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시계 및 주얼리 명가 쇼파드(Chopard)가 올해 매뉴팩처 25주년을 맞아 메종의 최상위 L.U.C 컬렉션에 리미티드 에디션 몇 점을 추가했습니다. 관련해 지난 9월 16일, 세계 주요 프레스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쇼파드 공동대표 칼 프리드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 회장이 직접 주도하는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는데요. 오늘(11월 15일)자로 엠바고가 풀린 따끈따끈한 신제품 두 점을 함께 소개합니다.
L.U.C Flying T Twin
L.U.C 플라잉 T 트윈
가장 먼저 소개할 신제품은 L.U.C 플라잉 T 트윈입니다. 지난 2019년 로즈 골드 케이스로 첫 선을 보여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는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브랜드 최초로 마이크로 로터 타입의 셀프와인딩(자동) 플라잉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상징적인 모델의 가치를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케이스 소재 뿐만 아니라 다이얼 컬러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이전의 그레이 루테늄 다이얼 대신 다크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적용해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도 시크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다이얼은 솔리드 골드 플레이트 바탕에 중앙부는 벌집에서 착안한 허니콤 모티프로 핸드 기요셰 장식하고, 로듐 도금 마감한 아플리케 아워 마커(인덱스)가 놓여진 바깥쪽은 레코드판을 연상시키는 동심원 형태로 스네일 가공하고, 특수한 갈바닉(아연도금) 공정을 통해 지금의 다크 블루 컬러를 입혔습니다. 또한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레일웨이 형태의 미닛 트랙을 프린트하고, 오픈워크 처리한 6시 방향으로는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노출해 특유의 다이얼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케이스의 직경은 40mm, 두께는 7.2mm로 성공적인 전작과 동일합니다. 물론 해당 골드 케이스는 책임 있는 광산동맹(Alliance for Responsible Mining, ARM)과의 협약을 통해 그들이 후원하는 소규모 광산업 공동체와 광산업자들이 윤리적으로 채굴하고 페어마인드(Fairmined, 공정채굴) 인증을 받은 골드를 사용해 스위스 제네바 외곽 메이랑에 위치한 쇼파드 매뉴팩처에서 자체 제작되었습니다.
- L.U.C 96.24-L 칼리버 분해도
무브먼트 역시 전작과 동일한 인하우스 자동 플라잉 투르비용 칼리버 L.U.C 96.24-L을 탑재했습니다. 쇼파드 매뉴팩처에서 자체 개발 제작한 마이크로-로터 타입의 첫 자동 무브먼트이자 매뉴팩처 25주년의 금자탑을 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거름과도 같은 상징적인 칼리버 L.U.C 96.01-L의 설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L.U.C 96.01-L과 마찬가지로 쇼파드만의 병렬 배럴 방식인 일명 '트윈 테크놀로지(Twin Technology)'를 바탕으로 65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며,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 및 제네바산 고급 시계 무브먼트임을 공인하는 푸와송 드 제네브(Poincon de Geneve, 제네바 씰)까지 받았습니다.
페리퍼럴 로터와 새로운 유형의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적용해 경이로운 케이스 두께(3.95mm)를 구현함으로써 2018년 이 분야의 신기록을 수립한 불가리의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을 비롯해, 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케이스 두께 7mm 정도를 실현한 브레게의 클래식 투르비용 엑스트라-플랫 오토매틱 5377와 같은 선구적인 사례들이 물론 존재하지만, 쇼파드의 L.U.C 플라잉 T 트윈은 이들과 달리 마이크로-로터 설계를 고수하면서 COSC와 제네바 씰 더블 인증을 동시에 받은 현 시점에서 유일한 자동 플라잉 투르비용 시계라는 점에서 모종의 성취를 자랑합니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후속 모델을 계속 선보일 수도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이얼 면을 통해 분당 1회전하는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노출하고 물론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서도 무브먼트의 다른 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메인 플레이트 전체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조밀하게 페를라주 장식하고, 브릿지 상단면은 어김없이 코트 드 제네브(Cotes de Geneve, 제네바 스트라이프) 장식을 더했으며, 각 브릿지의 테두리를 얕게 사면처리 하면서 단면을 앵글라주 마감해 하이엔드급 무브먼트로서의 격을 보여줍니다. 또한 브릿지 한쪽 면에 제네바 홀마크(제네바 씰) 문장 인그레이빙을 확인할 수 있으며, 상단면을 방사형으로 인그레이빙 가공한 22K 골드 마이크로 로터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케이스는 30m 생활 방수를 지원합니다.
울트라-씬 케이스에 쇼파드 매뉴팩처의 파인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집결시킨 L.U.C 플라잉 T 트윈 화이트 골드 버전(Ref. 161978-1001)은 전작인 로즈 골드 버전과 마찬가지로 단 50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리테일가는 11만 5,000 스위스 프랑(CHF)으로 책정됐습니다. 한화로는 현 환율 기준 대략 1억 5천만 원대에 달하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 및 가격은 미정입니다.
L.U.C Full Strike Platinum
L.U.C 풀 스트라이크 플래티넘
지난 2016년 매뉴팩처 20주년을 기념하며 발표한 브랜드 최초의 미닛 리피터 손목시계, L.U.C 풀 스트라이크의 후속 에디션입니다. 2017년 제네바 시계그랑프리(GPHG)에서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 에귀유 도르(Aiguille d’Or)를 수상한 매뉴팩처의 가장 상징적인 하이 컴플리케이션 마스터피스인 만큼 후속 버전도 비교적 꾸준히 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플래티넘 케이스에 그레이-블루 다이얼을 접목해 전작들과는 또 사뭇 다른 인상을 풍깁니다.
L.U.C 풀 스트라이크는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무려 6년 이상이 소요된 쇼파드 매뉴팩처의 파인 워치메이킹 기술력의 집대성이라 할 만합니다. 탑재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L.U.C 08.01-L 개발에 투자된 R&D 기간만 약 17,000 시간, 스트라이킹 메커니즘과 관련한 주요 부품들 중 리피터 기능을 구동케 하는 트리거 장치, 분을 표시하면서 타종과 연관되는(미닛 해머 관련) 장치, 그리고 최초로 사파이어 크리스털과 차임을 발생시키는 공을 하나의 블록으로 연결한 독창적인 설계와 관련해 총 3건의 특허 등록까지 마쳤습니다.
L.U.C 풀 스트라이크는 일반적인 미닛 리피터 시계들처럼 슬라이딩 레버 방식이 아닌 와인딩 크라운과 연결된 푸셔를 눌러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을 활성화합니다. 또한 구동 모습을 오픈워크 가공된 다이얼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리피터 고유의 청각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재미까지 더합니다. 또 하나 특징적인 점은 다이얼 2시 방향에 위치한 더블 인디케이터인데요. 하나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고, 다른 하나는 미닛 리피터 작동시 필요한 동력을 확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 스트라이킹 메커니즘 관련 부품들
앞서 강조했듯 스트라이킹 사운드를 발생시키는 공의 소재와 배치도 유니크합니다. 전통적으로 열처리한 강화 스틸을 공의 소재로 주로 사용하는데, 쇼파드는 0.51mm 두께로 매우 얇은 사파이어 크리스탈 소재의 공을 사용했습니다. 다른 예지만 예거 르쿨트르의 크리스탈 공이 타종에 의한 레조낭스(Resonance, 공명)를 키우기 위해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응용된 형태라면, 쇼파드는 공의 소재 자체가 아예 사파이어 크리스탈인 최초의 사례라 할 만합니다.
-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와 연결된 공 세트
게다가 다이얼면을 보호하는 모노블록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얇은 두께의 사파이어 공이 다른 이음 부속 없이 하나로 연결된 형태라는 점에 주목할 만합니다. 이때 사파이어 공은 다이얼 외곽 챕터링 바로 하단에 일종의 스프링처럼 무브먼트를 에둘러 위치하지요. 1mm가 채 되지 않는 얇고 섬세한 사파이어 공은 그럼에도 쉽게 깨지지 않는 장점을 자랑합니다. 소재 자체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경도가 높은데다 매뉴팩처 자체적으로 150만번의 타종 실험(450G까지의 충격 테스트)을 통해 그 내구성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타종시 사파이어 공은 매우 선명한, 말 그대로 ‘크리스탈 클리어’ 사운드를 보장합니다. 해당 공은 C와 F 키에 맞춰 튜닝되었으며, 낮은 음인 시를 타종할 때는 평균 약 64.7 데시벨(dB)을, 상대적으로 높은 음인 분을 타종할 때는 약 65.8 데시벨(dB) 정도의 사운드를 발산합니다. 이 수치는 보통 사람들이 대화하는 수준의 톤보다 약간 높은 수치인데요. 확실히 전통적인 미닛 리피터 타임피스보다 소리의 질과 선명도가 뛰어남을 의미합니다.
- L.U.C 08.01-L 칼리버의 다이얼 면
뿐만 아니라 1시간과 15분 사이, 그리고 15분과 1분 사이의 무음 구간을 건너 뛰게 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스트라이킹 사운드를 보장하고, 특허 받은 스트라이크워크-푸셔 이탈 시스템(Strikework-pusher disengagement system)을 장착해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이 이미 진행 중인 상태에서 재활성화하게 이뤄져 특정 부품이 손상되는 위험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새로운 플래티넘 버전의 케이스 직경은 42.5mm, 두께 11.5mm로 역시나 전작들과 사이즈는 거의 동일합니다. 총 533개 부품과 63개의 주얼로 구성된 인하우스 수동 L.U.C 08.01-L 칼리버로 구동하며, 해당 칼리버는 시간당 28,800회 진동하고(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60시간 정도를 보장합니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로는 매우 드물게 COSC 인증과 푸와송 드 제네브, 즉 제네바 씰까지 동시에 받아 여느 L.U.C 칼리버들과도 격을 달리 합니다.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의 다른 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L.U.C 풀 스트라이크 플래티넘 버전(Ref. 161947-9001)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단 20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전 세계 지정된 쇼파드 부티크에서만 주문 및 구매가 가능합니다. 공식 리테일가는 27만 6,500 스위스 프랑(CHF)으로, 현 환율 기준 한화로는 대략 3억 5천만 원대에 달합니다.
오.. 아름답습니다.
인기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