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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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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152 C.jpg - 파텍필립 노틸러스 그린 다이얼 경매품(LOT 152) 
사진 제공 ⓒ Antiquorum

세계적인 경매업체 앤티쿼룸(Antiquorum)이 정기적으로 주최, 주관하는 '중요한 워치 및 빈티지 타임피스(Important Watches & Vintage Timepieces)' 경매가 지난 7월 21일(현지 시각) 모나코 몬테카를로 오텔드파리에서 열렸습니다. 총 433개에 달하는 다양한 품목들(lots)이 경매에 출품된 가운데 파텍필립(Patek Philippe)의 노틸러스(Nautilus) 그린 다이얼 모델(Ref. 5711/1A-014)이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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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버스트 마감한 올리브 그린 컬러 다이얼 때문에 '그린 노틸러스'라는 별명을 얻게 된 Ref. 5711/1A-014 모델은 올해 초 디지털로 개최된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1(Watches & Wonders Geneva 2021)에서 공개된 파텍필립의 따끈따끈한 신제품으로(>> 관련 타임포럼 리포트 바로 가기), 세계 경매에는 당연히 이번에 처음 출품된 것입니다. 엄청난 품귀 현상으로 악명(?)이 높은 노틸러스 신작을 어렵게 구했을 텐데 판매자가 시계를 수령하자마자 테이핑도 뜯지 않고 경매에 내놓은 걸 보면 다분히 재판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린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역시나 열띤 반응을 이끌어내며 올 여름 앤티쿼룸 경매를 호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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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티쿼룸 CEO 로맹 레아(Romain Réa)가 경매 낙찰을 알리고 있다. 

세계 최초로 경매에 출품된 노틸러스 Ref. 5711/1A-014 모델(LOT 152)은 예상 낙찰가인 5만~15만 유로(EUR)를 훨씬 상회하는 41만 6,000 유로(EUR)- 45만 스위스 프랑(CHF)- 49만 달러(USD)- 한화로는 대략 5억 6천만 원대에 최종 낙찰됐습니다. 물론 경매 수수료(Buyer’s premium)를 포함한 가격이긴 하지만, 노틸러스의 대단한 인기와 견고한 위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리테일가(약 3만 유로) 대비 무려 13배 이상 높은 낙찰가 기록은 물론 파텍필립이니까 가능한 진풍경이긴 하지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나 특별히 희소성이 높은 빈티지도 아니고 무려 올해 출시된 상대적으로 커머셜한 신제품에 이 정도의 경매 결과를 예상한 이는 아마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현 시계 업계(나아가 럭셔리 업계 전체)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도 감출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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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틸러스 30주년을 맞은 지난 2006년 론칭한 이래 현행으로 이어지는 5711-1A 시리즈는 부인할 수 없이 노틸러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레퍼런스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가장 인기가 높고 아이코닉한 블루 다이얼 모델(Ref. 5711/1A-010)을 돌연 단종시킴으로써 시장의 고평가에 더욱 기름을 들이부은 셈인데요. 이로써 자연스레 그린 노틸러스 스틸 신작에 컬렉터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고, 현 상황을 이번 앤티쿼룸 경매 결과가 확실하게 증명한 셈입니다. 문득 "당신은 사실 파텍필립을 소유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맡아둔 것일 뿐입니다(You never actually own a Patek Philippe. You merely look after it for the next generation)."라는 캠페인 슬로건이 명징하게 와닿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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