 같은 조합에 스틸&골드(S&G) 콤비 버전으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어떻게 보면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블랙 베이 GMT 이전 모델이 롤렉스의 GMT-마스터 II ‘펩시’처럼 레드/블루 조합의 투 톤 베젤로 선보이기도 했고, S&G로 대표되는 튜더의 콤비 모델이 블랙 베이에 이어 블랙 베이 크로노까지 나왔기에 블랙 베이 GMT 역시 언젠가는 해당 버전이 나올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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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운명의 블랙 베이 GMT S&G는 자신과 닮은 롤렉스의 ‘루트비어’보다 훨씬 더 복고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블랙 베이 특유의 다이얼도 원래 복고풍인데, 이를 베이스로 고전적인 옐로 골드가 크라운, 베젤, 브레이슬릿은 물론 핸즈 및 인덱스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 베젤 인서트를 양극 산화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그 표면을 매트하게 처리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나아가 다이얼을 덮는 돔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그런 분위기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복고풍에 맞춰 유광 가공을 최소화한 것 또한 돋보입니다. 케이스는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중심으로 모서리 부분만 폴리시드 처리하며 입체감을 살렸고, 리벳 브레이슬릿은 스틸은 물론 옐로 골드까지 전체 브러시드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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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41mm 사이즈, 200m 방수 등 제원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브먼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GMT 기능에서 유추할 수 있듯, 앞서 설명한 블랙 베이 프로와 동일한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MT5652를 탑재합니다. 제품 가격은 콤비의 매력을 잘 살린 리벳 브레이슬릿 모델(Ref. M79833MN-0001)이 717만원, 브라운 가죽 스트랩(Ref. M79833MN-0003) 또는 패브릭 스트랩(Ref. M79833MN-0004)을 조합한 버전이 각각 555만원입니다. 롤렉스 GMT-마스터 II Ref. 126711CHNR 일명 ‘루트비어’의 가격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현재 1949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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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ay 31/36/39/41 S&G

블랙 베이 31/36/39/41 S&G

 

1950년대 탄생해 브랜드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블랙 베이는 튜더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다수 컬렉션이 그에서 파생하기도 했고, 제품명도 대부분이 블랙 베이로 시작합니다. 가령, 블랙 베이 GMT, 블랙 베이 크로노, 블랙 베이 피프티-에잇 등 ‘블랙 베이’ 뒤에 기능을 의미하는 단어나 역사적인 연도를 수식하는 식입니다. 블랙 베이 31/36/39/41는 각 숫자가 케이스 사이즈를 가리킵니다. 숫자가 31~41까지 있다는 건 역시나 남성은 물론 여성까지 모두 아우른다는 의미입니다. 디자인도 그에 맞춰 다이버 워치 베이스의 다른 모델과 달리 간결합니다.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을 떠올리면 쉽겠습니다. 역할도 서로 같습니다. 브랜드 내에서 엔트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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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블랙 베이 31/36/39/41 S&G는 사이즈 뒤에 붙는 수식어 S&G대로 스틸과 옐로 골드 조합의 콤비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이름대로 단순히 소재만 바뀐 건 아닙니다. 다이얼과 브레이슬릿은 물론 무브먼트까지 싹 다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모델로 다시 태어난 셈입니다. 다이얼은 다른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다이버 워치 베이스의 블랙 베이를 따랐습니다. 일명 스마일리 페이스(Smiley Face, 와인딩을 나타내는 문구 형태가 미소를 닮았다 하여 붙은 별칭)로 불리는 특유의 디자인은 사라지고, 다이얼 아래 레터링에는 크로노미터 인증 문구가 자리합니다. 바뀐 문구에서 알 수 있듯,  S&G 버전은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하던 기존과 달리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을 받은 자동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합니다. 각각에 탑재한 무브먼트는 케이스 사이즈에 따라 MT5201(31mm), MT5400(36mm), MT5602(39mm), MT5601(41mm)로 나뉩니다. 시간당 진동수 28,800vph에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도입한 설계는 서로 크게 다르지 않지만, 파워리저브에서는 차이가 납니다. 31mm 버전에 탑재하는 칼리버 MT5201은 50시간, 나머지는 기존 튜더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70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합니다. 케이스에 맞춰 좀더 작게 만든 MT5201은 아무래도 배럴이 그만큼 작아지고 메인 스프링의 길이도 짧아지는 등 물리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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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베이 S&G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역시나 브레이슬릿입니다. 기존 3연에서 5연 링크 구성으로 바뀌었습니다. 롤렉스의 주빌리 브레이슬릿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표면 마감도 동일하게 양쪽 사이드 링크 2개는 브러시드 가공하고 가운데 3개는 폴리시드 처리했습니다. 다른 게 있다면, 주빌리 브레이슬릿의 경우 콤비 버전에서 가운데 링크 3개를 모두 골드로 만드는 반면, 블랙 베이 S&G의 브레이슬릿은 3개 중 가운데 하나를 스틸로 제작합니다. 각 클라스프에는 앞선 블랙 베이 프로와 동일하게 브레이슬릿 길이를 최대 8mm까지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T-핏(Ti-Fit) 시스템이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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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형 엔트리에 해당하는 블랙 베이 S&G는 사이즈 뿐만 아니라 다이얼(블랙/실버)과 베젤의 다이아몬드 세팅 유무에 따라서도 제품이 나뉩니다. 가격은 31mm 일반 모델이 635만원, 31mm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이 851만원, 36mm 일반 모델이 649만원, 36mm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이 865만원, 39mm 일반 모델이 662만원, 39mm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이 878만원입니다. 41mm 제품은 일반 버전으로만 선보이며 가격은 676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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