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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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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노이하우젠에 터를 잡은 H. 모저 앤 씨(H. Moser & Cie.)는 메이저 브랜드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만의 활로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대표적인 독립 시계제조사입니다. 정통 스위스 워치메이킹에 고유의 노하우를 결합한 색다른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개발하는가 하면, 정해진 틀에 얽매인 메이저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소규모 독립 제조사의 이점을 활용해 스위스 알프 워치, 스위스 매드 워치, 스위스 아이콘 워치와 같이 이색적인 콘셉트도 선보입니다. 까다로운 시계 애호가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을 수 있던 비결도 이렇게 자신의 색깔을 효과적으로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H. 모저 앤 씨는 이를 바탕으로 워치스앤원더스, 바젤월드, 제네바 워치 데이즈와 같은 굵직한 박람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합니다. 올해 역시 워치스앤원더스 2021에 이어 현재 한창인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1(GWD 2021)에서도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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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모저 앤 씨가 이번 GWD 2021에서 공개한 신제품은 스트림라이너 퍼페추얼 캘린더(Streamliner Perpetual Calendar)입니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스포츠 워치 컬렉션 ‘스트림라이너’에 자신의 장기인 퍼페추얼 캘린더를 이식했습니다. 지난해 데뷔한 스트림라이너는 흔히 말하는 요즘 스포츠 워치입니다. 1970년대 스포츠 워치에서 유래한 특유의 디자인에 따라 전통적인 러그를 생략한 케이스에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1900년대 등장한 유선형 고속 열차 ‘스트림라이너’가 그랬듯, 오늘날 그에서 모티프를 얻은 동명의 이 스포츠 워치 역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의 라인을 매끄러운 곡선으로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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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한 지름 42.3 mm, 두께 11mm의 쿠션형 케이스는 독특한 실루엣으로 시중의 여느 스포츠 워치와 차별화를 꾀합니다. 베젤의 역할까지 겸하는 케이스 상단 부분이 케이스 전체를 덮고 있는 듯 합니다. 해당 면과 케이스백 사이에 놓인 미들 케이스는 살짝 안쪽으로 들어간 형태로 입체감을 더합니다. 표면 마감은 시선이 닿는 정면과 측면은 브러시드 처리하고 각 모서리와 케이스백은 폴리시드 가공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방수는 120m로 스포츠 워치에 적절히 부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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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슬릿은 역시나 케이스와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이어집니다. 각각의 링크는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 케이스 끝부분과 같은 형태로 디자인했습니다. 표면 마감 또한 케이스와 동일하게 전면과 측면은 브러시드 가공하고 두 면이 만나는 모서리와 링크 사이사이는 폴리시드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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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및 브레이슬릿과 톤을 맞춘 블랙 퓨메(Fumé) 다이얼은 그라데이션과 함께 선버스트 가공을 가미한 덕분에 빛의 각도에 따라 표정을 달리합니다. 고급스러운 이 분위기 속에서도 응당 돋보여야 할 12시 방향 로고는 주장하는 바가 다소 약합니다. 다이얼 표면에 음각으로 새겨 넣었는데, 인그레이빙 부분에 별도의 컬러를 입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이 로고는 브랜드명에 따른 편견 없이 워치메이킹의 본질을 바라보고자 하는 ‘H. 모저 앤 씨’식 화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부 모델에서는 심지어 로고를 생략하기도 합니다.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올곧은 바 인덱스 위치하고, 사이사이에 자리한 미니트 트랙은 스트림라이너의 처녀작인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모델과 동일하게 레이싱 스포츠의 체커기처럼 디자인했습니다. 트랙 사이에 자연스럽게 위치한 10시 방향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역시 흥미롭습니다. 마치 빈티지 레이싱카의 연료 게이지를 연상케 합니다. 다이얼 중앙에서 시간을 표시하는 시침과 분침은 세라믹과 슈퍼루미노바를 혼합한 글로보라이트(Globolight®)라는 새로운 야광 물질을 통해 어둠 속에서 보다 선명한 빛을 내뿜습니다. 같은 축에는 날렵하게 뻗은 초침과 함께 짜리몽땅한 빨간색 핸즈가 하나 보입니다. H. 모저 앤 씨의 퍼페추얼 캘린더를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이 핸즈는 1년에 한번 회전합니다. 12개로 나눠진 아워 인덱스에 따라 12시 방향이 12월, 1시 방향이 1월, 이런 식으로 월을 나타내는 것이죠. 월과 연동된 날짜는 4시 방향 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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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너머로는 수동 인하우스 칼리버 HMC 812가 박동하고 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으로 드러나는 무브먼트의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기존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HMC 800을 베이스로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칼리버 HMC 812에서 바뀐 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스몰 세컨드에서 센터 세컨드로 바뀌었고, 이와 함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날짜 표시 메커니즘도 살짝 틀어서 재배치했습니다. 다이얼에서 두 기능이 4시와 10시 방향에 대각선으로 자리하게 된 것도 그에서 비롯했습니다(원래는 3시와 9시로 수평을 이룹니다). 소소한 변화를 제외한 나머지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정 및 분해가 용이하도록 모듈형으로 설계한 인터체인저블 모저 이스케이프먼트, 인하우스로 제작한 브레게 오버코일 타입의 스트라우만 헤어스프링, 4년 주기로 돌아오는 윤년을 표시하는 바람개비 모양 인디케이터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특유의 장치는 여전합니다. 칼리버 HMC 812의 시간당 진동수는 18,000vph(2.5Hz), 더블 배럴에서 비롯한 파워리저브는 7일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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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림라이너 퍼페추얼 캘린더(Ref. 6812-1200)의 가격은 5만4900달러, 한화로 약 6350만원입니다. 스트림라이너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센터 세컨드 모델로 대변되는 기본형에서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로 이어지는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브랜드의 어엿한 주축으로 자리매김했으니 앞으로의 행보를 더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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